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2050년...
지구는 새로운 종족을 맞이했다....
그들의 이름은 클론.
역사시대부터 인간의 욕망은 죽지않고 젊은체로 사는 것이었으리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지금.죽은사람도 살려낼 정도로 발전한 지금.인간들이 죽지 않을 방법을 연구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었다.
20세기부터 연구해 온 게놈 프로젝트.
그것이 지금 실행되고 있었다.
죽지않고 영원히 젊은...그리고 우수한 종자만을 탄생시키는 기술... 부호들과 유명인사들이 먼저 실행했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정자를 사서 시험관에서 키우는 것이었다....
역시 그효과는 대단했다.
IQ가 200을 넘지 않는 아이가 없었다.
그러나...그 아이들 중에서도 별종은 있었다.
지능이 조금 낮아 부모에게 버려진 그 아이.
아이의 이름은...필레시온이었다.
덜그럭 덜그럭
그릇이 덜그럭 거리는 소리에 필레시온은 눈을 떳다.
도둑고양이 한마리가 옆으로 지나갔다.
바로 그저께 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자신을 생각해 보았다...역시 눈물만 나왔다.지능이 조금 떨어진다 해서 자신을 이렇게 내팽겨쳐 버린 자신의 부모가 원망스러웠다. 인간을 경시하는 풍조가 이렇게 심해지다니...
어쨋건 필레시온은 살기 위해선 돈을 벌어먹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자신을 고용해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작정 걸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현기증이 났다.
아마도 허기짐과 슬픔 때문이리라...
땅과 하늘이 빙빙 돌았다.
한참후. 수근거리는 사람의 말소리에 깨어났다.
"아. 정신이 들었나요?"
여자였다.그것도 눈부시게 아름다운...그리고..그 옆의 남자. 중세시대의 갑옷을 입고 있었다. 은빛으로 번쩍이는 갑옷. 그 남자도 상당히 준수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여자라고 착각될 정도로...
"여기가...어디죠?"
깊은 바닷빛의 블루블렉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아니 기사가. 답해주었다.
"여긴 카스칸 왕국의 영지입니다"
"카스칸 왕국?"
"예 그렇습니다"
더 묻지 않기로 했다. 잠이 덜깬 것이려니 하고.
"전 페르단 드 카르셀리온이고. 이쪽의 레이디는..."
"레이디라뇨. 전 님프. 물의 정령 에우리 디케라고 해요."
님프...라니...전설속의...종족.하지만 인사를 받았으니 답례를 해야하는게 예의 였다.
"전 필레시온입니다."
"그렇군요. 필레시온님. 뭘 좀 드시겠어요? 스튜를 끓여 놓았는데."
허기지던 참에 왠 떡이냐. 하지만 긍지를...꼬르륵 긍지는 무슨 놈의 긍지.
"감사합니다. 에우리님. 그리고...페르단님."
후르륵 쩝쩝 게걸 스럽게 해치우는(?) 필레시온의 모습을 보곤 에우리도. 페르단도 놀란 눈치였다. 한참을 먹고있는데 에우리가 말을 걸었다
"어디까지 가시는데요?"
그렇다. 갈데가 없다...이들이 떠나면 자신은 꼼짝없이 몬스터의 만찬이 될 운명...
"전 ..갈데가 없어요."
"네에? 그럼 저희를 따라오실래요?"
"그래두..되요?"
"물론이죠! 자. 그럼. 렛츠 고!"
열~~씨미 따라가고 있는데 몬스터. 오크가 나타났다....
음...한마리 두마리..총 다섯마리...으윽...
은빛갑옷의 기사. 그가 순식간에 다섯마리를 하데스(명부의 왕.또는신)의 곁으로 보내버렸다.
"우와아~대단하시네요~"
"별것 아닙니다..."
흠...과묵한 기사였다...아름다운 얼굴과는 달리..
"저...검술을 배우고 싶은데요..?"
"글쎄요...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마법이라면 몰라도.."
에우리가 입을 열었다
"좋아요. 마볍을 가르쳐 드리죠. 하지만...댓가가 있어야지요."
"댓가라면..?"
"당신처럼 어리고 핸섬한 소년의 키스!"
"에에에엑???"
"호홋 농담이에요. 당신같은 아름다운 소년이 그런 더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니...애처롭군요."
그렇다. 쓰레기 통에서 뒹굴던 필레시온. 아무리 준수하고 아름다운 용모의 소유자라도 파리똥따위가...얼굴에 묻어있으면...으음...이 아름다운 님프 에우리는 필레시온을 마침 곁에있던 물의정령 운디네에게 명령하여 씻기기 시작했다.
한참후.더러운 거지아인 어딜가고 귀공자가 나타났다.
"자아~ 이제 길을 떠나죠."
페르단이 묵직한 입을 열었다.
"네에~"
발걸음도 가볍게 떠나는 일행...문득 생각난 듯이 필레시온이 말했다.
"에우리님. 마법은 언제?"
"아. 그렇지. 마법. 음...중간중간에 가르쳐 드리죠. 호호홋"
님프의 청순한 이미지와 다르게 요염하게 웃어젓히는 에우리를 보고선 두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필레시온은 어서 마법을 배워 자신을 버린 부모. 부모라고 하기보단. 정자를 사서 시험관 아기.즉 필레시온을 키웠으니 양부모라고 할수있겠군. 양부모에게 복수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복수심에 불타는 필레시온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었으니.그의 이름은 나젤란트. 고위마족이었다. 그는 필레시온을 보자마자 펠레포트를해 마계로 넘어갔다.
"뒤통수가 따끔따끔하군..."
아무것도 모르는 필레시온은 애?J은 뒤통수만 만지며 열심히 걸을뿐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사이사이에 마법을 배워 꽤 강력한 마법사가 된 필레시온.왠만한 오크 한무리?e은 가벼이 소멸시킬수 있게 되었다.
"호홋.꽤 잘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이젠 16세가 되어 제법 남자다워진 필레시온.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적인 미는 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더욱 근사해졌다고 말할수 있을까? 금빛 머리칼을 날리며 걷고 있는 필레시온을 쳐다보며 에우리는 남몰래 볼을 붉혔다. 그때. 앞장서서 걷고 있던 페르난이 외쳤다.
"마족이다!"
마족이라고 불린 남자. 나젤란트는 은빛과 보라빛이 자연스럽게 섞인 음보라빛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일행에게 접근했다. 온몸이 얼어붙을것만 같은 냉소를 함께 흘리며...
"후훗.필레시온이여...이리로..."
필레시온은 나젤란트의 눈을 보았다. 감정이라고는 느낄수 없는 차가운 진보라빛의 눈동자...얼어붙을 것 같았다. 필레시온은 보이지 않는힘에 끌리듯 나젤란트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 공간이 일렁였고 동시에 에우리가 애절하게 외쳤다.
"필레시온님!"
하지만 늦었다. 나젤란트는 붉은 입술을 움직여 고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인후 필레시온을 데리고 공간 저편으로 사라졌다...에우리는 말없이 눈물을 떨굴 뿐이었다. 그런 에우리를 페르단이 달래었다.
"울지 마십시오. 에우리님...그는 돌아 올겁니다. 그는 정신력이 강한 분.그는 돌아 옵니다..."
석양이 대지를 평화롭게 물들이면서 서서히 지고 있었다..
한편.
마계로 온 필레시온. 3년전 그를 보던 마족. 나젤란트가 필레시온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의 손에서 흑기가 뿜어져 나왔다. 밤보다 더 깊은 어둠이었다. 그리곤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강해져야 한다...너를 위해서도.나를 위해서도..."
뜻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나젤란트를 뒤에두고 필레시온이 스르륵 눈을 감았다. 힘이 들어오는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자신을 버린 부모. 자신을 만든 과학자. 그들을 증오했다. 소멸시켜 버리고만 싶었다.
그런 증오로 인해 필레시온은 더 강해지고 싶었다.
밤낮으로 수련을 했다. 익힐수 있는것은 모두 익혔다.
그렇게 시곗바늘은 돌고있었다...
이젠 인간들 사이에서'피를 몰고 다니는 자'로 불리며 자신의 길을 막는자를 제거하는 필레시온.
냉철하고 무뚝뚝하던 필레시온이 20세가 되던 날 나젤란트에게 질문을 던졌다.
"전 언제 저의 세계.21세기로 되돌아 갈수 있습니까?
나젤란트는 쓴웃음을 지었다.이젠 말해줄 때라는것을 느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후우...어쩔수 없는 녀석이군...마법을 배웠으니 공간 이동을 알겠지?"
필레시온이 짧게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그럼 너의 세계로 돌아가거라...인간의 아이야..."
"전 인간의 아이가 아닙니다. 천륜을 거역하는 건방진 과학의 아이이지요..."
나젤란트는 붉은 입술에 섬뜩할 정도의 냉소를 머금으며 슬며시 눈을 감았다.무언의 허락인지 필레시온은 공간의 파동을 남기며 21세기로 들어갔다.
"흠...많이 변했군..."
거리를 ?m어보며 짧게 중얼 거렸다. 그리곤 눈에 띄는 중세시대의 로브차림을 사이버틱한 전투복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천천히 플라이(fly)마법을 일으켜 자신의 양부. 자신을 버린 증오하는.그리고 경멸하는 그의 집으로 향했다.7년전. 자신이 버려지던 그때를 회상하며...--여기서 필레시온을 정리해보자. 필레시온은 클론(가수아님)즉 살아 움직이는 판박이 같은 존재였다. 우수한 인간의 정자를 받아들여 시험관 아기를 만들어 공장같이 아기를 생산해 내는...그런 곳에서 만들어진.그런 존재였다. 거기서 착오가 있었는지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를 생산해 내었고.그아이는 버려졌다.-- 피레시온은 양부.카알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파괴계열의 마법으로 문을 파괴해 버리곤 불쑥 들어갔다.그리고 부들부들 떨고있는 자신의 양부를 향해 손을 뻗어 멱살을 나꿔채었다.
"누...누구신데..이런 무례를..."
"후훗.저를 잊으셨는지요...아.버.지"
아버지란 글자 하나하나에 엑센트를 주며 말한 필레시온은 목을 조르려고 했다. 안색이 납빛으로 변한 카알이 뒷쪽으로 소을 뻗어 경찰을 불렀다. 금세 경찰이 와 필레시온을 포위했다. 필레시온은 기회가 아니란것을 자각했는지 공간이동을 했다.그리곤 한마디를 남겼다.
"조심하십시오. 카알씨."
갑자기 사라진 공격대상에 당황했는지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던 경찰들은 뒷머리만을 긁적이며 멍청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뜻밖의 장애물이 나타나 일단 마계로 후퇴한 필레시온...
나젤란트가 그 특유의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맞아주었다.
"후훗,꽤 어려운 상대였다 보지?"
"음...장애물들이 좀 있었습니다..."
"쿠쿡,다 죽여버리지 그랬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싶진 않습니다."
그리고 필레시온은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명상에 들어갔다.
"쳇.역시 재미없는 녀석이군."
나젤란트는 공간을 열고 신계로 넘어갔다. 불만스런 표정을 지으며...
마족이 신계에 나타나자 신들은 놀라서 달아났다. 하지만 꼭 별종이란 있는법. 간이 부었는지 원래 알고 있었는지 한 여신이 남아있었다.그리곤 빙긋이 미소까지 지으며 입을 열었다.
"호홋.천하의 고위마족 나젤란트께서 신계엔 어인일이신지요?"
"흠...헤스티아님의 비꼬는 솜씨는 따라가지 못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용건이..?"
"불꽃의 여신 헤스티아여...절 도와 주십시오..."
한참을 헤스티아와 쑥덕거리다 다시 마계로 돌아온 나젤란트. 필레시온에게 임무를 맡겼다.
"필레시온.증오로 가득찬 이여.그대에게 임무를 맡기니 잘 해주길 바란다. 너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귀찮은 천사들을 소멸시켜라."
"예.나를 강하게 만드신 분이여..."
필레시온은 그 말을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나젤란트를 상세히 살펴보다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찔레꽃처럼 하얀 얼굴. 칸나같이 정열적으로 타오르는 붉은 입술.그리고 신비한 빛깔의 은보라빛 눈동자.그리고 가냘픈 몸매.여자보다도 아름다운 나델란트의 본모습을 수련을 쌓느라고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었다. 필레시온의 맘을 읽었는지 나젤란트가 심술굳게 웃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을 뻗어 필레시온의 뺨을 한차례 어루만졌다.
"자.이제 떠나거라.필레시온."
그와 거의 동시에 어떤힘에 이끌려 21세기로 가게되었다. 그것도 자상한 배려인지 카알의 집앞에...쓴웃음을 지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마침 티타임이었는지 가족이 모두 모여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카알씨.그리고 나의 어머니 카알 부인.지옥관람을 하고싶지 않으십니까?
"오오.필...우리를 미워하지 마라.어쩔수 없었어."
카알부인이 눈물을 섞어가며 애절하게 외쳤다.
"후훗,카알 부인...긴 말은 필요없습니다."
그때. 조그만 여자아이가 필레시온에게 접근했다.
"아저씨.아니 오빠가 나의 오빠에요?"
"사래.너의 오빠란다.하지만 지금은 위험해!"
카알 부부는 절망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사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을 또랑또랑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조그만 여자아이.
"사래라고 했지? 난 네오빠가 아니다.미안하구나.너에게 큰 슬픔을 안겨주게 ?映립?."
말이 끝나자 마자 필레시온은 손 안에 마력을 응집시켜 카알부부를 향해 던졌다.큰 폭발음과 함께 카알부부의 몸은 한줌의 흙으로 변해 바람에 흩날렸다. 사래는 아이답지 않게 놀라서 소리지르거나 하지 않았다.
"오빤 대단하네요.사이버 버그 헌터들도 그정도까진 하지 못하는데... 그리고 내가 있을곳이 사라졌으니 오빨 따라다니겠어요."
"흐음...물론 내잘못도 있군. 좋다. 마음대로 해라."
말은 무미건조하게 냉정히 했지만 역시 맘에 걸렸는지 한쪽팔에 사래를 안아들고 다음 목표인 사이언스 연구소로 향했다. 그 사이에 땅거미가 내려오고. 저녁이 되었다.
"숙소를 찾아야 할텐데..."
"돈 있어요?"
필레시온은 원소를 응집시켜 돈을 만들었다.
"웅...대단해요.근데 그거 사기 아니에요?"
"훗.글쎄..."
어쨋건 그들은 꽤 괜찮은 숙소를 찾았다.
"저기..오빠. 난 무서워서 혼자 못자요..."
"후우~"
한숨을 푹내쉬며 칭얼대는 사래를 재운 후에야 필레시온도 지친몸을 쉴수 있었다.
아침.짹째글 거리는 새소리.눈부신 햇살.이런것이 가장 이상적인 아침이지만...이 여관은 아침부터 폭발음만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콰콰쾅!
"꺄아아악!"
"아이구우...무슨 일이십니까아~"
여관주인인 듯한 늙은 사내가 애처롭게 매달렸다.
"이 여관에 살인자가 있는겟 다알고 왔으니 살인자를 내놓으시오!"
계단난간에서 지켜보고있던 필레시온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지며 곧 낭패라는듯한 표정이 만들어 졌다.
"사래!토껴랏!"
안쓰던 은어까지 곁들이며 사래에게 외치곤 급히 공간이동 주문을 영창했다.
"번개를 쓰는 제우스여. 에잇 쓰벌! 그 번개를 만든 티탄이여.우쒸! 나를 다른공간으로 이동시켜 줄것을 그대들과 나의 계약의 이름으로 명한다! 공간이동!"
욕까지 섞어가며 열심히 주문을 외운 필레시온. 일단은 성공인지 다른 곳으로 가긴는 갔다.하지만...그 곳은 경찰서.
"필레시온 오빠 아이큐가 도대체 몇이에요? 수배자가 경찰서 앞에..으읍.."
"쉿!"
급히 사래의 입을 막고 주위의 고목 뒤에 숨었다.
"읍~읍.."
"앗차."
"우우~짜. 도데체 손 언제 씻은 거에요?"
쓴웃음을 짓는 필레시온. 투덜거리며 퇘퇘 침을뱉는 사래...음..가관이군...
"저기다. 살인범이다."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며 따라오는 로봇경찰.
"제기랄!"
급한김에 사래를 들쳐업고 플라이 마법을 ?㎢?.
"끼야아악!난 고소공포증이에욧!"
"제길,성가시군."
사래의 복부를 팔꿈치로 강하게 쳐 기절시켰다...(필레시온은 인간일까...-.-;)그리곤 열심히 날아갔다. 열심히 날아가다보니 마력이 고갈되어 더이상 날기가 어려웠다.아무리 날고 기는 필레시온이라도 한계는 있는법이었다.
"음...안돼는데..."
"으윽...아퍼..."
"음..깼나?"
"오빠.어떻게 나같아 연약하고 가녀린 소녀를 때릴 수 있어요?
"음...가녀린 소녀들이 다 죽었나 보군..."
"피해보상 해줘요."
"어떻하라구..."
약점을 잡혀버린 불쌍한 필레시온...어쨌거나 쉬어야 했다.
"음...위험하지만..."
"어디서 묵게요?"
"사래.가까이에 숲같은 곳이 있니?"
"음..있을꺼에요."
약 한시간쯤 후에 숲속엔 소녀하나와 청년이 들어왔다.(누군지 아시죠?^^;)그리곤 원소를 응집시켜 모포를 만들곤 잠에 빠져버렸다...
"끄으응...아침인가?"
"오..빠.. 이 언니 누구에요?"
"언니?...푸훗.나젤란트님.여긴 무슨일로?"
그렇다.왠만한 여자들보다 더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언니로 오해받은 불쌍한 마족 나젤란트였다.
"음..언니라니.충격이군...그건 그렇고 자네.언제 나의 청을 들어줄 건가?"
"천사...말씀이십니까..?"
"그렇다.빠른 시간내로 할 수 있도록..."
자기 할말만 해버리고 사라져 버린 나젤란트.필레시온은 절망에 빠졌다. 천사를 무슨수로 찾나...착한 사람 다죽이란 예긴가..? 일단은 스트레스도 풀 겸 사이언스 연구소로 향했다.그리곤...
"내 모믈 흐르는 피보다 붉은자여. 밤하늘의 어둠보다 검은 자여 너와 나의 계약에 따라 내 앞을 가로막는 모든 어리석은 자를 소멸시켜라! 드레곤 슬레이브!"(하핫...슬레이어즈에서 따왔습니다.)
콰콰콰쾅!!!
"효과음 죽이는군..."
사이언스 연구소는 곧 불길에 사로잡혀 서서히 재로 변해 바람에 흩날렸다.
"으음...오빠 열받았군... 화풀이인가? 우웅..."
"음..이젠 천사들 차례인가..."
수경을 통해 상황을 보고 있던 대 천사장 미카엘이 씁쓰레 하게 말했다. 그 시간에도 피레시온은 천사를 찾느라고 혈안이 되어있었다.
"쿠흐흐흐...모두 죽어랏!!!"
"오빠..진정해요~"
사래는 울상이 되어 필레시온에게 매달렸다.
"후후훗.헤스티아시여...그만 본체를 드러내시지요..."
"호홋.역시 당신은 보통 인간이 아냐."
순간 사래의 온몸에서 광체가 뿜어져 나왔다. 흰빛의 광체를 뿜어내며 서서히 커진 사래.아니 헤스티아가 서서히 몸을 돌렸다. 타이트한 복장에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칼의 여인이었다. 필레시온은 급히 몸을 숙여 베례했다.
"호호홋.갑자기 예의차릴것 없어요. 그낭 헤아라고 부르세요."
다시 천사들의 기운을 느끼려고 애쓰는 필레시온...그런 필레시온을 조용히 지켜보는 헤스티아.조용한 목소리로 필레시온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무었을 위해 싸우죠?"
순간.정지마법에라도 걸린것 처럼 동작을 멈추고 멍해진 필레시온.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내가 뭘 위해 싸우는거지?"
"필레시온.당신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하군요. 당신의 복수는 다했는데 무었이 모자라서 필요없이 생명을 소멸시키는거죠?"
"..."
헤스티아는 필레시온을 찬찬히 살펴보다 순간 희고 빛나는 구체를 만들어 필레시온의 머리에 가져다 대었다.
검은 흑기가 흰 구체와 어우러지다가 스러져 버렸다.
"당신은 이 흑기에 의해 증오에 사로잡힌 것입니다."
"내가...내가.왜 천사를..."
"따뜻하고 착한천사...그건 인간들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이죠. 천사는 감정이 없는 차갑고 냉정한 존재. 인간들을 도와주는건 단지 명령을 수행하는 것 뿐이죠..."
"하지만...난 신의 심부름 꾼을 죽인겁니다!"
필레시온이 죄책감에 몸부림 치며 말했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는거에요."
"하지만 그 실수를 안하도록 노력할 수도 있는겁니다."
"당신의 죄를 씻고 싶으세요?"
"당연하죠."
"그럼 천사를 대신해 사람들을 도와 주세요."
그 모습을 수경으로 보고 있던 나젤란트는 불같이 화를 냈다. 하얀 얼굴이 붉게 물들고...그의 등에선 검고 아름다운 큰 날개가 나와 흑기를 내뿜었다.
"헤스티아. 날 화나게 한건 너의 큰 실수이다."
그시간. 천계에서 그 상황을 보던 미카엘은 파아란 사파이어 같은 눈동자에 희색을 띄며 세라핌들에게 전하러 갔다.
"사람들을 어떻게 돕죠?
눈을 깜박이며 천진하게 묻는 필레시온...그리고 얼굴을 붉히는 헤스티아...
'귀여버~'
그런 와중에도 나젤란트는 화를 내며 벨리알(남색의 악마.색깔 이름이 아닙니다...여색을 밝힌다... 무슨말인지는 아시겠죠?)에게로 날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벨리알이여...그대의 매력으로 필레시온을 타락시켜 주시오..."
"뭐 어려운 일이 아니니..."
벨리알은 남색의 악마답게 나긋한 몸매와 내노라 하는 여자들도 울고갈 미모를 가졌다. 그런 그가 갓 20세가 된 청년을 미혹시키는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리고 필레시온도 꽤나 아름다운 얼굴이라 혼쾌히 승낙을 한 것이었다.
"잘 할수 있겠나..?"
"후훗. 내가 미혹시키지 못한 인간은 없습니다..그리고..전 미소년을 더 좋아하거든요..."
고혹적이고 끈적끈적한 미소를 흘리며 농담조로 대답했다.
"부탁한다."
쉬익. 공간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며 벨리알이 사라졌다
착한(?)일을 하기로 한 필레시온과 헤스티아. 이제는 기계로 뒤덮여 버린 인공 숲을 지나고 있었다.
"와아...인간계는 너무 삭막하군요...새소리도 기계음이 섞여 나오다니..."
"녹음해 논 걸꺼에요.약 50년전에는 눈에 띄는게 새였다는데..."
"으음...근데..숲이 살아있질 않아요. 하다못해 에코도 눈에띄질 않고..."
"에코?"
"메아리의 님프에요. 나르시스를 사랑했던 아이이지요..."
이제 숲을 벗어나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도시로 나왔다.
잿빛의 도시...
"누굴 돕죠?"
"애타게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그런 사람의 기운을 느껴보세요."
곧 기를 느끼고 텔레포트를 사용해 공간이동을 했다. 도착한 곳은 장미가 만발한 어느 저택. 흑발의 아름다운 소녀가 꽤 깊어보이는 연못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필레시온은 급히 물에 뛰어들어 그 소녀-소녀라고 하기엔 너무 요염한-를 구해내었다.
"쿨룩,캑캑...감사합니다. 정말.."
"하핫..별말씀을.."
"웅...여행중이신가 보네요?"
"에?...하..하지만..."
"후훗..난 당신이 맘에 들었어요."
"여자의 몸으론 ...무리일텐데요..."
"에? 전 남잔데요?"
경악하는 필레시온과 헤스티아.그리고 소리없는 절규.Oh! my god!. 그리고 어렵게 승낙한 필레시온...
"제 이름은 리아리.이름을 갈켜주세요오~"
"제 이름은 필레시온.그냥 필이라고 불러주세요."
"제 이름은 헤아.."
그리고...다시 사람들을 도와주러 길을 떠났다...
"필! 헤아! 좀만 쉬었다 가요..."
흑발의 미소녀.아니 미소년이 보도 블럭에 풀썩 주저 앉으며 투덜 댔다. 필레시온은 금발에 어울리는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자상하게 말했다.
"리아리.쉴려면 편한데서 쉬어야죠. 아.마침 여관이 저기에 있군요,"
INN이라고 커다랗게 써있는 여관 앞에 섯다. 필레시온은 원소를 응집시켜돈을 만들었다.(완전히 사기꾼 다 ?映?...)
"헤아님은 203호실을 쓰시고. 리아리와 저는 204호실.같은 방을 쓰겠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으나...침대가...더블 베드... 신혼부부방이었던 것이었다. 야릇한 시선으로 필레시온을 보는 리아리.그시선을 애써 피하는 필레시온...
"필.나 씻고 올께요."
약 30분 후에 리아리가 젖은 머리를 말리며 나왔다. 필레시온은 피곤했는지 먼저 잠들어 버린 후였다.
짹째글 짹째글...기계음 섞인 새소리가 들렸다.
"끄으응..."
잠에서 깨어나...일어나려고 한 필...하지만 무엇에라도 묶인듯 일어나 지지가 않았다.
"음..?"
리아리의 팔이 필의 허리에 감겨있었다.
"으윽... 리..리아리.."
"우웅..왜요..?"
"팔..좀.."
갑자기 리아리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흑..이젠 내가 싫은거죠?"
"갑자기... 무슨..."
영문도 모른채 리아리를 다독거려 주었지만...리아리는 배신을..때리고 만 것이었다. 붉고 촉촉한..그 무었이 필의...입술에...(변태 다?榮?...작가=변태?)얼굴이 목까지 빨개진채 그날 하루를 헤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나젤란트는 벨리알을 동원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느꼈는지마군단을 보냈다.
"부탁한다.위대한 마계의 전사들이여..."
"쿠쿠쿠쿡.."
음산한 웃음을 남기며 마군단은 필레시온 일행에게로 향했다.
"음..이상한 기운이..?"
"음..마계의 기운이에요.."
"후후후...바로 맞췄습니다. 클클클..."
인간의 모습을 한 악마들이 공간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런...결계군..."
"자아...이젠 그만 나젤란트님께 돌아가시죠..."
그때. 헤스티아가 앙칼지게 외쳤다.
"필레시온! 돌아가지 않을거면 싸워욧!!!"
"클클..싸우시렵니까.."
"발칙하구나!! 하급악마 따위가!!! 어스데거!(성스런 단검..)
악마족들은 입가에 비웃음을 흘리며 흑기로 방어막을 쳐 단검을 튕겨내었다. 필레시온은 얼굴에 노기를 띄며 주문을 영창했다.
"쇼크 스피어!(전기쇼크)"
"끄으으으.."
악마 몇이 쇼크를 먹고는 괴로워 하며 소멸되었다.
"자아..철수다.."
마군단장이 지휘를 하자 악마들은 결계를 풀며 사라졌다. 그리고 악마단장은 나젤란트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어떻게 인간에게 마계의,그것도 고위마법을 가르치신 겁니까!"
"후훗..플뤼톤이 가야 겨우 이길수 있겠군..."
마군단장의 말을 씹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나젤란트. 마군단장은 열받았는지 씨근덕 거리며 그냥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필레시온 일행. 리아리는 놀랐는지 멍하니 앉아있고. 헤스티아는 열받아서 애꿎은 바위만 부수고 있었다. 그리고 필레시온은 자신의 수양이 부족하게 느껴졌는지 다시 수련을 하고 있었다. 헤스티아가 바위를 깨부수는 소리외에는 적막한 이숲에서 침묵을 깨며 리아리가 말문을 텃다.
"아까...그놈들 누가 보낸거죠?"
"글쎄요...아마도..나젤...아앗..이건 비밀인데.."
명상하다 말고 대답하다가 황급히 입을 다문다. 헤스티아는 리아리에게 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지금은 2050년.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이 시대에서 악마를 믿는건...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리아리는 누가 보냈느냐고 묻기까지...하지만 역시 왕단순 헤스티아! 그냥 옛날 이야기 책에서 보았거니 하고 넘어갔다.
"이젠 어디로 갈꺼죠? 언제까지나 숲속에만 머물순 없잖아요."
헤스티아가 갑자기 생각났는지 일행에게 말했다. 리아리도 덩달아서 말했다.
"맞아요..아까 마법보니까 꽤 하는것 같던데..시대이동은 안되나요?"
"마법을 어떻게 알죠?"
"예..? 하핫..뭐 이야기 책에서..하핫.."
"그렇군요...필레시온..우리 중세로 가요. 여긴 너무 삭막해.."
"그럴까요...우리 바위를 부수는 레이디를 위해서라면...후훗."
"뭐라고욧!"
필레시온이 주문을 외우자 주위 배경이 바뀌었다. 중간 중간에 주점도 보이고...
"음..약 1000년 전이네요."
헤스티아가 얼굴에 희색을 띄고 기뻐했다.
"역시 여기가 인간 냄세도 나고..."
리아리는 연신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필레시온~놀아요~"
"드릉.."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는지 필레시온은 벤치에 앉아서 골아 떨어졌다....
"쳇."
하루가 저물어 갔다.
리아리는 아침부터 이마를 찌푸리고 무슨생각인지를 골똘히 하고있었다.
"리아리...무슨생각을 그렇게..."
"아..죄송해요.."
필레시온이 말을 걸자 황급히 겉옷을 걸쳤다. 필레시온은 왜 저럴까 하며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엊저녁...리아리가 졸다가 발을 ?E딛어 넘어졌다.
"아야얏!"
"어..리아리!이런.피가 나잖아."
그리곤 놀라서 무릎의 상처를 빨아주었다...그때부터 리아리가 필레시온만 보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었다.
"음..그렇군...저녀석..남자 맞아?"
"무슨일이에요? 필레시온."
"하핫..그냥 혼잣말이에요."
"아...예"
한편 리아리는 방에 틀어박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었다.
'뭐지...이 기분은...필레시온을 타락시키기는 커녕...내가 오히려 필레시온에게 빠지고 있어...이게...사랑인가...'
그렇다...나젤란트에게 필레시온을 타락시키라는 면을 받고 내려온 마족.벨리알이었다.
"리아리~ 뭐해요. 밥먹어요..."
"에?예!"
다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체 나가는 벨리알...
"리아리.어디 아픈거에요?"
"오오...필레시온.미안해요."
"예?"
"난...마족 벨리알이에요.나젤란트의 명을 받고 내려왔죠.당신에게...빠져버렸어요..."
"네..? 마족이라니..그리고..내게 빠지다니.."
소리없는 절규....허거거거
"제발...당신을 어떻게 하진 않을테니...그냥...친구처럼 대해주세요..."
"예......"
필레시온은 멍하니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가 침대위에 쓰러졌다.머릿속이 정리가 되지않은 탓일까...갑자기 미군단이 나타나고...그리고...리아리가 마족이고...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니...실성한 사람처럼 머리를 쥐어뜯다가 잠들어 버렸다...
나델란트는 벨리알 마저 자신을 배신해 버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길길이 날뛰었다.
"어떻게.어떻게.벨리알이 날 배신하다니.."
옆에서 지켜보던 마녀.릴리트가 진정을 시키려고 입을 열었다.
"그만 하시죠.나젤란트. 당신답지 않습니다."
"화가 나는데 어떻하나!"
"플뤼톤에게 도움을 청하세요..."
"플뤼톤? 플뤼톤은 나보다 서열이 높다....그가 내 말을 들어줄까?"
"후후후...당신은 왜 필레시온을 잡으려고 하는건데요?"
"난.그아이의 정신력이 필요해. 그녀석을 강하게 만들어서 마군단도 강하게 만들어야지."
"필레시온을 마군단장으로..?"
"그렇지.아주 잘 아는군."
"음..벨리알이 필레시온에게 빠졌다죠? 그리고 헤스티아는 배신을 했다면서요?"
다시 괴로워 지는지 나젤란트가 흥분했다.옆에 있는 고블린도 몇마리 죽이고...고블린의 살타는 냄새가 역겹도록 지독했다.
"어린애 같이 무슨 짓입니까? 나젤란트. 벨제뷔트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음..협박이군.."
눈썹을 찌푸리며 겨우 진정을 한 나젤란트는 플뤼톤에게 부탁하는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는지 플뤼톤에게로 날아갔다.(부탁도 많이 하는군..)
그때.필레시온은 카스칸 왕국의 에우리와 페르단을 처음 만난 숲으로 들어섰다.
"음..이숲이군.."
"여기가 무슨 숲인데요?"
"아..제가 도움을 받은 숲입니다."
그때.저쪽 수풀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났다. 필레시온은 그쪽을 돌아보았다.님프. 하늘빛 머리칼의.그렇게도 맘속으로 그리워 하고 미안해 하던 에우리였다.
"혹시...필레시온?"
"에우리! 네..저 필레시온이에요."
그 님프.에우리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필레시온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오오...필레시온...다시는 못볼줄 알았어요...페르단도 죽고.."
"그렇군요..자아..이젠 괜찮아요..."
"그리고..나의 강이 말랐어요..난 강과같은 운명...나의 목숨도...오래 못갈꺼에요..."
"방법이 없는겁니까?"
"안타깝지만..방법이 없어요...죽기전에 한번이라도 보고 싶었는데...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자아자~이제 눈물어린 상봉은 그만하고...불의 진이 장 에 있나요?"
"여신이셨군요..."
급히 몸을 숙여 베례한다...
"불의 진을 없에도...전..강이 말랐기 때문에..죽어요.."
"에우리..약한소리 말아요.."
"아뇨...죽기전에 봐서...너무...행복해요.."
그리곤..필레시온의 품 안에 뛰어들었다.그리고...서서히..물방울이 되어...형체가 사라졌다.
"에우리.."
피레시온의 시야가 흐려졌다. 뜨거운 것이 흘렀다. 그리고...소낙비인지....하늘의 눈물인지...물이 떨어졌다. 나뭇잎이 스산히 흔들리고...나뭇잎 새로..빗방울이 떨어졌다.
"후후훗.그래.그렇단 말이지?"
눈물섞인 웃음을 터뜨리며 중얼거렸다.
"날..생각해 주는 존재는 없다. 내가..왜.왜 싸워야 하는거지?"
좋아하는.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한 남자의 처절한 표효가 숲속에 메아리 쳤다.
세상은 아름답다.그러므로 세상은 싸우며 살아갈 가치가 있는것이다.
에우리가 죽은지 5년이 지났다.벨리알은리리트와 나젤란트에 의해 마계로 돌아가고, 헤스티아는 불의 여신의 역할과 올림포스의 회의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신계로 갔다. 혼자 남아 말을 하지 않고 생각을 많이 한 필레시온은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며 전쟁에 참가하고, 거침없이 생명을 소멸시켰다. 지금 필레시온이 서있는곳은 카스칸 왕국과 말레닌 왕국의 피비린내나는 전쟁터.
"당신이 마지막이군요...안녕히.."
쉬익!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며 말레닌 왕국의 마자막 충성된 병사의 몸이 대나무처럼 두갈레로 갈라졌다.
"행복하시겠군요...당신은.."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며 거침없이 생명을 소멸시키는 필레시온의 모습을 보고 국왕과 귀족들은 어떤 카리스마에 압도당하여 식은땀만을 흘리고 있었다.
"카스칸의 국왕이여. 전...제 임무를 다했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말하곤 주위의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명상하기엔 딱 좋은 나뭇잎 내음. 그리고 살랑거리는 바람. 필레시온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었다.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생각에 잠겼다.
'난 누구이고. 무었을 위해 싸우는가?"
그리고...그 질문에 가장 기식적인 대답을 했다.
'난 게놈 프로젝트의 실패작이고. 돈을 벌기위해 싸운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흘렀다. 그동안의 생각을 했다. 그런대로 행복한 시간들... 헤스티아가 홀연히 나타났다.
"오오..필레시온. 무었때문에 슬퍼하죠?"
"헤스티아...난 무었을 위해 사는거죠?"
"필레시온..가련한 사람.."
헤스티아는 눈물을 훔쳐주며 어머니 같이 자상하게 말했다.
"지금...그대는 그대가 죽으면 슬퍼해줄 사람을 위해 사는거에요...그리고...실패작...하지만...실패작도 잘 살수 있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도 사는거구요."
상당히 논리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필레시온은 반박했다.
"그렇다면. 에우리는.에우리는 왜 죽은 거죠? 슬퍼해줄 사람이 있는데도.."
"필레시온..에우리를 사랑했군요...사랑엔 언제나 노력과 희생이 뒤따르는 법이죠."
"고마워요..헤스티아.."
필레시온은 기분이 좀 나아졌는지 다시...살육의 현장으로 나갔다. 흡사 전쟁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피빛의 붉은 태양이 넘어가고 있었다.
카스칸 왕국의 전쟁에 큰 공헌을 세워 근위대장으로 임명된 필레시온은 왕궁 주위에 저택을 짓고 호화롭게 살고있었다. 그리고.준수한 외모때문인지, 귀부인 들에게 나날히 인기가 높아져 갔다. 그날도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여 괴로움을 받고있었다.
"오호호호..필레시온님~이거받아주세요~이게 동방대륙에서 가져온 건데..."
왕족이 입장할때 울리는 나팔소리가 들렸다. 빰빰빰~ 그동안 눈이 보이지 않아 연회에 참석하지 못했던 왕녀가 시력을 회복하자 연회에 나온 모양이었다. 왕녀는 긴 흑발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가지고 있었다. 순간 필레시온은 그것이 어떤 존재와 일치하는것을 느꼇다.
"그대가 필레시온 경이지요?"
"예.그렇습니다."
"전. 이나라의 왕녀 아마릴리스라고 합니다."
왕족인데도 스스럼 없는 태도였다.
"필레시온경. 전쟁터이야기좀 해주세요."
"왕녀님.그런 끔찍한 이야기는 듣지 않으시는 것이 났습니다."
"치잇~"
샐룩하게 삐져서 돌아앉은 왕녀의 모습을 보고 필레시온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꺄아~필레시온경이 웃었어~"
귀부인들은 처음보는 필레시온의 웃음에 너무나도 기뻐했다.하지만...필레시온의 곁에 왕녀가 꼭 붙어있는것을 보고 곧 얼굴이 굳어졌다.
"필레시온경. 저랑 산책해요"
날이 꽤 어두워 지긴 했지만 산책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예.그러죠."
정원을 빠져나와 산책로로 쓰고있는 오솔길에 드러서자 왕녀의 모습이...벨리알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후훗.이럴줄 알았죠. 벨리알...어떻게 사람들을 속인거죠?"
"음...기억을 집어넣었죠."
"그건 그렇고,왕녀로 지내니까 좋아요?"
"별로...하지만 필레시온을 보니까 괜찮아요."
그때.정원쪽에서 왕녀의 유모가 달려왔다.
"아이구...걱정했잖아요."
"칫.걱정도 팔자야."
필레시온이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왕녀.아니 벨리알을 에스코트 해주곤. 자신의 호화로운 저택으로 들어갔다. 아주..오랜만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폐하. 신 필레시온 마물들을 없애고 오겠습니다."
"그러겠나?"
국왕의 허락을 얻어 각 지방의 숲으로 기사들을 풀었다.
필레시온자신은 단신으로 에우리와의 추억이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약10분정도를 걷자 아메바 한마리가 나타났다.
"부그부그부그"
여러가지 모양으로 모습을 바꾸며 필레시온에게 달려들었다.
아메바가 진흙인 것을 이용하여 불로 공격하자 곧바로 흙이 되어 바람에 날려갔다.
님프들이 사는 숲인 덕분인지 몬스터나 마물이 없었다.
차라리 다른 기사들과 함께 싸우는 것이 났다고 생각했는지 왕궁 옆의 숲으로 들어갔다.
"쿠오오오!"
쉬익! 숲속엔 마물들의 울부짖음과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리고 기사들이 헐떡이는 소리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허억 헉...근위대장! 좀 쉬죠.."
"그러지. 전원 휴식!"
곧바로 엔클레이브를 치며 옆의 돌에 걸터앉았다.
"저..근위대장님은 어떤 꿈이 있습니까?"
"후...꿈이라. 내게 꿈이 있었던가?"
"꿈이 없는 사람은 이룰수 있는일이 없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옳은 말이다. 꿈을 가질수 있도록 노력하지."
그리고 엔클레이브를 해제했다.
"근위대장! 뒤에!"
보통의 마물보다 큰 거대한 마물이 기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읏! 근위대장 조심해요!"
필레시온의 뒤에서 마물이 공격해 왔다.
"다들 성으로 가라!"
피레시온의 지휘로 기사들은 왕궁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마물이 공격을 맹럴하게 해왔다.
"매직 에로우!"
빛의 화살이 마물의 몸을 뚫었지만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계속 공격해왔다.
"제길...화이어 볼!"
불꽃이 터졌지만 마물은 약간의 상처만 얻었을 뿐 큰 데미지는 받지 않았다.
"음...티탄이군.."
[후후..알아챘군. 어머니. 가이아가 인간들에게 분노한다.]
티탄의 몸이 줄어들며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변했다.
[인간이여. 너의 세계의 땅에 숨쉴곳이 없다.]
"콘크리트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가이아가 괴로워하고 있다.]
자신의 할 말만 끝낸후 티탄은 천천히 사라졌다.
"흠...또 21세기로 가야하는 것인가?"
"근위대장! 괜찮으십니까?"
"음..괜찮네. 이제 돌아가지."
필레시온은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왕궁으로 돌아갔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
그녀를 숨쉬게 하기 위해 차원이동을 이용하여 21세기로 갔다.
필레시온은 도시 곶곶의 콘크리트에 화염을 퍼부어 파괴했다. 대지가 숨쉬었다.
대지가 에너지를 분출했다. 지진이 발생하고 용암이 ??구쳤다. 인간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지만 분노에 가득찬 가이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인간과 건물이 서서히 용암에 뒤덮여 그 옛날 폼페이의 화석과 같이 되었다. 절규하며 용암에 뒤덮인 꼬마아이.
기도를 하다가 용암에 덮힌 수녀.
필레시온은 가이아에게 말했다.
"가이아여! 이제는 저 말고는 인간이 없습니다. 분노를 거두십시오!"
가이아가 인간의 형상으로 화하여 필레시온에게 다가왔다.
"그대가 필레시온인가..마지막 인간이여."
"예.그렇습니다. 당신의 아들 티탄의 부탁을 받고 왔습니다."
"그런가..쓸데없는 짓을 했군. 마지막 인간이여. 나를 위해 힘을 쓴건 감사하다. 허나.나는 더이상 이런 인간들을 받치고 있을 수는 없다."
필레시온이 입을 열려 하자 어떤 힘이 입을 막았다.
"그냥 들어라. 인간이여. 나는 너희 종족을 완전히 소멸시키고자 한다."
더운 바람이 필레시온을 스치고 지나갔다.
"더이상. 모조리 똑같은 인간들을 내 위에 둘수 없다."
'똑같은 것이라..클론인간을 말하는 것인가..'
채 열기가 식지 않은 대지에서는 김이 나고 있었다. 붉은 기운을 내뿜으며.
"이제..내 말뜻을 알수 있겠나..."
가이아가 필레시온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필레시온의 말문이 열렸다.
"후..이젠 저도..죽게되는 거군요.."
"음...마지막 인간이여...그대의 일생을 정리하며...하데스 에게로 가라.."
가이아의 희디 흰 손에서 죽음의 불꽃이 일었다.
"가이아여...감사합니다. 에우리를 만나겠지요...그리고..제가 죽인 모든생물에게도 사과할수 있게 되는 거군요."
필레시온의 눈가에 이슬이 맷혔다. 이승에 대한 미련인가..
"아아...벨리알..잘해주지도 못했는데."
가이아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이 거세어 졌다. 그리고..필레시온의 몸은 화염에 휩싸였다. 그와 동시에 필레시온의 머리속에서 자신의 일생이 영화처럼 지나갔다.
그리고...필레시온의 육체가 사라졌다. 화염속으로...사라졌다. 클로닝 인간의 한많은 최후였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랑하는 것을 잃은...그의 몸이 탄 재에서. 뽀오얀 연녹색의 풀잎이 올라왔다. 필레시온의 강인한 생명력이 풀 속으로 들어갔는지...
-Genom project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