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出師表(전출사표)
제갈공명(諸葛孔明:181~234)
이름은 량(亮). 자는 공명(孔明). 낭야(琅琊: 지금의 산동) 사람.
남양에 숨어 살다가 유비의 삼고초려에 감복하여 촉한의 재상이 되었다.
문무를 겸비한 재략가로 『삼국지연의』의 중심 인물이다.
시호는 충무(忠武)이다.
저서로는 『제갈무후집(諸葛武侯集)』이 있다.
선황제께서 나라를 세우신지 반도 못되어
先帝創業未半 선제창업미반
*선제: 촉한의 임금 유비(劉備:181~234). 자는 현덕(玄德).
한나라 경제(景帝)의 아들, 중산정왕(中山靖王) 승(勝)의 자손.
재위 3년에 죽었다. 시호는 소열황제(昭烈皇帝)이다.
중도에 돌아가셨다
而中道崩殂 이중도붕조
*
위나라는 황제가 죽으면 ‘붕’이라 하였고, 촉나라는 ‘조’라 하였다.
위나라는 정통(正統)이라고 하여 높이고, 촉은 위제(僞帝)로 보았다.
제후는 훙(薨)이라 하였다.
이제 천하가 셋으로 ⦋위(魏) ·오(吳) ·촉(蜀)⦌나뉘어
今天下三分 금천하삼분
익주가 피폐 하였으니
益州疲弊 익주피폐 * 익주는 촉한의 영토
이는 진실로 매우 위급한 일로서, 나라의 존망이 달려있는 중요한 때입니다
此誠危急存亡之秋也 차성위급존망지추야
다행히 모시고 있는 신하들이
然侍衛之臣 연시위지신
궁중에서 정무를 보살피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충성스러운 장수들이 밖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것은
不解於內 忠志之士忘身於外者 불해어내 충지지사망신어외자
대체로 선제의 특별한 은혜를 잊지 않고, 그 은덕을 폐하께 보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蓋追先帝之殊遇 慾報之於陛下也 개추선제지수우 욕보지어폐하야
진실로 폐하께서는 성스러운 들으심을 넓게 여시어
誠宜開張聖聽 성의개장성청
선제께서 남기신 덕을 크게 빛내시고
以光先帝遺德 이광선제유덕
지사들의 기개를 넓히고 떨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恢弘志士之氣 회홍지사지기
함부로 덕이 없다고, 자신을 가벼이 여기시면 아니 되옵니다
不宜妄自菲薄 불의망자비박
가볍게 비유를 들어서 의를 잃지 마시고
引喩失義 인유실의
충성으로 간언하는 것을 막아서는 아니 됩니다
以塞忠諫之路也 이충간지로야
군중과 조정이 한 몸이 되어서
宮中府中 俱爲一體 궁중부중 구위일체
선악을 처벌함에 있어서 서로 달리해서는 안 됩니다
陟罰臧否不宜異同 척벌장비불의이동
만약 간사한 죄를 짓거나 범한 자와
若有作奸犯科 약유작간범과
충성스럽고 착한 사람이 있으면
及爲忠善者 급위충선자
마땅히 담당 관리에게 맡겨 그 상벌을 논하여 폐하의 공평하고 올바른 다스림을 밝히셔야 합니다
宜付有司 論其刑賞 以昭陛下平明之理 선의유사 논기형상 이소폐하평면지리
마땅히 사사로움에 치우쳐서는 안 되며, 안팎으로 법 또한 달리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不宜偏私 使內外異法也 불의편사 사내외이법야
시중과 시랑 곽유지·비의·동윤 등은
侍中侍郞 郭攸之費禕董允等 시중시랑 곽유지비의동윤등
모두가 어질고 진실하며 뜻과 생각이 충직하고 순수합니다
此皆良實 志慮忠純 차개량실 지려충순
이런 까닭으로 선제께서 가려 뽑아 폐하게 남겨 주신 것입니다
是以先帝簡拔 以遺陛下 시이선제간발 이유폐하
신이 생각건대 궁중의 일은 크고 작고 구별 없이
愚以爲宮中之事 事無大小 우이위궁중지사
모두 그들에게 자문한 뒤에 시행하시다면
悉以咨之然後施行 실이자지연후시행
반드시 빠진 데와 모자라는 곳을 채워서 널리 이익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必能裨補闕漏 有所廣益 실이자지연후시행 필능비보궐루 유소광익
장군 상총은 성품과 행실이 선량하고 공평하며
將軍向寵 性行淑均 장군상총 성행숙균 *向: 향을 상으로 읽음
군사에 대해 밝았으며, 지난날에 시험 삼아 써 보시고, 선제께서 그를 유능하다고 하셨습니다
曉暢軍事 試用於昔日 先帝稱之曰能 효창군사 시용어석일 선제칭지왈능
이런 까닭으로 여럿이 의논하여 그를 도독으로 삼은 것입니다
是以衆議擧寵爲督 시이중의거총위독
신이 생각건대 진중의 일은 크고 작고 할 것 없이 그에게 자문하신다면
愚以爲營中之事 事無大小 悉之咨地 우이위영중지사 사무대소 실지자지
반드시 군대가 나아감에 능히 화목하게 하고 뛰어난 자와 못난 자가 적재적소에 배치될 것입니다
必能使行陣和睦 優劣得所也 필능사행진화목 우렬득소야
어진 신하를 가까이하시고 소인들을 멀리 하시어
親賢臣遠小人 친현신소인
이것이 전한(前漢)이 크게 흥했던 까닭이요
此先漢所以興隆也 차선한소이흥륭야
소인들을 가까이하고 어진 신하를 멀리한 탓에
親小人遠賢臣 친소인원현신
이것이 후한을 기울고 무너지게 한 까닭입니다
此後漢所以傾頹也 차후한소이경퇴야
선제께서 재임 당시에
先帝在時 선제재시
매일 신하와 더불어 정사를 논하며
每與臣論此事 매여신론차사
일찍이 환제· 영제에 대해 탄식하고 애통해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未嘗不歎息痛恨於桓靈 미상불탄식통한어환영
*환제: 후한의 11대 황제. 영제:후한의 12대 황제.
환관에게 막강한 권력을 주어서 패망을 자초.
시중상서 · 장사 · 참군.
侍中尙書長史參軍 시중상서장사참군
이들은 모두 곧고 성실하여 죽음으로 절개를 지키는 신하들입니다
此悉貞亮死節之臣 차실정량사절지신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願陛下 원폐하
그들을 가까이하고 믿으시면, 곧 한실의 부흥을 계획하고 가히 그날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親之信之 則漢室之隆 可計日而待也 친지신지 즉한실지륭
신은 본디 벼슬 없이 몸소 남양에서 밭을 갈며
臣本布衣 躬耕於南陽 신본포의 궁경어남양
구차하게 난세에 생명을 보전하려고 제후에게 나아가 영달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苟全性命於亂世 不求聞達於諸侯 구전성명어난세 불구문달어제후
선제께서 신을 천하고 더럽다 여기지 않으시고
先帝不以臣卑鄙 선제불이신비비
외람스럽게도 스스로 몸을 굽히시고, 신의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오셔서
猥自枉屈 三顧臣於草廬之中 외자왕굴 삼고신어초려지중
현세에 당면한 일들을 신에게 물어보시곤 했습니다
咨臣以當世之事 자문이당세지사
이로 말미암아 감격하여 선제를 따라 신명을 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由是感激 遂許先帝以驅馳 유시감격 수허선제이구치
그 후에 기울고 전복되는 고난을 만나서
後値傾覆 후치경복
패군의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고 위태롭고 어려운 사이에서 명령을 받든 것이
受任於敗軍之際 奉命於危難之間 수임어패군지제 봉명어위난지간
21년이 되었습니다
爾來二十有一年矣 이래이십유일년의
선제께서 신의 근신함을 알고 돌아가시면서 신에게 큰일을 부탁하셨습니다
先帝知臣勤愼 故 臨崩 寄臣以大事也 선제지신근신 고 림붕 기신이대사야
명을 받은 이래로 밤낮으로 걱정하며
受命以來 夙夜憂嘆 수명이래 숙야우탄
부탁한 것이 효력이 나지 않아, 선제의 총명을 상할까, 두려웠습니다
恐託付不效 以傷先帝之明 공탁부불효 이상선제지명
그래서 오월에 노수를 건너서 적진 깊숙이 쳐들어 간 것입니다
故 五月渡瀘 深入不毛 고 오월도노 심입불모
이제 남방은 이미 평정되었고, 병기와 갑옷도 충분하니
今南方已定 兵甲已足 금방이정 병갑이족
당장 삼군을 통솔하여 북쪽 중원을 평정해야 합니다
當獎率三軍 北定中原 당장솔삼군 북정중원
바라건대 아둔함을 다해 간흉을 제거하고
庶竭駑鈍 攘除姦凶 서갈노둔 양제간흉
한실을 회복하고 부흥시켜 옛 도읍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興復漢室 還於舊都 흥복한실 환어구도
이것이 신이 선제께 보답하는 것이고, 폐하께 충성하는 것이 직분입니다
此臣所以報先帝 忠陛下之職分也 차신소이보선제 충폐하지직분야
손해와 이익을 헤아려보고 나아가 충언을 다하는 것은
至於斟酌損益 進盡忠言 지어짐작손익 진진충언
곧 곽유지· 비의· 동윤의 소임입니다
則攸之禕允之任也 즉유지의윤지임야
바라건대 적을 토벌하고 나라를 부흥하고 회복시키는 일을 신에게 맡기시고
願陛下 託臣以討賊興復之效 원폐하 탁신이토적흥복지효
공을 세우지 못하면 신의 죄를 다스려 선제의 영전에 고하시고
不效則治臣之罪 以告先帝之靈 불효즉치신지죄 이고선제지령
만약 덕을 일으키는 말이 없으면 곽유지·비의·동윤 등의 허물을 꾸짖어 주시고
若無興德之言 則責攸之禕允等之咎
그 태만함을 밝히시고 폐하도 또한 마땅히 스스로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以彰其慢 陛下亦宜自謀 이창기만 폐하역의자모
올바른 길을 물어 자문하시고 바른말 들어 살피고 받아들여서
以諮諏善道 察納雅言 이자추선도 찰납아언
깊이 선제의 유훈을 좇으십시오
深追先帝遺詔 심추선제유조
신이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견딜 수가 없습니다
臣不勝受恩感激 신불승수은감격
이제 멀리 떠남에
今當遠離 금당원리
표의 글을 올리려니 눈물이 북받쳐
臨表涕泣 임표체읍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不知所云 부지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