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전에 써놓은 여행기이므로 지금 실정과는 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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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06:00에 기상을 해서 식당에서 뷔페식 아침식사를 했는데 먹을만 했다. 다른 외국인과 중국
인도 더러 있었지만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이 많이 있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버스타고 팔달령(八達嶺) 만리장성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북경 교외에 있는 동인당(同仁堂) 한약국에 들려서 중국인 의원(中醫)으로부터 우리 일
행 모두 진맥을 받았다.
북경 동인당은 이름을 익히 들어온 유명한 한약국이어서 호기심이 적잖이 발동했다.
동인당 건물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했지만 실내는 깨끗했다.
진찰은 중국인 한의사가 팔을 진맥하는 방식이었고 그 옆에서 조선족 여종업원이 통역을 해 주었
다.
북경 용정차 쇼핑점에서와 마찬가지로 북경 동인당에서도 한국관광객들 때문에 조선족 여성들이
일자리를 갖게 되는 셈이어서 한국이 잘 돼야 해외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도 조금이나마
그 혜택을 볼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중국인 한의사는 나를 진맥한 후 나는 심장이 나쁘고 폐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여 언제 위급해
질지 모르는 나쁜 상태라고 했다. 그러니 지금 약을 꼭 써야 한다고 했다.
1개월 약값이 한화 22만원이고 3개월(66만원)은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내 몸에 그런 증상이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
정평있는 동인당에서 진맥한 것이니 근거가 없지 않다 해도 지금 당장 66만원을 들여서 약을 짓기
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한국에 가서 정밀 진단해 보고 조치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중국인 한의원은 약을 지으라고 집요하게
설득을 계속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동인당 의원의 허술한 진맥만 믿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약을
지을 수는 없어서 더 이상 응답하지 않고 나왔다.
그래도 우리 3식구를 열심히 진단해 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진맥한 한의원에게 미화 (美貨)
10불쯤 주려고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아내가 펄쩍 뛰면서 주지 말라고 했다.
그들이 장사를 하기 위해 진맥을 해 준 것이고, 약은 짓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지 약을 짓지 않았
다고 해서 돈을 주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래도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아내 몰래 10불을 그 한의원에게 주었더니 매우 고마워했다.
* 한국에 돌아온 직후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 검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했다.
검진 받느라 고생하고 돈 40만원을 썼지만 마음은 후련했다.
동인당을 나와 버스타고 약 30분쯤 가니까 그 유명한 만리장성이 나타났다.
이정표에 팔달령(八達嶺) 표시가 되어 있었다. 팔달령, 얼마나 많이 듣던 이름인가.
내가 지금 그 곳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곳에서 10분쯤 더 가니까 팔달령 만리장성 입구가 나왔다. 주차장에는 어지럽게 관광버스들이
주차해 있었고, 기념품 파는 매점들도 이곳 저곳 많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만리장성(팔달령) 입구 경관 분위기는 허름하면서도 어수선
했다. 어제 본 자금성이나 이화원 분위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국이나 일본 관광지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하기야 아직 발전하지 않은 중국 관광지를 일본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만리장성, 자금성 그 문화적 가치로 보면 일본이나 한국 유적지에 비하랴만 현실적으로 그
분위기를 너무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중국은 아직은 가난한 나라여서 문화유산 보존에 많은 돈을 투자할 입장이 못 되나 보다.
과거 우리나라도 그러하지 않았나... 앞으로 중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여 이 소중한 인류 문화유
산을 잘 보존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졌다.
어제 이화원에서 모자를 잃어 버려서 오늘 장성입구 매점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쓰는 삿갓 모
자 하나 사려고 가격을 물어 보았다. 중국 아줌마가 “한국돈 만오천원”하고 가격을 불렀다.
조금 전 버스 안에서 가이드에게 물어 보니 한국돈 1,000원이면 살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무슨
이런 아줌마가 있나 싶었다.
대꾸하기 싫어서 손을 가로 흔들고 그냥 나왔더니 아줌마가 뒤를 따라 오면서 부른다.
“아저씨, 만원” 그래도 쳐다보지 않고 가니까 “아저씨 팔천원...”그래도 그냥 갔다.
“오천원”, “삼천원”, “이천원” 까지 내려왔다.
그 때 내가 뒤를 돌아보면서 손가락 1개를 펴면서 “천원”했더니 그 중국아줌마가 어이없는지
그냥 돌아 가버렸다.
그 위쪽에 있는 상점에 가서 삿갓모자 1개 골라서는 가격을 물어보지도 않고 한국돈 이천원을 떠
밀어 주고 나왔다.
호텔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중국 아줌마가 모자 하나 팔려고 나를 그렇게 쫒아 다녔는데
돈을 좀 더 주고서라도 살걸 그랬다는 후회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게 돈 몇 천원이 뭐 그리 큰돈이라고.... 인격수양의 부족함에 부끄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만리장성으로 올라가는 왕복 케이블카 요금이 60위안 장성 입장료가 45위안 합계 105위안(한화
13,650원)으로 중국인들에게는 적지 않은 요금이었지만 관광하는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사람이 많아 장성위에서는 제대로 걷지를 못할 지경이었다.
햇빛이 따가웠지만 만리장성 북쪽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고 상쾌했다.
장성 북쪽 산을 바라보았다.
그 옛날 진(秦)나라 시대 이후 수천년을 지내온 그 산의 모습에서 지난날의 역사를 읽으며 잠시
침묵에 빠졌다. 담아 올 봉투가 있다면 장성 옆의 흙을 파서 한줌이라도 떠 오고 싶었다.
중국관광을 하면서 한 가지 뜻밖인 것은 어디서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갖고 있는 카메라가 하나도
예외 없이 모두 디카라는 것이다. 나도 디카와 별도로 구형 자동카메라를 하나 갖고 중국 갈까 생
각했는데 그것을 갖고 중국에 갔으면 중국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될 뻔 했다. 중국에서도 그만큼
첨단 전자제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만리장성 관광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어느 길옆 국영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 식당 옆에 있는 국영상점에서 잠시 아이 쇼핑을 했는데 벼락 맞은 대추나무라며 도장
파는데 한화 5만원이라고 했다. 중국 여행하면서 곳곳에서 벼락 맞은 대추나무라며 도장 파라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 왠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그리도 흔한지. 몇년전 경주에 갔다가 질 좋은 대추
나무 도장 재료 1개를 1만원에 사 온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비싼 가격이었다.
우리 일행은 그곳을 나와 다시 천진으로 이동 했다. 천진공항에서 18:30에 출발하는 장가계(張家
界)행 중국 민항기를 타야 했다.
천진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조선족 현지 가이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중국 분위기에 대
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다.
중국인들에게 비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인가? 한국인은 선망과 질시의 대상이라고
했다. 우선 한국의 삼성, LG 전자제품은 품질이 좋은 고가제품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고 현대자동
차, SK 텔레콤도 매우 알아 준다고 했다. 게다가 한국은 국민소득이 중국보다 훨씬 많은 부자 나
라이며 한국인들은 옷차림과 외모가 세련되고 예쁜 사람이 많다고 했다.
그 반면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을 못사는 나라 국민이라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점에 대해 자존
심 상해하고 분개한다고 한다.
그 외에 한국은 유교의 전통사상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국가라고 했다. 중국에는 경로우대(敬
老優待), 장유유서(長幼有序) 와 같은 전통적인 유교 윤리가 없어 진지 오래라고 하면서 한국지하
철에 경로우대석이 있어 노인에게 자리를 배려하는 것이 의아하게 생각됐다고 한다.
북경시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자주 보였다. 북경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뉴 EF-소나타와
엘란트라(한국의 아반테)가 주로 많았고, 현대 버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숙소인 호텔에서 중국 TV 채널을 돌릴 때 마다 한국 드라마는 빠짐없이 방영되고 있었다.
한류의 영향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천진으로 가는 도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그곳에서 화장실 문이 있었는데
도 중국인 남자가 문을 열어 놓고서 앉아 볼일을 보고 있었다. 천진공항 화장실에서도 중국인 남
자가 문을 열어 놓고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아내 말이 여자 화장실에서
도 문을 열어 놓고 볼일을 보고 있더라고 했다. 어떤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참 망측
스러웠다.
천진공항에서 18:30 출발 장가계(張家界)행 중국 민항기에 탑승했다. 중국에는 각 성(省)마다 국
내선 민항기 회사가 있는데, 영세한 규모의 항공사인 것이 분명해서 비행기 타기가 좀 불안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310인승 규모의 보잉기였는데 비행기가 낡아 보였다. 기내식도 부실했지만 중
국여자 스튜어디스들은 늘씬한 미인들만 뽑았는지 청순한 자태가 인상적이었다.
장가계까지는 2시간 비행기를 탓는데 기류가 좋지 않아 기체가 많이 흔들렸고, 그럴 때면 위험하
니 통로로 다니지 말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는 기내 방송이 나오곤 했다.
비행도중 어느 곳에 이르다 보니 멀리서 번개가 치기 시작했는데 번개는 30-40분간이나 계속되었
다. 번쩍이는 번개불을 바라 보며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아내는 계속되는 번개불에 위험을 많이 느꼈는지 얼굴 표정이 밝지 않았다.
나 역시 그랬지만 애써 태연한 척 했다.
2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20:30 장가계 공항에 도착했다.
장가계(張家界)는 장(張)씨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고 해서 장가계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중국 소수민족인 토가족(土家族)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그 외 백족(白族), 묘족(苗族) 들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소했다.
공항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숙소로 이동했는데, 버스를 거의 1시간 타고 칠흑같이 어
두운 골짜기를 굽이굽이 돌아 숙소인 호텔에 도착했다.
불빛이라곤 찾아 볼수 없는 꼬불 꼬불 산길을 중국인 버스운전사는 잘도 달렸다.
나도 운전을 한지 10여년 되지만 저런 산길을 저렇게 달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어서 긴장된 마음을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풀 수 없었다.
3성급 호텔인 이 호텔은 정원이 넓고 아름다웠다. 호텔은 옛날 중국 산속의 장원 같은 모습으로
조용하고 공기도 맑아 쾌적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은 객실내 냉장고가 없어서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없었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피곤했던지 바로 잠이 들었다.
첫댓글 수호천사님 수고 하십니다. 려행하시느라 고생했을것이고 인제 또 글 올리느라고 수고 많아요. 덕분에 함께 유람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수호천사님의 중국려행기 감명깊게 보았어요. 보이는 그대로 생각그대로 아주 실감나게 쓰셨네요. 저희들도 중국려행은 자주 다니지만 수호천사님께서 말씀하신것과같은 비슷한 현상이 많았어요. 4년전에 쓰신 글이라니 리해는 가요. 지금은 이전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아직도 부분적 지구에는 차한점이 많아요. 수호천사님이 올리신 글을 읽으면서 중국공민으로서 어딘가 모르게 난처하고 얼굴도 뜨거워나요... 확실히 문명건설에 모를 박고 시민들의 문명의식을 크게 개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해 제가 향항, 오문에 다녀왔는데 정말 탄복이 가는것이 있었어요. 향항의 시민들이 그 어디에가나 너무도 문명한것이였어요...
재밋게 읽고 있습니다. 하회를 기다립니다.
중국여헹기 잘 보았습니다. 장가계여행을 기다려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어요
수호천사님 대단히 수고 많이 하셨네요님의 고운 흔적 감사 드리며 감하고 갑니다 닉네임참이뻐유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님의 여행 즐겁게 읽었습니다.물건의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고 중의원에서 진단하고 약 사라고 하고 가이드가 꼭 그곳에 들립니다.그래야 커미션이 나오기에 약사가지고 나와도 한국 인천공항 세관 검역대에서 X-Ray 판독에서 바로 나오고 전량 압수당하고 페기 처분합니다.안 사시길 잘 하셨습니다.중국은 거대한 땅이고 성마다 다 달라서 절대 무었 살려면 인민 백화점을 이용 하시면 됩니다.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가이드는 절대 못가게 하지요 안전을 책임 못진다고 한국인 돈 많으니 바로 강도 당한다고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2-3명 같이가면 됩니다.상해 홍구공원에도 무료 화장실은 문도 없고 그대로 보는 앞에서 하나도 부끄럼 없이
일보고 그러드군요. 유료화장실을 이용하면 되고 유료는 비교적 깨끗했습니다.가진자와 못가진자의 차이를 두고 있드군요.버스타는것 보세요. 서로 타려고 우~~ 몰리고 질서 아직 멀었어요. 우리나라도 예전엔 그랬잖아요.중국서 싸움을 흉기를 들고 내쳐서 피가 터져도 말리는 사람이 없어요. 그저 모두 구경만 하고 서있지요. 한국 같으면 누가 달려들드라도 싸움 못하게 말리는데..중국은 남의일에는 간섭을 안 한다고 합니다.사모님 말씀 잘 들으셨어요~~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