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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호운룡(風虎雲龍)
바람 탄 호랑이와 구름 위의 용이라는 뜻으로, 뜻과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구하고 쫓는다는 비유의 말이다.
風 : 바람 풍(風/0)
虎 : 범 호(虍/2)
雲 : 구름 운(雨/4)
龍 : 용 룡(龍/0)
백수의 왕 호랑이와 하늘을 나는 용이 각각 육지와 하늘을 대표하는 강자인 만큼 맞붙인 성어가 흔하다. 최강자가 승패를 가릴 때 용호상박(龍虎相搏)과 용쟁호투(龍爭虎鬪), 위엄에 찬 당당한 모습에는 용양호보(龍驤虎步) 등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이니 막강한 이 둘이 싸울 일은 없고 우리 속담 '용 가는 데 구름 가고 범 가는 데 바람 간다'와 같이 반드시 같이 다녀서 둘이 떠나지 않는 경우를 구름과 바람을 등장시켜 비유한다.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호랑이(風虎)와 구름을 타고 나는 용(雲龍)이란 성어는 용을 앞세워 운룡풍호(雲龍風虎)로도 쓰고 의기와 기질이 서로 맞는 사람끼리 서로 좇음을 뜻한다.
만상을 음양(陰陽) 이원으로 나눠 분석한 중국 오경(五經)의 하나 '주역(周易)'은 공자(孔子)가 어찌나 탐독했던지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말까지 남겼다. 난해한 이 책을 공자가 체계적으로 저술한 것이 십익(十翼)인데 여기의 문언전(文言傳)에 등장한다.
건괘(乾卦)에 '용이 하늘을 날고 있으니 대인을 만남이 이롭다(飛龍在天 利見大人)'란 말을 공자가 해설한다.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를 구한다(同聲相應 同氣相求)'며 '구름은 용을 좇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雲從龍 風從虎)'고 했다. 뜻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구하고 좇는 것을 뜻한다.
'사기(史記)'에는 백이(伯夷) 열전에서 이 말을 썼다. "밝은 물건끼리는 서로 비추고, 같은 부류는 서로 구한다(同明相照 同類相求). 구름이 용을 따라 나타나고 바람이 호랑이를 따라 붙듯이(雲從龍 風從虎) 성인이 나타나면 만물이 뚜렷해진다(聖人作而萬物睹)"며 공자가 칭송했기에 백이와 숙제(叔齊)의 충절이 더욱 빛났다고 했다.
송(宋)나라 왕안석(王安石)은 상주(商周)의 현신 이윤(伊尹)과 여상(呂尙)이 영명한 군주를 만나 기량을 펼쳤다고 노래한다. "우연히 탕왕과 무왕을 만난 것이, 바람이 범을 따르고 용이 구름을 좇는 것 같도다(湯武偶相逢 風虎雲龍)."
용이 울면 구름이 나고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면 바람이 인다고 용음호소(龍吟虎嘯)란 말이 있다. 동류는 서로 응하여 따른다는 말인데 용과 호랑이라는 걸출한 인재가 있더라도 그것을 알아보는 눈이 없으면 썩고 만다. 검은 호랑이의 해인 2022년이 실제 설날 이후부터다.
20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남짓 남았다. 모두들 자신이 용과 호랑이의 재주를 지녔다고 뽐내고 있는데 실제 국민들은 믿음이 가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 날고뛰는 후보는 없더라도 한 사람은 뽑아야 하니 누가 더 숨은 재능이 있는지 잘 살펴야 용과 호랑이를 만들 수 있다.
(添) 호랑이해 호랑이 이야기
우선 순우리말처럼 보이는 호랑이(虎狼이)는 의외로 한자어다. 원래 범(虎)과 이리(狼)를 뜻했지만 나중에 순우리말인 범을 대체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호랑이 하면 생각나는 말은 호가호위(狐假虎威)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이다.
옛날 옛적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될 위기에 처한 여우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해 호랑이에게 말한다. "잠깐만 기다리게. 이번에 나는 천제(天帝)로부터 백수의 왕에 임명되었네. 못 믿겠으면 나를 따라와 보더라고. 나를 보면 모든 동물이 두려워서 달아날 테니."
이 말을 들은 호랑이가 여우 말 대로 해 보니 과연 그랬다. 사실 짐승들은 여우 뒤에 있는 호랑이를 보고 달아난 것이었지만, 호랑이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다 알다시피 이러한 고사에서 비롯된 '호가호위'는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릴 때 쓰는 말이다.
백수의 왕이 담배를 피운 내력
우리는 해가 떴는데도 갑자기 비가 내릴 때 흔히 '호랑이 장가간다'라고 한다. 이때 잠깐 내리는 비는 '여우비'라 한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설화다. 옛날 꾀가 많은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여우는 숲속의 왕인 호랑이와 결혼을 해서 그 권력을 차지하고자 했다. 그래 본격적으로 호랑이를 꼬시기 시작했고 결국 호랑이는 여우한테 넘어가게 된다.
한데 여우를 남몰래 짝사랑하며 지켜보던 구름이 호랑이와 여우의 결혼식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 하지만 사랑했던 여우의 결혼식을 자신의 눈물 때문에 망치고 싶지 않았던 구름은 애써 웃으며 조용히 비켜난다.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행복을 빌어 주며 아픔을 참고 물러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특히 서로 헐뜯고 폭로하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우리의 정치판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이 같은 옛이야기를 시작할 때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라는 표현을 쓴다. 일본에서는 같은 뜻으로 '무카시 무카시(むかしむかし, 昔昔)'라 한다. 영어권에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이나 '롱 롱 타임 어고우(long long time ago)'를 쓸 것이다. 몹시 건조한 저들의 말에 비해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라는 표현은 또 얼마나 멋진가.
한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것이 기껏해야 조선시대 중기일 텐데 그게 그리도 옛날 옛적인가?
그렇다면 일단, '쌍팔년'이란 말을 생각해 보자. 8이 두 개 겹치는 단기 4288년, 서기로 하면 1955년이다. 그리 오래된 옛날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이렇게들 말하곤 했다. "내가 쌍팔년도에는 한가락 했지." 옛날에는 괜찮았다는 뜻이다.
지금으로부터 70년도 되지 않는 과거를 아주 오래전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렇다면 호랑이 담배 먹던 조선시대 중기는 그야말로 아주 옛날 옛적 아닌가.
여기서 다시 재미있는 설화 하나 들어보자. 옛날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사는 효자가 있었다. 어머니가 병이 들었는데 어떤 도사가 와서 개 100마리를 삶아 드리면 병이 낫는다 했다.
한데 어떻게 개를 100마리나 잡는다는 말인가. 도사는 호랑이로 변신했다가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는 부적을 주었다. 이윽고 효자가 100번째 개를 잡으러 나가기 위하여 호랑이로 변신했을 때였다.
우연히 이를 보게 된 아내가 너무 무서운 나머지 부적을 태워 없애 버렸다.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올 수 없게 된 호랑이는 산으로 들어가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훗날 벼슬아치가 되어 호랑이를 잡으러 나온 어릴 적 친구를 만나게 된다. 호랑이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친구로부터 담배 한 대를 얻어 피운다. 이것이 바로 호랑이가 담배를 먹게 된 내력이다.
▶️ 風(바람 풍)은 ❶회의문자로 风(풍)은 간자(簡字), 凨(풍), 凬(풍), 凮(풍)은 고자(古字)이다. 무릇(凡)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병충(蟲)이 많이 번식한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람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바람'을 뜻하는 風자는 본래 봉황새를 그린 것이었다. 갑골문에 나온 風자를 보면 큰 날개와 꼬리를 가진 봉황이 그려져 있었다. 봉황은 고대 중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새로 갑골문에 나온 風자는 바로 그 상상의 새를 그린 것이었다. 그러나 風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람이라는 뜻으로 혼용되기 시작했다. 바람의 생성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던 고대인들은 봉황의 날갯짓으로 바람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대에는 風자가 '봉황'과 '바람'으로 혼용되기도 했지만 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凡(무릇 범)자에 鳥(새 조)자가 결합한 鳳자가 '봉황새'를 뜻하게 되었고 봉황이 몰고 왔던 바람은 凡자에 虫(벌레 충)자가 더해진 風자로 분리되었다. 그래서 風(풍)은 (1)허황하여 믿음성이 없 말이나 행동을 이르는 말. 허풍 (2)바람을 막으려고 둘러 치는 천 (3)정신 작용, 근육 신축, 감각 등에 고장이 생긴 병. 전풍(顚風), 중풍(中風), 비풍(痺風) 따위 (4)원인을 알기 어려운 살갗의 질환(疾患). 두풍(頭風). 피풍(皮風). 아장풍(鵝掌風) 따위 등의 뜻으로 ①바람 ②가르침 ③풍속(風俗), 습속(習俗) ④경치(景致), 경관(景觀) ⑤모습 ⑥기질(氣質) ⑦병(病)의 이름, 감기(感氣), 중풍(中風: 뇌혈관의 장애로 인한 병) ⑧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⑨절조(節操: 절개와 지조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⑩노래, 악곡(樂曲), 여러 나라 민요(民謠) ⑪뜻, 낌새 ⑫풍도(風度: 풍채와 태도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⑬소식(消息), 풍문(風聞) ⑭멋대로, 꺼리낌 없이 ⑮바람을 쐬다 ⑯바람이 불다 ⑰풍간(諷諫)하다(완곡한 표현으로 잘못을 고치도록 말하다) ⑱감화시키다, 교육하다 ⑲외우다, 암송하다 ⑳유전(流轉)하다(이리저리 떠돌다), 떠돌다 ㉑암수가 서로 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옛적부터 행하여 온 모든 생활에 관한 습관을 풍속(風俗), 바람의 세력을 풍력(風力), 음식의 고상한 맛을 풍미(風味), 기후와 토지의 상태를 풍토(風土), 바람이 부는 방향을 풍향(風向), 어떤 상황이나 형편이나 분위기 가운데에 있는 어느 곳의 모습을 풍경(風景), 세찬 바람과 험한 물결을 풍파(風波), 속사를 떠나 풍치가 있고 멋들어지게 노는 일을 풍류(風流),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을 풍문(風聞), 뜨거운 바람을 열풍(熱風), 몹시 세게 부는 바람을 폭풍(暴風), 자기가 가는 방향에서 마주 불어오는 바람을 역풍(逆風), 첫여름에 부는 훈훈한 바람을 훈풍(薰風), 갑자기 거세게 일어나는 바람을 돌풍(突風), 미친 듯이 사납게 부는 바람을 광풍(狂風), 바람 앞의 등불이란 뜻으로 사물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매우 위급한 자리에 놓여 있음을 가리키는 말 또는 사물이 덧없음을 가리키는 말을 풍전등화(風前燈火),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이미 돌아가셔서 효양할 길이 없어 한탄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목지비(風木之悲), 바람이 불어 우박이 이리 저리 흩어진다는 뜻으로 엉망으로 깨어져 흩어져 버림이나 사방으로 흩어짐을 이르는 말을 풍비박산(風飛雹散), 뚫어진 창과 헐린 담벼락이라는 뜻으로 무너져 가는 가난한 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창파벽(風窓破壁),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라는 뜻으로 일정한 주의나 주장이 없이 그저 대세에 따라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풍타낭타(風打浪打), 구름과 용이 만나고 바람과 범이 만나듯이 밝은 임금과 어진 재상이 서로 만남을 이르는 말을 풍운지회(風雲之會), 바람이 불고 번개가 친다는 뜻으로 매우 빠름을 이르는 말을 풍치전체(風馳電掣), 맑은 바람과 밝은 달 등의 자연을 즐기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풍월주인(風月主人), 바람이 자고 파도가 잔잔해진다는 뜻으로 들떠서 어수선한 것이 가라앉음을 이르는 말을 풍정낭식(風定浪息),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자취도 없이 사라짐을 이르는 말을 풍류운산(風流雲散), 바람과 비가 순조롭다는 뜻으로 기후가 순조로워 곡식이 잘 됨 또는 천하가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조우순(風調雨順), 새가 높이 날 때는 바람은 그 밑에 있다는 뜻으로 높은 곳에 오름을 이르는 말을 풍사재하(風斯在下), 바람과 구름 고기와 물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아주 가까운 사이를 비유하는 말을 풍운어수(風雲魚水), 바람 앞의 티끌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무상함을 이르는 말을 풍전지진(風前之塵),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목욕한다는 뜻으로 외지에서 겪는 고생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즐우목(風櫛雨沐)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
▶️ 雲(구름 운)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비 우(雨; 비, 비가 오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云(운)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雨(우)는 천체(天體)에 관계가 있다. 云(운)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수증기가 하늘에 올라 자욱이 퍼지는 모양에서 구름을, 雲(운)이 생긴 후로는 云(운)을 말하다란 뜻으로 썼다. ❷회의문자로 雲자는 '구름'이나 '습기', '덩어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雲자는 雨(비 우)자와 云(이를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云자는 뭉게구름이 피어오른 모습을 그린 것으로 소전까지만 하더라도 '구름'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날씨와 관련된 글자임을 뜻하기 위해 雨자가 더해지게 되었다. 구름은 하늘 높은 곳에 떠 있으므로 雲자는 높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금세 사라지기도 하기에 속되고 덧없는 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간체자가 보급된 이후 다시 옛 글자인 云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雲(운)은 성(姓)의 하나로 ①구름 ②습기(濕氣) ③높음의 비유 ④많음의 비유 ⑤멂의 비유 ⑥덩이짐의 비유 ⑦성(盛)함의 비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구름이 오고가는 길이라는 운로(雲路), 구름처럼 많이 모임을 운집(雲集), 사람이 구름처럼 많이 모임을 운둔(雲屯), 구름과 안개를 운무(雲霧), 구름과 진흙이란 뜻으로 차이가 썩 심함을 운니(雲泥), 구름이 덮인 바다를 운해(雲海), 기상이 달라짐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모양을 운기(雲氣), 구름 낀 먼 산을 운산(雲山), 구림이 걸친 숲을 운림(雲林), 구름 밖이나 구름 위를 운표(雲表), 외로이 홀로 떠 있는 구름을 고운(孤雲), 이상한 모양의 구름을 기운(奇雲), 하늘에 떠 다니는 구름을 부운(浮雲), 저물녘의 구름을 모운(暮雲), 엷은 구름을 경운(輕雲), 머리털이나 새털 모양으로 보이는 구름을 권운(卷雲), 여름철의 구름을 하운(夏雲), 빛이 몹시 검은 구름을 흑운(黑雲), 구름과 진흙 차이란 뜻으로 사정이 크게 다르다는 경우에 쓰는 말을 운니지차(雲泥之差), 구름 같은 마음과 달 같은 성품이라는 뜻으로 맑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운심월성(雲心月性), 남녀가 육체적으로 어울리는 즐거움을 일컫는 말을 운우지락(雲雨之樂), 구름처럼 합하고 안개처럼 모인다는 뜻으로 어느 때든지 많이 모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합무집(雲合霧集), 구름이나 안개가 걷힐 때처럼 산산이 흩어져 흔적도 없이 됨을 이르는 말로 의심이나 근심 걱정 등이 깨끗이 사라짐을 비유하는 말을 운소무산(雲消霧散), 구름처럼 어느덧 흩어지고 새처럼 자취 없이 사라짐을 일컫는 말을 운산조몰(雲散鳥沒), 구름이 열려 해를 본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구름처럼 꽉 막혔던 것이 비로소 열림을 이르는 말을 운개견일(雲開見日), 속됨을 벗어난 인간의 고상한 기질과 성품을 일컫는 말을 운상기품(雲上氣稟), 구름이 걷히고, 하늘이 맑게 갠다는 뜻으로 병이나 근심이 씻은 듯이 없어짐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운권천청(雲捲天晴), 구름은 용을 좇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는 뜻으로 의기와 기질이 서로 맞음을 이르는 말을 운룡풍호(雲龍風虎), 탐스러운 귀 밑머리와 꽃 같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빈화용(雲鬢花容), 구름이나 연기가 순식간에 눈앞을 스쳐가고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때의 쾌락을 오래 마음에 두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운연과안(雲煙過眼), 구름이 아무 생각 없이 일고 흐르듯이 인생을 유유히 삶을 이르는 말을 운출무심(雲出無心),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란다는 뜻으로 희망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운예지망(雲霓之望), 구름 속을 나는 두루미라는 뜻으로 고상한 기품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운중백학(雲中白鶴), 구름이냐 산이냐는 뜻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산인지 구름인지 분별하지 못하여 의심함을 이르는 말을 운야산야(雲耶山耶) 등에 쓰인다.
▶️ 龍(용 룡/용, 언덕 롱/농, 얼룩 망, 은총 총)은 ❶상형문자로 竜(룡)의 본자(本字)이다. 머리 부분에 辛(신) 모양의 장식이 있는 뱀을 본떠 용의 뜻을 나타냈다. 몸체(月=肉)를 세우고(立) 꼬리를 흔들어서 날아 오르는 용의 모양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龍자는 '용'이나 '임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용은 소의 머리와 뱀의 몸통, 독수리 발톱과 같이 다양한 동물들의 신체를 조합해 만든 상상의 동물이다. 용은 신비의 동물이자 신성함을 상징했다. 그래서 고대 중국에서는 용을 신비의 대상으로 삼아 수많은 신화나 전설을 만들어냈다. 龍자는 바로 그 전설의 동물을 문자화 한 것이다. 갑골문에 처음 등장한 龍자는 용의 머리와 몸통이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문자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서 다양한 글자가 조합되었다. 따라서 龍자에 쓰인 立(설 립)자나 月(달 월)자는 단순히 용의 모습을 한자화한 것일 뿐 글자가 가진 의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래서 龍(룡, 롱, 망, 총)은 ①용(龍: 상상의 동물) ②임금, 천자(天子) ③임금에 관한 사물(事物)의 관형사 ④비범한 사람 ⑤훌륭한 사람 ⑥명마(名馬) ⑦별의 이름 ⑧파충류(공룡) 그리고 ⓐ언덕(롱) 그리고 ㉠얼룩(망) 그리고 ㊀은총(恩寵)(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입신 출세의 관문을 용문(龍門), 옛날 임금이 타던 수레를 용거(龍車),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물받이로 되어 있는 깊은 웅덩이를 용소(龍沼), 용의 아들을 용자(龍子), 용의 형상을 새긴 종을 용종(龍鐘), 전설에서 말하는 바다 속에 있다고 하는 용왕의 궁전을 용궁(龍宮), 용의 꼬리를 용미(龍尾), 용이 소리를 길게 뺌을 용음(龍吟), 숨어서 아직 하늘에 오르지 않은 용을 잠룡(潛龍), 누워 있는 용을 와룡(臥龍), 애꾸눈인 용이라는 독안룡(獨眼龍), 용문에 오른다는 등용문(登龍門),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또는 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용두사미(龍頭蛇尾),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으로 과거에 낙방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문점액(龍門點額), 용 고기로 맛을 낸 요리와 봉새로 끓인 탕이라는 뜻으로 맛이 매우 좋은 음식을 가리키는 말을 용미봉탕(龍味鳳湯), 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린다는 뜻으로 지세가 험하여 적을 막기에 좋은 환경을 일컫는 말을 용반호거(龍蟠虎踞),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두 강자가 서로 승패를 다툼을 이르는 말을 용호상박(龍虎相搏), 용처럼 날뛰고 범 같은 눈초리로 쏘아보다는 뜻으로 기개가 높고 위엄에 찬 태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용양호시(龍驤虎視), 용이나 호랑이의 행보라는 뜻으로 위풍당당한 행동을 이르는 말을 용행호보(龍行虎步), 용과 뱀이 하늘로 날아오르다라는 뜻으로 살아 움직이듯 매우 활기찬 글씨를 일컫는 말을 용사비등(龍蛇飛騰), 용과 봉의 모습이라는 뜻으로 모습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남을 이르는 말을 용봉지자(龍鳳之姿),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용의 눈동자와 봉황의 목이라는 뜻으로 매우 잘 생긴 귀인의 얼굴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용동봉경(龍瞳鳳頸), 용문에 오른다는 뜻으로 입신 출세의 관문을 이르는 말 또는 뜻을 펴서 크게 영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등용문(登龍門), 용을 죽이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용이 이 세상에 없는 동물이므로 세상에 쓸모 없는 기술을 이르는 말을 도룡지기(屠龍之技), 큰 일을 하려다가 그 일을 이루지 못할 때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한 가지의 작은 일도 이룰 수가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화룡유구(畫龍類狗),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