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여도 안됩니다! 목사님들만 환영합니다"
창립 19년째 '한국감리교목사합창단'
2006년 05월 03일 (수) 00:00:00 윤선주 기자 sun@kmctimes.com
매주 휴일 반납하고 찬양연습
"은혜로운 찬양 자신있어요"
강단 위 목사들이 반란(?)을 일으켜 찬양대 자리를 점령했다. 자리를 바꿔 앉은 목사들은 말씀 대신 찬양을 하고, 기도 대신 화음을 넣으며, 성경책을 들었던 손에는 악보를 들었다.
▲ 80여 명의 목사로 구성된 목사합창단의 찬양은 어느 합창단의 그것보다 은혜롭기로 유명하다. 사진은 목사합창단의 공연 모습.
여기서만큼은 어느 교회 무슨 목사가 아닌, 지휘자의 지휘봉에 몸을 맡긴 찬양단원에 만족한다. 이름하여 한국감리교목사합창단. 목사만 단원이 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목사 합창단이다.
▲ 목사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박경식 장로
한국감리교목사합창단(단장 안경철 목사, 지휘 박경식 장로, 이하 목사합창단)은 찬양을 좋아한 웨슬리 형제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감리교 목사 70여 명에 의해 1987년 창립됐다.
당시 단장 한정석 목사와 조돈환 목사의 지휘로 시작된 목사합창단은, 목사의 공식 휴일인 월요일을 정기 연습일로 정한 이래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연습 장소인 서울 종로구 중앙교회에서는 매주 월요일 6시면 어김없이 목사합창단의 선 굵은 찬양 소리가 흘러나온다.
올해로 창립 19년을 맞은 목사합창단은 해마다 창립기념공연을 하며 각 지방 교회 순회연주와 각종 행사에 출연하고 있다. 지난 1991년 싱가폴에서 개최된 제16차 세계감리교대회에 초청받아 30분간 공연해 기립박수를 받았을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목사만으로 구성된 합창단이기에 남다른 어려움도 있고 동시에 그들만의 장점도 있다. 일주일에 딱 한번 모여 입을 맞추고 있지만 그나마 교회 경조사나 지방회 행사가 있으면 월요일 연습도 포기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목사 합창단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여러 명의 목소리로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내야 하는 합창단인 만큼 연습양이 관건인데 턱없이 부족한 연습시간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단원들이 학창시절 교회 찬양대나 학교 합창단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어 기본기만큼은 탄탄하다. 게다가 찬양이 좋아 휴일까지 반납하고 연습에 참여할 정도의 열정을 가진 목사들로 구성됐다는 점은 큰 자랑거리다.
또 하나, 몇 해전 목사합창단의 지휘봉을 잡은 박경식 장로의 '찾아가는 서비스'가 무늬만 합창단이 아닌 실력을 갖춘 합창단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박 장로는 원주, 공주 등 지방에서 목회하는 단원들을 위해 직접 지방으로 내려가 지도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월요일 연습 외에도 원주지역은 매주 금요일, 공주지역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연습을 진행하고 있는 것.
"목회자들에게는 딱 하루 휴일인데 2시간 연습을 위해 하루종일 길에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현실적으로 참여률도 높지 않아 제가 직접 지방에 내려가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제가 가면 목사님들이 미안해하면서도 너무나 고마워들 하십니다. 그러니 더 잘 참여하시는 효과도 있죠."
또 임원단의 섬김의 모습 역시 목사합창단을 지탱하는 주요한 요소다. 단장을 맡고 있는 안경철 목사를 비롯 추연호 부단장, 방인근 총무, 강수철 부총무, 최강환 서기, 강석주 회계, 박성호 홍보부장, 유창진 친교부장, 한상인 금성호 감사, 김연기 고문 등 10여 명의 임원단은 목사합창단 운영을 위해 주머니를 아끼지 않으며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단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안경철 목사는 "매주 연습은 물론 여름과 겨울에는 기도원에서 며칠씩 합숙을 하며 실력 향상을 꾀할 만큼 단원들 모두 열심이다"라고 단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덧붙여 안 목사는 "젊은 목회자들이 관심을 갖고 목사합창단에 합류해 우리의 찬양 사역을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비췄다. 창립 초기 단원들이 이제는 원로목사가 된 경우가 많아 '젊은 피의 수혈'은 목사합창단의 큰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목사합창단은 오는 7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 한국감리교회의 날 축제에서 공연 순서를 맡아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전세계 감리교인들에게 한국 감리교 목회자들의 연합된 찬양의 힘을 보여주고 이와 함께 한국 감리교회의 위상을 한껏 높일 작정이다. 이를 위해 목사합창단 단원들은 찬양에 관심 있는 목회자, 젊은 목회자의 관심과 협력을 부탁했다.
목회자들의 숨어있는 달란트를 개발하고 선후배간 친교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목사합창단이 감리교회의 특색있는 사역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주목해 본다.
(문의 010-2710-1612 총무 방인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