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전 서문 씨예요
2학년 5반 서 문 우
우리 나라 경우 성은 보통 한 글자이다. 김,이,박 등등~. 한 글자가 거의 대부분이다.
두 글자도 있다. 독고,남궁,제갈... 하지만 보통 알아차린다. 아~ 독고씨군요. 남궁씨군요. 제갈씨군요.
이런 식으로... 그런데 서문씨는 거의 모른다. 새학년이 시작되거나, 누군가를 처음 만나서 소개할 때
너무 불편하다. "전 '서문'이 성이고요. 이름이 '우'예요" 이런식으로 설명을 해야한다.
사실 이런식으로 잘 말해놔도 그냥 문우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
친구 집에 전화를 했는데 친구 아버지께서 받으셨다.
친구의 아버지: 여보세요
나: 안녕하세요. 전 철수 친구 '우'인데요. 철수 있어요?
친구의 아버지: 철수 집에 없는데 전화해 주라고 할께. 이름이 뭐라고?
나: '우'예요
친구의 아버지: 우에??
나: '우'요
친구의 아버지: 우???
나: 네
친구의 아버지: 이름이 뭐 그러냐... 그럼 성은 뭐냐? (무서운 질문이다.)
나: '서문'이요
친구의 아버지: 서문?
나: 네
친구의 아버지: 그럼 문우네? (큰일이다. 이러면 또 귀찮아진다. 벌써 18년을 이런식으로 살아왔다...
이젠 피곤하다)
나: '서문'이 성이고 '우'가 이름입니다.
친구의 아버지: 그러니까 '문우' 아니냐? '서문우' 맞지?
나: 아니요. '서문'이 성이고 이름이 '우'라구요.
친구의 아버지: 이 바보야! 그러니까 문우 아니냐?? (화를 내셨다. 내가...바보가 됐다. 무안했고 지쳤다.
우리 아버지가 원망 스럽다. 아니 서문씨 원조가
원망스럽다. 누굴까??)
나: 그래요. 문우예요. 안녕히 계세요.
-딸깍-
중학교 1학년 때 무슨 과목 숙제로 훌륭한 자기 조상에 대해서 조하새 오라는 숙제가 있었다. 이순신,
권율, 김유신, 강감찬 등 많기도 했다. 아! 조조가 자기 조상이라고 우기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난...
서문씨 중에서 훌륭한 사람이 누가 있던가? T.T 숙제를 못해서 맞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서문경
이라는 사람이 있었단다. 금병매인가? 병금매인가? 에 나오는 사람인데 바람둥이에 변태랬다.
난 PC 통신을 자주 한다. KITEL에 우리학교 스쿨 넷이 있어서 KITEL을 자주 이용한다. 3학년 선배가
"야 저기 서문씨 있는거 같애, 말 걸어봐" 난 얼른 쪽지를 보냈다.
TO : XXXXX 서문씨 예요??
쪽지 : WWW 그런데 왜요? 저 아세요?
TO : XXXXX 반가워요 저두 서문씨 예요.
쪽지 : WWW 우와! 정말요? 이거 반갑네요.
우린 대화를 했다. 눈물의 대화를... 며칠 뒤 접속해보니 모르는 아이디로 부터 쪽지가 와 있었다.
그 XXXXX의 친구들 이었다. "통신에서 서문씨를 봤다고 친구가 좋아합니다." 이런 내용이었다. 그사람도
나 못지 않게 반갑고 행복해 했었나보다. 친구들까지 쪽지를 보낸거 보면...
내 인생 18년 동안 정말 귀찮게 살아왔다. 별 소리를 다 들었다. "그런 성이 어딨어?",
"장난 치는거지?? 그럼 난 '이원'이 성이고 '혁'이 이름이다" 등등...
내 자손들에게 까지 이런 고통을 주긴 싫다. 내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거나 얼른 결혼해서 아이를 많이
낳아 누구나 한번에 서문 씨를 알아 볼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