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얼마 후 재덕이 학서와 함께 삼태골 옆에 있는 바위를 깨트리는 발파작업에 기술자 한 명을 보조하는 일을 나가서 착암기로 바위 뚫는 일을 나갔다.
가끔씩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하고 꽝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나고 돌덩어리들이 날아올랐다.
그런데 그 아래에 있는 남국씨 논에 떨어진 돌을 들어내고 망가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일은 재덕과 학서가 하였다.
그 일을 한 달이 넘게 했는데, 재덕과 학서는 특수한 작업이라고 해서 일당을 500원 받았다.
그러다 보니 콩밭 두 벌 매는 일과 소 꼴 베는 일을 수동이가 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보리를 지개에 지고 지둔리 방앗간에 사서 찧어 오는 일 또는 밀을 지고 가서 빻아오는 일 까지 모든 일이 수동이 몫이 되었다.
그렇게 방아를 찧어오는데 지둔리 언덕을 넘어오다.
삼용이를 만났는데 서울에 취직을 해서 허여멀건 얼굴로 수동이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자전거포에서 용접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성동이는 홍천 반곡 이기순과 선을 보고 가을에 날을 받아서 재덕이 채단을 해가지고 정순에게 가자고 하니 정순은 지난번 일이 떠올라 안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재덕과 양묵만 다녀와서 조카며느리가 달덩이 같이 잘생겼다고 하면서도 신혼 첫 날밤을 호텔에서 지내는데 하룻밤 지내는 돈이 쌀 두 가마 값이나 한다며.
“취직도 못하고 한 푼 벌지도 못하면서. 빌어먹을 호텔은 무슨 호텔. 생각도 없이 호텔인지 고텔인지에서 알콩달콩 깨를 볶거나 기름을 짜거나 하겠지. 지 아버지 생각은 눈곱만큼도 못하는 놈, 배우면 뭘 해.”
하면서 불평을 했다.
그리고 그해 가을 삼순은 아들 영철이를 낳았다.
11월 2일 울진·삼척 무장 공비 침투 사건 발생 하고, 11월 9일 무장공비 들이 이승복 어린이집에 침입하여
"북조선이 좋니? 남한이 좋니?“
라는 물음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말을 하자 공비들이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순복이의 사촌동생이자 창복이의 사촌형인 새창벌 금복이가 서울 한성실업 이라는 곳에 취직을 해서 있다가 설을 쇠려 내려왔는데 얼굴이 희멀끔한 게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내려왔다.
할아버지 영학이는 대견스러운지 얼마 후 한성실업에 취직을 하게 될 창복이에게.
“형 봐라 의젓하지 않니. 너도 올라가면 형처럼 잘해라.”
했다.
그렇게 그해가 가고 새해가 되었다.
양묵과 재덕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재덕이 꽃재 사는 용덕이가 서울에 취직이 되어서 집을 팔고 붙이던 전답은 소작을 주고 떠난다고 했다.
재덕이 그 집을 사겠다고 가계약을 하고 소작을 붙이겠다고 했다.
차라리 양묵으로부터 벗어나 따로 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동이에게 여름동안 땔 나무를 해다가 집에 쌓지 말고 꽃재 에다 쌓으라고 해서 20여 지개를 해다 쌓았다.
재덕이 그렇게 나오면 양묵이 도장을 내어주면서 입양신고를 해 줄줄 알았지만 그렇게 해주 않았다.
실상 재덕은 입양신고 보다 주민등록을 못 받을 까봐 안절부절 했는데 얼마 후 이번에는 타곳에 호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주기 시작해서 재덕과 정순은 주민등록증이 나왔다.
주민등록증이 나온 날 재덕은 양묵을 향해 한마디 했다.
“도장을 안 찍어 줘서 주민등록 못 받을 줄 알았지만 받았어요. 그까짓 도장 없어도 받았다고요.”
양묵은 대꾸 할 가치를 못 느꼈음인지 아니면 싫어서 인지 아무 말 없이 담뱃대에 담배를 꾸겨 넣고 라이터를 켜서 붙여 물고 퍽퍽 피우며 대문을 나섰다.
‘그래 너 이 녀석아 잘 났다. 입양신고를 하던 다 네 맘대로 하는데, 땅을 팔아 가지고 도망을 가려고. 어림없지 어림없다.’
하면서 꽃재를 향해 걸어올라 갔다.
‘휴 내 팔자에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양자를 들여 가지고’
현묵 형이 어쩌다 오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작은 아버지 작은어머니 하면서 어찌나 공손하게 잘 하는지, 어머니는 늘
“현묵이가 조실부모를 해서 그렇지 싹싹하기가 제철에 참배 맛이야.”
하면서 늘 칭찬을 해서 그 형의 막내라면 얼마나 싹싹할까 하고 입양을 했는데 잘못 되도 한참 잘못 된 입양이었다.
그리고 양묵은 땅문서를 반다지 깊숙이 감추고 반다지에 자물통 까지 채웠다.
그리고 몇 칠 후 주민등록증이 나온 재덕은 가계약 걸었던 일을 없었던 걸로 하자고 하면서 이행을 하지 않았다.
나이 한참 아래인 용덕이에게 무슨 어린애 장난 하느냐고 핀잔을 들어야 했고 수동이가 해다 쌓아놓은 나무는 도림개말 인구라고 재덕보다 대 여섯 더 든 분한테 팔았다.
그 부인이 수동이 나무해 놓은 것 잘 땐다고 했지만
그런가 하면 경동이네 집에서 얹어 지내던 금순이가 폐결핵으로 불상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해토가 시작될 무렵 안마산 지묵이 돌아가서 온 식구가 장사를 지내기 위해 갔다.
지묵은 나이도 나이지만 신장이 나빠서 온몸이 퉁퉁 부어서 돌아갔다.
동생 충묵이 관을 짜려고 시신의 품을 재어보니 어림없었다.
재수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때 재덕이 재수에게
“그냥 짜면 되 아저씨 보고 그냥 짜시라고 해.”
재수가 충묵에게 가서
“작은아버지 꽃재 형이 그러는데 관을 그냥 짜시라는 데요,”
“뭐야 아니 송장을 포를 떠서 넣는다던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해,”
뒤 쫒아온 재덕이
“아저씨 제 말대로 그냥 짜세요.”
그리고 시신에 이불을 덮어서 하루를 지나고 염을 하려고 이불을 걷어내고 보니 송장도 땀을 흘리다니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거짓말 같이 부기가 빠져서 충묵이 재덕과 같이 염을 하면서 아니 넌 나보다 경험이 많구나 하면서 입관을 마쳤다.
재덕은 작은 아버지 장사에 참석한 재혁에게 수동이의 취업을 부탁했고, 재혁을 따라온 배터리가게 사장 배경환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배사장은 수동이에게 자신이 타고 온 번쩍번쩍 빛나는 오토바이를 닦으라고 시켰다.
영주가.
“너 좋은데 취직 했구나.”
하며 놀렸다.
“그래 조금 있으면 갈 꺼다.”
그리고 한 일주일 정도 지나서 재덕은 수동이를 데리고 보문동에 있는 재혁의 집에 찾아가서 수동이를 남겨두고 시골로 내려와 수동이 대신 물을 길어다 붓고 불을 때 주고를 해야 했다.
이튿날 재혁은 수동이를 보문동에 있는 경환의 가계에다 데려다 주었다.
그 가게에는 기술자 두 명에 그 밑에서 일하는 경력이 일 년이 조금 넘는 상봉이란 수동이의 동갑인 아이가 있었다.
차가 들어오고 상봉이 연장을 챙겨들고 제너레이더를 떼러 가서 꾸어온 보릿자루처럼 서있는 수동이에게
“야 니부오리 스빠나 가지고 와.”
하면 수동이는 당황스러운 얼굴을 하면 다른 일을 하던 기술자가
“야 이거 갔다 줘.”
하면서 연장을 내어주었다.
그 아이는 기술 숙련도가 높아서 차가 들어오면 셀모터(시동모터), 제너레이더(발전기). 라지에이더(냉각수 방열기) 배터리, 와이퍼 모터 탈부착, 레귤레이더(전압조정장치), 경음기 까지 고장 난 자동차가 들어오면 모든 탈부착은 상봉이라는 아이가 다했다.
그리고 기술자는 셀모터(시동모터)를 수리하는 일을 했는데. 망가진 부품을 교환해서 수리를 해 내 놓으면 상봉이가 달아 주었다.
시동모터를 오래 돌려서 안에 감긴 에나멜선이 타서 못쓰게 된 것을 코일을 감는 집에 보내서 감아다 놓은 것이 진열대에 가득 있어서 교환을 해주고 떨어진 부품이 있으면 그동안 빼어놓은 것을 모아서 자전거에 실고 가서 새로 감아놓은 것을 실고 오는 일도 상봉이가 했다.
기술자 둘은 떼어놓은 부품들의 망가진 부속을 교환해서 조립을 하는 일을 하면서 수동이에게 꼬마야 이거 잡아 저거 가지고 와 하면서 심부름을 시켰다.
그리고 틈틈이 배터리(축전지)를 재생하는 일을 하는데 수동이에게 기술자라는 사람이 배터리 윗부분을 분해를 해서 빈 통을 내어주며 수돗가에 가지고 가서 닦아오라고 시켜서 옆에 있는 엔진보링공장에 있는 수돗가에 가지로 가서 속을 깨끗이 닦아오라고 시켰다.
그게 묽은 황산에 녹은 납 찌꺼기 인데 아랑곳 하지 않았고, 납이 몸에 해롭다는 것은 아예 몰랐다.
기술자가 납으로 된 음극판을 틀에 가지런히 끼워 넣고 윗부분을 램프로 열을 가해 연결시키면서 위에 연결 단자까지 만들고, 양극판도 틀에 가지런히 끼워 넣는데 한 장을 더 넣어서 윗부분을 램프로 열을 가해 연결시킨 다음 윗부분 연결단자를 만들어서, 음극판과 양극판 사이사이에 끼워 넣은 다음에 극판끼리 닫지 않게 격리 판(세파레타)(separator)를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헌 배터리를 분해해서 나온 케이스 여섯 칸에 집어넣는데, 극판의 수가 전류의 힘 암페어를 한 칸이 전압2볼트를 의미 한다.
그 다음 각 단자의 뚜껑을 덥고 음극단자와 양글단자를 납으로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양 끝은 터미널이 연결되는 음극단자와 양극단자가 되면 그 다음 케이스와 뚜껑에 틈새를 종이로 막고 콜타르를 녹여서 부어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배터리 액이 나오지 않게 한 다음에 묽은 황산(유산 이라고도 함)을 증류수(빗물도 가능)철분 이 안 들어간 물에 섞은 배터리 액을 채우는데 위에서 2-3cm 떨어지게 넣고 24시간 충전을 하면 재생 배터리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이때 뚜껑을 닫으면 안 되고 열어 놓으라고 했다.
배터리 액을 타는 법을 상봉이가 설명을 해 주었다.
“황산에 물을 부으면 폭발하거든 그리고 황산을 물에 부어도 물이 튀고 폭발을 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어.”
“그래서 이렇게 물을 플라스틱 통에 담아 놓고 이 바가지(플라스틱)에 황산을 흘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따라서 바가지를 물에 살며시 넣고 바가지를 기울여서 섞이게 해야 해.”
하면서 시범을 보이는데 조금 후 물에서 김이 나고 휘휘 젓자 부글부글 끓기까지 했다.
그렇게 두 바가지를 넣고 비중계로 농도를 보면서 농도를 맞추고 식기를 기다려서 식은 다음에 배터리에 넣었다
※지금은 배터리를 재생하는 가계가 없지만 70년대 중반까지 재생을 했다. 리고 배터리는 공장에서 바로 생산되어 나온 것이 가장 수명이 길다.
그래서 배터리를 바꾸려면 생산날짜를 잘 보아야 하고 첫 추위에 재고 배터리가 소진되고 난 다음 구입하면 생산 날짜가 빠른 배터리를 구입해서 살 수가 있다.
그리고 일부 운전사 들은 배터리 액이 모자란다며 보충을 요구해서 수동이가 조금씩 보충을 해 줬는데 열에 의해서 수분이 날아간 것을 묽은 황산 액을 보충해 주니 농도가 짙어져 극판이 빨리 산화되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가 되고 만 것이다.
정확한 상식을 증발하여 모자란 배터리 액은 약국에서 파는 증유수를 보충해야한다.
차들이 불을 하나씩 켤 무렵 기술자 둘을 퇴근을 하고 조금 후 차에 불이 안 들어온다고 오는 차가 들어와서 상봉이가 손을 봐주며
“제너레이더가 나갔네.”
하면서 떼어내고 분해를 해놓고. 테스터기를 대고 보여주면서
“코일이 나가고 브러시도 갈아야 하는데요.”
“그럼 얼마요.”
“천원은 주셔야 하는데요. 지금 바로 시간이 많이 걸리니 고쳐놓은 것으로 교환을 해 드릴게요.”
“그러세요.”
그렇게 교환을 해주고 나서 조금 후 사장 경환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번 돈을 가지고 갔다.
끝나는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열 시가 넘으니
“이젠 올 손님이 없나 보다. 문 닫자.”
하면서 자전거며 가게 앞에 물건을 거두어들이고 셔터가 아닌 함석으로 짜서 만든 문짝을 밀어 넣은 다음 작은 그 중에 작은 쪽문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쪽문에 고리를 걸었다.
그리고 가게 구석에 두 개 층으로 만들어진 침대에서 잠이 들었는데. 얼마쯤 지나서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가끔씩 들리는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쾅 쾅 광’
어스름 한 새벽 가게 문을 두드리며
“어이 배터리, 배터리.”
상봉이
“에이 시 누구야 새벽부터.”
구시렁거리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쪽문을 열어 주었다.
“야 일을 나가야 하는데 배터리가 나갔는지 시동이 안 걸려 빨리빨리.”
상봉이가 문짝 하나를 떼어내고 자전거를 세우고. 충전중인 배터리를 충전기에서 떼어내어 하나씩 연결 케이블(점프선)로 ‘따 닥, 따 닥.’ 합선을 시켜보아 파란 불이 제일 많이 나는 것을 골라 가지고.
“수동아 이것 좀 들어.”
둘이서 커다란 배터리를 들어서 자전거에 실고 연결 케이블(점프선)을 실고 가게를 보고 있으라고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그리고 한 만에 돌아와
“짜식 시동을 걸어주었는데 백오십 원 밖에 안 줘 이백 원을 주어야지.”
그리고 가게 앞을 쓸고 물건 몇 개를 내어 놓는 사이에 기술자 두 사람이 나오고 나서 둘이서 사장이 세 들어 사는 살림집으로 아침밥을 먹으러 갔다.
사장은 보이지 않았고 부인이 밥을 차려주었다.
가게에 나오고 나서 조금 지나서.
“야 꼬마야, 가서 신탄진 담배 두 곽 하고 면장갑 두 켤레 사와.”
하면서 아침에 상봉이가 시동걸어주고 번 돈을 꺼내 주었다.
수동이가 돈을 가지고 정비공장에 붙어있는 조그만 간이매점으로 가서
“신탄진 두 곽 하고 장갑 두 켤레 주세요.”
하면서 조그만 구멍으로 돈을 내밀다가 순간 멈칫 했다.
담배와 장갑을 내어주는 주인이 희상이었다.
턱 밑에 점하나 그리고 처진 눈썹꼬리 수동이 장갑과 담배를 받아 가지고 오는데, 온몸에 힘이 빠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돌아온 수동이는 멍 해져 있었다.
“야 꼬마야 염부 반달 메가네 가지고 와.”
대답이 없고 멍해 있는 수동이에게 다시
“야 뭐해 염부 메가네!”
그제야 알아듣고 연장이 걸린 곳으로 가니
“야 이거야.”
하면서 둥그렇게 휘어진 양쪽에 고리가 생긴 연장을 내어 주었다.
“야 뭔 말을 하면 빨리 알아들어야지.”
가게에서는 손님이 없을 때에는 휘발유를 넣은 통에 에어콤프레샤로 바람을 집어넣어서 나오는 바람을 산소용접기 앞부분을 개조해 만든 토치를 써서 납을 녹여 내어 위 부분과 아래 부분을 떼어내고 가느다란 철판을 쑤셔 넣어 코어에 낀 녹을 제거해서
“야 이거 수돗가에 가지고 가서 깨끗이 닦아와.”
수동이가 그걸 가지고 가서 닦아오면 다시 납으로 때울 부분을 염산으로 닦아내고 염화아연을 솔로 묻혀서 문지르며 버너로 때어낸 아래 위 부분을 때우는데 그걸 상봉이가 때우는 동안 잡고 있어야 하는데 염산 냄새가 코를 찌르고 녹아서 떨어지는 납땜 팔뚝에 떨어져도 참고 잡고 있어야 했다.
그러니 흘러내린 뜨거운 납이 가끔씩 팔이나 손에 떨어져도 참고 붙잡고 있어야 하니 화상이 거의 나아가면 또 화상을 입었다.
그렇게 때운 라지에이더에 바람을 넣어가며 새는 코어 부분을 찾아서 때워서 중고로 팔거나 다른 차에서 데어내고 바로 달아주어서 내보기도 하는데
라지에이더 때우는 일은 상봉이가 도맡아 했다.
“야 조그만 걸 가지고도 찔찔 매, 도자 라지에이더 한 번 때워 봐 얼마나 힘이 드는지 라지에이더가 내 키만 해.”
하면서 옆에 있는 기술자가 한마디 했다.
그런데 작업복으로 입고 간 옷이 구멍이 숭숭 나 있었다.
어리둥절해 있는 수동이에게 상봉이가
“그거 배터리 액 때문에 그래. 나처럼 사지(서지(서지(serge))로 된 옷을 입어야 돼. 다른 옷은 배터리 액이 떨어지고 나서 물이 마르면 바로 뚫어져.”
수동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래도 원액이 닿으며 바로 뚫어지는데 원액을 닿으면 바로 타들어가 여기 봐 옷이 타고 손목에 흉터가 있잖아 조심해야 화공약품 파는데서 사가지고 오다가 옷소매에 조금 묻었는데 이렇게 됐어.”
하면서 팔에 난 흉터를 보여 주었다.
그러니 수동이는 늘 헌 배터리 통을 하루에 한 두 개씩 닦아오는 일을 해야 했고. 담배 가게 앞을 지나 정비공장 마당에 있는 수돗가를 이용했다.
그날 저녁 희상을 죽은 상동이 만한 아이를 안고 수동이가 일을 하는 가게 앞을 서성이며 안을 들여다보았다.
다음날부터 수동이는 목이 붓고 온몸에 열이 났다.
아침을 먹으러 가서 경환에게 아파서 큰아버지 댁에 가서 쉬고 오겠다고 하고 면목천변에 있는 재운의 판자 집으로 갔다.
아파서 온 수동이의 몰골은 거지나 다름없었다.
연순이 누우라고 이불을 내어 주며
“수동아 위에 옷 벗고 줌 쉬어라.
“네 큰 어머니.”
그리고 연순이 수동이가 벗어놓은 옷을 보니 이가 보였다.
아이고, 이 녀석이 이 옮기겠다.
“수동아 너 속옷도 싹 다 벗어 내놔라. 이 퍼트리겠다.”
하며 기겁을 해서
“수동아 이 옷 입고 팬티까지 싹 벗어서 내놓아라.”
하면서 옷장을 뒤져서 재운의 팬티와 러닝셔츠를 내어주었다.
그리고 옥순을 불러서
“새 언니 하고 가서 이 옷 좀 삶아서 빨아라, 이 퍼지겠다.”
둘이서 건너 샘물가에 가지고 가서 빨아가지고 와서 빨랫줄에 널어 말려서 저녁에 갈아 입혔다.
수동이는 그렇게 하루를 더 쉬고 가게로 갔다.
그리고 틈틈이 상봉이는 하는 일을 전수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자전거 타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수동이가 짐자전거를 배우는 일을 만만치가 않았다.
안감내 옆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틈나는 대로 상봉이 연습을 시키는데 넘어지기를 수십 번 만에 겨우 골목길을 나와서 혼자 조금씩 탈수 있었는데, 다리를 건너 안암동 쪽으로 들어서서 핸들을 우측으로 꺾는 순간 좌측으로 오던 택시의 뒤 문짝에 부딪쳐서 자전거의 앞바퀴를 택시의 뒷바퀴가 타고 넘어가는 사고가 났는데, 택시기사가 내려서 막 야단을 치고 자전거를 세워서 길옆 가계에다 맡기면서
“이 자전거 좀 봐 주세요.”
하며
“아저씨 잘 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하고 비는 수동이를 택시 뒷좌석에 태우고 떠났다.
“아저씨 내려 주세요. 잘못 했어요. 네 이렇게 빌잖아요.”
하고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 택시 기사는 겁을 주기 위해 삼선교 까지 태우고 갔다가 돌려서 배터리 가게에 와서 수동이를 내려놓고 찌그러진 문짝을 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제일 나이가 많은 기술자가
“지금 사장이 없으니 다음에 오세요.”
“그럼 내일 모래 들릴 게요.”
하고서 떠났다.
수동이가 맡겨둔 자전거를 찾으러 가게에 가자 가계 주인이
“어떻게 되었어.”
“차 고쳐 주기로 했어요.”
“네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고쳐줘.”
그렇게 얼빠진 수동이는 부서진 자전거를 가게로 끌고 왔고 상봉이가 자전거포에 수리를 맡겼고 가게에서 기술자 들은
“잘 타지 그랬어.”
하면서 어찌 되었건 차 수리비를 받으러 오면 사장이 없다고 미루다가 적당히 주고 말자고 했다.
다음날 아침 수동이는 아침을 먹으러 가서 사장경환에게
“사장님 죄송합니다.”
사장은 화가 났는지 다친 데는 없는지 묻지도 않았다.
상봉이가 자전거 수리비에 얼마를 주고 차수리비를 받으러 올 거라고 보고를 했고 그 후 그 운전기사는 두 번을 차수리비를 받으러 오더니 안주고 사장님이 없다고 하니까. 오지를 않았다.
그렇게 적응이 되어가는 동안에도 희상은 가끔씩 아이를 데리고 가계 앞을 서성거렸다.
그렇게 수동이는 크게 가슴앓이를 하였는데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고
한 달이 지나고 부터는 상봉이가 하던 제너레이더 셀모터 라지에이더 떼어오는 일을 하게 되었으나 자전거 타는 일은 아직 익숙하지 않고 겁이 많이 나서 여전히 상봉이가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니 당연히 배터리가 나가서 시동을 걸어주는 일이나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부속을 떼어 오는 일을 여전히 상봉이가 했다.
그리고 가계가 어려운지 기술자 한사람이 그만두면서 월급을 달라고 하면서 사장하고 다툼이 있었는데 마침 와 있던 재혁이
“지금 돈이 없어서 다음에 오라고 했잖아.”
“아저씨는 삼자니까 빠지세요.”
“삼자라도 싸움은 말리고 흥정을 붙이라고 했어, 지금 없다는데 목이라도 뺄 거야 어쩌겠다는 거야?”
하면서 옥신각신 하다가 갔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 가계를 비워주고 건너편에 있는 신기공업사라는 정비공장 내부에 한쪽 구석으로 이사를 했고 상봉은 야전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되었고 수동이는 재운의 집으로 출 퇴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차를 탔는데 손님이 적었다.
늘 서서 한독약품 앞을 지나서 재수가 좋아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데 오늘은 떡전교에서 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재수가 좋은 날이로구나. 하면서 조금 더 가니 빈자리 까지 생겼다.
그러더니 한독약품 앞에서 버스 차부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어리둥절해 있는 수동에게
“다 왔어. 종점이야.”
수동이가 내려서 버스를 보니 50번을 타야 하는데 51번을 탄 것이었다.
위치를 보면 걸어서 가도 얼마 걷지 않으면 될 것 같았고 내일 아침에 타고나올 버스비 생각에 걸어서 가기로 마음을 먹고 개천 옆으로 길게 난 길을 따라서 걸었다.
그런데 금성초교(지금 중목초교)앞에서 발발이 두 마리가 짖어대더니 물어뜯을 것처럼 덤벼들었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하면서 도망을 치는데, 어디선가
“저놈의 개새끼가 사람 잡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기겁을 해서 다시 버스종점에서 면목동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내려서 시장 옆길을 걸어서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수동이는 연순에게
“큰어머니 어제 버스를 잘못 타서 그러는데 버스비 좀 주세요.”
“그래 네 큰아버지하고 같이 가면 되겠네. 여보, 수동이 차비 좀 내줘요 ”
아침을 먹고 수동이는 재운과 함께 출근을 하는데 재운은 올라타자마자 좌석에 앉아서 수동이에게 옆에 앉으라고 좌석에 도시락을 놓고 기다렸다가 수동이를 앉혔다.
그날도 재운은 보문시장에 도착하여 구루마에 앉아서 이삿짐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때가 지나고 있었다.
‘이 짓도 얼마 지나면 못해 먹겠군, 많은 이삿짐을 차가 나르지. 조그만 것은 택시에 실지.’ 하면서 주머니를 뒤져서 담배 갑을 꺼냈다
마지막 담배였다.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커면서 담배 곽을 꾸겨서 휙 던져 버리며 한 모금을 깊게 빨아들이며 ‘성동이가 빨리 취직이 되어야 이 짓을 면할 텐데.’ 하면서 길게 내 뿜고 ‘그나저나 수동이가 다니는 가계에 사장 놈을 애를 월급도 안주고 부려 처먹어 쌀값이라도 쥐어 보내지.’ 에이 하면서 또 한 모금을 길게 빨아 들였다 내 뿜었다.
“아저씨 이삿짐 좀.”
“예 예 갑니다.”
재운이 반색을 하며 따라 나섰다.
이삿짐을 구루마에 실고 미아리 고개를 힘겹게 끌고 올라가는데 뒤에서 짐 주인이 밀어 준다고 하지만 이를 악물고 끌고 넘어갔다.
그리고 기름시장 건너편 헌 목재상이 있는 골목 안에 이삿짐을 내려놓고 정리까지 하고 나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담배가 없었다.
‘아참 아까 마지막으로 피웠지 하며트면 담배 동냥하면서 보낼 뻔했네.’ 하면서 짐삯을 계산해 받아서 나오며 목재상에 붙어있는 허름한 담배 가게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백조 한 갑 주쇼.”
하면서 돈은 내 밀었다.
그리고 담배 가게여인과 눈이 마주치자 둘은 잠시 얼어붙었다.
희상이었다.
희상이 창피한지 고개를 돌렸다.
담배를 받아든 재운이 황망히 돌아서며 보니 희상은 만삭에 가까운 몸으로 가게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동이가 가슴앓이를 한 여인은 희상이 아니었다.
그만큼 수동이는 희상을 그리워했으나 무서우리만치 차가워져 있다고나 할까 아니면 용기가 없다고 할까?
끝내 희상을 닮은 아줌마에게 우리 엄마 아니세요. 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
원망과 그리움이 쌓이면 그리 되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얼마 후 재운은 수동이가 온지 달포가 지나자 사장에게 월급이야기를 해보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수동이는 돈을 달라는 이야기는 정말 꺼내기 싫은 추억이 많아서 그런지 용기가 없어서 인지 경환에게 월급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결국 수동이는 생각 끝에 바보같이 재혁이를 찾아가 사정이야기를 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재혁의 부인이 한 마디 했다.
“그 아주버니가 어려운데 거기서 지내니 오죽하겠어요. 당신 친구 배사장을 생각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알았어. 알았다니까!”
재혁의 톤이 올라갔다.
“따라와 임 마.”
수동이가 쫄래쫄래 재혁을 따라 나섰다.
“내가 이따가 만나서 이야기 할 테니까, 가서 일이나 해.”
그리고 재혁은 출근을 했고 수동이도 가게로 나갔다.
그 무렵 재덕은 한참 농번기로 접어들고 있었다.
영수네가 이사간 삼태골 빈집에는 방첩대가 파견 나온 분대 원 몇 명이 있었는데, 비가 와서 일손이 부족한 재덕의 논에 대민봉사 차 모내기 지원을 나왔다.
재덕이 아침부터 싱글벙글 하며 열심히 논을 썰어서 모내기 뒷 준비에 여염이 없었고 양묵도 고무래로 모내기할 논을 다듬었다.
정순은 참을 내온다. 점심을 지어온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몇 칠 후 고마움의 표시로 닭을 잡아서 분대 원들을 초대해서 대접을 하고 여기서 분대장인 평락이 정순을 누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정자 경자가 외삼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서울에 수동이는 속절없이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신기공업사에서는 전 직원에게 작업복을 한 벌씩 맞춰주어서 상봉이와 수동이도 옷을 받았다.
수동이는 그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을 하고 있었다.
아직 두 달이 넘었는데 경환은 대책을 세워주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손님이 없어서 공업사 안에서 전화가 오면 가서 부속을 떼어다 고처주고 재생 배터리도 수요가 많이 줄어서 경환이 속을 끓이고 있는 처지였다.
상봉이는 그 안에 있으면서 또래들과 같이 트랜스미션(변속기)을 탈착하여 데스크를 갈아주거나 하면서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지만 수동이는 아직 이었다.
그러다 출근을 하다가 청량리에서 내려서 물골안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첫댓글 그렇게 굿구할 것 같던 수동이의 가슴앓이가 안타 갑네요.
운명이라고 하기에는 그러나 언젠가는 만나지 않을까 기대 해 봅니다
말을 못해도 가슴에 앷혀있는 한이 없겠습니까?
그 한을 푼다는 것이 그리 쉽지 많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