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과 출신으로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홍순훈 동문이 새로이 두 권의 저서를 세상에 내어놓았다.
한달 여 전에 있었던 최갑순 동문 혼가에서 만난 홍 동문, 저서 두 권을 주면서 절대적으로 마로니에 홈페이지에는 출간 사실을 알리지 말라 달라고 당부하였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세상에 책을 출간해 놓고 알리지 말라는 말은 모순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근 한달간 심사숙고한 끝에 홍 동문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여기 홈에 소개하기로 결심하였다. 홍 동문이 약속을 어겼다고 화를 내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꾸중을 듣는 도리밖에는.
한권은 <엽기세상>이고, 다른 한권은 <대한인적자원국>이다.
<엽기 세상>은, 홍순훈 동문이 기왕에 발표한 바가 있는 <엽기 세상> 씨리즈의 제 3탄이다. 일종의 세상 비평서이다. 자료가 새로워졌고, 글이 훨씬 더 다듬어졌으며, 세상을 보는 눈이 한결 더 날카로와진 것같다. 그가 이 책에서 휘두르는 무궁무진한 자료와 집합과 분석에 의한 세상 비평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타고난 글쟁이에다가, 날카로운 분석 수집가적인 안목을 아울러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한번 잡으면 놓은 수 없는 재미를 주는 것 같다.
<대한 인적 자원국>은, 주로 노무현 정권 하의 세상을 비평한 것으로 흥미를 더욱 돋운다. 홍 동문이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사이트에 올린 글들을 모은 것이다. 특히 이 책은 비매품으로 되어 있어서 출판사 사장인 홍 동문이 무슨 이유로 이 책을 써서 출간해 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게 한다. 영업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써서 출판했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홍순훈은 그만큼 여유작작한 사람이고 그야말로 은사이다.
은사와 기인이 많은 우리 문리대, 그만큼 창조적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홍순훈, 우리 모두 그런 면이 있지만 은자적인 자세로 세상을 관조하는 일종의 은사이다. 세상에 잘 모습을 나타내지 않지만 가슴과 영혼 속에는 불타는 정열을 간직한 분이다. 그가 책의 서문에서 쓴 것 처럼, 몇 백년 몇 천년이 흐른 후에, 어느 후손이 이 21세기 초두의 서울과 서울 사람들은 이러했구나 하고 읽어 준다면 자신은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두 권의 명저를 출간하신 홍순훈 동문에게 높은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