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재. 오늘로 찡이 떠나고 치르는 공식적인 의식은 끝이구나. 이제는 매년 찡이 떠난 날 치르는 의식만 남은 셈인가.
겨울의 길상사는 쓸쓸했다. 49재 때는 수능 시험을 앞둔 날이라 기원의 기운으로 절이 터질 것 같더니 오늘은 그런 날이 있었나 싶게 산산하다.
오늘을 보내고 나니 49재를 지나 100재의 의미를 알 것 같다. 49재까지는 떠난 자의 극락왕생을, 100재는 떠난 자를 추모하는 것이라는데....이게 기가막히게 남은 자의 마음과 들어맞는다.
찡이를 떠나보내고 49재 정도까지는 정신상태가 심하게 불안한 것을 스스로 느꼈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고.....떠난 찡이를 위해 무언가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다. 누군가 앞에서 몸을 구겨 고개를 마룻바닥에 쳐박고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런데 100재 즈음인 이제는 웃으며 찡이 얘기를 가족 이외의 사람과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내 마음의 평안이 찡이에게, 찡이 마음의 평화가 내게 닿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것들이 다.........남은 자가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죽음이 두려운 건 이별때문이지만 찡이랑 만날 것을 믿기 때문에 이젠 두렵지 않다. 죽음은 그저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 낙엽이 떨어지면 눈이 내리는 자연의 순환일뿐. 다만 이 작은 집에서 숨바꼭질을 할 때도 언니를 잘 찾지 못하는 찡이가 그곳에서는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찡, 천국에서는 언니를 잘 찾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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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동물행성 원문보기 글쓴이: 더불어밥
첫댓글 틀림없이 밥님을 비롯해 밥님 가족들을 찡이가 찾을 수 있을겁니다..몸을 구겨 고개를 마룻바닥에 쳐 박고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는 밥님 글에 공감이 되면서도 마음이 참 아프네요..그리고 찡이는 틀림없이 밥님을 비롯해 밥님 가족들을 쉽게 찾을 겁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요.
못찾으면 찡이가 아니지요....저는 종교가 다르다 보니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다 이해할수는 없지만, 밥님의 마음이 조금 편해지셨다니...이제 찡이이야길 하실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찡이 눈이 초롱초롱 빛을 발하느느걸 보니 언니를 잘 찿을수있겠어요. 100재가 그런의미를 갖고 있는줄은 몰랏어요. 49재를 치르면 끝난줄만 알았죠.
저도 찡이가 이리 보고 싶은데 밥님과 가족분들께서는 어떠실까~감히 저는 생각도 못하겠지요~~
밥님^^ 찡이도 밥님과 가족분들을 잊지않고 언제나 함께하고 있을거여요~~김찡은 영원한 막내아들이잖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저 초롱초롱한 눈빛이 ..당근이지...라고 말하는듯..어쩜 밥님 옆에서 꿀잠 자고 갔을지도....
새삼 찡이가 준 삶의 의미와 찡이존재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얼마나 소중한 가족이었는지... 마음으로 편안하게 놓아준다는게 이런 거겠지요. 오래도록 맘 한켠에 남아 더불어밥님의 일상을 함께 하고 밥님이 삶을 다한 후엔 틀림없이 반가이 마중나와 줄테지요. 깊고깊은 사랑의 끈이 그렇게 이어지라고 기원 드립니다.
49재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100재...정말 그런거였군요..
이곳에서 많은것을 알게되네요..
나이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행복, 이별...
그리고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찡이는 식구들의 체취를...사랑을...마음을... 천국에서도 결코 잊지않고 있을겁니다.
참으로 복도 많은 녀석....^^
찡이가 부러 못찾는척 하신 거 아시죠. ㅎㅎㅎ. 숨박꼭질 재미나게 하려고요. ㅎㅎㅎ. 사진 딱 보이는데 아...심장이 울렁합니다. 우리 찡이대왕.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