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한 10년가까이 일한적 있는데
진짜 경로당은 작은 규모의 사회나
다름 없어 특히 내가 마지막에
일한 곳은 1인 가구 위주로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곳이라 거기 어르신들은 다 혼자
사는 분들임
근데 거기서도 가만보면
서열 있고 겉도는
분들도 있고 그렇다..
서열은 어케 정해지냐?
자식이 자주 찾아오고
돈 잘 쓰는 어르신이나
혹은 왕년에 돈 잘벌거나 존경 받는
직업군 가져서 노후가 탄탄한 어르신..
(ex 김씨가 예전엔 교수였대
황씨가 부동산 알짜배기라더구만
저 형님 큰아들이 시의원이랴)
근데 그마저도 가장 큰 서열의 키는
자식임...
+ 왜 자식이냐??????????????????????
본인 직업 탄탄해봐야 지금
가진 쩐 없으면 무소용..
김씨가 예전엔 교수였다는데
자식 사업 도와주다 개털됐대~!
잘나가는 사업가였다는데 주식으로
나락갔댜~ 응 현재는 돈 없대~
과거 어쩌고 저쩌고 오매
근데 지금은 별로 윤택하진 않은가봐
아 그래?
근데 자식은?
지금 현재진형이잖아...
내가 과거 직업이 뭐였든
뭘했든
현재 잘나가는 자신이 현재
진행형으로 돈쓰고 챙겨준다?
우와 부럽다 잘나가는 형님~
되는 거임
여기서 형님 호칭은 남녀 똑같음
할머니들도 서로서로 형님이라고
하지 언니라고 안함
남자할배들만 겨냥해서 쓰는 글 아님
그리고 오히려 경로당은
여자가 더 활발함
왜?
할배들은 그놈의 자존심
서열문화 이런거 땜에 애초에
경로당 안오고 독고다이로
혼자 놀거나 1호선이나 탑골에 있거나...
이런 경우가 많아서!
보통 경로당은 할머니방 할아버지방
일케 두곳으로 나뉘는데...
내가 있던 곳 모두 할머니방이
인원수가 압도적이었음
10명 기준으로 할머니 방에
7-8명이라면
할배방은.... 3-4명 있을까 이정도...
암튼!
그렇게 부모님 기 세워주려고
주기적으로 자식들이 와서 인사하고
같이 나눠 드시라고 귤이나 떡 박스로
들이미는 어르신 자식들이 있음
그리고 복날 때 경로당 어르신들
싹 모셔가서 삼계탕 한그릇 씩 돌린다던지..
+ 모든 곳이 그런 곳은 아닌데
상황에 따라서 경로당에 모여서
점심을 다같이 만들어서 먹는
분위기인 곳도 있음!
그런 경우 자식들이
점심 때 같이 반찬 해드셔라~
하고 생선 한박스...
(요즘은 왜 낱개로 뼈 발라서 굽기만
하게 나오는 생선들 잘 나오잖아 이런거)
불고기나 이런거 재워서 한통
보내기도 하고 김치? 말모고...
어떤 할매는 집에서 딸이랑 직접 국물
냈다고 콩국수 만들어 오기도 하고 그럼..
우리 엄마/아빠 생신이라 밥 한번 쏠게요
이것도 많음...
어떤 할매는 손자가 첫 알바한 돈으로
할머니 경로당에 다과회 열여줘서
뒤집어 진 적 있었음
(떡 케이크 음료 그리고 두고두고 두시라고
초코파이 같은거 여러상자)
자식도 아닌 손자가?
와 할매 좋것네!!!!!!!!!!!! 할매 잘 챙기고
다정다감한 손자 있어서 부럽네!!!!!!!!!!!
이런 어르신들은 자식 파워 등에
업고 기세 당당하셔서 경로당에서도
주도권 쥐신다...
목소리 짱 크시고 뭐만하면
우리 자식한테 어쩐다 이른다
이러시기도 하고 TV 리모컨 주도권
이런걸 갖고 계시기도 함..
앞서도 썼지만 과거 내가 뭐였든
지금 내 면을 세워주는 건 자식인
경우가 대다수라서...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자식이
방문 소흘히 하거나 사연이 있어
아예 찾아오는 자식이 없거나
이런 분들은 겉돌고 좀 소외감을
느끼시지....
아예 대놓고 넌 자식이
코빼기도 안뵈냐? 하고 면박 주기도 함..
관리소 직원은 철저한 을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간섭해봐야
나만 X되는거라 거의 상관을 안하지만
그래도 싸움 나면 가서 뜯어 말리고 한다...
자식 배틀로 시작해서
결국 머리채 잡는 잡는 일도
분기별 이벤트임.....
저 할매할배가 말을 섭섭하게 했다
웃기시네 니가 먼저 그랬자나!
도돌이표
서로 다시는 경로당 안오네 마네
하고 파워 좀 있는 어르신은
저거 다시는 발 못붙이게 한다고
난리 난리..
그럼 우리도 가서 말 들어 드리고
중재하고 그럼 그리고 경로당
내에서도 약간 책사같이 중간에
중재자 역할 하는
어르신이 말 잘해서 다시 잘 놀게
하던가 아니면 자식이 와서
우리 엄마나 아빠 잘 좀 봐주십셔 하고
뭐라도 쏴야함...
물론 안그런 곳도 있겠지만
내가 겪은 곳은 빼박이었음
자식이 엄빠가 울고불고 나 못산다
이사 갈란다
하는 전화 받고 우리한테 전화와서
무슨 일 있었냐 물으면
우리는 아이고 그게... 하면서
전후 사정을 브리핑 드림......
그럼 그 자식이 제가 일간 찾아뵐게요
하고 며칠 뒤에 와서
경로당 어르신들 회식 좀 한번 하라고
경로당 대빵한테 (나라에서 주는 경로당
지원금 통장 관리하는 분 있음)
돈 봉투 들이밀던가
근처에 어르신들 잘가는
삼계/설렁/흑염소/각종보양 탕집 이런데
예약해서 싹 모시고 가서 밥 사드림...
(고기는 이가 약한 분들이 많으셔서
보통 회식 메뉴로 국물류 선호하심..)
그럼 화해 완료...
물론 앙금이야 남겠지만
내 뒤에 자식이 이렇게 든든히 버티고
있다? 이런것 만으로도 그 어르신을
함부로 못하는 그런게 생김..
내가 이 일하면서 느낀건
내가 그래도 택택하게 돈 벌이를
해야 나중에 우리 엄빠 기 안죽고
사시겠구나 이거였음...
물론 경로당 안가면 그만
이겠지만
우리가 노년층이 됐을 때랑
달리 지금 노년층들은 딱히
여가를 보낼 문화가 적당하게 없으니까
경로당 의지도가 높을 수 밖에 없음 ㅠ
그리고 경로당에서 생각보다
많은 걸 하기 때문에!
우리 생각에야 가서
시원한 / 뜨듯한 방에서 떠들며
고스톱이나 좀 치며 티비 보는거 아니냐?
하겠지만
구구팔팔강사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사세요옹~이뜻)
같이 어르신들 율동같은 건강체조
나라에서 지원해줘서 무상으로 가르쳐
주러 오는 강사도 일주일에 한번씩 오고
동네 지자체 복지센터 같은데서
잔치 열어주기도 하고
무료 노래강사가 다녀가기도 하고
경로당 무료 봉사로 미용해주러
오는 분들도 있고
암튼 소소한 이벵 이슈
즐길거리가 많음....
당일치기 여행도 다녀 오기도 하시고
(물론 물주는 따로 있음
홍보 업체나 누군가를 낀...)
저 으르신~! 누가 경로당 마다
돌리라고 쌀 기부하고 갔어요~ 하고
주민센터 직원들이 쌀 갖고 오기도 하고
그러면 그걸로 두고 두고 밥을 해먹냐
아니면 떡을 해서 나눠 먹을 것이냐
등등...
암튼 그렇다는 것이다..
첫댓글 우리나란 끝까지 서로 비교하다가 가는구나... 숨막혀ㅠㅠ 내또래들 늙으면 자식 없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이젠 뭘로 싸우려나
생각만해도 피곤하네
동생 봉사 갔을때 거기서도 왕따시켜서 충격이라 했는데...
그래서 울 할머니 경로당 가기 싫어하셨구나 서열질 하는 꼬라지 보기 싫어서 ㅋㅋ..
울할머니도 생전에안가셧음...
거기서 겪은 얘기해주셧는데
진짜못된어른들많아..
진짜 경로당에서도 왕따시키는거 비일비재해
나이들어서도 똑같음
경로당 안가야겟다.. 지금있는 비혼친구들한테 잘해야지ㅠㅠ
경로당 담당 공무원 보면 진짜 초등학교 교사랑 똑같음… ㅋㅋㅋㅋㅋㅋㅋ 싸움도 중재해야지 왕따문제도 해결해달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