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시는 지하철 공사를 가로막고 있는 대형수도관 이전 설치를 위해 19일 오전 9시부터 49시간동안 대전시내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등 5개구 51개동에 걸쳐 단수가 불가피하다면서 단수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대전시민들은 무려 3일에 걸친 단수 통보에 대해 무책임한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 시민들은 한겨울에 단수를 했다가 수도관이 얼어붙거나 보일러가 파열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해보상 대책은 마련했느냐고 따지고 나섰다.
시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드세지면서 대전시 수도사업본부장, 소방본부장, 지하철건설본부장은 공동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시민들의 양해를 구한데 이어 한의현 대전시 수도사업본부장은 수돗물 중단에 따른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마치 사과문을 연상케 하는 장문의 글을 띄웠다.
한 본부장은 "지하철공사로 인한 수도관 이설작업 때문에 12월 19일부터 3일간 단수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시민들께서 걱정하는 모습을 모변서 물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이유야 어떻든 수돗물 공급 중단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단수계획이 발표되자 모 백화점은 '물 절약이 곧 비용절감'이라는 구호아래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 모 구청은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임시반상회를 개최하고 아파트별로 물을 절약해서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운동이 시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단수시기를 19일부터 21일까지로 선택한 것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대청호 저수율(12%)이 낮은 상태에서 내년에 시행할 경우 제한급수가 예상되므로 시민들의 불편이 늘어날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각종 행사가 많은 시기를 피하고 수돗물을 연중 가장 적게 쓰는 평일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특히 "단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로 물 빼기, 절단 및 용접, 수도관 물 채움, 정수처리, 배수지 물 채움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데 수십시간에 달하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대전시 수도사업본부장, 소방본부장, 지하철건설본부장 등은 이에 앞서 공동명의의 담화문을 발표하고, "대전지하철 1호선 토목공사 구간중 갈마공원내 113정거장 시설부지에 매설된 상수도 도수관로 이설 작업을 하게돼 일부 지역은 단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행히 수돗물 사용량이 비교적 적은 동절기이면서, 현재의 대청호 저수량을 고려하고 내년 봄 갈수기를 피할 수 있는 지금이 그나마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시민 여러분들은 단수로 인한 불편이 있더라도 잠시 참고 생활용수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잇따른 해명과 담화문에도 불구, 3일간의 단수를 앞둔 대전시민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주선미씨는 "단수에 대해 불만이 많다. 답답하기 그지 없다. 어느지역이 단수 지역인지, 또 고지역과 저지역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자세히 알려달라. 다른 구는 동네마다 공고가 잘 돼있다고 하는데 우리동네에선 전단지 한장 보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행정 중심적이고 관료 이기적인 절차에 또 한번 치가 떨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편리하느냐? 하필 이 추운 겨울날에 (3일동안 단수라니) 참 편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정대일(dae-il0801@hanmail.net) 씨는 "추운 날씨에 열심히 일하시는 것은 알지만 겨울에 단수라는 것은 너무 하다고 본다. 우리 집은 주택이다. 소변과 대변을 2일동안 참는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소변은 볼 수 있지만 대변은 참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 단수를 하려면 여름에 하?게 낫다"고 말했다. .
김승엽 (ksy@igroupnet.co.kr)는 "국가비상사태도 아닌 상황에서 3일간 단수라니 말이 되느냐?"고 말하면서 "항상 근시안적인 대책을 내놓는 데에만 여념이 없다. 이런 대규모 단수 사태가 일어날 정도이면 예전부터 알고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 어쩔 수 없다는 전단지가 무슨 소용있느냐? 대전시청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깊이 반성하라"며 "정책 실패로 인해 피해를 보는 시민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