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부모님의 산소를 가기로 하였다. 여행삼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시내버스, 지하철, 시외버스를 차례로 옮겨타야 한다.
매달 다니며 여유 가지려 집을 일찍 나섰더니, 마지막 환승 시외버스구간에서 시간남아 한참을 기다렸었다.
오늘은 추위에 외부공간 노출을 줄인답시고 집에서 늦게 나섰다. 마음 한구석, 이러다 차 놓치는게 아닌가?
공원묘지행 시외버스 배차시간은 1시간 간격이다. 찬비람 부는 야외환승장에서 머무르는 그 1시간, 추위속 기다림과의 싸움은 고역이다.
차를 옮겨 타는데 아무래도 불안했다. 중간중간 시간을 체크했다. 지하철 1구간의 소요시간 대략 2분, 남은 역을 헤아리고 시간을 곱해본다.
종착역은 가까워오는데 아무래도 늦을 것 같다. 부족한 시간 5분, 마음은 포기 했음에도 요행이란 바램이 남았다. 버스야 제발 좀 늦어라. 버스 환승장을 다가가 확인사살(?)을 하고서야 심호흡을 내뿜었다.
멍하니 북녘을 바라보며 부모님께 용서를 빌었다. 요령을 부리는게 아니었는데...정초부터 게으름을 피운게 잘못이다. 또 다른 후회를 남긴다.
5분, 그까짓 5분? 시간은 인생길에서 철길 개폐기처럼 갈림길을 만든다. 초등학교시절 5분 지각이면 교문입구에서 벌을 받아야했다. 시험시간 5분 늦으면 입실을 불허하고, 오늘처럼 버스시간 5분 늦으면 택시를 타야한다.
화투판에 늦으면, 담배 심부름 해야하고, 술자리 늦으면, 후래자 삼배(後來者三杯)를 해야한다.
늦은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밥은 천천히 먹어야 좋고, 매는 늦게 맞아야 때리는 사람이 힘빠진다.
5분 비행기 놓쳐 생사가 갈렸다던 말, 차몰고 목적지 5분을 늦게가면 50년을 늦게간다고 하였던가? 인생길도 목적지 늦게 도착하려 애를 쓴다. 사랑은 일찍하고, 이별은 늦게하라고 하였다.
5분의 선택이 행복의 잣대가 아니듯 기다림의 미학도 있다. 적절히 시간을 배분하고, 게으르지 말자는 것이다.
허탈감을 털어내고 혼자 걷는 강변길, 따뜻한 햇살아래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한걸음 한걸음 오체투지 수행자 마음으로 세상평화를 기도했다.
시간을 가치있게 쓰는 것, 나의 시간을 남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세상사 행복의 밑거름이 될 것같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