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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협배(汗流浹背)
땀이 흘러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신다는 뜻으로, 몹시 두렵거나 긴장된 상황에 처함을 이르는 말이다.
汗 : 땀 한(氵/3)
流 : 흐를 류(氵/7)
浹 : 두루미칠 협(氵/7)
背 : 등 배(肉/5)
출전 : 사기(史記)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
땀은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고 체온 조절하는 구실을 넘어 노력의 대명사로 많이 예찬된다. 수확의 기쁨은 그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거나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땀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Edison)의 명언이 그것이다.
땀도 땀 나름이라 진땀이라 하는 유한(油汗)이나, 식은땀 냉한(冷汗)은 환영받지 못한다. 어려운 일이나 난처한 일을 당했을 때 흐르는 끈끈한 진땀, 몸이 쇠약해졌을 때나 몹시 놀라 오싹해졌을 때 흘리는 식은땀을 일부러 흘릴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은땀이 흘러(汗流) 등이 흥건할 정도로 적신다(浹背)면 얼마나 긴장되고 무서워했을지 능히 짐작된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에 황제 앞에서 우물쭈물한 주발(周勃)의 태도를 나타내면서 약간 다른 표현으로 썼다. 주발은 유방(劉邦)이 항우(項羽)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세울 때 전장마다 따라다니며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유방이 죽은 뒤 왕후 여후(呂后)는 아들이 즉위했을 때 공신들을 교묘히 제거하고 여씨 일족들을 제후에 봉하는 등 전횡을 부렸다.
주발은 왕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회를 보던 중 여후의 사후 잔당들이 난을 일으키자 공신 진평(陳平)과 함께 모조리 잡아 주살했다. 5대 문제(文帝)가 왕위에 올랐을 때 진평은 여후 일족을 몰아낸 공이 더 크다며 주발에 우승상 자리를 양보했다.
문제가 국정을 파악한 어느 때 조회에서 주발에게 물었다. 일 년 동안 전국에서 옥사를 판결하는 숫자가 얼마인지, 재정상의 수입과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 거듭 물어도 우물쭈물했다.
진승상(陳丞相) 세가에 실린 내용이다. "주발은 또 모른다고 사죄했는데(勃又謝不知), 땀이 나 등을 적셨으며 대답하지 못한 것을 수치스러워했다(汗出霑背 愧不能對)."
곁에 있던 진평이 구체적인 숫자는 주관하는 관리가 잘 알 수 있다고 거들어 줘 겨우 그 자리를 벗어났다. 주발은 자신이 진평의 능력에 못 미치는 것을 알고 병을 핑계로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처음 한출점배(汗出霑背)가 한출첨배(汗出沾背)로도 쓰고, 뒤에 한류협배(汗流浹背)가 됐다.
부지런히 땀 흘려 일을 처리하게 되면 나중에 식은땀을 흘릴 일이 적다. 평시에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는 것은 어디에나 필요한 일이다. 그보다 진평이 국가의 모든 일은 각기 주관하는 전문 관리가 있다며 주발을 변호한 것은 오늘날 더 새겨야 할 말이다.
재상은 천자를 보좌하고 관원들의 직책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 것이 업무라고 한 그의 말은,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고 다 좌우하려 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형의 높은 사람이 명심해야 한다. 어디에나 전문가 집단이 있고 잘 모르는 분야에는 몸을 굽혀 의견을 들어야 발전하는 법이다.
史記 卷056 陳丞相世家
승상(丞相) 진평(陳平)
이 편은 30세가(世家) 중 26번째 편으로 전한(前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의 공신인 진평(陳平)에 대한 전기이다.
진평(陳平)은 한 나라의 공신으로 처음에는 항우를 섬겼으나 후에 유방을 도와서 한나라 통일에 공을 세웠다. 그는 계략에 뛰어나 항우의 책사였던 범증이 쫓겨나게 모략을 꾸몄고, 항우 휘하의 대장군으로 실력자로 평가받았던 종리매에 대한 신임을 잃게 하였다.
유방의 신임을 받아 고향의 호유후(戶牖侯)에 임명되었으며, 그 후 곡역후(曲逆侯)로 승진하였고, 상국(相國) 조참(曹參)이 죽은 후에는 좌승상(左丞相)이 되어, 여씨의 난 때 주발(周勃)과 함께 이를 평정한 후 유방의 아들 문제(文帝)를 옹립하였다.
사마천은 태사공 자서에서 "여섯 가지 기발한 계책을 사용하니 제후들이 모두 한나라에 복종했다. 여씨(呂氏)들을 토벌한 것은 진평(陳平)이 주모한 것으로 끝내 종묘사직을 안정시켰다. 이에 제26편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를 지었다"라고 기술하였다.
24. 태위(太尉) 주발(周勃)
孝文帝立, 以為太尉勃親以兵誅呂氏, 功多.
문제가 즉위한 후 태위 주발(周勃)이 몸소 병사를 이끌고 여씨들을 죽인 공이 많다고 여겼다.
陳平欲讓勃尊位, 乃謝病.
진평은 주발에게 존귀한 지위를 양보하고 병을 핑계로 사직하려 했다.
孝文帝初立, 怪平病, 問之.
문제가 막 즉위하여 진평이 병을 핑계 대는 것이 괴이하다고 생각하여 진평에게 물었다.
平曰 : 高祖時, 勃功不如臣平. 及誅諸呂, 臣功亦不如勃. 願以右丞相讓勃.
진평이 대답했다. "고조 때 주발의 공은 신 진평만 못했습니다. 여씨들을 죽인 일에서 신의 공 역시 주발만 못했습니다. 원하옵건대 우승상의 직위를 주발에게 양보하고자 합니다."
於是孝文帝乃以絳侯勃為右丞相, 位次第一.
이에 효문제는 강후 주발을 우승상에게 임명하니 서열 첫 번째였다.
平徙為左丞相, 位次第二.
진평을 좌승상으로 옮기니 서열 두 번째였다.
賜平金千斤, 益封三千戶.
진평에게 금 1천근을 하사하고 식읍 3천호를 더 봉해주었다.
25. 문제(文帝)
居頃之, 孝文皇帝既益明習國家事, 朝而問右丞相勃曰 : 天下一歲決獄幾何.
얼마 후 문제는 이미 모든 국가 대사에 점차 익숙해졌는데, 조회에서 우승상 주발에게 말했다. "나라에서 1년 동안 소송사건을 판결하는 건수가 얼마나 되오?"
勃謝曰 : 不知.
주발이 사죄하며 말했다. "모릅니다."
問 : 天下一歲錢穀出入幾何.
문제가 또 물었다. "나라에 1년 동안 들어오고 나가는 돈과 곡식이 얼마나 됩니까?"
勃又謝不知, 汗出沾背, 愧不能對.
주발은 또 모른다고 사죄했는데 등에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했다.
於是上亦問左丞相平.
이에 문제가 또 좌승상 진평에게 물었다.
平曰 : 有主者.
진평이 대답했다. "주관하는 관리가 있습니다."
上曰 : 主者謂誰.
문제가 물었다. "주관하는 관리가 누구인가?"
平曰 : 陛下即問決獄, 責廷尉, 問錢穀, 責治粟內史.
진평이 대답했다. "폐하께서 소송사건 판결의 정황은 정위에게 물으시면 되고, 돈이나 곡식에 대해서는 치속내사(治粟內史)에게 물으시면 됩니다."
上曰 : 茍各有主者, 而君所主者何事也.
문제가 물었다. "정말 각자 주관하는 관리가 있다면 그대가 주관하는 일은 무엇이오?"
平謝曰 : 主臣. 陛下不知其駑下, 使待罪宰相. 宰相者, 上佐天子理陰陽, 順四時, 下育萬物之宜, 外鎮撫四夷諸侯, 內親附百姓, 使卿大夫各得任其職焉.
진평은 사죄하며 말했다. "황공하옵니다! 폐하께서 신이 재능이 모자란 사람이란 것을 모르시고 재상이라는 직책에 앉히셨습니다. 재상이란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여 음양을 다스리고 사시(四時)를 순조롭게 하며, 아래로는 만물을 알맞게 기르고, 밖으로는 사방 소수민족과 제후들을 어루만지며, 안으로 백성들을 가까이하여 화목하게 하며, 경대부로 하여금 각자 맡은 직책을 제대로 이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孝文帝乃稱善.
문제가 이에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右丞相大慚, 出而讓陳平曰 : 君獨不素教我對.
우승상 주발은 크게 부끄러워 조정에서 나오자 진평을 나무라며 말했다. "그대는 어째서 평소 나에게 그런 대답을 가르쳐 주지 않았소?"
陳平笑曰 : 君居其位, 不知其任邪. 且陛下即問長安中盜賊數, 君欲彊對邪.
진평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는 승상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 임무를 몰랐단 말이오? 만약 폐하께서 장안의 도둑들 숫자를 물으면 그대는 억지로 대답하려고 했소?"
於是絳侯自知其能不如平遠矣.
이에 강후는 자신이 능력이 진평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居頃之, 絳侯謝病請免相, 陳平專為一丞相.
얼마 후 강후가 병을 핑계로 승상직을 사퇴할 것을 청했고, 진평 만이 유일한 승상이 되었다.
26. 진평의 후대
孝文帝二年, 丞相陳平卒, 謚為獻侯.
문제 2년(기원전 178년)에 승상 진평이 죽었고, 시호를 헌후(獻侯)라 했다.
子共侯買代侯.
아들 공후(共侯) 진매(陳買)가 후의 작위를 이었다.
二年卒, 子簡侯恢代侯.
진매는 2년 만에 죽었고 아들 간후(簡侯) 진회(陳恢)가 후의 작위를 이어 받았다.
二十三年卒, 子何代侯.
23년 뒤, 간후가 죽고 아들 진하(陳何)가 후의 작위를 이었다.
二十三年, 何坐略人妻, 棄市, 國除.
23년 뒤 진하가 남의 아내를 강탈한 죄로 사형을 당함으로써 봉국이 폐지되었다.
27. 진평(陳平)
始陳平曰 : 我多陰謀, 是道家之所禁. 吾世即廢, 亦已矣, 終不能復起, 以吾多陰禍也.
당초에 진평이 말했다. "내가 은밀한 계책을 많이 세웠는데 이는 도가(道家)에서 금기시하는 것들이었다. 나의 후대가 폐출된다면 그것으로 끝이어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니, 그것은 내가 은밀한 계책을 많이 쓴 화근 탓이다."
然其後曾孫陳掌以衛氏親貴戚, 願得續封陳氏, 然終不得.
그러나 그의 증손 진장(陳掌)이 위씨(衛氏)와의 친인척 관계 때문에 귀해져서 진씨의 원래 봉호를 계속 이어가기를 바랐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28. 태사공의 논평
太史公曰:陳丞相平少時, 本好黃帝, 老子之術. 方其割肉俎上之時, 其意固已遠矣. 傾側擾攘楚魏之閒, 卒歸高帝. 常出奇計, 救紛糾之難, 振國家之患. 及呂后時, 事多故矣, 然平竟自脫, 定宗廟, 以榮名終, 稱賢相, 豈不善始善終哉. 非知謀孰能當此者乎.
태사공은 말한다. "승상 진평은 젊었을 때 본래 황제와 노자의 학설을 좋아 했다. 그가 일찍이 도마 위의 제사 고기를 나눌 때부터 그의 포부가 이미 원대했다. 그 후 초(楚)나라와 위(魏)나라 사이를 방황하다가 마침내 고제에게로 귀순했다. 그는 늘 기이한 계책을 내서 번잡한 어려움을 풀고 나라의 환난을 털어냈다. 여후 때에 이르러 국사에 변고가 많았으나 진평은 결국 자기 힘으로 벗어나 종묘를 안정시키고 영예스러운 명망을 끝까지 지킴으로써 현명한 재상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이 어찌 처음과 끝이 다 좋았다고 하지 않겠는가! 만약 지혜와 모략이 없었다면 그 누가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 汗(땀 한, 현 이름 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침입(侵入)하다의 뜻을 가진 干(간, 한)으로 이루어졌다. 땀이 피부(皮膚)를 뚫고 나오는 기분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汗자는 ‘땀’이나 ‘(땀이)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汗자는 水(물 수)자와 干(방패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땀은 몸에서 나오는 ‘액체’이기 때문에 水자가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막다’라는 뜻을 가진 干자가 땀과는 무슨 관계인 것일까? 사실 干자는 화살을 막던 방패를 그린 것이 아니다. 干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출입구에 세워두었던 ‘방어막’을 그린 것이다. 나무를 엮어 만든 방패로는 햇빛을 차단할 수가 없다. 汗자는 햇빛을 차단하지 못해 땀이 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汗(한, 간)은 (1)한(干), 한(翰), 한(韓). 우리나라 고조선(古朝鮮) 때에 군장(君長)을 이르던 말 (2)칸(Khan) 등의 뜻으로 ①땀 ②물이 끝없이 질펀한 모양 ③오랑캐 추장 ④땀이 나다, 흐르다 ⑤살청하다 ⑥윤택하게 하다 그리고 ⓐ현(縣)의 이름(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면을 둘러 막아 굴처럼 만들고 불을 때서 뜨겁게 한 뒤에 그 속에 들어가 몸을 덥게 하여 땀을 내서 병을 다스리는 일을 한증(汗蒸), 땀방울을 한적(汗滴), 줄곧 달려서 등에 땀이 밴 말을 한마(汗馬), 남의 재물을 마구 빼앗으며 행패를 부리고 돌아다니는 무리를 한당(汗黨), 탐탁하지 않고 등한함을 한만(汗漫), 몸안으로부터 몸 밖으로 땀을 내보내는 살갗에 있는 구멍을 한공(汗孔), 땀 흘린 얼굴 또는 썩 부끄러워 하는 얼굴을 한안(汗顔), 한의 지위 곧 우두머리를 한위(汗位), 땀이 밴 옷으로 땀을 받아 내려고 껴 입는 속옷을 한의(汗衣), 역사책 또는 기록을 한청(汗靑), 피와 땀을 한혈(汗血), 등에 땀을 흘림을 한배(汗背), 부끄러워서 흘리는 땀을 참한(慙汗), 땀을 흘림이나 땀을 냄을 발한(發汗), 조금 나는 땀을 미한(微汗), 조금 나는 땀을 박한(薄汗), 몸이 쇠약하여 덥지 않은 데도 흐르는 땀을 냉한(冷汗), 몹시 애쓰거나 힘들 때 흐르는 끈끈한 땀을 유한(油汗), 부끄러워서 흘리는 땀을 괴한(愧汗), 얼굴에서 나는 땀을 면한(面汗), 몹시 힘이 들 때에 끈끈하게 진기가 섞여 흐르는 땀을 열한(熱汗), 병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증세를 자한(自汗), 몸이 허하여 나는 땀을 허한(虛汗), 잠자는 사이에 저절로 나는 식은 땀을 도한(盜汗), 등에서 나는 식은 땀을 배한(背汗), 수레에 실어 운반하면 소가 땀을 흘리게 되고 쌓아올리면 들보에 닿을 정도의 양이라는 뜻으로 장서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한우충동(汗牛充棟), 땀이 등에 밴다는 뜻으로 몹시 민망하고 창피함을 이르는 말을 한출첨배(汗出沾背), 말이 달려 땀투성이가 되는 노고라는 뜻으로 혁혁한 전공이나 운반하는 데 겪는 수고를 이르는 말을 한마지로(汗馬之勞), 싸움터에서 준마를 몰아 전공을 세운 인재라는 뜻으로 장군을 이르는 말을 한마지재(汗馬之材), 한번 내린 명령은 다시 취소하기 어렵다는 말을 호령여한(號令如汗), 식은땀이 서 말이나 나온다는 뜻으로 몹시 무서워하거나 부끄러워함을 이르는 말을 냉한삼두(冷汗三斗), 몸의 좌우 어느 한 쪽에만 땀이 심하게 나는 증세를 일컫는 말을 반측발한(反側發汗) 등에 쓰인다.
▶️ 流(흐를 류/유)는 ❶형성문자로 㳅(류)는 고자(古字), 沠(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㐬(류; 아기가 태어나는 모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流(류)는 아기가 양수와 함께 순조롭게 흘러 나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流자는 '흐르다'나 '전하다', '떠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流자는 水(물 수)자와 㐬(깃발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㐬자는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育(기를 육)자가 그러하듯 流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어린아이'가 변형된 것이다. 또 아래에 있는 글자는 물살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㐬자는 아이가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㐬자 자체도 '흐르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水자를 더한 流자는 본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글자이다. 그래서 流(류/유)는 ①흐르다 ②번져 퍼지다 ③전(傳)하다 ④방랑(放浪)하다 ⑤떠돌다 ⑥흐르게 하다 ⑦흘리다 ⑧내치다 ⑨거침없다 ⑩귀양 보내다 ⑪흐름 ⑫사회 계층 ⑬갈래 ⑭분파(分派)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침없이 흘러 통함을 유통(流通),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나오는 것을 유출(流出), 어떤 복장이나 언어나 생활 양식 등 일시적으로 널리 퍼져 유사해지는 현상이나 경향을 유행(流行), 흘러 들어옴을 유입(流入),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물결에 비치는 달을 유광(流光), 널리 세상에 퍼지거나 퍼뜨림을 유포(流布),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유전(流轉), 융통하여 사용함을 유용(流用), 액체 등이 흘러 움직임을 유동(流動),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하천이 흐르는 언저리의 지역을 유역(流域), 일정한 목적없이 떠돌아 다님을 유랑(流浪), 떠내려가서 없어짐을 유실(流失),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물에 떠서 흘러감을 표류(漂流),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물이 흐르는 원천이나 사물이 일어나는 근원을 원류(源流),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물의 원줄기에서 갈려 흐르는 물줄기를 지류(支流), 둘 이상의 흐름이 한데 합하여 흐르는 것 또는 그 흐름을 합류(合流), 혼탁한 물의 흐름을 탁류(濁流),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향기가 백대에 걸쳐 흐름이란 뜻으로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일컫는 말을 유방백세(流芳百世),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랑생활(流浪生活),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쇠가 녹아 흐르고 흙이 그을린다는 뜻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더위가 극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금초토(流金焦土),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 또는 남녀 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 듯하게 꾸며대는 것 또는 이기려고 하는 고집이 셈을 일컫는 말을 수석침류(漱石枕流),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말을 거침없이 잘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청산유수(靑山流水), 피가 강을 이루어 무거운 공이라도 띄울 수 있다는 뜻으로 싸움이 치열하여 전사자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혈류표저(血流漂杵),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류운공(水流雲空) 등에 쓰인다.
▶️ 浹(두루 미칠 협)은 형성문자로 浃(협)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夾(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浹(협)은 ①두루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②젖다(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 ③적시다 ④널리 퍼지다 ⑤사무치다 ⑥통하다(通--)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이 물건을 적시듯이 널리 고루 전해짐 또는 화목하게 사귐을 협흡(浹洽), 원한이나 감격이 뼈에 사무침을 협골(浹骨), 땀이 흘러 등을 적시다는 뜻으로 극도로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 또는 힘든 일을 하여 땀으로 흠뻑 젖은 모습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류협배(汗流浹背) 등에 쓰인다.
▶️ 背(등 배/배반할 배)는 ❶형성문자로 揹(배)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北(배)는 사람이 등을 맞댄 모양으로 등지다, 적에 져서 달아나다, 月(월)은 몸에 관계가 있다. ❷회의문자로 背자는 '등'이나 '뒤', '등지다', '배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背자는 北(북녘 북)자와 ⺼(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北자는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갑골문과 금문에서는 北자가 '등 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가옥의 형태가 남향으로 정착된 이후 北자는 남쪽의 반대 방향인 '북쪽'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자를 더한 背자가 '등 뒤'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背(배)는 사람의 등, 등지다의 뜻으로 ①등(사람이나 동물의 몸통에서 가슴과 배의 반대쪽 부분) ②뒤 ③집의 북쪽 ④간괘(艮卦: 8괘의 하나) ⑤배자(褙子: 부녀자들이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⑥햇무리(해의 둘레에 둥글게 나타나는 빛깔이 있는 테두리) ⑦등지다, 등 뒤에 두다 ⑧배반하다 ⑨물러나다 ⑩달아나다 ⑪죽다 ⑫외우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슴 흉(胸), 배 복(腹)이다. 용례로는 뒤의 경치로 무대의 뒤쪽에 그리거나 꾸며놓은 장치를 배경(背景), 반대로 되어 어긋남을 배치(背馳), 신의를 등지고 저버림을 배반(背反), 은혜를 저버림을 배은(背恩), 신의를 저버림을 배신(背信), 등 뒤로 어떤 일에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뒤편을 배후(背後), 위를 향해 반듯이 누워서 치는 헤엄을 배영(背泳), 몸체의 등이나 면의 뒤쪽을 배부(背部), 임무를 저버림이나 임무의 본뜻에 어긋남을 배임(背任), 어그러진 인륜을 배륜(背倫), 댐이나 물문으로 막았을 때에 그 상류 쪽에 불어 있는 물을 배수(背水), 이치에 맞지 아니함을 배리(背理), 저버리려는 마음을 배심(背心), 땅의 일부분을 팔아 넘길 때 그 사유를 땅문서 뒤에 써넣는 일을 배탈(背脫), 약속한 바를 어김을 위배(違背), 사이가 벌어져 서로 배반함을 이배(離背), 좇음과 등짐을 향배(向背), 배와 등으로 앞과 뒤를 복배(腹背), 어버이를 여윔을 견배(見背), 종이 뒷면을 지배(紙背), 사리에 어그러져 등짐을 괴배(乖背), 등지고 저버림을 반배(反背), 산등성이의 뒤 쪽을 산배(山背), 등에 땀을 흘림을 한배(汗背),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으로 물러설 곳이 없으니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지경을 이르는 말을 배수지진(背水之陣), 남에게 입은 은덕을 잊고 배반함을 일컫는 말을 배은망덕(背恩忘德), 어둠을 등지고 밝은 데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잘못된 길을 버리고 바른 길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배암투명(背暗投明), 땀이 흘러 등을 적시다는 뜻으로 극도로 두려워 하거나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을 한류협배(汗流浹背)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