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론은 어렵습니다.
‘텍스트성’이라는 말도 낯설었고,
간단하게 말하기 쉽지 않은
‘텍스트’라는 말부터 나를 혼란스럽게 한 것은 틀림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낯설고 불편한 이들의 글쓰기가 어렵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읽으면서 ‘해석’이라든가, ‘기호학’에 관한 것,
‘해체론’의 언어나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
해체론에서 말하는 철학과 과학에 대한 것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오히려 정리한 것이 더 복잡해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살면서 늘 마주치는 ‘물음’이라는 문제,
특히 ‘성찰의 차원에서 묻기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적지 않은 수확이었습니다.
늘 ‘대답하는 것은 어리석음이고 묻는 것은 슬기로움’이라고 말하면서도
언제나 먼저 대답부터 하려는 아직 벗어놓지 못한 내 어리석음이
좀 더 또렷하게 얼굴을 내민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무모한 책읽기와
그 읽은 책에 대해 정리를 했지만
정리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서 오히려 숙제만 더 끌어안게 된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일이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지만은 않았다고
스스로 대견해 한다는 말,
그리고 꼭 소개하고 싶은 철학에 관한 말이 있습니다.
“철학의 임무는 생각하기에 있다. 생각하기는 질문하기이다.(80쪽)
철학은 그 자체를 질문하는 ‘지각적 신념’일 뿐이다.
철학이 신념인 까닭은 의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91쪽)”
이 말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철학이 갖고 있는 과제를 간단하면서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남은 숙제 앞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해야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좀 더 분명하게 하면서
읽고 나서 정리한 것을 소개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