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불빛.
쉘 실버스타인의 삽화가 있는 시집(?)이라고나 할까요.
아슬란이 끄적거릴 거리가 떨어지면 훔쳐오곤 하는 멋진 '동시들'이 놀고 있는 샘이죠.
저 밖에 모르는 아이의 기도, 그리고 얼마전에 올렸던 거꾸로(원제는 물그림자).
어렵지 않은 낱말들로 제게 그때그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오늘 필 받은 작품은요...
겉이냐 속이냐?
밥은 백 달러짜리 겉옷을 한 벌 샀지만
속옷 살 돈이 없었지. 그래서 이렇게 혼잣말을 했어.
"겉모습이 정말 그럴싸하니까
속이 어떤지 아무도 모를 거야."
잭은 수백 달러짜리 팬티를 하나 샀지만
해지고 찢어진 겉옷을 입었지. 그래서 이렇게 중얼거렸어.
"속옷을 든든하게 입었으면 됐지,
남들이 흘깃거리건 말건 무슨 상관이람."
톰은 피리와 크레파스 한 상자와
빵과 치즈를 조금씩 사고 잘 익은 배도 한 개 샀지.
그리고 겉옷이나 속옷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걱정해 보지도 않았어.
겉을 걱정하는 것도, 속을 걱정하는 것도,
겉모습에 만족하는 것도 속모습을 더 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다 어른의 일이네요.
아이들은 그저, 욕망에 충실하고, 즐겁고, 단순하네요.
첫댓글 쉽게 보여준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여줄때 와닿는 느낌은 참 큰 거 같습니다.^^
다락방하니 생각나는데. 요즘 애들은 참 불쌍해요. 짱박힐 다락방도 없고, 어느 초딩 일기처럼 우주여행 가고 싶어도 학원 때문에 못가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심이 어른들 욕심으로 자꾸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