[IT 리포트] 첨단세상을 엿본다
 
내가 대통령 후보에 송혜교가 여친? 뻔한 거짓말이면 어때 펀한 짜릿함이 있는데
 
 
2016년 행운을 알려주는 봉봉복권.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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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당신은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한 나라의 우두머리로서 국민과 소통하며 나라를 강대국으로 이끌 것입니다. 연봉 9억 원.’
최근 한 지인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믿을 수 없는 글이 올라왔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사실일까?’, ‘좀 더 친해 둘걸’ 등 온갖 생각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는데 끝에는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모아 수렴하는데 머리가 빠개져 버려!’란 주의사항이 달렸다. 그래서 해당 콘텐츠를 눌러보니 ‘당신은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라고 클릭 버튼이 나왔다. 이름을 넣고 버튼을 눌렀더니 ‘당신은 CEO가 되어야 합니다. 연봉은 200억 원’이라는 메시지가 눈을 의심케 했다. 뻔히 거짓말인 줄은 알지만 진짜로 믿고 싶은 재미난 순간이었다.
송혜교. 연합뉴스 |
답답한 현실 벗어나 재미있는 상상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재미나고 짜릿한 상상을 가능케 해주는 ‘페이크 IT’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봉봉철학관’으로 유명한 토종 소규모 신생기업 ‘봉봉(http://kr.vonvon.me)’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봉봉은 최근 ‘2016년 하반기! 당신에게 생길 행운은!?’이라는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클릭 후 10초 정도 지나면 실제 복권과 비슷한 모양의 가상복권이 화면에 등장한다. 동전 모양을 마우스로 움직이면 ‘사랑, 사랑, 사랑’ 등의 당첨 화면이 뜨는 방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이 나를 만들 때’에서는 ‘유머 감각 1스푼, 자존심 5스푼, 정력은 실수로’ 식의 황당한 결과로 재미도 준다.
이 밖에 ‘당신의 전생 직업은 무엇이었나요?’, ‘당신의 다음 키스는 언제일까요?’, ‘내 친구 중 밀정은 누구일까?’ 등 제목만으로도 손가락을 근질거리게 만드는 콘텐츠가 다양하다.
특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지인에게 자랑하는 것은 필수. 그러면 이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 당연히 과학적 신뢰도는 0%다. 미리 입력된 답변을 랜덤(무작위 방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네티즌이 의외의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며 몇 초 동안의 설렘을 즐긴다. 덕분에 봉봉은 50여 개국에 진출해 매월 2억 명이 넘는 전 세계인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구글 카드보드로 본 그랜드캐니언.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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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인기… 송혜교·송중기가 내 연인으로
누구나 사귀어 보고 싶은 꽃미녀·꽃미남이 내 여자친구·남자친구일 수는 없을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가상으로 맛볼 수 있는 웹드라마도 있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연재되고 있는 ‘내손여(내 손안의 여자친구)’ ‘내손남(내 손안의 남자친구)’은 1인칭 시점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촬영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영상 속 꽃미녀·꽃미남이 모닝콜도 해주고 밥도 같이 먹는다. 때로는 꽃다발을 선물해주고 나를 위한 오글거리는 노래도 불러준다. 이 때문에 ‘내손여’, ‘내손남’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올라올 때마다 ‘홀린 것처럼 내려받게 된다’는 댓글이 쏟아진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는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대위(송중기)와 강모연(송혜교)도 얼마든지 ‘나만의 연인’이 될 수 있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유 대위의 얼굴과 함께 ‘이쁜이는 나한테 옵니다’, ‘같이 걸읍시다. 우리’, ‘부재중 전화 5통(유시진)’ 등의 문자가 적힌 잠금 화면 이미지가 버전별로 등록돼 있다. 송혜교의 사진을 전화 배경 화면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두 유치한 거짓말인 줄은 알지만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웹드라마 ‘내손여’. 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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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북극 여행도 VR로 출발
꿈속에서나 가능했던 세계 여행도 바로 떠날 수 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상현실(VR)을 이용하면 된다. 1만 원도 하지 않는 구글 카드 보드를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히말라야, 그랜드캐니언,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세계적인 명소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어서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북극 제비갈매기와 하늘을 날고 오로라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환상적인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뭐 이런 유치한 장난에 빠져드느냐’고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도 많을 듯하다. ‘어차피 가짜 아니냐’고 폄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환상과 욕망을 잠시나마 채울 수 있다면 가치 있지 않을까. ‘당신과 첫인상이 비슷한 연예인은?!’에 ‘시크함 100% 유아인’이란 답변을 의미 없다고 무시하고 싶진 않다.
이국명 IT 칼럼니스트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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