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아, 오늘은 수영고모방 가서 자거라"
"왜 내 방에서 재워? 가뜩이나 좁은데."
"오늘 지애가 피곤한가봐. 이해해줘 누나~"
"여리랑 나랑 눕기도 좁은 방에 애를 재우면
쓰나? 다별이 방 가서 재워."
"아 언니! 우리방도 좁아!"
"아 진짜 고모들 인심이 너무 쓰다."
"여보, 그만해요. 내가 엄마니 내가 재울께요."
남매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급히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온 지애가 덥썩 혈이를 안고
싸움은 실랑이를 중재했다.
"동서, 항상 모든 일이 시작전의 오도록 해.
우리가 왜 조카라도 개인적인 시간까지
포기하면서 애를 봐줘야되지?"
"아닙니다, 형님. 죄송해요. 앞으론 이런일
없을거예요."
순진한 지애. 지애는 고아이다. 어려서부터
현후의 아내로 점찍어 놓았었다. 시집도 빨리
온 것이다. 지애는 허둥지둥 우는 혈이를
달래며 현후의 옷깃을 잡아 당겼다.
"여보, 들어가 자요."
"에휴~"
현후는 마지못해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그러자 나란히 누운 지애가 말했다.
"여보, 내가 우리 혈이 잘 키울테니 걱정마요.
수영형님은 특히 바쁘신 분 이란거 잘 알잖아요? 우리가 한가하니 애 보는건 당연한거죠."
"알았으니 그만 자. 안 그래도 소율이 솔련누님이 대려간거 때문에 우리도 딸 갖고 싶어졌다고."
"둘째는 아직 낳지 마요. 혈이 다 키워야죠."
"어쩌나? 동생들 대학도 보내야되는데.. 부모님은 내가 장남이라고 나한테 기대가 크시네. 저 꼬물이들 언제 대학 보내냐?"
"그렇죠. 이 상황에 둘째는 무리예요. 우리가 벌어서 얼른 아가씨들도 독립 시키자고요."
이 말을 엿듣던 복순은 문을 벅차고 들어와
지애의 뺨을 후려쳤다.
"네 이년! 아가씨들 독립을 니가 왜 시켜?"
"아.. 어머님."
"엄마, 하지 마세요."
"현후야, 혈이애미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데 난 네 동생들 다 내가 키울테다."
59세 복순은 며느리의 머리끄댕이도 잡으며 비틀었다.
그러자 현후는 어머니를 품에안고 말렸고,
지애는 엉엉 울었다. 그러자 다별이가 달려나와
지애를 다독여주었다.
"아이코.. 새 언니 울지 말아요... 우리 엄마 이해해요..
우리를 너무 아끼셔서 그러는거니까."
"아가씨..."
"엄마도 오빠말좀 들어요. 하나뿐인 며느리잖아요."
"그래 다별아 새언니좀 잘 달래드려. 내가 엄마 말릴테니."
"알았어 오빠."
시끄러운 소리에 아버지와 솔련이도 달려나와
웅성거렸다. 월아와 여리도 마찬가지였다.
"엄마.. 그만하셔요 현후도 힘 빠지겟어. 내일 출근해야
되잖아요"
"큰누나, 엄마가 많이 힘드신가봐."
"알아. 우리엄마 늘 힘드시지. 아버지,어쩌죠?"
"니네 어미는 알아서들 말리거라. 형제가 14명인데 엄마정돈 케어할줄 알아야지. 아버지는 바쁘다."
"아휴..아빠도 참. 아빠 와이프잖아요"
"이젠 거의 40년을 살아서 친구나 다름없지. 니네 낳고
니네엄마도 맘고생 심했으니. 지애 넌 오늘 일 잊거라.
원래 우리집안 외며느리는 그렇다. 아직 현후빼곤 다
미혼이라 그런거다."
"네.. 아버님 괜찮아요.들어가세요."
"동서, 우리 엄마 맘 고생 시키지마. 내가 장녀고 부모님
대신해 가장이야."
"네 그럼요."
다별은 솔련을 따로 옥상으로 불러 이야기 했다.
"솔련언니, 아무리 그래도 지애언니한테 너무 뭐라그러지말아줘. 얼마나 답답하겠어 혈이가 얌전한 편도 아니잖아."
"알아, 다별아. 그러나 언닌 이 집안의 장녀라 엄마아빠를 대신해 할 도리는 다하는것 뿐이야. 지애한텐 추후에 다시
이야기 할 거야. 사과도 할 거고."
"응.. 난 솔직히 여동생들 머리도 잡아 본적 없는거 알잖아."
"그치. 알아. 지애도 우리 식구인걸. "
솔련은 한숨을 내쉬며 다별과 함께 거실로 내려왔고
거실엔 수린이와 영현이가 두 사람을 반겼다.
"솔련언니, 지애한테 뭐라고 했어?"
"수린이 너 안잤구나. 영현이 넌 또 이모 왜 깨웠어?"
"내가 안깨웠어 엄마. 이모가 깬거야."
"언니, 지애 겁에 질려 있는거 모르지? 집안을 이렇게
한기가 느껴지게 만들면 어쩌잔 거야?"
"수린언니, 아무리그래도 큰언니한테 너무 버릇없잖아"
"다별아, 큰언니도 우리 언니고 지애언니도 우리 언니인거
알 잖아"
"알아! 그래도 너무 뭐라 하면 체면 너무 구기는 거잖아.
내가 뭐라고 했으니 더 뭐라 그러지말어."
"이모들, 무슨 일인진 잘 모르겠으나 너무 시끄러워서
깬 거야."
"미안하다 영현아. 소율이랑 여리좀 돌보고 있어라.
이모들 끼리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
"무슨 일들이야?"
현화도 방문을 열고 나와 자매의 표정을 살폈다.
"어, 현화야.. 일이 왜 이리 커지니?"
"무슨 일이야 솔련언니? 얘들은 왜 나와있어? 수린이
다별이 방 들어가서 자도록 해."
"현화언니, 지애언니가 너무 불쌍해."
"다독여드려.큰언닌 내게 맡기고. 현후오빠도 영 마음이
석연찮겠지. "
"에이."
첫댓글 가지많은가지에 바람잘날 없다지요ㅎㅎㅎ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