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330]퇴계書 안동 고산정孤山亭
낙동강 절벽 아래 정자, 사계절 다른 풍광
선비문화·자연경관 조화…'폭군의 셰프' 촬영
안동 고산정 일원
수려한 자연경관과 선비문화의 정취가 깃든
'안동 고산정 일원(安東 孤山亭 一圓)'이 명승으로 관리된다.
국가유산청은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447 일원에 있는
이곳을 명승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안동 고산정은 한국 선비문화를 대표하는 장소다.
조선 시대 유학자 퇴계 이황(1501~1570)과 그의 제자이자
정유재란 때 안동 의병장으로 활약한 금난수(1530~1604)가 학문과 풍류를 나눴다.
금난수는 명종 19년(1564년) 고산정을 세웠다. 건립 과정과 당시 주변 경관은
'고산제영(孤山題詠)' 등 여러 문헌에 기록돼 있다.
퇴계와 묵객들의 시문도 남아 조선 지식인들의 교유와 자연관을 엿볼 수 있다.
안동 고산정 일원
정자는 이황이 유람했던 예던길과 농암종택이 인접한 협곡인 가송협(佳松峽) 강가
단애 아래에 있다. 물길, 바위, 숲 등과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폭군의 셰프' 등의 촬영지로 알려져 관심이 높아졌다.
국가유산청은 "역사·문화·자연이 조화를 이룬 귀중한 문화경관"이라며
"안동시와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개마을에서 큰 돌 100여 개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면
농암 이현보(1467~1555) 종갓집 농암종택이 있다.
농암종택을 끼고 왼쪽으로 구부러져 1.2km쯤 가다 다리를 건너 조금 걸으면 고산정이다.
퇴계 예던길 종착점인 고산정.
강물이 들지 않도록 자연석으로 쌓은 축대 위에 기둥을 세우고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 우진각지붕 정자를 놓았다.
정면과 양 측면엔 쪽마루를 덧달고 난간을 댔다.
마루에 좌정하고 강 건너 소나무들이 옹위하는 바위 절벽, 고산을 본다.
고산과 고산정이, 정확히 말하면 고산정 있는 쪽 절벽이 협곡을 이룬다.
퇴계가 정자를 짓고 싶어 했을 만하다.
다만 고산정은 그의 제자 금난수가 세웠다.
고산정에서 바라본 큰 바위 절벽 고산.
퇴계 제자 중에 정승 10여 명과 판서 30여 명이 나왔다.
이 제자들 종택 등이 사림의 본산 안동 곳곳에 있다.
이 집들의 현판과 편액 또한 선비의 묵향을 진하게 풍긴다.
사실 도산서원, 고산정, 농암종택 같은 안동 대부분 문중 건물의
편액과 현판 진품은 안동호 근처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돼 보관 중이다.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주요 문중으로부터 기탁받아 보관 중인 편액들.
가운데 ‘도산서원’ 글씨는 조선 명필 한석봉 작품이다.
‘도산서원’ 편액은 조선 명필 한석봉이 썼고 ‘고산정’ 편액은 퇴계가 직접 썼다.
추사 김정희, 단원 김홍도, 미수 허목, 흥선대원군 같은 쟁쟁한 인물이
필력을 선보인 편액 1400여 점이 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있다.
일반인은 전시체험실에 전시된 일부의 기운을 통유리창 너머로 받을 수 있다.
국학진흥원은 문중에서 책을 찍는 목판인 책판도 약 7만 점을 기탁받았다.
2000년대 초 시작한 ‘목판 10만 장 보존 운동’을 통해서다.
안동의 능성 구 씨 백담 문중이 가장 먼저 기탁했다.
백담은 조선 중기 문인 구봉령의 호로 퇴계의 제자다. 왜 아니겠는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전국 문중에서 기탁 받아 보관하고 있는 책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