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졸업한 안동 월곡초등학교 삼계분교장. 이 학교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입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했다. 김영진 기자 solive@imaeil.com
올해 경북에서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교를 포함한 총 32개교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남울릉)이 10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교(공·사립 포함) 신입생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경북은 올해 32개 초등학교에서 입학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해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31개교)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이어 전남(30개교), 강원(20개교), 전북(20개교), 경남(18개교), 충남(9개교), 충북(8개교) 순이었다.
경북도 내 시·군별로는 ▷상주·봉화·울진 각 4개교 ▷안동 3개교 ▷포항·경주·김천·의성·청송 각 2개교 ▷영주·영천·문경·군위·청도·성주·울릉 각 1개교가 신입생 '0명'이었다.
이 가운데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졸업한 월곡초 삼계분교장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안동 예안면에 위치한 월곡초 삼계분교장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신입생이 없었다.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 학생 수는 2015년 29만7천562명에서 2022년 25만4천181명으로 감소했다. 2027년에는 약 22만7천565명에 그쳐 2015년 대비 약 23%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교육부 권고 기준으로 도내 전체 학교의 절반가량인 49.7%(475개교)가 통폐합 대상에 포함돼 있는 실정이다.
다만 경북교육청은 '초·중등학교 전교생 수 10명 이하, 학부모 60% 이상 찬성하는 경우'에만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엔 울진 기성초 구산분교와 영덕 축산항초 경정분교 등 2개교가 폐교되고, 각 재학생 2명과 4명은 본교로 전학조치됐다.
1941년 개교한 영덕 축산항초등학교 경정분교장은 1950~1960년대에는 경정국민학교로 지역 내 여러 학교와 어깨를 나란히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속된 인구 감소로 1999년 경정분교장으로 격하됐다가 지난해 기준 전교생이 4명까지 내려갔고, 올해는 신입생이 없어 폐교됐다. 박승혁 기자 psh@imaeil.com,
울진 기성초등학교 구산분교장은 전교생이 2명으로 올해 폐교됐다. 사진은 폐교된 구산분교장의 모습. 이상원 기자 seagull@imaeil.com
기성초로 전학한 6학년 황태영 군은 "1년만 더 다니면 졸업인데 전학을 가게 돼 아쉽다"며 "정든 학교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야 해 불편하고 적응을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통학차량 공동이용 사업 등을 통해 농·산·어촌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겹치며 문을 닫는 학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병욱 의원은 "저출생으로 인해 전국의 초등학교 입학생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지방일수록 그 추세가 더욱 크다. 신입생이 10인 미만인 학교에서는 나 홀로 입학식을 진행하거나 입학식 자체가 열리지 않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을 막고 지방에서도 아이를 충분히 키울 수 있도록 수도권과 지역 간 교육격차를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