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국정 농단’이란 말을 또 다시 들으며 삽니다.
전 대통령을 탄핵하 게 바로 '국정농단'이었습니다.
‘농단’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는 말이 아니었으므로
그 뜻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많은 이들은 이 말을 ‘국정 희롱’쯤으로 이해했습니다.
어찌 보면 전 대통령 등 뒤에서 불쑥 나타난 여인네 하나가
나라의 정치를 희롱한 듯 비춰지기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농단’은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한다는 뜻을 지닌 말입니다.
‘국정 농단’은
누군가 나라의 정치를 휘어잡고 온갖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해 왔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저 ‘국정 독차지’라고 했으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었을 터입니다.
국정을 독차지한 사람들과 그 경위를 밝혀낸 이들이 검찰이었고, 국회의원들이었습니다.
이것을 언론에서는 굳이 “애로 사항이 있을 것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애로’는 “좁고 험한 길”을 뜻하는 한자말인데,
주로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장애가 되는 것”이란 뜻으로 쓰입니다.
그렇다면 구태여 ‘사항’을 붙일 것 없이 “애로가 있을 것이다.”라 하면 될 테고...
이 말보다는 “고충이 있을 것이다.”가 훨씬 쉽고,
나아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로 바꿔 쓰면 더욱 좋았을 터입니다.
쉬운 말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말로 표현하는 버릇은 하루 빨리 고쳐야 할 병입니다.
어떤 이익을 놓고 둘 이상이 겨루는 것을 두고,
공문서나 일부 언론에서는 ‘경합’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본디 우리말에는 쓰이지 않았던 용어로서,
일제 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외래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말 대신에 우리에게는 ‘경쟁’이라는 한자말이 있습니다.
마땅히 ‘경합’을 ‘경쟁’으로 고쳐 써야 하며,
나아가 순 우리말인 ‘겨룸’으로 순화해야 합니다.
말을 쉽게 다듬어 쓰는 것이 언어의 진화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