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를 틀고 쪽찔러 부부가 된지
지금에 와서 몇해나 지났을까
벼슬하러 사방을 나 다녔으나
독수공방 하는날 얼마나 많았던가
한방에 동거한지 며칠이 안되는데
게다가 난리도 겪고 병도 앓았지 않는가
십여년 동안을 혼미 하였으니
캄캄하다 온정이 끊어진것
타고난 천성은 본래 순박 하였으니
평생에 악한짓은 하지 않았다
저 하늘에 무슨죄를 지었기에
이 사람이 이런액을 만났을까
난리속에 이리저리 피해 다닐때도
다행이도 구렁텅이에는 버려지지 않았다
이 날에야 겨우 고향에 돌아 왔는데
또 어찌 슬픈일에 서러워야 하느냐
이승과 저승이 둘다 유감은 없으나
자녀들이 모두 곁에 있구나
나는 병에 시달리며 아직 죽지를 않고
지루하게도 숨만쉬고 있노라
널을 어루만지며 그대를 떠나 보내니
그대 할일 다 마친것 부럽소
그대를 따라 갈것을 몹시 원하니
세상을 오래 사는것 낙이 아니오
황천에서 혹시나 서로 다르게 되면
업보의 인연 응당 이전과 같으리
*오늘 시립도서관 산하 빛누리 독서회에서
충현 박물관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오리 이원익 선생께서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애통함을 시로 남기셨는데
넘 가슴에 와닿아 옮겨 봤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부부간의 정을 다시한번 사색해 봅니다
서로 아껴주고 격려해주는 부부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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