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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안오는거야대체!!!"
.........
"아,무슨일있나?"
........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난건 아니겠지?"
..........
"아 제발 전화좀 받지!!!"
그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꼬박4시간을 기다렸다.
혹시나 늦게일어난걸수도 있고, 약속을까먹은걸수도있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놔 못봤을수도있는일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4시간이 흐른후, 결국나는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야했다.
"다녀왔습니다"
"아..왔어?데이트는잘했고?"
"아니 그냥뭐..피곤해서 나먼저 들어가서 쉰다"
아무리그래도 4시간이나 기다렸다는 말을 할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4시간동안 거기서뭐했냐며 타박을들을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람맞은게 무슨
자랑도아니고, 그걸뭣하러 말하겠는가. 내가모르는 무슨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하는마음에 휴대폰을 열어봐도 전화도 문자도 한통도 와있지않았다. 제기랄
이거완전 생긴것만 휴대폰이지, 시계대용이라니까.
"후......그래,이럴수도있는거야. 이럴수도있는거라고"
그렇게 나는 애써 불안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잠에들었다.
-
"4일째네....."
4일째다. 그 꿈같던 한승현의 품도 이젠 기억도 나지않는다.
아니,정말이지 얼굴도 가물가물하려고 한다. 한번도 내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시내에서 한승현을 봤다는 우리반애들도 꽤나 있었다. 그런데 왜 내눈앞에는 나타나지 않는이유가 뭐냔말이야!
한승현이 나타나지 않는것보다 더짜증나는건, 한승현을 봤다는 말에 안심을하는 내자신이었다.
혹시라도 무슨일이 있는가 싶어 매일같이 가슴졸이고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
"그렇게 계속 안나타나면 내가 찾아가는수밖에없지"
"뭐? 너어디가는데!!"
의자에서 벌떡일어나 교실을뛰쳐 나와버렸다. 자습시간이라 당장은 혼날일도 없다.
내일일은 내일걱정하면 되는것이다. 혼나면 혼나는거지뭐.
-
"여기에서 기다리다보면 한번쯤 마주치겠지"
시내번화가 주위에 있는 오락실 앞에 퍼질러앉았다. 그래, 시내에서 봤다면 아마 이부근일것이다.
이곳이 제일번화가 니까 말이다. 그래, 한번쯤은 만날거야.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혹시나 만날까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런순간까지도 한승현을 보고싶어하는 내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까짓것 별로 신경쓰지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자 학생들이 점점많아졌다.
지금이 4시니까.....게다가 오늘은 한승현네 학교에 야자도없는 날이니까. 만날수있을지도몰라.
.
4시에서 5시, 5시에서 6시가 되어도 한승현은 보이지않았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긴 했지만 곧 관심을끊고는 자기갈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그렇게7시가 될때까지도, 한승현은 내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어, 너 여기서 뭐하냐?"
내 바로앞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숙이고있던 고개를 들었다. 혹시나 한승현인가, 하는 바램에서였다.
물론 말투도 목소리도 달랐지만- 혹시나 한승현친구가 아닐까, 하는생각이었다.
"쳇,뭐야"
"뭐야 그 실망한듯한 눈빛은?"
이민재였다.
"누나지금 바쁘거든, 그러니까 이제그만 니갈길가렴"
"바쁘기는. 너 지금2시간넘게 이러고있잖아"
아니 이녀석이 내가지금 2시간넘게 이러고있다는걸 어떻게 아는거지?
민재는 퍼질러앉아있는 내앞에 따라앉았다.
"하여튼바빠. 니가모르는 바쁜일이 있어"
"여자가 차가운데 앉으면 몸망한다-_-?"
"못하는말이없어, 망하긴뭘망해? 그리고 그런건또 어떻게아냐?"
"다아는수가있지"
민재는 씨익 웃으며 내옆에 앉았다. 휴, 이놈에게 터어놓아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
같은학교인데, 혹시라도 내얘기를듣고 한승현에게 말해주지않을까?
"근데 너 여기서뭐하냐? 집에안가?"
"안가.누구기다리는 사람있어서"
"너왕따잖아"
"우씨!!! 왕따아니거든?웃기는 짬뽕이야 정말"
왠지 꽁꽁얼것만 같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는듯하다. 역시이놈은 나하고 쿵짝이 잘맞는다.
"누구기다리는데. 왜이러고있는지 말해봐"
"너한데 말해준다고 팡!하고 나타나는것도 아닌데뭐. 내입만아프지"
"하여간, 왕빈약에 왕소심이야"
"으씨, 자꾸 빈약빈약할래? 뽕넣고 다니는것보다 솔직하고 좋잖아!!"
나와 민재는 또다시 뽕브라 얘기를 화제에 올렸다. 오락실에는 꽤나 많은 학생들이 들락날락 거리며
민재에게 아는척을 했지만 민재는 그럴때마다 슬쩍 쳐다보고 손만들어주고는 다시 나와 얘기를 하곤했다.
간혹가다가 ..아니 꽤나자주 여학생들이 부러운듯한시선으로 바라보긴했지만
뭐별로 신경쓰이지는않았다. 내가이놈과 사귀는것도아니고, 뽕브라얘기를하는데.
부러우면 불러서 너희도 같이 뽕브라얘기하자고 하고싶을정도였다.
"알았어알았다고. 뽕안넣고 다녀서 참, 솔직하다"
"진작에 그렇게 나올것이지"
"알겠으니까, 여기서 이러고있는 이유나 좀 들어보자고"
"뭔...이유-0-"
"모르는척할래? 내가너보다 훨씬먼저 시내에 나와있던거아냐?"
"짜식이-_-땡땡이쳤구만?"
"그러는너야말로. 4시면 수업덜끝났을때아니었던가"
"그래그래, 너잘났고 나못났다. 그러니까 별로 얘기하고싶지않아"
나는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민재도 더이상 캐물어오지 않았다. 그냥 민재는 옆에앉아
날 계속 보고있었고, 나는 그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을뿐이다.
"그러면"
"........."
"내가말하는거 맞으면 고개 끄덕끄덕하고, 틀리면 고개저어. 그건되지?"
"쳇,내가무슨 말못하는 벙어린줄아나?"
"싫으면 직접말해주던가"
"아우됬어, 빨리 말이나해봐"
"너"
나는 민재가 무슨말을 할까 가슴을 졸이고있었다. 가슴이쿵쿵댄다.
이건꼭 거짓말을하고 들킬까 겁내하는 아이가된 기분이다.
"지금기다리는 사람 한승현 맞아아니야"
"..........."
"왜 대답안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럴줄알았어. 만나기로 약속한거야?"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제기랄,내가왜 이녀석의 말대로 대답을해주고있는거지?
게다가 대답을 해줄때마다 드는 이 비참한 기분은뭐란말인가. 꼭 아무에게도 말한
아주 창피한 비밀하나를 들킨것만 같은 기분이든다.
"힘들어?"
아니.........
"아파?"
아니.....
"보고..싶어?"
보고싶냐는 민재의 말에 나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목이 꽉,하고 조여오는 느낌이고 심장을누가 쥐었다폈다 하는듯 욱신대고, 눈이뻑뻑해졌다.
"병신"
"......."
"거짓말하면 벌받아"
거짓말처럼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뚝뚝 흐르던눈물은 이젠대놓고 흐르기 시작했다.
거짓말이었다. 보고싶고,아프고 힘들다. 이런기분이 처음이라 이상하다. 내가왜이런지도 모르겠다.
그냥, 몇일동안 한승현을 못만났을뿐인데 그게 너무가슴이 아팠다.
나에게그는,벌써 이만큼 큰존재가 되어있었는데 그에게 나는 지나가는 사람중의 한명이었을까, 하는생각이
마구 치솟아올랐다.
내가 아무말없이 눈물을 흘릴때, 민재는 아무말않고 나를 보더니 입고있던 자켓을 머리위에 씌워주었다.
분명 지나가던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겠지만, 그 자켓덕에 나는
아무도 볼수없었다. 정말,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일이었다.
-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울었다.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될때까지 그렇게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있었을때, 벨소리가 울렸고- 나는아무생각없이 전화기를 받아들었다.
"......여보세요"
-........
전화기 반대쪽에서는 아무런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혹시나,혹시나 하는마음에 가슴이 쿵쿵대고
눈물이 더 주체할수 없을만큼 흘렀다. 혹시나 울음소리가 새어나갈까 입을 세 게 틀어막아봤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다.
"한....승현..?"
-내일만나
"너..여태뭐한거야!!왜전화안받아!!왜 내눈앞에 안나타나는건데!!!!"
-내일만나..내일
"내일...내일은정말로..."
-어. 그러니까
"..........."
-그만울어. 울면더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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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클릭해주신분들도 감사합니다!
항상 제가 리플달아주신 분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는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정말루 진심으로 킹왕짱으루여!
손팅 알러뷰 몰몰
첫댓글 우왔!!!!1빠입니다~ㅎㅎ 승현이가 왜 지민이를 안만나 주는걸까요?ㅠㅠ 담편 기대할꼐요~
유츠리*감사합니다리플!음~조금더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아시게될거에요!
아궁금해요 ㅠㅠ!!!!!!
해쯔르*리플감사드려요ㅎㅎㅎ
ㄷㄷㄷㄷㄷ 늦어서정말정말죄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