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 윤동주의 시《새로운 길》에서 -
* 늘 걷는 길입니다.
늘 넘는 고개이고 숲이고 마을입니다.
어제도 걷고 내일도 걷지만 새로운 목표,
새로운 방향, 새로운 꿈을 가진 사람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길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XSed6-p0cwY
한번 뚫리니
쉬울까?
예보도 없이 비가 내린다
아침 일찍 파크볼 치러
이틀동안 일하다보니 몸이 힘들다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
황룡파크장에 가니 이른 아침인데도 서너팀이 와서 파크볼을 즐기고 있다
우리도 바로
첫홀은 오비없이 보기로 끝났지만 둘째홀부터 오비 연속
난 힘조절이 잘 안된다
홀인원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뿐
나에 비해 집사람은 오비없이 잘도 친다
손가락은 아프지만 볼 감각이 좋다
언제 9홀을 오비없이 돌 수 있을까?
그래야 시합에도 나가 볼 수 있을 건데...
내가 너무 소심해 볼감각을 빨리 익히질 못하나?
다섯바퀴를 돌았는데 불과 시간반
사람들이 많지 않아 빨리 돌 수 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돌자고
읍내 농협 프라자에 들렀다
예초기 날과 비닐 고정 꽂이를 사야겠다
8시 30분이 되어야 문을 열 줄 알았는데 아직 시간이 안되었는데도 문을 열었다
그래 요즘 같이 바쁜 농사철엔 일찍 문을 열어주는 것도 좋겠다
그런데 농협도 노조가 결성된 이후론 출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키려 한다
어쩜 그게 맞다
내 편리를 위해 남의 시간을 뺏는 건 안된다
시간은 돈이라 하지 않던가?
희생당한 시간만큼 보답을 받는게 마땅하다
예초기 날과 비닐 꽂이등을 샀다
예초기날 가격이 올랐다
요즘 오르지 않는게 없지
그래도 이리 오르면 농촌에선 힘들지 않을까?
프라자에선 장성사랑상품권을 받지 않는다는 프랑카드
정책적으로 발행한 지역상품권만 받는단다
지역사랑 상품권은 10% 할인하여 발행
그로 인해 지역민이나 지역상가에 큰 도움이 되며 경제활동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이 정부에선 그게 포퓰리즘이라며 년 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마트나 상가에선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6월부터 시행
특히 농촌의 하나로마트와 프라자도 그 대상이다
이곳은 농민들이 농자재등을 사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인데도 이곳에서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해 버렸다
지역상품권은 작은 상점이나 시장에서만 유통하란다
그들의 이론은 영세 상가를 살리기 위한 거라지만 과연 영세 상가에서 좋은 물건을 가져다 놓고 팔 수 있을까?
어려운 사람은 날짜 지난 거라도 먹으면 되지 않겠냐는 윤통의 의중이 담긴 건 아닐까?
아니 지역상품권은 야당대표 이재명표라고 해서 이 정부에선 거부하는지 모르겠다
올해 정부에서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을 없애 버렸는데 야당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을 살려 지금 발행하고 있다
난 이 정부가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어쩜 역사는 항상 강자 편에 섰는지 모르겠다
태어나 한번 살다 가는 인생
누구든 자기 나름의 몫을 다하고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서민들도 아니 어려운 사람도 더불어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식은밥을 데우니 상해 냄새가 난다
짜짜로니 끓여 한술
그도 괜찮다
예초길 하려 나서려니 비가 내린다
집사람이 대밭에 들어가 보잔다
그래 비내리니 죽순이나 꺾어 볼까?
훌쩍 커버린 죽순
죽순이 하루가 다르게 커버리는 것같다
10여개를 꺾으니 무거워 가져 올 수 없어 대밭에 앉아 껍질을 벗겼다
집사람이 껍질 채 삶아 보자는데
껍질이 없어야 빨리 삶아지기에 모두 벗겨 버렸다
비가 제법 내린다
예보 없었는데 웬일?
비 때문에 예초길 하기 힘들어 죽순을 삶았다
대나무를 때니 빨리 끓어 오른다
옆집 임사장님 전화
점심 약속 없으면 정읍으로 돼지갈비나 먹으러 가자고
임사장님과 점심 먹으러 정읍으로
갈 땐 내가 운전
올 때는 집사람에게 하라고
정읍 돼지갈비 골목에 있는 수성갈비집으로
와 이렇게 저렴할 수가
보통 돼지갈비가 2만원정도인데 여긴 양념구이가 7천원
맛도 괜찮다
이렇게 받아도 될까?
양념구이에 난 막걸리 두병
안주 부족하여 갈매기살까지
모두 맛있다
점심때 돼지 양념 불고기를 실컷 먹었다
고기먹고 싶으면 이 식당을 이용해야겠다
아니 이런 식당이 장성에도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
막걸리 한잔 마시니 집사람이 운전
술마시면 운전해주니 항상 고맙다
낮잠 한숨
일어나니 세시가 넘었다
닭장 옆 언덕 풀을 베어야겠다
예초기 날을 뒤집어 끼운 뒤 닭장 언덕으로
날이 잘 들어서인지 풀이 가볍게 쓱쓱 베어진다
닭장에서 연못 가는 길
닭장 주변
예초길 한바탕 돌리니 땀으로 범벅
예초길 드는 것도 무겁게 느껴진다
거의 두어시간 예초길 했다
아이구 이젠 그만
무리할 필요 없지
집사람은 익은 보리수를 땄다
우리집에 있는 보리수는 개량종이라 알이 굵다
보리수 열매 효소는 폐에 좋다고
집사람은 보리수로 효소를 만든단다
우리야 지금 필요 없지만 효소 만들어 놓으면 요긴하게 쓰일 때가 있겠지
예초길 하다보니 땀흘려 낮에 마신 술의 취기도 사라졌다
돼지고기 구워 막걸리 한잔
목넘김이 좋다
머위대를 삶아야 껍질을 벗길 수 있다
야외솥에 먼저 죽순을 삶아 냈다
대나무를 때니 빨리 끓어 오른다
물이 끓어 오를 때 찬물 한바가질 붓고 다시 끓어 오르면 꺼내면 된다
너무 무르게 삶아버리면 요리해 먹기가 마땅치 않다
머위대를 다섯 번이나 삶아냈다
첫 번째 삶은 건 껍질을 벗겼다
나머진 벗길 수 없어 찬물에 담가 두었다
양이 넘 많다
이걸 다 껍질 벗겨 간추리려면 힘들 듯
다른 사람에게 좀 나누어 주면 좋겠는데...
문득 김가네 사장이 떠 오른다
내게 항상 잘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먹으러 가면 한점이라도 더 넣어주며 양도 푸짐
같이 간 사람들이 교장샘과 같이 와야 맛있게 해준다며 농을 건다
삶은 머위대를 김가네 가져다 주자니 집사람이 그러란다
작은 형님네도 식당 하시니 드려도 좋겠지만 우리가 광주까지 나갈 수 없고
작은형님네는 다음에 베면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김가네 식당에 주어야겠다
김가네 최사장은 내가 귀촌한 뒤로 지금까지 한결같이 날 대해 준다
이 지역에선 난 아무 존재가치도 없으련만 그래도 챙기고 당겨주는게 넘 고맙다
나도 뭐든 항상 돕고 싶다
머위대를 삶아 생각나 전화했다니 주시면 감사하다고
죽순과 고사리도 같이
이런거라도 서로 주고 받으면서 정을 쌓는거지
너무 고맙다고
이렇게 삶아서 가져오실 줄 몰랐단다
벗겨서 가져다 주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했더니
손을 내저으며 무슨 말씀이냐고
생으로 가져다 주어도 여긴 불이 좋아 금방 삶을 수 있단다
아하 식당이라 솥이 크고 가스불이라 삶기 좋겠다
이왕 왔으니 김치찌개로 저녁때우고 가자고
집사람은 전혀 생각이 없다지만 난 낮에부터 막걸리만 마셨으니 곡기도 좀
김치찌게에 밥 한술 말아 먹으며 막걸리 한병까지
배부르게 잘 먹었다
식사비를 받질 않는다
그럼 우리가 가져다 준 보람이 없다고 해도 그게 아니란다
끝내 거절해 별 수 없이 그냥 나왔다
다음에 내가 다른 걸로 생각해야겠다
은근히 취기 오른다
집사람이 내일 아침에도 파크볼 치러 가잔다
그도 괜찮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꼬∼끼∼오
수탉이 홰를 치며 아침을 깨운다
님이여!
오늘도 새로운 날
활기 넘치고 웃음꽃 활짝 피는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