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누가복음(7장~9장) 묵상
※ 백부장의 믿음(눅7장)
가버나움에 거주하는 백부장이
중병에 걸린 자기의 종을 위해서
예수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예수님은 이방인인 백부장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준다.
마태의 병행구에서는 백부장이
가버나움에 들르신 예수님을 직접 찾아와서
자기의 종을 치료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반면에
누가복음에서는 유대인 장로와 친구들을 보내서 요청한다.
그 이외에는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어쨌든지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주변 인물 중에서
오늘 본문의 백부장처럼 노골적으로
예수님의 칭찬을 받은 이들은 드물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은 만나보지 못하였노라”(누가복음 7:9)
백부장이라는 직책은 요즘의 경찰서장쯤 된다고 볼수 있다.
그런데 AD 44년 이전에는 가버나움에 속한 갈릴리 지역에
로마군이 없었다는 걸 전제한다면
이 사람은 로마 장교가 아니었을 것이다.
마샬의 주석에 의하면 헤롯 아티바스에게 속한
장교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은 평소에 유대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회당을 건축하기도 했다(4절).
백부장의 종이 중병(마태복음에는 중풍)에 걸렸다.
학자들에 따라서 병든 사람이 백부장의 종이 아니라
아들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왜냐하면 7절에는 아들이라는 뜻의 “파이스”로 표현되어 있고
8절에 종이라는 뜻의 “둘로스”가 사용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파이스는 자기 종에 대한
애정을 강조한 표현이라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쨌든지 백부장은 자기의 종을 위해서
예수님을 기억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 백부장과 종의 관계가 어떤 것이었을지 우
리는 자세하게 모른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많은 종 중의 하나가 병들었다고 해서
이렇게 백부장 자신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지는 않는다.
종은 물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실되면
대신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그러나 이 백부장은 종을 자기와 똑같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대했다.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묶이지 않고
사람을 사람으로 볼 줄 아는 사랑의 사람이었다.
예수님 일행이 백부장의 집 가까이 이르렀을 때
백부장이 친구들을 보내서 이렇게 말하게 한다.
“주여, 수고하지 마옵소서.
내 집에 들어오심을 나는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그러므로 내가 주께 나아가기도
감당치 못할 줄을 알았나이다.
말씀만 하사 내 하인을 낫게 하소서.... ”(6절).
경건한 유대인들은 원래 이방인의 집에 출입하지 않는다.
이 백부장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예수님이 자기 집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까?
이런 율법적인 차원보다 그는 훨씬 큰 믿음의 말을 했다.
“내 부하들이 내 명령을 따르듯이
당신도 그렇게 명령을 내려서 내 종을 고칠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은 이 백부장의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눅7:9).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예수의 신적인 권위를
그가 밝혀내고 있는 것이다
. 그가 평소에 예수님과 어떤 접촉을 가졌는지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는 “예수의 소문을 듣고” 있었다.
직접 만나보지 못했어도 소문만으로로
진리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집에 들어오시는 걸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단순한 겸양이 아니라
절대 권위에 직면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행동한다.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을 직접 본 사람은 죽는다고 했다.
모세나 이사야도 자기의 무능력을 고백했으며,
베드로도 역시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라고 고백했다.
세례 요한은 자신이 예수님의 신발 끈을 풀 자격이 없다고 했다.
예수님은 이 백부장의 믿음 같은 아름다운 믿음을
스라엘 중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다고 말하신다.
이미 6장에서부터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안식일 문제를 빌미로
예수님을 제거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국면에서,
오히려 이방인 백부장이 예수님이 집에 들어오는 걸
“감당치” 못하겠다고 고백했다.
복음서는 왜 이리도 우리의 생각을 반전시키는 것일까?
진리를 추구한다고 자처하던 사람들의 눈은 닫히고
그것에서 소외된 이방인과 죄인들의 눈은 열리고 있다!
- 꿀송이 보약 큐티, 365일 성경 통독
남아공 노록수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