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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번째이야기
"으으...으음....."
여기가 어디지...?
어제 있었던일...다 꿈인가...? 그랬으면 좋겠다. 어제 아팠던 모든일들이 꿈이였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내 온몸은 땀에 젖어있었고 비에 젖은 교복을 그대로 입은채 누워있었다.
그런데 엄청 무겁다. 겨울철 이불로 추정되는 두꺼운 이불이 5개나 내몸 위에 포개져있었다.
이렇게 두꺼운 이불을 5개나 덮고 잤는데...땀이 나는건 당연하다.
휴....그런데 여긴어디지?
"어....? 아줌마 일어났어요?"
"으앗!"
"깜짝이야... 아줌마때문에 놀랬잖아..."
"결아....? 니가 여기 왜 있어?"
"여기 우리집 인데."
"으응...? 내가 왜 너네 집에 누워있지...?"
"어제 우리 아빠가 아줌마 업고 와서
동네에있는 약국이란 약국문은 다 두들겨서 욕이란 욕은 다 받으면서도 약받아오고
옆집아줌마한테가서 이불까지 얻어온다고 지금 드러누웠어.
아줌마 다이어트쫌해라. 아빠가 죽을라고 하더라."
"머? 너네아빠..? 나한테 천사라고 그랬는데..."
"응. 천사맞아.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천사."
"응....?근데 너네 아빠는 어디계셔?"
"아줌마 옆에."
"으응...?..........꺄아아악!!"
내 옆에는 많이 피곤한지 곤히 잠들어있는 내또래 남자아이가 누워있었다.
그것도 3센티미터간격도 안되는 거리에...
나....설마....사고 친거 아니야.....?
"으으음~"
이 아이의 얼굴을 확인한 나는 아까보다 더 경악을 했다.
"너!!!너!!!왕눈이!!!"
"천사님이라고 불러.어제는 잘도 부르더니."
"혹시....혹시...어제...그...천....사....가....너...야....?"
"엉."
"......"
하나.
둘.
셋.
펑.
"꺄아아아악!!!"
'찰싹.찰싹.'
나는 마치 미친광년처럼 소리를 지르며 왕눈이를 손바닥으로 때리고 있는 중이다.
"아!!아!! 그만 때려!!아씨. 아들 앞인데 쪽팔리잖아!!!난 멋쟁이 아빠란말이야!!"
그제서야 내옆에서 머가 그렇게 즐거운지 활짝 웃고있는 결이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저기....이 아이는 너의 아들...?"
"엉."
"저기....그럼...왕눈씨는 유부남...?"
"엉. 근데 왕눈씨는머냐?"
"꺄아악!! 이거 완전 변태잖아!"
"시끄러워 곰돌아."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일어나는 왕눈이.
"너 선수아니야? 이렇게 어린 나이에 아들까지 있구!!"
"곰돌아. 배고파? 냠냠이 해줄까?"
"말까지 돌리고!! 너 왜 나 여기에 데리고 온거야!!이변태야!!"
"바보. 니가 어제 같이 있어달라며."
"그렇다고 바로 옆에서 같이 자자는 말은 안했어. 그리구 옷정도는 갈아 입혀주는게 예의아니야?
너 때문에 추워죽겠잖아.이변태야!!"
"바보야. 이 좁은방에선 붙어서 잘수밖에 없어. 나라고 발육부진 어린애 옆에서 자고싶은 줄아냐?
그리고 내가 변태냐? 여자옷을 갈아 입혀주게? 나보고 변태라고 하지마. 자기가 더 변태같은 생각 하면서!
그리고 너혼자서 이불다 덮고 잤으면서 춥긴 머가추워. 거짓말쟁이.
그리구...어제 않데리고 오려고 했는데...집도 모르겠고... 니가 울면서 제발 같이있자고해서 데려온거야.
이변녀!! 잘생긴건 알아가지고."
"우씨....."
다 맞는 말만해서 머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ㅜㅜ
"결아!! 유치원가야하니까 빨리 준비해!
매일 지각이나하고 아빠는 이제 원장선생님 얼굴을 뵐 면목이없다."
"벌써 다 준비했어. 그리고 맨날 아빠가 늦잠자서 지각하는 거잖아.
어! 버스 올시간 다되간다. 아빠 오늘은 나혼자 갈수 있어. 다녀오겠습니다."
"잘 다녀와! 결아. 차조심하고 선생님들 말잘듣구."
"아빠 잔소리꾼아줌마같아. 아빠나 차조심해.바보같이 덤벙거리다가 저번처럼 넘어지지말구!"
'쪼옥'
"다녀올게요"
"잘갔다와. 우리 사랑하는 아들."
역시..결이는 뽀뽀를 좋아하는 뽀뽀마니아였구나.
"크큭...."
"이 변녀야!웃지마!!"
"아빠보다 아들이 낫다.크큭."
"아씨.너 냠냠이 않줄꺼야."
"왕눈아 삐졌어?크크큭."
"그만웃어. 이변녀야!!"
"아씨!변녀라고 부르지마!"
"난 니이름 모르는데...."
"별인데....윤별....."
"......."
잘못본걸까? 왕눈이가 방금전 예쁘게 웃었던것 같은데.
그런데 그웃음속에 기쁨도 슬픔도 그리움도 안타까움도 뭍어나는 그런 복잡한 미소였던것 같다.
"넌 이름이머야...?"
"왕눈이."
"거짓말."
"니가 나 처음봤을때 그렇게 불렀잖아.
그러니까 넌 앞으로 왕눈이라고 불러줘. 한결같게.....
하나라도 한결같게 너에게 남아있고싶어...."
"한결같게....?"
"엉. 나는 한결같게 너를 변녀라고 부를게."
"왕눈이 너!!!"
"그래. 그렇게 예쁜목소리로 불러줘."
"...............고마워...."
"머가...?"
"방금 나보고 예쁜목소리라고 해줘서... 사실...나 남자한테 그런말 처음 들어봤거든."
"이상하다."
"으응....?"
"이렇게 예쁜목소리를 못알아 듣는거 보니까. 니가 지금껏 만나온 남자들은 다 귀머거리인가보다...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목소리인데....하루라도 않들으면 불안해지는 그런목소리인데....
넌 얼굴은 못났는데...목소리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릴 정도로 예쁘다..."
이왕이면 얼굴도 예쁘다고 해주지...
그런데 왕눈이의 말을 듣고 나니까 심장이 기분좋게 두근두근거린다.
"별아...."
"응?"
"너...앞으론 목소리같은거 다시는 절대 잊지마라.
지금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한테 니 예쁜목소리를 많이많이 들려줘라."
"으응..?"
"니가 목소리를 잊으면 심장이 너무너무 아파지는 사람이있으니까...."
"심장이 아프다는 사람 나랑 니가 아는 사람이야...?"
"응...근데 죽었어. 3년전에 너의 목소리를 그리워하다가.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영혼만 죽어버렸어..."
"머......? 그런데....나....사실....기억이 없거든.... 3년전쯤 부터의 기억밖에없어....
그래서...그사람이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그런데 영혼만 죽으면 육체는...?"
"육체는 죽고싶어도 죽을 수가없어. 죽음조차 허락받지못했거든.
그런데 그날 영혼은 죽어 버렸어. 심장이 뛰지않는 영혼이 없는 비어있는 인형일뿐이야."
"슬픈이야기다...나는 그아이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만약에 니가 그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아이한테 전해줄래?"
"응. 말해."
"이제 난 목소리가 잘나오니까 언제든지 내목소리를 들으러 와도 된다고.
그리고 그때 목소리를 들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영혼을 죽여버려서 미안하다고.
다시 새로운 영혼을 찾았으면 좋겠다고...다시...심장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
"그런데 나 말을 못하게 된적이있었어?"
"엉. 너 말못하는 벙어리가 된적이있었어. 얼굴도 못생겼는데 목소리까지 않나와서 대따 밉상이였는데."
"머!!그럼 너랑 나랑 아는 사이였어?"
"응....아니........"
"그게 무슨말이야?"
"아는사람이 였는데....모르는사람이 됐어......."
"......그럼 지금은 다시 아는 사람이네."
"안돼. 우리 이제 더이상 만나면 안돼. 오늘 냠냠이만 먹고 집에가.
그리고 이제부턴 나 만나도 모르는척하고 지나가야돼."
"......그건 왜?"
"우린 이번생에 인연이아니니까."
"그런게 어디있어?"
"운명이라는건 정해져있는거니까..."
".........."
말이않나와...무슨말이라도...운명따위 정해저있는거아니라고....
말해주고싶은데....이렇게 슬픈표정...아파보이는 표정을 지으면 나는 아무말도 해줄 수가 없잖아...
나는 왕눈이가 만들어준 볶음밥을먹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볶음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코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모르고 먹었다.
그럼 이제...왕눈이를 다시는 못보는건가....원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였잖아....
그런데 왜이렇게 섭섭하지...아까...다시는 아는척하지말라고 했을때 왜 그렇게 슬펐던걸까...?
아...그러고보니 그때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
머...이제 다신 안볼사람이니까....
그런데 왜이렇게 슬프지.....
머릿속에 왕눈이 생각만을 담은채...아까의 슬펐던 말을 담은채...
어느덧 집앞까지 와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채희의 얼굴이 보였다.
"언니!!!"
"응."
"내가 잘못했어.이제 놀이공원에 나빼놓고 가도 화않낼게.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외박하면안돼. 얼마나 걱정했는데...그리고 왜 전화는 않받아..."
"미안해.피곤해서 그러는데 나중에 말하자.나 오늘 학교 못갈꺼같아. 선생님들한테 잘말해줄래...."
나는 그렇게 채희를 지나쳐 내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발에 힘이빠져 방문앞에서 주저앉았다...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내 귀에서는 아까 왕눈이의 슬픈목소리만 귓가에서 맴돌고있다.
'그리고 이제부턴 나 만나도 모르는척하고 지나가야돼.'
'우린 이번생에 인연이아니니까.'
'운명이라는게 정해져있는거니까...'
왜...그렇게 혼자서 움츠러드는거야....
왜...그렇게 혼자서....오그라져 들어가서...작아지는거야.....
왜...그렇게 혼자서....아파하는거야.....
왜...그렇게 니마음은 아무도 들어갈 수없게 꽁꽁 닫혀져있는거야....
왜...그렇게....왜...그런말을해서 나를 이렇게 슬프게하는거야....
왜...그렇게....왜...그런말을해서 내심장을 미친듯이뛰게 한거야...
너의 닫혀있는 마음속에...내가...그자리에 들어가면 않될까...?
내가 너 행복하게 해주면 않될까......
우리 만난지 얼마 않됐지만....서로에 대해 아는건 별로없지만....
난 처음 널본순간부터....심장이 아팠어....두근거렸어....
하나님...나 어떡하죠?.....
눈이 왕눈이처럼 크고 귀여운 아이를.....
슬픈말만...아픈말만 하는 불쌍한아이를......
천사처럼 예쁘고 하얀아이를......
외로워보이는 아파보이는 아이를.....
가족이라고는 아들밖에 없는 외로워 보이는 아이를.....
냠냠이라고 부르는 볶음밥을 만드는 아이를....
자기가 천사라고 칭하고 다니는 순수한 아이를....
좋아하게 된것같아요....
그 아이를 생각하면 미친듯이 심장이뛰어요.....
그 아이는 이제부터 만나도 아는척하지말라고 했는데.....
나는 지금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걸 눈치챘는데...
우리 왜이렇게 엇갈려 버린거예요......
이게 왕눈이가 말한 운명이라는걸까요?
하나님...운명이라는건 하나님이 만드시는건가요?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그 운명 제가 바꿀게요....
사슬처럼 얽매여버린 그 운명이라는거 제가 풀어버릴래요...끊어버릴래요....
그 잘난 운명...이제 내가 만들어 갈게요....
왕눈이랑 같이 내가 만들어 나갈꺼예요...
하나님. 만약에 내가 벌을 받게 된다면 이거 하나만 기억해줄래요?
운명을 바꾸어버린 죄 보다 왕눈이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내심장의 죄가 더 크다는걸.....
첫댓글 꺄!!!별이가 왕눈이를 좋하게댓군요!!역시 본능에끌리고 잇어용
하하...본능이죠.
크크크 왕눈이 맞을때욱겨용!!꺅 별이랑 왕눈이랑이제 러브러브?근데 왕눈에 왜저캄?ㅠㅠ
ㅠㅠ아무래도3년전일땜에..
진짜 멋잇당^^별이마지막에 "운명을 바꾸어버린 죄보다 왕눈이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내심장의 죄가 더 크다는걸"꺅!!
어머...흐흐...쓰다보니까 이런멋진말이..
꺅 둘이 잘됐음좋겟네용!!ㅎ흐 근데 하늘이가 왜 이제다시아는척하지말자고해요?ㅠㅠ
3년전 사건..ㅠㅠ
결이 센스있는데! 딱 중요한순간에 피해주고!!흐흐 하늘이랑 별이 이제 잘도ㅣ는건가요?
역시 센스가 있는결이@@
깍이제둘의사랑시작?!근데 우리윤이는요ㅠㅠ
다음편에 윤이가 나와용!채율이두요!!
꺅꺅!!담편완전기대함미당!
네네!기대 해주세요!
근데 죽었다는사람 하늘이죠 왕눈이죠!!영혼이 죽었다....ㅠㅠㅠ 하늘이 심장다시뛰게 만들어주세용!!
알겟슴미당!!
하늘이가 마음열었으면 좋겟어용
ㅠㅠ저도 그랬으면 좋겟네요..하지만 쉽진 않겟죠.ㅣ.
꺅 드디어 이루어지는 건가요?
그건 담은편에도 봐주셔야아실꺼에용!
마지막에 별이 말이제일 감상 깊네용!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해욧
운명은 바꾸어가는거얌!!흐흐!! 근데 영혼이 죽엇다는아이요 육체만남은거 왕눈이죠!우리하눌이!!흐흐
영혼은 죽엇지만 육체는 살아남아야해요.
갹 별이랑 하늘이랑 러부러부
러부러부><북그..
꺅 완전조아용!
흐흐 담편도 기대해주세요..
언니 언니 재밌어 ㅋㅋㅋㅋㅋ 근데 벌써 이렇게 많이 썻구낭 ㅜㅜ 댓글도무지 많아 ㅋㅋㅋ
고마웡!!흐흐 니소설도 재밋성!크크
재미있어요~><
감사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