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끝난 타이거풀스 토토컵 세계여자축구대회에서 브라질 중국 등 강호들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차지,한국 여자축구에 새로운 획을 그은 것.
대회기간 내내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독려하느라 마지막 중국전에선 제대로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 안종관 감독.그동안 소외 받던 한국 낭자군단을 ‘거목’으로 키워올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감격적인 우승이었는데.
▲주변에서 한국 여자선수들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이야기하지만 각 팀 지도자들이 잘 키워 보내주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여자 선수들을 8년 동안 지도,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잘 묶었을 뿐이다.
―멋진 태클이 정말 눈에 많이 띄었는데.
▲미드필드에서 상대를 저지할 수 있는 태클 훈련을 많이 시켰다.처음엔 선수들이 주저했지만 알게 되면 쉽고 몸에 배게 되니 자연스럽게 태클을 구사,강력한 무기가 됐다.내가 수비수 출신이라 시범을 많이 보였다.
―가장 어려웠던 경기는.
▲일본과의 첫 경기에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다.한일전이란 것이 모두 알다시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게임 아닌가.또한 최근 한일간에 문제도 많아 상당히 민감한 경기였다.그래서 경기 시작전 선수들에게 나머지 경기엔 신경쓰지 말고 일단 일본전을 잡자고 이야기했다.좋은 경기끝에 비기니 나머지 경기도 술술 풀렸다.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 대회가 중요한데.
▲월드컵 본선 티켓이 달려있는 대회다.한국 여자대표팀은 한번도 월드컵에 나가 본 적 없다.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됐다.비록 홍콩이 대륙에 반환된 후 중국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강적이 하나 더 생겼고 북한 일본 등이 베스트 멤버로 출전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본선 티켓을 따도록 하겠다.
―축구철학이 있다면.
▲우선 축구는 팀워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그래서 선수들에게 절도 있는 플레이와 생활을 강조한다.예를 들어 핸드폰은 10시30분 후엔 모두 끄도록 했고 이런 생활수칙을 잘 따라주었다.그렇다고 경직된 생활을 한 것이 아니다.감수성이 많은 여자 선수들인 만큼 최대한 자율적인 생활에 비중을 두었다.
―한국 여자축구는 사실 아직도 불모지인데.
▲당장 급한 것은 실업팀 창단이다.대학팀이 9개인데 비해 실업팀은 숭민원더스와 INI 두 개팀 밖에 없다.선수들이 비전을 갖고 경쟁 속에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또한 언론과 축구팬들이 조금만 국내 여자축구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지금 여자 축구에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많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