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취재 결과 안철수 원장은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주식 배당으로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총 112억7135만원(만원 이하 절사·이하 동일)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5년엔 보유하고 있던 안철수연구소 주식 일부를 장내 매각해 약 22억1601만원을 벌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안철수연구소의 주식을 사거나 추가로 팔지 않았다. 즉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주식과 관련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총 134억8736만여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안 원장은 코스닥 상장 직전까지 안철수연구소 주식 286만5338주를 가지고 있었다. 지분율 54.45%였다. 2001년 9월 코스닥 상장과 함께 지분율이 39.52%로 하락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변함없이 286만5338주의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갖고 있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주식 공모’로 안철수연구소 총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안 원장의 지분율이 하락한 것뿐이었다. 이후 2005년 2월까지 그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수는 단 1주도 변하지 않았다. 2005년 3월 안철수연구소는 총 238만3900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안 원장의 주식 수에 첫 변동이 생겼다. 당시 안철수연구소 이사회는 ‘보통주(식) 주당 신주 0.3333333씩을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은 2005년 3월 7일자로 95만5112주를 무상증자 받았고, 보유 주식은 총 382만450주로 늘었다. 이후 2005년 10~11월, 10만450주를 장내에서 매각해 보유 주식이 372만주로 줄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6년간 안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수는 372만주 그대로다.
안 원장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수의 변동 내역을 자세하게 거론한 것은 이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는 2001년 이후 2002년에 첫 배당을 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배당이 없었다. 2005년 다시 배당을 시작해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배당을 하고 있다. 2001년 이후 총 8번 배당을 한 것이다.
8번의 배당으로 안철수 원장이 받은 배당금은 다음과 같다. 주당 288원을 배당한 2002년 286만5338주를 가지고 있던 안 원장은 8억2521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5년에는 주당 배당금이 400원이었고, 이로 인해 안 원장이 받은 배당금은 총 11억4613만원이었다. 2006년 역시 주당 배당금은 400원이었다. 하지만 2005년 안철수연구소의 무상증자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안 원장의 주식 수가 372만주로 늘었다. 이로 인해 2006년 안 원장은 14억88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7년에도 14억88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2008년에는 주당 배당금이 500원으로 전년도보다 100원이 올라 18억6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9년 주당 배당금은 400원, 14억88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14억8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2001년 이후 올해까지 안철수 원장은 8번의 안철수연구소 배당을 통해 총 112억7135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이다.
장내에서 11번 걸쳐 주식 팔아
안 원장이 안철수연구소의 주식으로 올린 수익에는 그동안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주식을 판 수익도 있다. 안 원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판 때는 2005년 10월과 11월이다. 2005년 2월까지 286만5338주였던 안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2005년 3월, 무상증자를 통해 95만5112주가 늘어나 총 382만450주가 됐다. 그런데 약 7개월 후인 10월과 11월, 보유 중이던 주식 중 10만450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를 통해 22억1601만원의 주식 매각 수익을 올린 것이다.
22억1601만원의 수익을 안겨준 안철수 원장의 주식 매각 방식이 조금 특이했다. 안 원장은 2005년 10월 4일부터 18일 사이 총 11일(개장일 기준) 동안 10월 5일을 제외하곤 9일 연속으로 빠짐없이 매일 주식을 팔았다. 11월 10일 한 번 더 주식을 판 이후 지금까지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사지도 팔지도 않고 있다.
안 원장의 주식 매각 내용은 이렇다. 2005년 10월 4일 1만5231주를 주당 2만1169원에 팔아 3억2242만5039원의 첫 수익을 올렸다. 10월 5일을 건너뛴 후 10월 6일 2만1100원에 1000주를 팔아 2110만원을 벌었다. 다음 날인 10월 7일엔 2만1238원에 6500주를 처분해 1억3804만7000원을 벌었고, 10월 10일(8일과 9일은 토·일요일로 주식시장이 개장하지 않음)엔 1만2719주를 2만1273원에 팔아 2억7057만1287원을 벌었다. 10월 11일, 12일, 13일 차례로 2033주, 6967주, 1만1500주를 팔아 각각 4302만2346원, 1억4919만1338원, 2억5224만1000원의 수익을 올렸다. 10월 14일에는 2만2500주를 2만2906원에 팔아 5억1538만5000원을 벌었다. 다음 날인 10월 17일(15일과 16일은 토·일요일로 주식시장이 개장하지 않음)과 18일 역시 1만5000주와 5000주를 팔아 각각 3억4540만5000원과 1억1539만5000원을 벌었다. 그리고 11월 10일 마지막으로 2000주를 처분해 4322만8000원의 수익을 올렸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상의 내용을 기준한 것임. 주식 매각 이후 매각 대금 결제일까지 1~2일의 시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매각은 보고된 주식 변동일보다 1~2일 빠를 수도 있음) 이렇게 2005년 10월 4~18일과 11월 10일, 총 11차례에 걸쳐 10만450주의 주식을 장내에서 팔아 안철수 원장은 22억1601만1010원의 수익을 올렸다.
최대주주 등이 주식을 매각할 때는 특정인과 계약을 맺어 장외 단일가로 거래하는 일괄 매각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안철수 원장은 이런 방법 대신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장내에서 10만주를 나눠 파는 방법을 택했다. 재미있는 것은 안 원장이 2만원대 초반에 주식을 처분한 후, 며칠 지나지 않은 11월 16일부터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11월 24일 3만200원(종가 기준)으로 3만원대를 넘었고, 2006년
1월 16일엔 3만8000원(종가 기준)까지 폭등했다. 안 원장이 두세 달 더 늦게 팔았다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단 얘기다. 아무튼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통해 지난 10년간 배당금 112억7135만원, 주식 매각 수익 22억1601만원 등 134억8736만여원을 벌었단 말이 된다.
안철수연구소 주식 갑자기 왜 팔았을까
여기서 몇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2005년 10~11월은 안철수 원장이 공부를 위해 미국에 있던 시기로 알려져 있다. 안 원장은 2005년 3월 안철수연구소의 대표이사직을 전문 경영인(김철수씨)에게 넘긴 후 미국 스탠퍼드대 벤처 비즈니스 과정에 들어갔고, 이후 동부의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의 2년짜리 MBA 과정에 입학했다. 즉 2005년 10~11월이라면 스탠퍼드대든, 와튼스쿨이든 미국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럼 미국에 체류하며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한국 주식시장에 팔았다는 것일까. 물론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짬을 내 귀국해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다 해도 다른 궁금증이 남는다. ‘왜 하필 2005년에 주식을 팔았을까’다. 물론 보유한 주식을 파는 것이야 개인적인 일이니 언제, 왜 팔든 문제 될 건 없다.
안 원장은 2005년 상반기 중에 11억4613만원의 배당금을 받았을 것이다. 2006년에도 14억88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미국 유학 자금으로 충분한 금액일 듯싶다. 그럼에도 2005년 10~11월, 주식을 팔아 22억1601만원을 만들어냈다.
안철수 원장의 ‘주식 매도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공시다. 하지만 안 원장이 금융 당국과 안철수연구소 투자자에게 제공한 공시자료상 ‘보유변동 사유’는 ‘장내 매도에 따른 비율 변동’이란 기재만 있다. 주식 매각 이유와 목적은 기재하지 않았다.
또 지금껏 받은 배당금 112억7135만원과 주식 매각 수익 22억1601만원 등 ‘총 134억8736만여원을 어디에 사용했을까’란 궁금증도 남는다. 주간조선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안철수 원장은 지난 10년간 주식과 부동산 거래가 없었다. 이는 부인인 서울대 의대 김미경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안 원장은 134억8736만원의 거액을 어디에 사용한 것일까. 물론 지난 10년간의 생활비와 3년간의 미국 유학 비용으로 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나 큰돈이다.
주간조선은 안 원장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안 원장의 사무실(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실) 관계자는 “인터뷰나 취재 요청을 사무실에서는 따로 받지도 않고,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며 “안철수연구소 측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안철수 원장은 지금도 안철수연구소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이다. 혹 안 원장이 배당금과 주식 매각 수익을 안철수연구소를 위해 쓰지는 않았을까. 안철수연구소 박근우 커뮤니케이션팀장에게 ‘최근 10년간 안철수 원장이 받아간 배당금 중 안철수연구소나 안철수연구소 관련 기업, 혹은 사업 등에 사재로 출연하거나 개인적 투자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또 ‘2005년 10월과 11월에 주식을 판 이유가 혹 안철수연구소의 업무나 사업 등 안철수연구소와 관련이 있는지’와 ‘주식 매각 수익 22억1601만원 중 안철수연구소나 안철수연구소 관련 기업과 사업 등에 사재로 출연했거나 개인적 투자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확인 후 답변을 하겠다”던 박근우 팀장이 전화를 걸어와 답을 했다. 박 팀장은 “안철수 원장은 안철수연구소는 물론, 안철수연구소 관련 기업과 사업 등에 받아간 배당금을 출연하거나 투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안 원장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판 이유도 안철수연구소와 관련된 것은 없다”며 “주식 매각 수익 역시 안철수연구소와 안철수연구소 관련 기업, 사업 등에 쓴 적이 없다”고 했다. 박 팀장 말대로라면 지난 10년간 안철수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주식으로 번 134억8736만여원을 안철수연구소와 관련해서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소와 관련해 쓴 적 없다
주간조선은 다시 안 원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취재를 요청했다. 안 원장이 사용하는 서울대학교 이메일 주소로 “112억7135만원의 배당금과 22억1601만원의 주식 매각 대금 등 총 134억8736만여원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관련 수익을 어떻게 사용했고 그 내용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2005년 갑자기 주식을 매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미국에 유학을 가 있는 동안 주식을 직접 매각한 것인지” “10만450주에 이르는 주식을 장외 단일가 일괄 매각이 아닌 10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나누어 매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11월 25일 마감 때까지 안 원장은 답을 주지 않았다.
주간조선 2182호 (2011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