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라 Look back at me
"예수께 말하되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까 그들이 묻기를
마지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요한복음 8:4 -7)
독일 작가 레마르크
(Erich Maria Remarque, 1898~1970)가 쓴
‘서부전선 이상없다’라는
1차 세계대전 배경의 소설이 있습니다.
독일 소년 7명이 전장에 나가
극렬한 전투 속에서 6명이 전사를 합니다.
한참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데,
갑자기 총성이 멎었습니다.
자기 혼자 쏘는 총소리 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기 외에 다 죽었다는 뜻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 있고,
부상병들이 신음을 하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주인공은 혼자서 중얼거립니다.
“그대들과 나는 똑같은 인간임을
이 시간에 깨닫는다!”
총을 쏠 때는 서로의 인간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상대방을 적으로 알고,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적개심을 가지고 총을 쏩니다.
죽은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
살아남은 자신을 돌아볼 때,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이었다는
전쟁의 참상을 풍자하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인간성을 잃어버린 전쟁,
사람임을 잃어버린 전쟁,
무가치한 가치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들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중동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8:1~11에 보면
간음하다 잡혀온 한 부끄러운 여인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간음 중에 잡힌 한 여자를 군중들과 함께 끌고 와서,
예수님께 질문을 합니다.
“선생이여, 이런 여자를
모세의 율법에서는 돌로 치라고 했는데,
선생은 어떻게 말씀하시렵니까?”
이것은 함정을 가진 질문입니다.
살려 주라고 하면, 모
세의 율법을 범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죽이라고 하면,
로마의 법을 범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두 법 중에
하나라도 걸리도록 질문을 한 것입니다.
끌려온 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책잡으려고
어려운 질문을 던졌던 것입니다.
그 때 주님은 땅에 글을 썼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리고 땅에 또 글을 쓰셨습니다.
무리들의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군중들은 아주 흥분된 군중입니다.
예수님께도 그 돌을 던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양심에 찔려
하나 둘, 어른부터 아이에 이르기까지
돌을 던지고 물러갔습니다.
예수남의 글을 쓰신 행동은 군중들을 다루는데
매우 지혜로운 방법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땅에 글을 쓰시는 조용한 시간 동안에,
그들은 자신들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방법은 감정에 치우쳐 있는 군중들에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효과를 주셨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할 때,
모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나는 과연 죄 없는 자인가?’
‘나는 과연 이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가?’
우리도 주님 앞에 어쩔 수 없는 죄인인데도,
나는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처럼
착각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오늘 이 여인과 군중 속에 내가 있습니다.
간음하다가 끌려온 이 부끄러운 여인과 군중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성도되기를 기도하며 축복합니다.
- 김교식(장로/수필가) '너는 아느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