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행주모(행복한 주택관리사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베다
영광의 신비
3. 부 활
나는 그리스도의 기쁘고 힘찬 부활을 다시 본다.
동산은 아주 고요하고 이슬이 반짝일 뿐이다. 온밤 동안 세상을 지켜준 별들이 총총 박힌 검푸른 빛깔을 벗은 다음 점점 더 엷은 사파이어 빛깔이 되는 하늘이 있다. 새벽은 마치 밀물이 자꾸 높이 올라오면서 우중충한 바닷가를 덮고, 젖은 모래의 검정회색을 바닷물의 파란 빛으로 바꾸어놓는 동안에 물이 하는 것과 같이, 아직 어두컴컴한 천공권(圈)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밀어낸다.
어떤 별은 아직 죽기가 싫어서 새벽의 연초록색 빛의 흐름 밑에서, 마치 좀 떨어져 있는 작은 언덕을 뒤덮고 있는 올리브나무들의 마비된 잎들처럼 회색이 약간 섞인 젖빛깔 나는 흰빛깔의 점점 더 약해져 가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마치 물속에 잠기는 땅과 같이 새벽빛의 물 속에 잠겨 파선하고 만다. 그런 다음 또 하나가 사라지고… 그리고 또 하나… 또 하나, 또 하나가 사라진다. 하늘은 그의 별들의 무리를 잃고, 다만 저기 서쪽 끝에 셋 그러다가는 둘, 그 다음에는 하나만이 남아서 떠오르는 새벽이라는 이 날마다 되풀이되는 경이를 본다.
그러다가 장밋빛 그물이 동쪽 하늘의 터키옥(玉)색 비단에 줄을 하나 그어놓자, 숨결 같은 바람이 나뭇잎들과 풀 위를 지나가면서 “잠을 깨라, 날이 또 밝았다”하고 말한다. 그러나 바람은 풀과 나뭇잎들 밖에는 깨우지 못한다. 풀과 나뭇잎들은 금강석 같은 이슬 밑에서 몸을 떨고, 떨어지는 이슬방울이 내는 아르페지오(arpeggio)를 곁들인 작은 소리를 낸다.
자기 나라에 있는 영주처럼 지배하는 것같이 보이는 키가 큰 실편백(扁柏)의 우거진 가지에서는 새들이 아직 잠을 깨지 않고, 북풍을 막아주는 월계수 울타리의 이리저리 얽힌 가지들 사이에서도 새들이 아직 잠을 깨지 않는다.
경비들은 지루해지고, 추위로 움츠러들고 졸음이 오고해서 여러 가지 자세로 무덤을 지키고 있는데, 무덤의 돌문은 마침 버팀벽이나 되는 것처럼 가장 자리에 석회를 두껍게 발라 보강하였고, 그 불투명한 흰 빛깔 위에는 갓 바른 석회에 직접 다른 도장들과 함께 성전의 관인(官印)이 찍힌 넓은 장미꽃 장식 모양의 붉은 초가 눈에 뛴다.
땅바닥에 재와 아직 꺼지지 않은 깜부기불이 있는 것을 보니 경비병들이 불을 피웠던 모양이고, 또 음식 찌꺼기와 분명한 양의 잔뼈들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노름을 하고 음식도 먹은 모양이다. 양의 잔뼈들은 우리네 도미노 놀이나 우리네 어린이들의 구슬놀이같이 오솔길에 원시적인 말판을 그려놓고 하는 어떤 놀이에 쓰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다음 그들은 지쳐서 모든 것을 버려둔 채로 자거나 지키거나 하는 데 다소간 편한 자세를 취하였었다.
이제는 동쪽의 맑은 하늘에 새빨간 구역이 더 커지고, 그러면서 아직 햇살은 보이지 않는 하늘에 알지 못하는 깊은 곳에서 빛나는 별똥별이 하나 오는데, 감당할 수 없는 정도로 빛나는 불덩어리이며, 그 뒤에는 번쩍거리는 후류(後流)가 뒤따르는데, 이것은 어쩌면 우리 망막(網膜)에 남아 있는 그 별똥별의 광채의 잔상(殘像)인지도 모르겠다. 그 별똥별이 땅을 향하여 전속력으로 내려오는데, 어떻게나 강렬하고 환상적이고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운지 새벽의 장밋빛이 이 백열하는 흰빛에 가려 사라지고 만다.
경비병들은 놀라서 고개를 쳐든다. 빛과 더불어 온 우주를 채우는 힘차고, 듣기 좋고, 장엄한 우르릉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 우르릉거리는 소리는 저 먼 천국에서 온다. 그것은 영광스러운 그리스도의 육체로 돌아오시는 그분의 영을 따라오는 알렐루야 이고, 천사들의 찬양노래이다.
별똥별은 무덤의 쓸데없이 잠그는 장치에 부딪혀 그것을 떼어내 땅에 내동댕이치고, 주님의 영이 이 세상을 빠져나가면서 일으켰던 것과 같이 우주의 주재자가 땅에 돌아오시면서 새로운 지진을 일으킴으로써 당신을 지키는 간수처럼 배치된 경비병들을 공포와 요란한 소리로 전율하게 하신다. 별똥별은 어두운 무덤 속으로 들어가 형용할 수 없는 빛으로 무덤 안을 비추고 움직이지 않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 동안 주님의 영은 붕대에 감겨 움직이지 않고 있는 시신 안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이 모든 것이 일분 동안이 아니라 일분의 몇 분의 일 동안에 이루어졌다. 그만큼 하느님의 빛이 나타나고 내려오고 스며들고 하는 것이 빨랐다….
하느님의 영이 그의 육체에 대하여 “나는 원한다” 하는 말씀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는 본질(本質)에 의하여 움직이지 않는 질료(質料)에 전달되었고, 사람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육체는 그 명령을 받고 긴 한숨을 쉬면서 명령에 복종한다….
몇 분 동안은 아무 다른 낌새가 없다.
수의 밑에서는 영광스러운 육체가 다시 꾸며져서 영원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죽음의 잠에서 깨어나고, 그가 있던 “무(無)”에서 돌아오며, 죽었다가 다시 산다.
분명히 심장이 깨어나서 첫 번째 고동을 일으키고, 정맥 속으로 남아 있는 피를 밀어넣고, 빈 동맥과 움직이지 않는 허파와 희미한 뇌에 필요한 양의 피를 전부 단번에 만들어 넣어 체온과 건강과 힘과 사고를 다시 가져다준다.
또 조금 있다가, 무거운 수의 밑에서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일어난다. 포개져 있던 손을 움직이시는 순간부터 물질이 아닌 재료로 지은 손을 입으시고 위엄있고 찬란하게, 그분은 그분인데도 변화시키고 높이 올려주는 장중함으로 인하여 초자연적으로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서 나타나시는 그 순간까지 분명히 움직임이 갑작스러워서, 눈이 그 전개를 지켜볼 여유가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그리고 지금은 눈이 그분을 감탄하며 쳐다본다. 생각이 회상시켜 주는 형체와는 너무도 다른, 상처도 없고 피도 없고, 다만 다섯 상처에서 쏟아져 나오고 그분의 모든 피부에서 나오는 빛으로 눈부시게만 되신 그분을 감탄하며 쳐다본다.
예수께서는 첫걸음을 떼어놓으신다. 그분이 움직이실 때 손과 발에서 솟아 나오는 빛살이 그분을 칼날과 같은 빛으로 둘러싼다. 지금은 피를 흘리게 하지 않고 광채만을 내는 가시관의 수없이 많은 상처로 이루어진 면류관이 얹혀 있는 머리에서부터, 가슴 위에 십자 모양으로 포개졌던 팔을 벌려서 심장 높이에서 태양과 같은 광채를 내며 옷에서 스며나오는 대단히 강렬한 광채를 내는 부위를 드러내실 때, 그 옷자락에 이르기까지. 그 때에는 정말 “빛”이 형체를 취하였다. 그것은 이 세상의 초라한 빛이 아니고, 별들의 초라한 빛이 아니며, 태양의 초라한 빛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빛이다. 오직 한 분에게 집합될 것이며 그 분의 눈동자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란 빛깔을 주고, 머리칼에는 타오르는 듯한 금빛깔을 주며, 그분의 옷과 얼굴빛에는 천사와 같은 천진난만함만을 주는 천국의 온갖 찬란함이다. 그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인간의 말로는 묘사할 수 없는 탁월한 열기를 이루는 모든 것으로서 천국에 있는 모든 불을 당신 안에 흡수하심으로써 당신의 강렬한 능력으로 철회하셨다가 영원한 시간의 각 순간마다 하늘의 중심이신 심장에 다시 낳아 주신다. 이 심장은 그의 피, 그의 무형의 피의 무수한 핏방울, 즉 성인들과 천사들을 끌어당기고, 퍼뜨리며, 천국을 이루는 모든 것, 즉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 부활하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분을 형성하는 빛을 이루는 모든 것을 끌어 당기고 퍼뜨리고 한다.
그분이 움직여 출구 쪽으로 나오시고, 눈이 찬란한 그분의 뒷 쪽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매우 아름답기는 하지만 태양에 비하면 별과 같은 빛이 둘 내 눈에 나타났다. 하나는 무덤 어귀 이쪽, 하나는 저쪽에 나타나 당신의 빛에 둘러싸여 미소를 축복하시며 지나가시는 그들의 하느님께 대한 예배로 꿇어 엎드려 있다. 예수께서는 을씨년스러운 굴을 버리고 나오셔서 다시 땅을 밟으신다. 땅은 기쁨으로 인하여 깨어나서 이슬과 풀과 장미나무들의 빛깔로, 와서 입을 맞추는 떠오르는 해와 그 밑으로 지나가시는 영원한 태양을 향하여 기적으로 피어나는 사과나무의 수많은 꽃부리로 찬란히 빛난다.
경비병들은 거기 기절해 있다.… 우주의 순수한 힘들인 꽃과 풀과 새들은 당신 자신의 빛과 후광과 태양빛의 후광 속에서 지나가시는 능하신 분을 감탄하고 숭배하는데, 인간의 탁월한 힘은 하느님을 보지 못한다.
그분의 미소와 눈길은 꽃과 잔가지들 위에 멎고, 파란하늘을 향하여 올라가니, 모든 것은 더 아름다워진다. 그리고 승리자의 머리 위에 꽃이 핀 망사를 이루고 있는 수백만 개의 꽃잎은 더 부드럽고 색채가 다양하다. 또 그분의 빛나는 눈에 반사되는 하늘은 더 파랗고, 여기저기 정원에서 빼앗아 온 향기와 부드러운 꽃잎의 애무로 그의 왕에 입맞춤을 하러 오는 가벼운 바람에 실려 가는 작은 구름 한 덩어리를 즐겁게 그려놓는 태양은 더 찬란하다.
예수께서는 손을 들어 강복하시고 나서 새들이 더 크게 노래하고 바람이 여러 가지 향기를 실어오는데, 내 눈에서 사라지시면서, 슬픔과 고통과 내일에 대한 망설임의 가장 사소한 기억까지도 지워버리는 기쁨 속에 나를 남겨놓으신다.
4. 예수 어머니께 나타나시다
(생략)
5. 경건한 여자들이 무덤으로 간다
그 동안 집에서 나온 여자들은 어두움 속의 망령들처럼 성벽에 바짝 붙어서 걸어간다. 얼마 동안은 겉옷을 꼭 여민 채, 이렇게도 조용하고 적요함으로 인하여 겁이 나서 말이 없다. 그러다가 도시가 완전히 조용한 것으로 인하여 안심이 되어 함께 모여 감히 말을 한다.
“성문이 벌써 열렸을까?”하고 수산나가 묻는다.
“물론이지. 야채를 가지고 첫 번째로 들어오는 야채 재배자를 보라구. 저 사람은 시장으로 가는 거야”하고 살로메가 대답한다.
“그들이 우리한테 아무 말도 안 할까?”하고 수산나가 또 묻는다.
“누가요?” 하고 막달라 마리아가 묻는다.
“재판소 성문에서 병사들이 말이야. 그리로는… 들어가는 사람이 적고 나오는 사람은 더 적어… 우리가 수상하게 보일거야…”
“그럼 어떻게 할까요? 우리를 바라볼 테지요. 그 사람들은 시골로 가는 여자 다섯명을 보겠지요. 우리는 또 과월절을 지내고 저희들의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악의를 가진 사람의 주의를 끌지 않게 왜 다른 성문으로 나가지 않는 거야? 그런 다음 성벽을 끼고 돌아가기로 하고?”
“그러면 길이 멀어질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는 더 안심이 될 거다. 물문으로 해서 나가자….”
“아이고! 살로메 아주머니! 내가 아주머니라면 동방문을 택하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주머니는 멀리 돌아가게 될 거예요! 빨리 하고 빨리 돌아와야 해요.” 이렇게 결단력 있는 사람은 마리아이다.
“그럼, 다른 성문으로 가지, 그렇지만 재판소 성문은 안돼. 친절을 베풀어줘…”하고 모두가 부탁한다.
“좋아요. 그러면 여러분의 뜻이 그러니까 요안나한테 들릅시다. 요안나는 자기에게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거든요. 만일 우리가 바로 갔더라면 들르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더 멀리 돌아가자고 들 하시니까 요한나 한테 들르자는 것입니다…”
“아! 그렇지. 거기 배치된 수비병들 때문에도 그래… 요안나는 알려져 있고, 사람들이 두려워하니까….”
“난 아리마태의 요셉의 집에도 들렀으면 좋겠다. 그 장소의 주인이니까.”
“암 그렇구 말구! 이제는 주의를 끌지 않게 행렬을 만들어 가자구요! 아이고! 언니는 정말 겁쟁이 야! 그보다도 이거 봐 언니, 이렇게 합시다. 내가 앞장서 가서 살펴보겠어. 언니들은 뒤에서 요안나하고 같이 오라구. 무슨 위험이 있으면 내가 길 가운데 서 있겠어. 그러면 언니들이 나를 보게 될거고, 우리 모두 뒤로 돌아가면 되는 거야. 그렇지만 수비병들은 이것 앞에서는, 난 이걸 생각했거든(그러면서 돈이 잔뜩 들어있는 돈 주머니를 보인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해도 그냥 내버려둘거야.”
“우리는 요안나에게도 그 말을 하겠다. 네 말이 옳다.”
“그럼 날 가게 해줘.”
“마리아야 너 혼자 가니? 나도 너하고 같이 가겠다.” 하고 마르타가 동생을 염려해서 말한다.
“아니야, 언니는 알패오의 마리아와 함께 요안나의 집으로 가봐, 살로메와 수산나는 성 밖의 문 근처에서 언니를 기다릴거야. 그런 다음 모두 함께 큰길로 해서 와. 안녕.”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는 방향성 나무기름이 든 주머니와 돈을 가슴에 안고 빨리 떠나서 더 이러쿵저러쿵 말을 못하게 해버린다.
막달라 마리아는 길을 어떻게나 빨리 걸어 가는지 날아가는 것 같다. 그는 더 빨리 가려고 재판소 성문을 지나가지만 아무도 정지시키지 않는다.
다른 여자들은 막달라 마리아가 가는 것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그들이 있던 길이 갈라지는 데로 등을 돌리고, 좁고 어두운 다른 길로 접어드는데, 그 길은 그후 여섯째 문 근처에 가서 아름다운 집들이 있는 더 넓고 환히 트인 길로 이어진다. 여자들은 거기서 또 헤어져서, 살로메와 수산나는 그대로 길을 계속하고, 마르타와 알패오의 마리아는 쇠를 씌운 문을 두드리고, 문지기가 벙싯 여는 입구로 간다.
그들은 들어가서 요안나를 찾아간다. 요안나는 벌써 일어나서, 그를 한층 더 창백하게 하는 짙은 자주빛 옷을 완전히 입고, 유모와 하녀 한 사람과 함께 역시 향유를 다루고 있다.
“오셨군요. 하느님께서 거기 대한 상급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두 분이 오시지 않았더라면 내가 스스로 갔을 것입니다. …위안을 얻기 위해서요. …그 무서운 날부터 많은 일들이 혼란을 일으킨 채로 있으니까요. 그리고 내가 고독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그 무덤을 덮은 바위에 가서 두드리면서 ‘선생님, 불쌍한 요안나입니다. 선생님도 저를 혼자 내버려두지 마세요…’하고 말해야 합니다. 요안나는 조용히 그러나 매우 슬프게 운다. 그동안 유모 에스텔은 여주인에게 겉옷을 입혀 주면서 등 뒤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커다란 몸짓을 한다.
“갔다 와요, 유모.”
“하느님께서 마님께 힘을 주시기를!”
그 여자들은 동행들이 있는 데로 가려고 저택에서 나온다. 이때에 짧고 강한 지진이 일어나서, 금요일의 사건으로 아직 공포에 떨고 있는 예루살렘 시민들을 다시 공포에 사로잡히게 한다.
세 여인은 부랴부랴 되돌아와서, 남녀하인들이 소리를 지르고 주님을 부르는 가운데 넓은 현관에 머물러 있다. 또 다시 진동이 있을까봐 걱정을 하면서 거기 머물러 있는 것이다.
…한편, 막달라 마리아는 정확히 아리마태의 요셉의 동산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어귀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이 하늘의 징조인 힘차면서도 듣기 좋은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서쪽에는 아직 끈질긴 별 하나가 버티고 있는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그래서 그 때까지는 엷은 초록색이던 공기를 금빛이 돌게 하는 새벽의 불그레한 빛 가운데에 커다란 빛이 밝혀지면서 마치 백열하는 찬란한 둥근 덩어리 같은 것이 내려오면서 고요한 공기를 번갯불처럼 갈라 놓았다.
막달라 마리아는 그 빛에 거의 스쳐지다시피해서 땅에 쓰러졌다.
마리아는 잠시 몸이 기울어지면서 ‘주님!’ 하고 중얼거리고는 바람이 지나간 후의 나무줄기 모양으로 다시 일어나 한층 더 빨리 동산으로 뛰어간다. 마리아는 마치 쫓겨서 둥지를 찾아가는 새 모양으로 동산으로 빨리 들어가 바위를 깍아 만든 무덤 있는 쪽으로 간다. 그러나 비록 빨리 가기는 하지만, 그 하늘의 유성( 星)이 무거운 돌을 보강하기 위하여 석회로 봉인을 한 것에 대하여 지렛대와 불꽃의 구실을 할 때에 무덤에 까지 이르지 못하였고, 마지막 부서지는 소리를 내면서 돌문이 떨어져 지진으로 인한 진동에 또 하나의 진동을 겹칠 때에도 무덤에 까지 이르지 못하였다. 지진은 짧기는 했지만 어떻게나 격렬했던지 수비병들이 쓰러져 죽은 것같이 될 지경이었다.
마리아가 도착해서 보니 승리자를 쓸 데 없이 지키던 간수들이 베어서 묶어 놓은 밀단 모양으로 땅에 쓰러져 있었다. 막달라 마리아는 지진을 부활과 연결짓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광경을 보고 예수의 무덤을 모독한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벌이라고 생각하고 무릎을 꿇으면서 말한다. “아이고! 그자들이 주님을 치웠구나!” 하고.
막달라 마리아는 정말 비탄에 빠져서, 마치 찾아 헤메던 아버지를 만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왔다가 반대로 집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한 소녀처럼 운다. 그러다가 일어나서 베드로와 요한을 만나려고 뛰어간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알릴 생각만을 하기 때문에 동행들 마중을 갈 생각은 하지 않고, 길에서 머뭇거릴 생각도 하지않고, 영양 모양으로 빨리 이미 왔던 길을 되돌아 오며, 재판소 성문을 지나, 약간 사람의 왕래가 있는 길로 날다시피 달려서 손님을 접대하는 집의 문으로 달려들어 미친 듯이 두드리고 흔든다.
집주인 여자가 문을 열어준다. “요한과 베드로가 어디 있어요?” 하고 막달라 마리아가 헐떡이며 묻는다.
“저기요” 하고 말하면서 그 여자는 최후의 만찬실을 가리킨다.
막달라 마리아는 들어간다. 그리고 방안에 들어가 두 사람 앞에 가기가 무섭게 어머니에 대한 연민으로, 그리고 외치는 것보다도 더 괴로워하는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자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치웠어요! 어디다 갖다 두었는지 누가 알겠어요?” 그러면서 처음으로 비틀거리고 팔다리를 떤다. 그래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무데나 붙잡는다.
“아니 뭐라고? 뭐라고 했어?” 하고 두 사람이 묻는다.
그러니까 막달라 마리아는 헐떡이며 말한다. “나는 수비병들을 매수하려고… 우리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게 하려고… 먼저 갔어요. 그랬더니 지키는 병사들이 죽은 것처럼 쓰러져 있었어요. … 무덤은 열려 있고, 돌은 땅에 굴러 있구요. … 누가? 누가 그렇게 했을까요? 아이고! 오세요! 뛰어가요….”
베드로와 요한은 즉시 출발한다. 마리아는 몇 걸음 그들을 따라가다가 뒤로 돌아온다. 마리아는 집주인 여자를 붙들고 용의주도한 사랑으로 세차게 흔들면서 얼굴에다 대고 말한다. “누가 저분(그러면서 마리아의 방문을 가르킨다)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단단히 조심해요. 내가 주인이라는 걸 생각하고, 말을 듣고 입다물어요.”
그런 다음 무서워서 쩔쩔 매는 집주인 여자를 남겨두고, 무덤쪽으로 성큼성큼 가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 미친다….
…수산나와 살로메는 그 동안 동행들을 떠나 성벽있는 데로 다시 왔었는데,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그들은 깜짝 놀라서 어떤 나무 밑으로 피해 가서, 무덤쪽으로 가고자 하는 강한 욕망과 요안나의 집으로 뛰어가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어떻게 할지를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이 공포를 이겼다. 그래서 무덤을 향하여 간다.
그 여자들은 아직도 무서워하며 동산으로 들어가서 보니 지키는 병사들이 기절해 있고 … 열린 무덤에서는 큰 빛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그들의 놀람은 더했졌는데, 서로 용기를 복돋워주기 위하여 서로 손을 잡고 무덤 어귀에 이르러서 무덤 안 어둠 속에 빛나는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는 그들의 놀람이 극도에 달하였다. 그 사람은 조용히 웃으면서 그가 있는 자리에서 여인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 사람은 기름바르는 돌 오른쪽에 기대서 있는데, 돌의 회색 색조가 그 백열하는 광채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여자들은 너무 놀라 어리둥절하여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천사가 그들에게 조용히 말한다. “나를 무서워하지 마시오. 나는 하느님의 고통의 천사인데, 고통이 끝나는 것을 즐기려고 왔습니다. 그리스도의 고통은 끝났고, 그분에게는 죽음에서의 굴욕도 끝났습니다. 당신들이 찾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나자렛의 예수는 부활하셨습니다. 그분은 이제 여기 안 계십니다. 당신들이 그분을 모셔 놓았던 곳은 비어 있습니다. 나와 같이 기뻐하시오. 그리고 가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부활하셨고 당신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신다고 말하시오. 당신들은 그분이 말씀하신 대로 그 곳에서 잠시 동안 더 뵐것입니다.”
여인들은 쓰러지며 얼굴을 땅에 박는다. 그리고 얼굴을 다시 쳐들었을 때는 마치 어떤 벌에 쫓기기라도 하듯이 도망친다. 그들은 겁에 질려 중얼거린다. “우린 죽을 거예요! 주님의 천사를 보았으니!”
여인들은 들판에까지 다 와서는 좀 진정이 되어 의논을 한다. 어떻게 할까? 자기들이 본 것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고, 그곳에 갔다 온다고 말하면 지키는 병사들을 죽였다고 유다인들에게서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 안된다. 친구들에게도 원수들에게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벌벌 떨며 말을 잃은 채 딴 길로 해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최후의 만찬실로 들어가 숨는다. 마리아를 보겠다고도 하지 않는다. … 그리고 거기서 그들이 본 것은 마귀의 속임수라고 생각한다. 이 여자들은 겸손한 만큼 ‘자기들이 하느님의 사자를 보는 은혜를 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그것은 자기들을 그곳에서 쫓으려고 무섭게 하려고 한 사탄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악몽으로 질겁을 한 계집아이들처럼 울며 기도한다.
…셋째무리, 즉 요안나와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르타는 다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틀림없이 동행들이 기다리고 있을 그 곳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거리로 나오니 이제는 사람들이 있는데, 겁을 집어먹고 새로 일어난 지진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을하고, 금요일에 일어난 일들과 연결을 짓고 있지도 않은 일들을 생각해내기도 한다.
“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이 낫지! 아마 지키는 병사들도 겁이 나 있어서 반대를 하지 않을지도 몰라.” 하고 알패오의 마리아가 말한다.
그러면서 빨리 성벽쪽으로 간다. 그러나 이 여자들이 그리로 가는 동안 베드로와 요한은 벌써 동산에 이르렀고, 그 뒤에 막달라 마리아가 따라온다.
발이 더 빠른 요한이 맨 먼저 무덤에 이르렀다. 이제는 지키는 병사들도 없고 천사도 없다. 요한은 벌벌 떨고 몹시 슬퍼하며 눈에 보이는 어떤 물건의 표를 공경하여 거두려고 열려 있는 무덤 어귀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다만 땅바닥에 있는 시신을 덮었던 천과 그 위에 쌓여 있는 헝겊들뿐이다.
“정말 여기 안계셔, 시몬! 마리아가 제대로 보았어. 와서 들어가봐.”
베드로는 빨리 뛰어 왔기 때문에 몹시 숨을 헐떡이며 무덤속으로 들어간다. 그는 오면서 “나는 감히 그곳에 가까이 가지 못할 거야”하고 말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이 어디에 계실지 찾아낼 생각밖에 없다. 그러면 어두운 어떤 구석에 숨어 계실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달렸던 작은 구멍으로만 빛이 조금 들어올 뿐인데, 거기에 요한과 막달라 마리아의 그림자가 드리웠으니 무덤 속은 한층 더 어둡다…
그러므로 베드로는 보기가 어려워 무엇이 있나 알아보려고 손으로 더듬는다. …그는 벌벌 떨면서 기름바르는 돌대(台)를 만져 본다. 그리고 비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안 계셔, 요한! 안 계시단 말이야!… 아이고! 자네도 오게! 나는 하도 울어서, 이렇게 빛이 별로 없는 데서는 거의 보이지가 않네.”
요한은 일어나서 들어간다. 그리고 요한이 들어오는 동안 베드로는 잘 개켜진 수의가 한 구석에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정성스럽게 말린 시신 덮는 천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놈들이 정말 선생님을 훔쳐 갔어. 병사를 두어 지키게 했던 건 우리 때문이 아니라, 이 짓을 하려고 그랬던 거야. …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하게 내버려두었단 말이야. 우리는 도망을 쳐서 그렇게 할 수 있게 했단 말아야….”
“아이고! 어디다 갖다 놓았을까?”
“베드로, 베드로! 이제는 … 정말 끝장이야!”
두 제자는 풀이 죽어서 나온다.
“이거 봐, 마리아.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려…”
“나는 떠나지 않을 거예요. 여기 있겠어요. … 누군가 오겠지요. … 아이고! 나는 안 가요. … 여기엔 아직도 선생님의 것이 무엇인가 남아 있어요. 어머니 말씀이 옳았어요. … 선생님이 계셨던 곳의 공기를 마시는 것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위안이예요.”
“유일한 위안이지… 이젠 자네도 바라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것을 알겠지…”하고 베드로가 말한다.
마리아는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문 곁에 털썩 주저앉아 운다. 그동안 제자들은 떠나간다.
그러다가 고개를 쳐들고 안을 들여다보니 기름바르는 돌 머리쪽과 발쪽에 두천사가 앉아 있는 것이 눈물사이로 보인다. 가엾은 죽어가는 바람과 죽기를 원치않는 믿음사이에 겪는 가장 격렬한 싸움으로 하도 얼이 빠져서 놀라지도 않고 멍하니 그들을 바라다본다. 모든 것에 영웅적으로 저항해 온 용감한 그가 이제는 눈물밖에 남은 것이 없다.
“여보세요. 왜 우세요” 하고 빛나는 두 소년 중에 한 소년이 묻는다. 그들은 매우 아름다운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내 주님을 훔쳐 갔는데 어디다 갖다 두었는지 몰라요”
마리아는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고 “당신들은 누구요?” 하고 묻지도 않는다. 이제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마리아를 놀라게 하지 못한다. 한 인간을 놀라게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미 다 겪었다. 이제는 힘없이 체면도 없이 울고 있는 부서진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소년 천사는 동료를 바라보고 미소짓는다. 그리고 다른 천사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천사의 기쁨 반짝이는 가운데 바깥 동산 쪽을 네다본다. 동산에는 사과밭의 무성한 사과나무에 핀 수백만 송이의 꽃과 더불어 꽃이 만발하였다.
마리아는 천사들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보려고 몸을 돌리니, 대단히 아름다운 남자 한 사람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마리아가 그를 즉시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를 연민의 눈으로 보면서 “여보시오, 왜 우시오? 누구를 찾소?” 하고 묻는 남자를 말이다.
하기는 너무 많은 걱정으로 지쳐 빠져서 뜻밖의 기쁨을 느끼면 죽을지도 모르는 인간에 연민으로 얼굴이 어두워진 예수님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그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었는지 정말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러니까 마리아는 흐느끼면서 말한다. “그 사람들이 주 예수님을 훔쳐 갔어요. 저는 예수님이 부활하시기를 기다리면서 그분에게 향유를 바르려고 왔었어요. …저는 제 사랑 둘레로 제게 있는 용기와 희망과 믿음을 모두 모아 놓았어요. … 그런데 이제는 그분을 찾아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제 믿음과 제 희망과 제 용기 둘레에 그것들을 사람들에게서 보호하려고 제 사랑을 두기까지 했어요. …그러나 모두가 소용없어요! 사람들은 제 사랑을 빼앗아 갔고, 그분과 더불어 제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요. … 오 주님, 주님이 그분을 가져가셨으면 어디다 두셨는지 말씀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가서 모셔 오겠어요….
저는 아무한테도 그 말을 안하겠어요.… 주님과 저 사이의 비밀일 것입니다. 보세요, 저는 데오필로의 딸이고, 라자로의 동생이예요. 그렇지만 지금 노예처럼 주님께 간청하려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그분의 시신을 저더러 사라고 하십니까? 사겠어요. 얼마나 드릴까요? 저는 부자예요. 그분의 몸무게만큼 금을 드릴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제게 돌려주세요. 주님을 고발하지 않을게요. 저를 때리실래요? 때리세요. 원하시면 피가 나도록 때리세요. 그분에게 증오를 가지고 계시면 제게 앙갚음을 하세요. 그렇지만 그분을 제게 돌려주세요. 아이고! 주님, 이 불행으로 저를 가난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가엾은 여인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 저를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시겠어요?
그러면 그분의 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하세요. 말씀해주세요. 내 주 예수님이 어디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힘이 셉니다. 제가 그분을 안아서 어린아이처럼 안전한 곳에 갖다 모시겠어요. 주님… 주님… 아시지요. … 사흘 전부터 우리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아들께 한 일 때문에 하느님의 분노에 의해서 벌을 받고 있어요.… 그 죄악에다 모독을 보태지 마세요….“
“마리아!” 하고 그를 부르시면서 예수께서는 빛나신다. 예수께서는 당당한 빛남을 보이시며 당신을 드러내신다.
“라뽀니(선생님)!” 마리아의 부르짖음은 참으로 죽음의 주기를 마감하는 “큰 외침”이다. 첫째 주기와 더불어 증오의 암흑이 희생을 시체에 쓰는 붕대를 둘러쌌었고, 둘째 주기와 더불어 사랑의 빛이 그의 찬란함을 더하였다.
그러면서 마리아는 온 동산에 울려 퍼지는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 예수의 발 앞으로 달려가 발에 입맞춤하려고 한다.
예수께서는 손가락 끝으로 마리아의 이마를 겨우 만지면서 떼어놓으시면서 말씀하신다. “나를 만지지 말아라! 나는 이 옷을 입고 내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못했다. 내 형제들과 친구들을 가서 만나 내가 아버지이시며 너희들의 아버지이신 분께로, 내 하느님이신 분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그런 다음 내가 그들에게 가겠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는 견딜 수 없는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신다.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시던 곳에 입맞춤을 하고 집으로 뛰어 간다. 그리고 샘에 가려고 나오는 집주인이 자나갈 수 있게 대문이 반쯤 열려 있기 때문에 쏜살같이 집으로 들어가 성모 마리아가 계신 방문을 열고 그분의 가슴에 쓰러지면서 외친다.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그러면서 매우 행복해서 운다.
그리고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오고, 최후의 만찬실에서 겁에 질린 살로메와 수산나가 나와서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길에서 알패오의 마리아와 마르타와 요안나가 숨이 턱에 닿아서 들어오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들도 무덤에 갔었고, 두 천사를 보았는데 한 천사는 사람이시요 하느님이신 분의 수호천사라고 했고, 또 한 천사는 그분의 고통의 천사라고 했으며, 그 천사들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부활하셨다고 말하라는 명령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베드로가 머리를 흔들자 그 여자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고집하였다.
“참말이예요. 천사들은 이렇게 말했어요. ‘왜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찾으십니까? 여기 안 계십니다. 아직 갈릴래아에 계실 때 말씀하신 것과 같이 부활하셨습니다. 이 말이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사람의 아들은 죄인의 손에 넘어가 십자가에 못박혀야 한다. 그러나 사흗날에 부활할 것이다)하고’ ”
베드로는 머리를 흔들면서 말한다. “요새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여러분은 정신이 흐려진 겁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성모 마리아의 가슴에서 머리를 들고 말한다. “나는 주님을 뵈었고, 말도 했어요. 주님은 아버지께로 올라가셨다가 다음에 오신다고 말씀하셨어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우셨어요!” 그러면서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의심에 대항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어진 지금, 일찍이 그렇게 울어 본적이 없을 만큼 운다.
베드로와 요한은 아직도 대단히 망설인다. 그들은 서로 바라다보는데, 그들의 눈은 그러나 “여자들의 상상이야” 하고 서로 말한다.
수산나와 살로메도 그 때에는 용기를 내서 말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자세한 상황의 차이, 즉 지키는 병사들이 처음에는 죽은 것처럼 쓰러져 있다가 나중에는 그곳에 없다든지, 천사가 하나였다가 둘이었다가 또 사도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든지, 예수께서 이곳에 오셨다는 것과 제자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신다든지 하는 두 가지 설명으로 인하여 사도들의 의심, 아니 오히려 확신이 더해진다.
지극히 행복하신 어머니 마리아는 막달라 마리아를 부축하고 계신 채 말씀을 안하신다.… 나는 어머니의 이 침묵의 비밀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알패오의 마리아가 살로메에게 말한다. “우리 둘이 다시 가 봅시다. 우리 모두가 흥분해 있는 것이지 알아봅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밖으로 뛰어 나간다.
다른 여자들은 두 사도에게 놀림을 받으면서, 조용히 생각에 잠긴 채 말이 없는 성모 마리아 곁에 그대로 있다. 그 생각을 각기 나름대로 해석하지만, 그것이 황홀한 상태라는 것은 아무도 깨닫지 못한다.
나이 많은 두 여자가 돌아와서 말한다. “사실이예요! 사실! 우리는 주님을 뵈었어요. 바르나바의 정원 근처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당신들에게 평화!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리고 제 형제들에게 제가 부활했다고, 며칠 후에 갈릴래아로 가라고 말씀하세요. 우리는 거기서 다시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하고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마리아의 말이 옳아요. 이 말을 베다니아에 있는 사람들과 요셉과 니고데모와 가장 충실한 제자들과 목자들에게 말해야 돼요, 행동해요, 행동을… 아이고! 주님이 부활하셨어요!…” 그 여자들은 너무 기뻐서 운다.
“아주머니들은 머리가 돌았어요. 고통 때문에 머리가 돌았어요. 빛이 천사로 보였고, 바람소리가 목소리로 들렸고, 해가 그리스도로 보인 것입니다. 저는 아주머니들을 비난하지 않고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본 것만 믿습니다. 무덤이 열렸고, 텅 비었고, 지키는 병사들은 사라져 버린 시신과 함께 어디론가 가버렸고요.”
“그렇지만 지키던 병사들 자신이 주님이 부활하셨다고 말하는 데야! 온 시내가 벌컥 뒤집혔고, 대사제들은 지키던 병사들이 정신없이 도망하면서 그 말을 했다고 해서 미친 듯이 성이 나 있는데도! 지금은 대사제들이 병사들에게 다른 말을 하라고 돈으로 매수한다는 거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벌써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유다인들은 부활을 믿지 않고, 믿으려고 하지 않지만, 많은 다른 사람이 믿고 있어요….”
“흠! 여자들이란!…” 베드로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 가려고 한다.
그 때에 너무나 기뻐서 마치 소나기를 맞는 수양버들처럼 울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를 여전히 안으신 채 그의 금발에 입을 맞추고 계시는 어머니께서 빛나는 얼굴을 드시고 짤막하게 말씀하신다. “예수는 사실 부활했네. 내가 이 품에 안고 그 상처에 입맞춤했네.” 그런 다음에 정열적인 막달라 마리아의 머리 위로 얼굴을 숙이시면서 말씀하신다. “그래, 기쁨은 고통보다도 한층 더 강하다. 그러나 바다와 같은 네 영원한 기쁨에 비하면 이것은 모래 한 알에 지나지 않는다”
베드로는 이제 감히 부인하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옛날 베드로의 그 변화중의 하나가 다시 나타나서 마치 늦어지는 것이 그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때문인 것처럼 말하고 소리지른다. “아니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들판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야지… 찾고 … 행동해야지… 자, 움직이시오. 선생님이 정말 오시기로 되어 있으면…적어도 우리를 만나시긴 해야 될게 아닌가.” 그러면서 그가 아직도 예수의 부활을 맹목적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인정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6. 앞의 사건과 관련하여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마리아의 열렬한 기도가 내 부활을 얼마동안 앞당겼다.
나는 전에 이렇게 말했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사흗날에 부활할 것이다.’ 나는 금요일 오후 세 시에 죽었었다. 너희가 날을 날짜로 계산하든지 시간을 계산하든지 주일 새벽에 내가 부활하게 되어 있지는 않았다. 내 육체에 생명이 없었던 것은 72시간이 아니라 다만 38시간 뿐이었다. 날로 치더라도, 내가 사흘 동안 무덤에 있었다고 말하려면, 적어도 셋째 날 저녁까지는 가야 했었다.
그러나 마리아가 기적을 앞당겼다. 마치 마리아가 그의 기도로써 세상에 구원을 주기로 정해진 시기를 몇 해를 앞서서 하늘의 문을 열었던 것과 같이, 이제는 죽어가는 그의 마음에 격려를 주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을 앞당기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사흗날 새벽이 시작될 때에 마치 태양처럼 내려와, 하느님의 능력 앞에 그렇게도 무용지물이 된 사람들의 봉인을 내 빛으로 부수었다. 나는 내 힘을 지렛대 삼아서 사람들이 아무리 지켜도 소용없게 된 돌을 쓰러뜨렸고, 벼락 같은 내 발현으로 지키는 병사들을 쓰러뜨렸다.
나의 죽음을 지키라고 배치하였기 때문에 그 병사들은 도무지 쓸모가 없는 경비병이었다. 나는 생명이고, 어떤 사람의 힘도 내가 생명이 아니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너희들의 전류보다는 훨씬 더 강력한 이 영이 하느님의 불칼같이 들어가 내 차디찬 시체를 다시 따뜻하게 하였고, 하느님의 성령은 새로운 아담에게 생명을 불어넣으시면서 당신 자신에게 말씀하셨다. ‘살아라. 나는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하고.
사람의 아들에 지나지 않았을 때 죽은 사람들을 다시 살아나게 한 내가, 세상의 죄를 짊어지기로 되어 있는 희생자인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고, 시작이고 마지막이며, 영원히 살아 있는 존재이고, 삶과 죽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존재인 내가 나 자신을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내 시체는 생명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보아라, 굉장히 피곤해서 잠이 깊이 들었다가 깨는 사람같이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러나 아직 눈은 뜨지 못한다. 피가 혈관에 다시 와서 돌지만 아직 별로 빨리 돌지는 못하며, 정신에 생각을 다시 갖다 준다. 그러나 나는 아주 멀리서 돌아온다! 보아라, 기적적인 능력으로 상처가 낫는 부상자처럼 피가 비어 있는 핏줄이 돌아오고, 내장을 채우고, 사지를 따뜻하게 하고, 상처들이 아물며, 멍든 자국과 상처들이 사라지고 기운이 되살아난다. 나는 몹시 상처를 입었었다! 보아라, 힘이 작용한다. 나는 나았다. 나는 깨어났다. 나는 다시 살아났다. 나는 죽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살아 있다! 지금 나는 부활하는 것이다!
나는 시체를 싼 천들을 흔들어 떨어뜨리고 향유입힌 것을 버린다. 영원한 아름다움, 영원한 완전으로 보이는 데에는 이것들이 필요치 않다. 나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내 아버지, 흰 백합의 비단을 짜신 분이 직접 짜신 옷을 입는다. 나는 찬란한 빛으로 둘러싸였다. 나는 이제는 피가 흐르지 않고 빛을 내뿜는 내 상처들로 치장했다. 이 빛은 내 어머니와 복된 사람들의 기쁨이 될 것이고, 또 이 세상과 마지막 날에 저주받은 자들과 마귀들이 견디어낼 수 없는 빛이 될 것이다.
내 인간 생활의 천사와 내 고통의 천사가 내 앞에 엎디어 내 영광에 경배한다. 나의 그 두 천사는 모두 여기 있다. 한 천사는 그가 지켰지마는 지금은 천사의 보호가 필요치 않은 분을 보고 즐기기 위해서, 또 한 천사는 내 눈물을 보았었는데 이제는 내 미소를 보기 위해서, 내 싸움을 보았었는데 이제는 내 승리를 보기 위해서, 내 고통을 보았었는데 이제는 내 기쁨을 보기 위해서 여기 있다.
나는 꽃봉오리와 이슬이 가득 찬 동산으로 나온다. 사과나무들은 꽃부리를 활짝 벌려 왕인 내 머리 위에 꽃으로 된 홍예를 만들어 놓고, 풀들은 싹과 꽃뿌리로 양탄자를 만들어 그것을 되찾기 위하여 높이 쳐들은 다음에 되찾은 땅을 다시 와서 밟는 내 발 밑에 깔아 주었다. 새로 돋아 오르는 태양과 4월의 따뜻한 바람, 어린 아이의 뺨같이 볼그레한 빛깔로 지나가는 가벼운 구름과 나뭇잎 사이에 있는 새들이 내게 인사한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다. 그래서 그들은 내게 경배하는 것이다.
나는 기절해 넘어진 경비병들 사이로 지나온다. 그들은 하느님이 지나가시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죄(死罪)를 지은 영혼들의 상징이다.
마리아야, 과월절(빠스카)이다! 정말 ‘하느님의 천사가 지나가는 것’이다! 그가 죽음에서 삶에로 지나가는 것. 그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하여 그가 지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과월절이다! 이 세상에 평화가 지나가는 것이다. 이제는 인간의 신분으로 가려지지 않고 자유로운 평화, 그에게 돌아온 하느님의 효능으로 완전한 평화이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를 뵈러 간다. 어머니를 뵈러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천사들을 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를 지켜 주신 분이고 내 위안이셨던 분일 뿐 아니라, 내게 생명을 주신 분이었던 어머니를 뵈러 가는 것은 훨씬 더 당연한 일이었다. 영광스럽게 된 내 육체의 옷을 입고 아버지께로 돌아가기도 전에 나는 어머니를 뵈러 간다. 나는 찬란한 내 천상낙원의 옷을 입고 살아 있는 내 보석들로 꾸미고 어머니를 뵈러 간다. 어머니는 순결하신 분, 아름다우신 분, 사랑받으시는 분, 복되신 분,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나를 만지실 수 있고, 내게 입맞춤하실 수 있다.
새 아담이 새 하와에게로 간다. 악이 여인을 통하여 세상에 들어왔고, 여인으로 인하여 졌다. 여인의 아들이 사람들에게서 사탄의 침의 독을 제거하였다. 이제는 사람들이 원하면 구원될 수 있다. 이 여인은 치명상을 입은 후 몹시 허약해진 첫번째 여인을 구해 주었다.
그리고 거룩함과 어머니 되심으로 인하여 그의 하느님인 아들이 찾아가는 것이 마땅히 순결한 분 다음에는, 구제된 여자, 내가 음란으로 인한 손해에서 구해 주려고 온 모든 여자를 대표하는 여자에게 나타난다. 그것은 그 여자로 하여금 행실을 고치기 위하여 내게로 오는 여자들에게 내게 대하여 믿음을 가지라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내 자비를 믿으라고, 그들의 육체를 쑤시는 사탄을 이기기 위하여는 다섯 상처로 꾸며진 내 육체를 쳐다보라고 말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이 여자에게는 나를 만지게 하지 않는다. 이 여자는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아들을 오염시키지 않고 만질 수 있는 순결한 여자가 아니다. 이 여자는 속죄로 깨끗하게 해야 할 것이 아직 많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이 상급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이 여자는 자기의 의지로 그 악습에서 다시 살아날 줄을 알았고, 그를 차지하고 있던 사탄을 억압할 줄 알았고, 그의 구세주에 대한 사랑으로 세상에 저항할 줄을 알았으며, 사랑이 아닌 모든 것을 떨쳐버릴 줄 알았고, 오직 그의 하느님을 위하여 다 타버리는 사랑만이 될 줄을 알았다.
그래서 하느님은 이 여자를 ‘마리아!’라고 부르신다. 이 여자가 ‘라뽀니(선생님)!’ 하고 대답하는 소리를 들어라. 이 외침에는 그의 마음이 들어 있다.
나는 그럴 만한 자격을 얻은 그에게 부활을 알리는 사자(使者)가 되는 임무를 맡긴다. 그리고 이 여자는 다시 한 번 헛소리를 한 것처럼 업신여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막달라의 마리아, 예수의 마리아에게는 사람들의 판단은 아무 상관도 없다. 마리아는 내가 부활한 것을 보았고, 이것이 그에게 다른 어떤 감정도 가라 앉히는 기쁨을 준다.
죄가 있었지만 죄에서 빠져나오고자 한 사람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너는 알게 되었다. 내가 처음 나타난 것은 요한에게도 아니고 막달라 마리아였다. 요한은 벌써 내게서 아들의 자격을 얻었었다. 그가 아들의 자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순결하였고, 또 정신적인 아들이 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하느님의 순결한 여인에게 저 필요한 것들과 보살핌을 드릴 수도 있고 그분에게서 받을 수도 있는 아들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총에 다시 태어난 여자인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의 은총을 첫 번째로 환시를 보는 것이다.
너희가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기기까지 나를 사랑하면, 나는 너희들의 병든 머리와 마음을 뚫린 내 손으로 잡고, 너희 얼굴에 내 능을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자식들인 너희들을 구하고 또 구한다. 그러면 너희들은 다시 아름답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된다. 다시 주의 사랑을 받는 자식들이 된다. 나는 가엾은 사람들에게 내 자비와 내게 대한 확신을 주라고 너희들을 그들 가운데 내 자비를 가져다주는 사람을 만들고, 그들에 대한 내 자비의 증인으로 만든다.
내게 대하여 믿음을 가져라, 가져라, 또 가져라, 사랑을 가져라. 두려워 말아라. 내가 너희를 구원하기 위하여 겪은 모든 고통이 너희들에게 너희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주기 바란다.
그리고 작은 요한(마리아 발또르따의 애칭)아, 울고 났으니 이제 웃어라. 네 예수가 이제는 고통을 당하지 않게 되었다. 피도 없고 상처도 없고, 그저 빛, 빛, 빛, 그리고 기쁨과 영광이 있을 뿐이다. 내 기쁨과 내 빛이 하늘의 시간이 올 때까지 네 안에 있다.”
23. 주님의 승천
동쪽 하늘에는 새벽빛이 겨우 붉어오기 시작한다.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함께 게쎄마니 동산의 작은 골짜기를 왔다갔다 하신다. 말씀은 없고, 다만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눈길이 있을 뿐이다. 말씀들은 이미 하셨는지, 또는 말씀은 도무지 안 하셨는지도 모르겠다. 말씀을 하신 것은 두 영혼, 그리스도의 영혼과 그리스도의 어머니의 영혼이었다. 지금은 사랑 가득하게 바라보는 것, 서로 바라보시는 것이다. 이슬의 축축한 성질이 그것을 알고, 아침의 깨끗한 빛이 그것을 알며, 풀과 꽃과 새와 나비 같은 하느님의 우아한 피조물들이 그것을 안다. 사람들은 여기에 없다.
이 작별 인사를 지켜보자니 마음이 편치 않게 느껴진다. "주님, 저는 이럴 자격이 없습니다!" 이것이 어머니와 아들이 이 세상에서 결합해 있었던 마지막 시간을 바라보며 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외친 부르짖음이다. 또한 우리들이 사랑 가득한 피로(疲勞)의 종말에 이르렀다고, 즉 예수와 마리아의 사랑 가득한 피로, 그리고 예수님이 온 메시아 시대의 증인으로 택하고자 하신 보잘 것 없고, 어리고, 자격 없는 어린아이인 나의 사랑가득한 피로가 끝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지르는 외침이다. 이 어린아이의 이름은 마리아이지만, 예수님은 "작은 요한(마리아 발또르따의 애칭)" 이라고, 또 "십자가의 오랑캐꽃" 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신다. 그렇다. 작은 요한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작고, 정말로 하느님께서 큰 은총들을 내려주신 사람이기 때문에 요한이며, 또 정도는 무한히 작지만 - 그러나 이것은 내가 가진 것 전부이고, 내가 가진 것 전부를 드림으로서 나는 예수님을 만족시켜 드리는 완전한 정도를 드린다는 것을 안다. 내가 드리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나의 "전부"이니까 - 그러니까 정도는 무한히 작지만, 나는 가장 사랑받는 사람인 큰 요한과 같이 내 모든 사랑을 예수님과 성모님께 드려, 그분들과 같이 눈물과 미소를 나누고, 그분을 따르며, 그분들이 몹시 슬퍼하시는 것을 보고 나 자신의 목숨을 바쳐 세상의 원한에서 그분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기 때문에, 또 이제 영원히 끝나는 것에 대하여 그분들의 가슴이 뛰는 것을 보고 내 가슴도 뛰기 때문에 나는 요한이다.
오랑캐꽃, 그렇다. 풀 속에 숨어서 예수님이, 모든 피조물은 당신 아버지께서 만드셨기 때문에 사랑하신 그분이 피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숭고한 발로 밟아 가벼운 향기를 내뿜으며 죽어가고, 울퉁불퉁하고 단단한 땅과의 접촉을 부드럽게 해드리려고 노력한 오랑캐꽃이다. 십자가의 오랑캐꽃. 그렇다. 그래서 그분의 피가 내 꽃받침을 가득 채워 땅으로 기울어지게 하였다…
오! 내 가장 사랑하는 분, 전에 나무에 못박혀 상처입은 당신 발을 똑바로 보게 하시며 제게 당신 피를 가득 채워주신 분이여, "…그리고 십자가 아래에는 꽃이 핀 오랑캐꽃 한 그루가 있었는데, 당신의 피가 그 꽃핀 오랑캐꽃 위에 방울방울 떨어졌습니다…"
멀면서도 여전히 대단히 가깝고 지금 당장의 것같이 느껴지는 추억! 제가 나중에 되려는 것, 즉 당신의 대변자가 되려는 것에 대한 준비가 그 추억입니다. 이 당신의 대변자는 지금 당신의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의 눈물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당신의 말씀과 당신의 미소를, 모든 것을, 당신께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이제는 오랑캐꽃 향기를 내뿜지 않고, 오직 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사랑이신 당신의 향기만을 내뿜습니다. 이 하느님의 향기는 어제 저녁 제 고통을 가라앉혀 주셨고, 또 지금 입맞춤과 같이 다정스럽게 제게 와서 하늘 자체와 같이 저를 위로하고, 제게 모든 것을 잊고 당신만을 살게 해 줍니다…
저는 당신의 약속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을 잃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제게 그렇게 약속하셨는데, 당신의 약속은 하느님의 약속이므로 진실합니다. 저는 아직 당신을 차지할 것이고, 항상 차지할 것입니다. 제가 교만으로나 거짓말로나 불복종으로 죄를 지어야만 당신을 잃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 의지를 북돋워 주는 당신의 은총을 가지고 제가 죄를 짓지 않기를 원하고, 또 당신이 저를 붙들어 주시겠기 때문에 죄짓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을 당신은 아십니다. 저는 참나무가 아닙니다.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랑캐꽃입니다. 새 한 마리가 앉아도 휠 수 있고, 풍뎅이 한 마리만 앉아도 휠 수 있는 부서지기 쉬운 대입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제 힘이시고, 당신께 대한 제 사랑은 제 날개입니다. 저는 당신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이 제게 그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당신의 죽어가는 오랑캐꽃에 기쁨을 주시기 위하여 당신이 저를 위하여 온전히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기주의자가 아닙니다. 주님, 당신이 그것을 아십니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뵙지 않아도 좋으니 다른 사람들이 많이 당신을 뵙고 당신을 믿기를 원한다는 것을 아십니다. 제게는 당신이 이미 많은 것을 주셨는데, 저는 그런 자격이 없습니다. 참말 당신은 저를 몹시 사랑하셨는데, 당신만이 귀여운 당신 자녀들을 이렇게 사랑할 줄 아십니다.
저는 당신이 "사시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았는가를 생각합니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이제는 그런 당신을 뵙지 못하리라는 것을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말했습니다.
저는 또 당신이 제 생각에서 사람들 가운데에서 사신 사람으로서의 당신의 행동을 지우지 않으실 것이고, 당신이 실제로 어떤 분이셨는가 하는 것을 제가 기억하는 데에는 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압니다. 당신의 온 생애가 지워지지 않는 글자로 적혀 있는 제 마음을 보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기분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늘로 올라가십니다. 이 세상은 당신을 잃습니다. 주 구세주여, 십자가의 마리아가 당신을 잃습니다. 당신은 십자가의 마리아에게 계속 지극히 다정스러우신 하느님으로 계실 것이고, 당신의 오랑캐꽃의 자주빛 꽃받침에 당신의 피를 붓지 않으시고 하늘의 꿀을 부어 주실 것입니다. …저는 웁니다. …서로 다른 제자들과 같이 당신의 제자가 되어 나무가 우거진 산길이나 평야의 메마르고 먼지나는 길에서, 호수에서, 또 당신의 고향의 아름다운 강 근처에서 당신을 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당신이 떠나시니, 올리브나무가 덮인 푸른 언덕 위에 있는 베들레헴과 나자렛, 종려나무잎의 살랑거림과 더불어 해가 쨍쨍 내리쬐는 예리고, 정다운 베들레헴, 황야 가운데 파묻힌 엔갓디, 아름다운 사마리아, 사존과 에스드렐론의 기름진 평야, 요르단강 건너편의 이상한 고원, 악몽같은 사해, 지중해안의 양지바른 도시들과 당신의 고통의 도시인 예루살렘,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 그 길, 장식 홍예창틀, 광장, 변두리, 우물과 빗물받이 웅덩이, 야산들과 당신의 자비가 풍성히 베풀어진 문둥병자들의 음산한 골짜기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추억으로 밖에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실이 있는 집… 바로 곁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분수… 키드론 개울의 다리, 당신이 피땀을 흘린 곳… 총독 관저의 안마당… 아! 안됩니다! 당신의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이곳에 있고 또 언제까지나 그곳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 저는 모든 추억을 다시 찾아내기 위하여는 그것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게쎄마니 동산에서 하신 당신의 기도, 당신이 채찍질당하신 것, 당신이 골고타에 올라가신 것, 당신의 임종 고통과 운명, 당신 어머니의 고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들을 제가 찾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제 안에 항상 생생하게 남아 있으니까요. 아마 천국에서 난 잊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천국에서도 그것들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이 생각됩니다. …그 끔찍한 시간의 모든 추억은, 당신이 그 위에 넘어지신 돌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무덤을 봉한 돌을 향하여 화강석 위에서 핏방울같이 흔들리고 있던 붉은 장미의 봉오리까지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숭고하신 나의 사랑, 당신의 수난은 제 생각 안에 살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곳으로 제 가슴을 상하게 합니다.
새벽이 완전히 밝았다. 해는 벌써 지평선 위에 높이 올라와 있고, 사도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것이 예수와 마리아에게 하나의 신호가 된다. 그분들은 서로 마주서서 걸음을 멈추신다. 그런 다음 예수께서 팔을 벌려 어머니를 가슴에 안으신다. …오! 그분은 틀림없는 사람이시고, 여인의 아들이셨다! 그것을 믿기 위하여는 이 작별 인사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랑하는 어머니께 소나기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사랑이 넘쳐 나온다.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에게 입맞춤이 쏟아진다. 두 분이 이제는 헤어지실 수 없을 것같이 보인다. 헤어지실 것같이 보일 때에 또 다시 껴안아 결합하시고 입맞춤하시는 사이사이로 서로 축복의 말씀을 나누신다. …오! 그분은 정말이지 당신을 낳아 주신 여인을 떠나시는 사람의 아들이시다! 그분은 정말이지 지극히 깨끗한 분에게 사랑이신 분의 보증이 되시는 아드님을 그 아버지께 돌려드리려고 보내시는 어머니이시다….
하느님의 어머니를 안으시는 하느님!…
마침내 여인은 피조물로서 당신 아들이신 하느님의 발 앞에 무릎을 꿇으시고, 하느님이신 아들은 동정녀이신 당신 어머니요, 영원히 사랑받으시는 분의 머리에 두 손을 얹으시고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강복을 주신다. 그리고 몸을 구부려 어머니를 일으키고 아직도 몹시 젊은 금발아래 있는 백합의 꽃잎같이 흰 이마에 마지막으로 입맞춤을 하신다.
두 분은 다시 집을 향하여 가시는데, 이렇게 조용히 나란히 서서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는 아무도 조금 전에 사랑의 물결이 이 분들을 휩쓸었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 지나간 슬펐던 다른 작별들과 죽임을 당한 아들을 무덤에 혼자 남겨 두어야 하는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애끊는 작별과 이 작별은 얼마나 다른가!…
이 작별에서는 사랑하는 아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에 있는 어머니의 자연스러운 눈물로 눈이 반짝이기는 하지만, 그 사랑하는 아들이 그의 영광에 알맞는 처소로 간다는 것을 아는 기쁨으로 입술에는 미소가 감돈다…
"주님, 오늘 강복을 주고 싶으시다고 어머니께 말씀하신 사람들 모두가 저 밖에, 이 동산과 베다니아 사이에 있습니다." 하고 베드로가 말씀드린다.
"좋다. 이제는 그들을 만나러 가자. 그러나 우선 이리들 오너라. 너희들과 또 빵을 나누고 싶다."
그들은 열흘 전에 여자들이 둘째 달 나흗날 만찬을 위하여 있었던 방으로 들어간다. 성모님은 예수와 같이 방에 까지 들어가신다. 그리고는 물러나 나오신다. 예수와 열 한 사도만이 남아 있다.
식탁 위에는 구운 고기와 작은 치즈들과 검은 작은 올리브들, 그리고 작은 포도주 항아리와 그보다 더 큰 항아리와 큰 빵들이 있다. 호화로운 의식을 위한 장식이 없고, 다만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차려 놓은 소박한 식탁이다.
예수께서 음식을 받치시고, 몫몫을 나누신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알패오의 야보고 가운데 계시다. 예수께서 그들을 그 자리에 부르신 것이다. 요한과 알패오의 유다와 야보고는 예수의 맞은편에 있고, 토마와 필립보와 마태오는 한쪽 옆구리에, 안드레아와 바르톨로메오와 열성당원은 다른 쪽 옆구리에 있다. 따라서 모두가 그들의 예수를 볼 수 있다. …식사는 조용히 진행된다. 예수를 가까이 모시고 있는 마지막 날에 다다른 사도들은 예수께서 부활서부터 계속하여 사랑을 가득히 가지시고 집단에게나 개인에게 나타나셨는데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예수와의 그들의 만남의 특징이 된 그 조심성과 그 존경을 잃은 적은 결코 없었다.
식사가 끝났다. 예수께서는 피할 수 없는 어떤 사실 앞에서 늘 하시는 손짓과 같이 식탁위에 손을 펴시고 말씀하신다. "자, 내가 너희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들어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너희들 선생의 마지막말을 들어라.
얼마동안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아라. 내가 라자로에게 말했는데, 라자로는 또 한번 선생님의 소원을 채워 주기로 마련을 해서, 너희들이 같이 모이고 기도를 하며 묵상할 집을 가지도록 최후의 만찬의 집을 남겨둔다. 요 며칠 동안은 그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너희들의 사명을 위한 가르침을 보충해 주실 성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열심히 기도하여라. 나는 하느님이지만 엄한 고행으로 내 복음전도자의 임무를 준비하였다. 너희들의 준비는 역시 더 쉽고 더 짧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에게서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너희들이 일흔 두 제자들과 일치하여, 또 내가 아들의 열성으로 너희들에게 다시 부탁하는 내 어머니의 인도를 받으며 열심으로 기도하기만 하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내 어머니는 너희들의 어머니가 될 것이고, 사랑과 완전한 지혜를 가지신 선생님이 되실 것이다. 나는 너희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서 성령을 받을 준비를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너희들이 이곳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 그것은 부인하는 예루살렘이 그의 부인에 대답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적이 계속되는 것을 보고 놀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성령께서는 인간적으로 판단해서 교회를 차지할 자격이 가장 없는 바로 이 도시에서 교회가 일어나야 할 필요성을 너희들에게 이해시키실 것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는 죄가 극도에 달했고, 또 여기에서 하느님을 죽이는 죄가 저질러졌지만, 예루살렘은 언제나 예루살렘이다. 이것이 예루살렘에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단죄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단죄를 받았지만, 그 주민은 모두 단죄되지 않았다. 예루살렘 안에 있는 얼마 안되는 의인들을 위하여 여기 남아 있어라. 이곳이 왕도(王都)이고 성전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그리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것과 같이 메시아 왕이 여기서 기름바름을 받고, 환호를 받고, 높이 올려진 이곳에서 세상에 대한 그의 지배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또 유다교가 그의 너무도 끔찍한 죄악으로 인하여 하느님에게서 이혼장을 받은 이곳에 모든 나라 사람들이 달려 올 새 성전이 솟아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예언서들을 읽어라. 거기에는 모든 것이 예언되어 있다. 처음에는 내 어머니가, 그 다음에는 성령께서 이 시대를 위한 예언자들의 말을 너희에게 알아듣게 하실 것이다. 예루살렘이 나를 거부한 것과 같이 너희들을 거부하고 나를 미워한 것과 같이 내 교회를 미워하며 그것을 없애버릴 계획들을 세울 때까지는 여기 남아 있어라. 그 때에는 내가 사랑하는 이 교회의 본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라. 이 교회가 죽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너희들에게 분명히 말한다마는, 지옥도 이 교회를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너희들에게 교회에 대한 보호를 약속하시지만, 모든 것을 하늘에서 요구함으로써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너희들의 선생이 원수들에게 잡혀야 할 시간이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리로 갔던 것과 같이 너희도 에브라임으로 가라. 내가 에브라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상과 외교인들의 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내 교회의 본부로 택해야 할 곳은 팔레스티나의 에브라임은 아닐 것이다. 너희들을 모아놓고 또는 너희 중의 어떤 사람에게 개별적으로 여기 대한 말을 하면서, 너희들이 이 지구의 길을 두루 다니며 그 심장부에 이르러 그곳에 내 교회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고 몇 번이나 너희들에게 미리 말했는지 기억하여라. 사람의 심장에서 피가 온 몸의 지체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세계의 중심에서 그리스도교가 온 세상에 퍼져 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은 내 교회가 이미 잉태되었으나 아직 모태에서 형성되고 있는 사람과 비슷하다. 예루살렘은 내 교회의 모태이며, 이 안에서 아직 작은 그 심장은 새로 태어나는 교회의 얼마 되지 않는 지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그 지체들에게 그의 작은 피의 물결을 보내준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정하신 시간이 오면, 못된 어머니의 이 모태가 그 안에서 형성된 아이를 내쫓을 것이고, 그 아이는 새로운 땅으로 가서, 거기서 자라 큰 몸이 되어 온 세상에 펼쳐질 것이고, 강하게 된 교회의 심장의 고동이 그의 커다란 온 몸으로 퍼질 것이다. 성전과의 일체의 유대에서 해방되고, 죽고 무너진 성전의 폐허 위에서 영원한 승리자로서 세계의 중심에서 살면서, 다만 하느님께서만 승리하시고,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며, 사람들의 원한도 우상의 무리도 그분의 의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히브리인들과 이방인들에게 말하는 교회의 심장의 고동이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나중에 일어날 것이고, 그 때에 너희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너희들을 인도하실 것이니, 두려워 말아라.
당장은 신자들의 첫 번째 회중을 예루살렘에 모아라. 그 다음에는 신자들의 수가 늘어남에따라 다른 회중들이 조직 될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 나라의 주민은 훌륭한 땅에 뿌린 씨와 같이 빨리 더 많아질 것이다. 내 백성은 온 세상에 퍼질 것이다.
주께서 주께 말씀하신다. '네가 이것을 하였고, 나를 위하여 열심히 하였으므로, 나는 네게 축복하겠고, 내 후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에 있는 모래와 같이 많아지게 하겠다. 네 후손들은 원수들의 문을 차지 할 것이고, 네 후손들을 통하여 세상의 모든 민족이 축복을 받을 것이다. 네 후손들이 주권자로 인정되는 그 곳에서 축복은 내 이름이고, 내 표이고, 내 율법이다.'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신 성령께서 오실 것이고, 너희들은 성령을 가득히 받을 것이다. 주께 가까이 가는 모든 것이 그래야 하는 것과 같이 깨끗하게 되도록 하여라. 나는 성령과 같이 주님이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들 가운데 있기 위하여 내 천주성 위에 옷을 하나 걸쳤었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너희들을 가르치고, 그 옷의 기관과 피로 너희들을 구속하기 위한 것뿐만이 아니었고, 거룩한 분들 중에서도 거룩하신 분을 사람들 가운데 모셔다 주면서도, 세라핌조차 똑바로 쳐다보기를 두려워하는 그분을 누구나, 부도덕한 사람까지도 쳐다보아도 버릇없다는 말을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육체의 베일을 쓰지 않고 오셔서, 너희들 위에 머무르실 것이고, 당신의 일곱가지 은혜를 가지고 너희들 안에 내려오시고 너희들에게 조언을 하실 것이다.
그런데 하느님의 조언은 지극히 숭고한 것이어서, 너희들을 너희 아버지와 너희 예수와 비슷하게 하고, 아버지와 성령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너희들의 예수와 비슷하게 하는 완전을 지니겠다는 영웅적인 의지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이해하고, 그 사랑을 너희들의 마음의 옥좌에 받아 모시기 위하여는 완전한 애덕과 완전한 순결이 필요한 것이다.
명상의 심연 속에 빠져 들어가라. 너희들이 사람이라는 것을 잊도록 힘쓰고 세라핌으로 변하도록 힘쓰라. 명상의 아궁이 속에, 명상의 불꽃 속으로 뛰어들어라. 하느님께 대한 명상은 부싯돌이 부시에 부딪쳐서 튀어나와 불과 빛을 내는 불통과 비슷하다. 그것은 불투명하고 항상 불순한 물질을 태워서 빛나고 깨끗한 불꽃으로 바꾸어 놓는 불에 의한 정화(淨化)이다.
만일 너희들이 사랑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너희들 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나라가 사랑이고, 사랑과 더불어 나타나며, 엄청난 빛의 광채 속에서 너희들의 마음 안에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빛은 침투하고, 비옥하게 하고, 지혜를 주며, 사람을 휩쓸어 없애버리고, 신을 만들며, 하느님의 아들, 내 형제를 만들고, 하느님을, 하느님을, 하느님을, 하느님만을 모시기 위하여 자기를 하느님께 바치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옥좌의 왕을 만든다. 그러므로 열렬한 기도의 덕택으로 깨끗하고 거룩하게 되어라. 열렬한 기도는 사람을 사랑이신 하느님의 불 속에 집어넣기 때문에 사람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거룩해야한다. 이 단어가 지금가지 가졌던 상대적인 뜻으로가 아니라. 내가 너희들에게 주님의 거룩하심을 본보기와 한계로 권하면서 그 단어에 준 절대적인 뜻으로 그렇게 되라는 말이다. 즉 완전히 거룩하게 되라는 말이다. 우리들 사이에서는 성전을 거룩하다고 부르고, 제단이 있는 곳을 거룩하다고 말하며, 계약의 궤와 속죄소가 있는 휘장으로 가려진 곳을 지성소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은총을 가지고 있고, 주님께 대한 사랑으로 거룩하게 사는 사람들은 지성소보다도 더 거룩하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명령을 주시려고 성전 안에 있는 속죄소에 내려오시는 것과 같이, 그들 위에 내려와 머무르기만 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주시기 위하여 그들 안에서 사시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최후의 만찬에서 내가 한 말을 기억하느냐? 그때 나는 너희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였다. 성령께서 오셔서 너희들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다. 이제는 나를 맞이하게 너희들을 준비시키기 위하여 너희들에게 한 것처럼 물로 세례를 주지 않으시고, 주님이 너희들에게서 바라시는 것과 같이 주님을 섬기도록 너희들을 준비시키기 위하여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이제 며칠 안가서 성령께서 여기에 오실 것이다. 그리고 성령이 오신 다음에는 너희들의 역량이 엄청나게 커져서 너희들의 왕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고, 그가 자기의 왕국을 이 세상에 확장하기 위하여 너희들에게 하라고 말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성령이 오신 다음에는 주님이 이스라엘 왕국을 재건하실 것입니까?" 하고 사도들이 예수의 말을 중단하며 여쭈어본다.
"이제는 이스라엘 왕국이 없어지고, 내 왕국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내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때에 내 왕국이 이루어 질 것이다. 아버지께서 당신 능력에 유보 해 두신 때와 시간을 아는 것은 너희들의 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너희들은 그동안 너희들에게 오실 성령의 힘을 받을 것이니, 너희들은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이 세상의 끝에까지 내 증인이 되어 사람들이 내 이름으로 모이는 곳에 교회를 세우고, 그들이 은총을 얻고 주님 안에서 살도록 내가 너희들에게 말한 것과 같이 그들에게 지극히 거룩하신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내가 너희들에게 가르친 것을 가르치며, 내가 너희들에게 하라고 명령한 것을 하여라.
그러면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너희들과 같이 있겠다.
그리고 나는 또 이렇게 되기를 원한다. 즉 예루살렘의 교회를 주재하는 일은 내 사촌 야보고가 하기를 바란다.
베드로는 온 교회의 으뜸으로서 사도로서의 여행을 자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모든 새 신자들이 교회의 최고의 수령인 대사제를 알기를 바라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사촌이 이 첫 교회의 신자들에게 미치는 지배력은 대단할 것이다. 사람들이 역시 사람이어서, 사람으로서 보는 것이다. 그들에게 야보고가 순전히 내 사촌이기 때문에 나를 계승하는 것같이 생각 될 것이다. 그러나 진정 너희들에게 말한다마는, 야보고는 친척 관계보다도 오히려 지혜로 더 위대하고 그리스도와 비슷하다. 그런데 내가 그들 가운데 있을 때에는 나를 찾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는 내 친척인 사람을 통해서 나를 찾을 것이다. 그 다음 시몬 베드로 너는 다른 명예들을 얻게 되어 있다…."
"주님, 저는 그럴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저는 주님이 제게 나타나셨을 때 이 말씀을 드렸었는데, 모든 사람이 있는 앞에서 다시 이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은 인자하십니다. 지혜로우신 위에 또 하느님답게 인자하십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서 주님을 모른다고 한 제가 이 도시의 영적인 지도자가 되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정당하게 판단하셨습니다.…."
"시몬, 우리는 두 사람만 빼놓고는 모두 똑같았어. 나도 도망쳤어. 주님이 나를 이 곳에 내정하신 것이 이 때문이 아니라, 주님이 말씀하신 이유들 때문이야. 그러나 요나의 아들 시몬, 자네는 내 우두머리일세. 나는 자네를 그런 사람으로 인정하고, 주님과 모든 동료 앞에서 자네에게 순종을 약속하네. 자네의 임무 수행을 돕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다 하겠네. 그러나 제발 명령을 내려 주게. 자네는 우두머리이고, 나는 자네의 아랫사람이니까 말이야. 주님이 오래 전의 대화를 내게 상기시키셨을 때, 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씀드렸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하고. 주님이 우리를 떠나신 후 자네가 이 세상에서 주님의 대리자가 되었을 때, 내가 자네에게 이렇게 말할 걸세. 그리고 우리의 사제 임무 수행을 도와주면서 서로 사랑하세." 야보고는 베드로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그가 있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그렇다. 너희들은 서로 도와주고, 서로 사랑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시다. 너희들은 내가 너희들에게서 바라는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너희들의 파멸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너희들의 영광을 바라기 때문에 너희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 이제 나는 내 옥좌 곁에 너희자리를 준비하러 간다. 사랑으로 나와 아버지와 일치해 있어라. 너희들을 미워하는 세상을 사랑하여라. 너희들에게 오는 사람이나 내게 대한 사랑으로 벌서 너희들과 같이 있는 사람들은 아들이라고 부르고 형제라고 불러라.
너희들이 십자가 지는 일을 내가 항상 도와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평화 속에 있어라. 너희들이 정직에서 오는 피로를 겪고 박해를 당할 때 내가 너희와 같이 있을 것이니, 혹 세상의 눈을 가지고 보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이더라도, 너희들은 죽지 않을 것이고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은 짓눌리고, 괴롭힘을 당하고, 지치고, 고문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모든 일에 너희들을 도와줄 것이니까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을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들이 사랑을 친구로 가지게 되면, 내게 대한 사랑으로 살고 당하는 모든 것은 비록 세상의 무거운 고문 이라 하더라도 가벼워진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것은 누가 자발적으로나 또는 강요에 의해서 하는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면 인생과 세상의 멍에가 하느님과 내가 그에게 메워 주는 멍에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거듭 말하지만, 내가 너희들에게 지워 주는 짐은 언제나 너희 힘에 알맞으며, 너희가 내 멍에를 메는 것을 내가 도와 주니까 내 멍에는 가볍다.
너희들은 세상은 사랑할 줄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 너희들은 세상을 초자연적인 사랑으로 사랑하여 그에게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 주도록 하여라. 그리고 만일 그들이 너희가 박해 당하는 것을 보고 '하느님이 당신들을 이렇게 사랑한거요? 당신들에게 고통을 당하게 하고, 당신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그렇다면 하느님의 사람이 될 필요가 없겠소' 하고 말하거든 이렇게 대답하여라. '고통은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께서는 고통을 허락하시는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왜 그것을 허락하시는지 그 이유를 알고,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께서 받으신 고통에 한 몫 끼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하고.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혀서 우리 예수님의 수난을 계속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또 지혜서의 말씀으로 이렇게 대답하여라. '죽음과 고통은 악마의 시기로 인해서 세상에 들어왔지, 하느님께서는 죽음과 고통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사람들의 고통을 즐기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에게서 오는 모든 것은 생명이고, 모두 유익한 것입니다.' 하고. 또 이렇게 대답하여라. '지금은 우리가 박해를 당하고 진 것 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날에는 운명이 뒤바뀌어서, 이 세상에서 박해를 받은 우리 의인들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업신여겼던 사람들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입니다.'하고.
그러니 그들에게 이렇게도 말하여라. '우리에게로 오시오! 생명과 평화로 오시오. 우리 주께서는 당신들의 파멸을 원치 않으시고, 당신들의 구원을 바라십니다. 이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당신들이 모두 구원 받도록 지극히 사랑하시는 당신 아들을 주셨습니다' 하고.
그리고 이 다음에 나와 함께 영광 중에 있을 수 있도록 내 고통에 한몫 끼는 것을 기뻐하여라.
'내가 너희들의 더 할 수 없이 큰 상이 될 것이다' 하고 주께서 아브라함을 통하여 당신의 모든 충실한 종들에게 약속하셨다. 너희들은 하늘 나라를 어떻게 얻는지 알고 있다. 힘으로 얻는다. 그리고 수많은 고난을 거쳐 그곳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 내가 끝까지 꾸준하였던 것과 같이 끝까지 꾸준한 사람은 내가 있을 곳에 있을 것이다. 나는 하늘나라로 인도하는 길과 문이 어떤 것인지 말해 주었고, 내가 제일 먼저 그 길을 걸어서 그 문으로 해서 아버지께로 돌아갔다. 만일 다른 길이 있으면, 나는 인간으로서 너희들의 약함을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그 길을 너희들에게 가리켜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길은 없다.…이것을 오직 하나밖에 없는 길과 오직 하나밖에 없는 문이라고 일러 주면서, 이 길을 가고 이 문으로 들어가는 힘을 주는 약이 어떤 것인지도 말해주고 거듭 말해주겠다. 그것은 사랑이다. 언제나 사랑이다. 우리 안에 사랑을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성덕의 용사가 될 만큼 넉넉한 사랑을 내 이름으로 청하면, 너희들을 사랑하시는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모든 사랑을 너희들에게 주실 것이다.
"지극히 사랑하는 벗들아, 이제는 작별의 입맞춤을 하자."
예수께서는 그들을 포옹하시려고 일어나신다. 그들도 모두 따라 일어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정말 말없이 아름다운 미소를 띠고 계신데, 그들은 모두 불안해서 울고 있다. 그리고 하도 애절하여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흐느낌으로 몸이 흔들리며 예수의 가슴에 기대 있는 요한이 모두가 갈망하는 것을 보고 모두를 대신하여 청한다. "주님의 빵이라도 주셔서 이 시간에 저희들을 튼튼하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자!" 하고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그리고는 빵을 집어 바치시고 축복하신 다음 의식의 말씀을 하시면서 몫몫이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포도주도 그렇게 하시며 "이것을 나를 기억해서 행하여라" 하고 거듭 말씀하신 다음 이렇게 덧붙이신다. "나는 너희들이 나와 함께 하늘에 있을 때까지 아직 언제나 너희들과 같이 있기 위하여 이 사랑의 증거를 주었다. "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고 말씀하신다. "자 이제는 가자."
그들은 방에서, 집에서 나온다….
요나와 마리아와 마르코는 거기 밖에 있다가 예수께 경배하기 위하여 무릎을 꿇는다.
"평화가 그대들과 같이 있기를, 그리고 그대들이 내게 준 모든 것에 대해서 주님께서 그대들에게 갚아 주시기를" 하고 예수께서는 지나가시면서 강복의 말씀을 하신다.'
마르코가 일어나며 말씀드린다. "주님, 올리브밭과 베다니아로 가는 길에는 주님을 기다리는 제자들이 꽉 차 있습니다. "
"그들에게 가서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 쪽으로 가라고 일러라."
마르코는 그 젊은 다리로 전속력으로 멀어져 간다.
"그럼 그 사람들이 모두 왔구먼" 하고 사도들이 서로 말한다.
좀 떨어진 곳에는 마루잠과 클레오파의 마리아 사이에 주님의 어머님이 앉아 계시다. 성모님은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보시고 어머니와 신자로서의 몹시 설레는 마음으로 예수께 경배하기 위하여 일어나신다.
"어머니, 오세요. 그리고 마리아 아주머니도…" 예수께서는 부활날 아침과 같이 빛나는 위엄으로 인하여 그들이 꼼짝하지 않고 멈추어 선 것을 보시고 가까이 오라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예수께서는 그 위엄으로 압도하지 않으시려고 알패오의 마리아에게 물으신다. "아주머니는 혼자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갔어요. …자들과… 라자로와 그의 가족과 같이…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우린 여기 남겨놓았어요. 우린, 그건… 아이고! 예수! 예수!예수!… 내하느님, 복되신 예수, 주님을 다시 보지 못하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해요? 주님이 나기 전부터 주님을 사랑했고, 학살이 있은 후 주님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주님 때문에 그렇게도 많이 울었던 내가… 주님이 돌아왔을 때 주님의 미소에서 내 태양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내 모든 재산을 얻은 내가? … 얼마나 많은 재산을! 주님은 얼마나 많은 재산을 내게 주셨어요! …지금은, 내가 정말 가난하고, 과부고 외톨이가 된 지금은 그렇지요! …주님이 계신 동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었는데!… 나는 그날 저녁에 고통이란 고통은 모두 겪었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그날의 모든 고통, 그 고통 자체로 내가 멍하게 되었었어요. …그래요, 그렇지만 그 고통도 지금보다는 덜 심했어요. …그리고 또…주님은 부활하시게 되어 있었지요. 나는 그걸 믿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지금은 역시 내가 그걸 믿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아요. 내가 지금 느끼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지 않았었으니까요…." 그러면서 우는데. 어떻게나 울음으로 숨이 막히는지 숨을 헐떡거린다.
"다정한 마리아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정말이지 엄마가 시내에 갔다고 해서 저를 사랑하지 않고 버렸다고 생각하는 어린아이같이 슬퍼하시는군요. 엄마는 그 어린아이를 기쁘게 해 줄 선물들을 사려고 시내에 갔고, 조금 있다가 그에게로 돌아와서 많이 쓰다듬어 주고 선물을 잔뜩 안겨줄 터인데 말입니다. 제가 아주머니께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아주머니께 기쁨을 마련해 드리려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다시 돌아와서 '친척이고 사랑하는 제자이며 사랑하는 내 제자의 어머니, 오세요' 하고 말하려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까? 제 사랑을 아주머니에게 남겨놓지 않습니까? 제 사랑을 마리아 아주머니에게 드리지 않습니까? 제가 아주머니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시면서! 그렇게 울지 마시고 오히려 기뻐하세요. 이제는 제가 업신여김 받고 기진맥진한 것을 보시지 않게 될 것이고, 괴롭힘을 당하고 겨우 몇 사람에게만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을 보시지 않을 테니까요. 또 제 사랑과 더불어 제 어머니도 남겨 드립니다. 요한이 제 어머니의 아들 노릇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주머니도 언제나와 같이 어머니의 착한 언니가 되어 주세요. 보세요. 제 어머니는 울지 않으십니다. 어머니는 제게 대한 동경(憧憬)이 마음을 갉아먹는 줄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영원한 결합의 큰 기쁨에 비하면 기다림이 여전히 짧으리라는 것을 아십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이제 나는 아들을 잃었다' 고 말씀하실 정도로 우리 이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아십니다. 그것은 고통의 날의 고통의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의 마음 속에서 희망이 노래합니다. '나는 내 아들이 아버지께로 올라간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를 그의 영적인 사랑 없이 버려두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안다' 하고, 아주머니도 그렇게 믿고 계시지요. 그리고 모두가… 저기 다들 옵니다. 저기 목자들도 옵니다."
베다니아의 모든 하인들에게 둘러싸인 라자로와 그의 누이동생들의 얼굴, 비를 맞는 장미꽃같은 요안나의 얼굴, 벌써 나이 표가 나는 엘리사와 니까의 얼굴 - 그리고 지금은 슬픔 때문에 주름이 깊이 파진다. 인간에게 있어서는 비록 영혼은 주님의 개선 때문에 몹시 기뻐하지만 항상 걱정이 많기 때문이다 - 아나스타시카의 얼굴, 첫 번 동정녀들의 백합 같은 얼굴들, 이사악의 고행자다운 얼굴, 마티아의 영감받은 얼굴, 그리고 마나헨의 씩씩한 얼굴과 요셉과 니고데모의 근엄한 얼굴들… 얼굴, 얼굴, 얼굴…
예수께서는 목자들과 라자로, 요셉, 니고데모, 마나헨, 막시미노, 그리고 일흔 두 제자 중에서 다른 사람들도 당신 가까이로 부르신다. 그러나 특히 목자들을 당신 가까이에 붙잡아 두시고 말씀하신다. "이리 오시오. 하늘에서 내려와 보잘 것 없게 되었던 주님에게로 몸을 구부리고 가까이 있었던 당신들은 주님이 영광스럽게 됨을 기뻐하는 당신들의 영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는 주님 곁으로 오시오. 당신들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을 얻었습니다. 당신들은 상황이 불리한데도 믿을 줄 알았고, 당신들의 믿음을 위해 고통을 겪을 줄도 알았습니다. 당신들의 충실한 사랑에 감사하오.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내 친구 라자로 당신에게, 요셉 당신에게, 도 니고데모 당신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대단히 위험할 수 있었는데,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할 수 없이 많은 동정을 보여 준 당신들에게. 내 길을 걷기 위하여 불결한 사람의 더러운 총애를 업신여길 줄 안 마나헨 당신에게. 완전한 것을 위하여 불안전한 것을 버린 정의에 둘러싸인 꽃, 자네가 아직은 모르지만 천사들이 알려준 면류관을 쓰게 될 꽃인 스테파노 자네에게. 잠시 동안 지극히 깨끗한 품속에서 형제가 되었고, 눈을 뜨기 보다는 오히려 빛을 맞이하게 된 자네 요한에게. 개종자로서 이 나라의 아들에게서 고통을 당하는 나를 위로할 줄 알았던 니콜라이 당신에게. 그리고 마음씨 곱고 다정스러운 가운데도 유딧보다 더 용맹했던 여자 제자 여러분에게도 그리고 내 귀여운 마루잠 네게도 감사한다. 이제부터 너는 길에서 죽임을 당해서 '갈릴래아 사람에게 그가 만일 그리스도이고 또 부활했다면 너를 다시 살려놓으라고 말해라' 하는 도전장(挑戰狀)과 함께 라자로의 집 철책 앞에 버려졌던 로마 어린이에 대한 추억으로 마루잠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그 어린이는 비록 알지는 못했지만 나를 섬기기 위하여 팔레스티나에서 목숨을 잃은 죄없는 어린이 중의 마지막 어린이이고, 또 어떤 나라에서든지 그리스도에게 와서 그 때문에 미움을 받아 피기도 전에 줄기에서 짤라버리는 꽃망울과 같이 너무 일찍 죽어 갈 죄없는 어린이들의 시초가 될 것이다. 마루잠아, 이름은 네 장래의 운명을 말해 주기도 한다. 너는 이방인들의 땅에 가서, 내 사랑이 로마의 어린이를 하늘을 위하여 빼앗아 온 것같이 너도 그 이방인들을 네 주님에게로 빼앗아 오너라. 사람의 아들의 고통스러운 길을 위로해 준 모든 이의 상을 아버지께 청하기 위하여 이 작별인사를 하면서 내가 축복하는 모든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유다인들 가운데에나 이교도들 가운데에나 다 있는 인류의 선택된 부분, 내게 대해서 가졌던 사랑으로 나타난 그 선택된 부분은 축복받기 바랍니다. 사람의 아들을 인간들보다 더 위로해준 적이 많은 새와 짐승들 때문에 당과 그 물과 따뜻한 기운과 더불어 축복받아라. 해도 축복받고, 너 바다와 너희들 산과 언덕과 들판도 축복받아라. 내가 밤에 기도할 때와 고통받을 때에 동무가 되어준 너희 별들도 축복받아라. 그리고 전도하러 다니는 내 밤길을 인도하기 위하여 나를 비추어 준 너 달도 축복받아라. 내 아버지께서 만드신 너희 피조물들,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 내 동무가 되어주고, 몹시 슬퍼하는 인류에게서 하느님과 갈라놓는 죄의 고뇌를 없애기 위하여 하늘을 떠나왔던 내게 친구가 되어 주었던 너희 피조물들도 축복을 받아라. 그리고 내게 고통을 준 죄 없는 도구였던 너희들 가시와 쇠와 나무와 밧줄도 축복을 받아라. 내가 내 아버지의 뜻을 채우는 것을 너희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예수의 목소리는 정말 천둥소리 같다! 예수의 목소리는 방금 친 종소리같이 따뜻하고 조용한 공기 중에 울려 퍼지고, 사방에서 예수를 쳐다보는 얼굴로 이루어진 바다에 물결처럼 퍼져 나간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올리브산 꼭대기를 향하여 올라가시는 예수를 에워싸고 있는 수백 명의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명절 사이에 있는 이 시기에는 천막들이 없는 갈릴래아 사람들의 야영지 가까이 이르시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하신다. "사람들에게 지금 있는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하여라. 그런 다음 나를 따라오너라."
예수께서는 산의 제일 높은 꼭대기까지 또 올라가신다. 그 산은 벌써 예루살렘보다는 그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베다니아에 더 가깝다. 예수 둘레에는 어머니와 사도들과 라자로와 목자들과 마루잠이 빽빽히 둘러서 있다. 좀 덜어진 곳에는 다른 제자들이 신자들의 무리를 뒤에 머물러 있게 하느라고 반원을 그리고 서 있다.
예수께서는 숲속의 빈 터에 파란 풀 가운데 있는 조금 비죽 나온 하얀 돌 위에 서 계시다. 해가 예수를 둘러싸서 그분의 옷을 눈처럼 희게 하고, 머리를 황금처럼 빛나게 한다. 예수의 눈은 숭고한 빛으로 반짝인다.
예수께서는 모두를 안는 몸짓으로 팔을 벌리신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군중을 품에 껴안으시려는 것 같다. 그분의 영은 세상의 모든 군중이 이 무리로 대표된다고 보시는 것이다.
예수의 잊을 수 없고 흉내낼 수 없는 목소리가 마지막 명령을 내리신다.
"가라! 내 이름으로 땅의 끝까지 가서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하느님께서 너희들과 함께 계시기를, 하느님의 사랑이 너희의 용기를 돋우어 주시고, 하느님의 빛이 너희들을 인도하시고, 하느님의 평화가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까지 너희들 안에 있기를 바란다."
예수께서는 아름답게 변모하신다. 아름다우시다! 다볼산 위에서처럼, 그보다도 더 아름다우시다. 모두가 예수께 경배하려고 무릎을 꿇는다. 예수께서는 서 계시던 돌에서 벌써 떨어져 올라가시는 동안 다시 한번 어머니의 얼굴을 찾으시는데, 그분의 미소는 아무도 결코 표현할 수 없을 힘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예수께서 어머니께 하시는 마지막 작별 인사이다. 예수께서는 올라가시고 또 올라가신다. …이제는 아주 작은 나뭇잎 하나 그 빛살을 가로막지 않게 된 지금 한층 더 구속을 받지 않고 예수를 감쌀 수가 있게 되어, 지극히 거룩하신 육체를 지니시고 하늘로 올라가시는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분을 그 광채로 비추고, 살아 있는 홍옥처럼 빛나는 영광스러운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 그것은 예수께서 탄생하시던 밤과같이 이 마지막 순간에도 참으로 있는 그대로 나타나는 빛이다. 만물이 높이 올라가시는 그리스도의 빛으로 빛난다. 태양의 빛을 능가하는 빛이다. 초자연적이고 복된 빛이다. 올라가는 빛을 맞이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의 눈에서 끝없는 빛 속으로 사라지신다…
땅위에는 넋을 잃은 군중의 깊은 침묵 속에서 두 가지 소리만이 들려온다. 예수께서 사라지실 때 "예수야!" 하고 성모님이 부르짖는 소리와 이사악의 탄식이다.
경건한 놀람으로 다른 사람들은 말을 잃고, 형용할 수 없이 흰 빛 모양의 천사 둘이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서 사도행전의 첫째 장에 있는 말을 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 있다.
25. 성령 강림
최후의 만찬의 집에는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다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제자들도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이 집의 다른 여러 방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다만 최후의 만찬실에 열 두 사도와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께서 모여 있고, 목소리가 들린다.
가구들을 달리 배치하여 방 한가운데와 벽 두 군데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방이 넓어 보인다. 최후의 만찬에 쓰인 식탁을 셋째 벽에 밀어다 붙였고, 사도들과 벽들 사이에 최후의 만찬에 쓰인 와상(臥床)들과 예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으실 때 쓰신 등 없는 걸상을 놓았다. 그러나 그 와상들은 최후의 만찬 때 모양으로 식탁과 직각이 되게 놓지 않고, 식탁과 평행이 되게 놓아서, 사도들이 와상을 전부 다 차지하지 않고서도 앉을 수 있게 하였다. 다만 한 와상만은 식탁과 수직이 되게 놓아서, 최후의 만찬 때에 예수께서 앉으셨던 자리인 식탁 가운데에 계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한 분이 와상 하나를 전부 쓰시게 하였다.
식탁에는 식탁보도 없고 식기도 없고, 찬장도 속이 비었고 벽에도 장식이 없다. 방 한가운데에 있는 큰 촛대에만 불꽃 하나만 있는 불이 켜져 있고, 이상한 큰 촛대의 꽃부림처럼 빙 둘러 있는 작은 등들은 꺼져 있다.
창들은 닫혀 있고 무거운 쇠빗장을 가로질러 놓았다. 그러나 햇살 하나가 작은 구멍으로 대담하게 새어 들어와 길고 가는 바늘처럼 방바닥에까지 내려와 환한 반ㄴ점을 만들어 놓는다.
성모님은 당신 자리에 혼자 앉아 계시고, 그 옆자리에는 베드로와 요한이 앉아 있는데, 베드로는 오른쪽에, 요한은 왼쪽에 있다. 새 사도 마티아는 알패오의 야보고와 타대오 사이에 있다. 성모님 앞에는 짙은 빛깔의 넓고 낮은 나무궤가 하나 이는데 닫혀 있다.
성모님은 짙은 파란색 옷을 입고 계시다. 머리에는 흰 베일을 쓰고 계신데, 그것이 겉옷 한자락 위에 걸쳐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맨 머리이다.
성모님은 큰 소리로 천천히 읽으신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불빛이 거기까지에는 별로 가지 않기 때문에, 펴 가지고 계신 두루마리에 씌어 있는 말들을 읽기보다는 외시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말없이 묵상을 하며 성모님의 읽으시는 것을 따라가다가 가끔 필요한 때에는 응답을 한다.
성모님은 황홀한 미소로 얼굴이 환하게 변하였다. 성모님이 무엇을 보시는지, 그분의 눈을 밝은 두 별같이 반짝이게 하고, 마치 장미꽃 불꽃이 그 위에 반사되는 것처럼 그분의 상아빛 뺨이 불그레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가 알겠는가? 성모님은 참으로 신비로운 장미이시다.
성모님이 아주 부드럽게 미소 지으시고 읽으시는 동안, 사도들은 그분의 얼굴을 보기 위하여 몸을 비스듬히 하고 약간 숙이다. 성모님의 목소리는 천사의 노래와도 같다. 베드로는 얼마나 감격하였는지 굵은 눈물 두 줄기가 눈에서 흘러 내려 코 양쪽에 파진 주름으로 해서 반백이 된 더부룩한 수염 속으로 내려가 사라진다. 그러나 요한은 성모님의 순결한 미소를 반사시키고, 두루마리를 읽으시는 성모님을 지켜보면서 그분과 같이 사랑이 타오르며, 성모님께 또 다른 두루마리를 드릴 때 그분을 쳐다보고 미소 짓는다.
독서가 끝났다. 성모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고, 펴졌다가 다시 감기는 양피지의 희미한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성모님은 양손을 자로 가슴에 포개 얹으시고 궤에 머리를 의지하시고 정신을 가다듬고 묵상기도를 하신다. 사도들도 따라 그렇게 한다…
갑자기 바람소리와 하프 소리 같기도 하고, 사람의 노래와 완전한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같기도 한 매우 힘차고 듣기 좋은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아침의 정적 속에 울려 퍼진다. 그 우르릉거리는 소리는 점점 더 듣기 좋고 더 힘차게 가까이 들려와서, 그 진동으로 땅을 가득 채우고, 그 진동을 퍼뜨려 집과 벽과 가구에 미치게 한다. 그 때까지는 문이 닫힌 고요한 방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큰 촛대의 불꽃이 마치 바람에 둘러싸인 것처럼 펄럭이고, 등잔의 작은 사슬들은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초자연적인 음파로 진동하여 댕그랑 소리를 낸다.
사도들은 겁에 질려 머리를 든다.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에 주신 가장 아름다운 모든 음을 가진 힘차고 매우 아름다운 그 소리는 점점 가까이 오는데, 어떤 사람들은 도망칠 차비를 하면서 일어나고, 어떤 사람들은 손과 겉옷으로 머리를 가리고, 또 주님께 용서를 청하기 위하여 가슴을 치며 방바닥에 몸을 움츠린다. 도 어떤 사람들은 지극히 순결하신 분께 대하여 항상 가졌던 조심성을 그대로 가지지 못할 만큼 너무 겁에 질려 성모님 곁으로 바싹 달려든다. 요한만이 겁을 내지 않는다. 그것은 성모님의 얼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기쁨의 빛나는 평화를 보기 때문이다. 성모님은 당신만이 아시는 어떤 것을 보고 미소 지으시며 고개를 쳐드신다. 그런 다음 팔을 벌리고 무릎을 꿇으신다. 이렇게 벌려진 겉옷의 자락이 파란 두 날개 같이, 성모님을 따라 무릎을 꿇은 베드로와 요한 위에 펼쳐진다. 그러나 내가 묘사하기 위하여 간직한 이 모든 것이 일분도 안 되는 동안에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는 빛, 불, 성령께서 나타나신다. 성령께서는 마지막으로 듣기 좋은 소리를 내시며 문과 창을 움직이지 않으신 채 닫혀 있는 방 안으로 빛나고 활활 타는 공의 형태로 들어오셔서, 이제는 베일이 없는 성모님의 머리 위 20센티미터쯤 되는 곳에 잠시 빙빙 도신다. 성모님의 머리에 베일이 없는 것은 성령의 불을 보시고 성령께 기도하시려는 듯이 양팔을 올리시고, 기쁜 환호성을 올리시고, 한없는 사랑의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뒤로 젖히셨기 대문니다. 그리고 성령의 불 전체가, 사랑 전체가 당신 정배의 머리 위에 집중되셨던 순간이 지난 뒤에는, 지극히 거룩하신 구체(球體)가 듣기 좋고 대단히 빛나는 열세 개의 불꽃으로 나뉘어 각 사도의 이마에 살짝 와 닿으시는데, 그 빛은 이 세상의 어떤 비유로도 묘사할 수 가 없다.
그러나 성모님 위에 내려오는 불꽃은 그 이마 위에 멎어서 살짝 와 닿는 불꽃이 아니라, 그 순결한 머리를 왕관처럼 둘러 싸는 관과 같다. 그 왕관은 하느님의 딸이요, 어머니요, 정배이신 분, 변하지 않는 동정녀, 지극히 아름다우시고 영원히 사랑받으시는 영원한 딸, 아무 것도 어떤 일에서도 품위를 떨어뜨릴 수 없는 분, 고통으로 인하여 나이 들어 보였었으나 부활의 기쁨 속에 소생하시어, 아들과 더불어 살과 눈길과 생기의 아름다움과 생생함을 더하게 되신 분… 하늘에 올라가서 낙원의 꽃이 될 영광스러운 당신 육체의 아름다움을 벌써 미리 맛보시는 분의 머리에 씌워진 것이다.
성령께서는 당신의 불꽃을 사랑하시는 분의 머리둘레에서 빛나게 하신다. 성령께서는 성모님께 무슨 말씀을 하실 수 있을까? 비밀이다! 성모님의 복된 얼굴은 초자연적인 기쁨으로 환하게 변모하였고, 세라핌의 미소 같은 웃음을 웃는데, 그 동안 성령의 빛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에 금강석같이 보이는 복된 눈물이 복되신 성모님의 뺨을 타고 흘러 내린다.
불은 얼마동안 이렇게 머물러 있다. …그러다가 사라진다. …빛이 내려왔던 기념처럼 향기가 남아 있는데, 이 세상의 어떤 꽃도 낼 수 없는 향기이다. …천국의 향기이다…
사도들은 정신이 돌아왔다….
성모님은 넋을 잃은 채로 계시다. …성모님은 다만 팔을 가슴 위에 자로 포개시고,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이신다. …성모님은 하느님과의 대화를 계속하시며… 모든 것에 무감각하시다….
아무도 감히 성모님을 방해하지 못한다.
요한은 성모님을 가리키며 말한다. "어머니는 제단이셔, 그래서 그 영광에 주님의 영광이 내려앉으신 거야…."
"맞아, 어머니의 기쁨을 방해하지 마세. 그러지 말고 가서 주님을 전해서 백성들에게 주님의 행적과 말씀을 알리도록 하세" 하고 베드로가 초자연적인 충동으로 말한다.
"가세! 가! 하느님의 성령께서 내 안에서 불타고 계시네" 하고 알패오의 야보고가 말한다.
"그리고 행동하라고 격려하시네. 우리 모두를!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가세."
그들은 마치 바람이나 어떤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떼밀리거나 끌어당겨지는 듯이 밖으로 나간다.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들에게 불러준 작품이 여기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을 너희들은 한 인간이 나와 너희들을 위하여 가졌던 사랑 때문에 받은 것이다.
작품은 오늘 끝을 맺는다. 이 룩가의 교회에서 애덕으로 주를 섬긴 비천한 여종인 룩가의 성녀 지따의 기념일인 오늘, 나는 성녀 지따와 같은 애덕과 사랑으로 모든 불행한 사람을 위하여 내게 봉사하라고 내 작은 요한을 먼 곳에서 이곳으로 데려왔다. 지따는 내가 가난한 사람 하나하나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자기의 빵을 주었다. 그런데 배고프고 목마른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는 사람들은 내 곁에서 지극히 행복하게 될 것이다.
마리아 - 요한은 믿음에 관해서 무지나 냉담이나 의심 속에서 번민하는 사람들에게 내 말을 전해 주었다. 하느님을 알게 하려고, 수고한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이신 하느님을 많은 사람에게 알게 하고 사랑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사랑이신 하느님을 찬미하면서 영원세계에서 별들 같이 빛날 것이라고 지혜이신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 그렇게 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은 꽃부리가 아직 봉오리로 있을 때에 대가 꺽인 마리아 데레사 고레띠라는 들판의 순결한 백합꽃을 교회가 제대에 올리는 날인 오늘 끝내기로 한다. 그런데 이 백합꽃은 옛날 천사이던 때의 그의 모습보다도 더 찬란한 저 순진함을 샘낸 사탄이 꺾지 않고 누가 꺾었겠느냐? 하느님이신 그의 사랑하는 이에게 바쳐졌기 때문에 꺾인 것이다. 마리아는 추악한 이 세기의 동정녀요 순교자이다. 이 추악한 세기에는 당신을 믿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하여 성령의 행동으로 사람이 되신 당신의 말씀에게 침범되지 않은 거처를 주실 수 있는 하느님의 능력을 부인하기 위하여 뱀과 침과 같은 침을 뱉으면서 복되신 여인의 명예까지도 사람들이 업신여긴다. 마리아 - 요한도 사탄에게서 수많은 희생물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작품으로 내 경탄할 일들을 찬양하는 것을 원치 않는 증오 자체인 사탄의 희생물이다. 그러나 마리아 - 요한은 마리아 데레사가 알았던 것과 같이 순교는 어떻게 불리거나 어떤 모양을 하고 있거나, 내 수난을 계속하기 위하여 그것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하늘 나라의 문을 즉시 열어주는 열쇠라는 것도 알고 있다.
작품은 끝났다
그리고 성신강림과 더불어 이 작품이 끝나면서 내 지혜가 그 새벽인 마리아의 원죄없는 잉태에서부터 그 황혼인 성신강림까지 비추어 준 메시아의 과정(過程)이 마감되었다. 메시아의 전 과정은 잘 볼 줄 아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성령의 사업이다. 그러므로 메시아의 과정은 사랑의 정배의 원죄 없는 잉태의 신비로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교회에 성령의 불로 된 도장이 찍히는 것으로 끝막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하느님의. 하느님의 사랑의 명백한 사업은 성신강림과 더불어 끝을 맺는다. 그 때부터는 예수의 이름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에게서 내려오는 로마 교회 안에 결합해 있는 신자들 안에서 하느님의 내적이고 신비로운 일이 계속된다. 그리고 교회, 즉 목자들과 양들과 어린 양들로 이루어진 신자들의 집합체는 신학자 중의 신학자이신 사랑이신 성령의 끊임없는 영적 지도의 덕택으로 방황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 하느님께 몰두하고 자기들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들, 즉 그들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성령의 인도로 그들 안에 하느님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진짜 신학자들, 바오로의 사상에 따른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들' 인 진짜 신학자를 육성하시는 신학자중의 신학자말이다.
그리고 이 작품 끝에는 복음 전파하던 시절의 해가 끝날 때마다 넣은 탄식을 또 한 번 넣어야 하겠다. 그리고 내 선물을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것을 보는 고통으로 너희들에게 이렇게 말하겠다. '너희들은 내가 주는 것을 받아들일 줄을 몰랐으므로 다른 것을 받지 못할 것이다'하고. 그리고 지난 여름(46년 5월 21일)에 너희들을 바른 길로 도로 데려오기 위하여 너희들에게 전하게 한 말을, 즉 '너희들이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하고 말하는 날이 오기 전에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또 다시 말하는 바이다."
작품은 오늘 1947년 4월 27일에 끝났다.
비아렛지오- 프라띠로 113번지- 마리아 발또르따.
36. 성모님의 승천
며칠이 지났을까? 이것을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생명이 없는 육체 둘레에 화관을 이루고 있는 꽃들을 가지고 판단한다면 몇 시간이 지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싱싱한 꽃들을 받치고 있는 올리브 나뭇잎들이 시들었고, 궤 뚜껑 위에 유물들 처럼 놓여 있는 다른 꽃들이 시들어 있는 것을 보고 판단하자면 벌써 날이 여러 날 지났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모님의 시신은 숨을 막 거두신 때와 똑같다. 그 얼굴과 작은 손에 아무런 주검의 표도 없다. 또 방안에는 불쾌한 냄새가 도무지 없다. 오히려 향과 백합꽃과 장미꽃과 은방울꽃과 여러 가지 산풀 섞인 막연한 향기가 감돌고 있다.
며칠째 밤샘을 하고 있는지 아는 요한은 피로를 못 이겨 잠이 들었다. 여전히 등 없는 의자에 앉아, 옥상정원으로 향한 문이 열려 있는 곁의 벽에 등을 기대고 있다. 방바닥에 놓여 있는 등잔 불빛이 그를 아래에서 올려 비추고 있어 눈물로 빨개진 눈 둘레만 빼놓고는 대단히 창백하고 피로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약한 빛으로 인하여 옥상과 집을 에워싸고 있는 올리브 나무들을 볼 수 있으니까 이제 막 날이 새기 시작한 모양이다. 이 빛은 점점 더 강해지고 문으로 해서 방안에까지 들어와, 등잔에서 떨어져 있어 겨우 희미하게 볼 수 있던 방안의 물건들까지도 더 분명히 보이게 한다.
갑자기 큰 빛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거의 인광(燐光)과 같은 파란 빛을 띤 은빛도 도는 빛인데, 그것이 점점 더 강해져서 새벽빛과 등잔 불빛을 보이지 않게 한다. 이 빛은 하느님이 탄생하실 때 베들레헴의 동굴을 가득 채우고 넘쳐흘렀던 빛과 같은 빛이다. 그런 다음 이 천광 광채 속에 천사들의 모습이 보이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러지 않아도 몹시 강한 처음에 나타난 빛보다도 한층 더 찬란한 빛이다.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나타났을 때 벌써 있었던 것과 같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천사들의 날개에서는 오색이 찬란한 불똥들이 춤을 추며 쏟아져 나오고. 매우 기분좋은 아르페지오로 연주하는 것 같은 듣기 좋은 소리가 흘러나온다.
천사들은 작은 침대를 화관과 같이 둘러싸고 그 위로 몸을 숙여 움직이지 않는 시신을 쳐들고, 그들의 날개를 더 세게 흔들어 처음에 있던 소리를 더 크게 하면서, 마치 예수의 무덤이 기적으로 열렸던 것과 같이 기적으로 지붕에 생긴 구멍으로 해서 그들의 모후의 시신을 모시고 간다. 그 몸은 지극히 거룩하기는 하지만 아직 영광스럽게 되지는 않아서 아직 물질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셨을 때 벌써 영광스럽게 되어 계셨기 때문에 따르지 않게 되었던 물질의 법칙이었다.
천사들의 날개로 일어나는 소리는 이제는 파이프 오르간의 소리같이 웅장하다. 잠이 들어 있는 채, 큰 빛과 천사들의 목소리로 방해된 듯이 의자 위에서 벌써 두 세 번 움직였던 요한이 이 웅장한 소리와 세찬 통풍(通風) 때문에 잠이 완전히 깼다. 그 바람은 벗겨진 지붕으로 들어와서 열린 문으로 빠져나가는데, 일종의 회오리 바람이 되어 이제는 비어 있는 침대의 이부자리들과 요한의 옷을 흔들고, 등잔의 불을 끄고 열려 있는 문을 쾅하고 닫는다.
사도는 잠이 아직 덜 깬 상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려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는 침대가 비어 있고 지붕이 벗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바깥 옥상으로 나와, 영적인 본능으로 그러는지 또는 하늘에서 부르는 소리가 있어 그러는지 머리를 들고, 떠오르는 해로 눈이 방해를 받지 않게 하려고 한 손으로 눈을 보호하며 쳐다본다.
그러니까 보인다. 아직 생명이 없고 자고 있는 사람의 몸과 똑같은 성모님의 몸이 천사들의 무리에 떠받치어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마치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것같이 겉옷과 베일 한 자락이 펄럭인다. 아마 빨리 들려 올라감으로 인하여 생기는 바람과 천사들의 날개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되는 모양이었다. 꽃들이, 요한이 성모님 시신 둘레에 갖다 놓고 새 것으로 갈아놓고 하였던 꽃들이 아마 옷주름 속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어서, 옥상과 게쎄마니 동산 소유지 안에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린다. 그러는 동안 천사들의 무리의 힘찬 호산나 소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따라서 더 작아져 간다.
요한은 하늘로 올라가는 그 몸을 계속해서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리고 틀림없이 하느님께서 그를 위로하고 양어머니에 대한 그의 사랑을 갚아 주시려고 그에게 주신 기적으로 그랬겠지만, 이제는 떠오른 햇빛에 둘러싸인 성모님이 일어나셔서, 당신의 육체에서 영혼을 갈라놓았던 탈혼에서 깨어나 다시 살아서 일어서시는 것을 분명히 본다. 이제는 성모님도 이미 영광스럽게 된 육체 특유의 은혜를 누리시는 것이다.
요한은 쳐다보고 또 쳐다본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주시는 기적은 이제는 하늘로 빨리 올라가시는 성모님이 호산나를 노래하는 천사들에 둘러싸여 계시지만 도움을 받지 않고 올라가시는 것을 자연의 모든 법칙을 거슬러 볼 수 있게 해준다. 요한은 어떤 사람의 펜으로도 어떤 인간의 말로도 어떤 예술작품으로도 결코 묘사하거나 표현할 수 없을 아름다운 이 광경을 보고 넋을 잃고 있다. 그것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다.
요한은 여전히 옥상의 낮은 벽에 기대서서 점점 더 높이 올라가는 하느님의 그 찬란하고 빛나는 모습을 계속 뚫어지게 쳐다본다 - 성모님에 대하여 실제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성모님이 강생하신 말씀의 본이 되시도록 티 없으시기를 원하신 하느님께서 유일하게 만드신 분이기 때문이다 - 그리고 이것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당신을 완전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마지막이요 최고의 기적이다. 그것은 지극히 거룩하신 어머니가 지극히 거룩하신 당신 아들과 만나시는 것을 보는 기적이다. 역시 찬란하게 빛나시고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우신 아드님이 하늘에서 빨리 내려오셔서 어머니와 만나 가슴에 꼭 껴안으시고ㅡ 두 천체보다도 더 빛나시며, 예수께서 내려오셨던 곳으로 함께 가신다. 요한이 보는 광경은 끝났다.
그는 고개를 떨어뜨린다. 피로한 그의 얼굴에서는 성모님을 잃은 데서 오는 슬픔과 성모님의 영광스러운 운명에서 오는 기쁨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의 승천의 상세한 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깨어 있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흘 동안이나 잠을 못 잤습니다! 그래서 졸음과 피로가 마음 고통과 합쳐져서 바로 승천이 임박했을 때 에 저를 쓰러뜨리고 눌렀습니다. …하느님, 그러나 아마 그 순간을 방지하지 말라고, 또 제가 그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고 당신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신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틀림없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마치 방금 기적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었을 것을 보게 해주신 것과 같이, 성모님이 비록 아주 멀리 계시고 영광스럽게 되시고 찬란해지셨는데도 마치 아주 가까이에 계신 것처럼 또 뵐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예수님도 다시 뵙게 해주셨습니다! 오! 감히 바라지 못했던, 바랄 수도 없었던 광경을 본 것입니다! 오! 하느님이신 예수께서 당신의 요한에게 주신 선물 중의 선물입니다! 최고의 은총! 제 선생님이시오 주님이신 분을 다시 뵙다니! 당신 어머니 곁에 계신 주님을 뵙다니! 주님은 해와 같으시고 어머니는 달과 같으시며, 두 분이 영광스러우시기 때문에도 그렇고 영원히 다시 결합하신 행복으로도 그렇고 일찍이 들은 일이 없을 만큼 찬란하신 것을 뵙다니! 천상 예루살렘의 가장 큰 천체이신 두 분이 빛나고 계신 지금 천상낙원은 어떠하겠습니까? 천사들과 성인들 무리의 기쁨은 어떠하겠습니까? 어머니의 모든 마음 고통을 사라지게 하고 두 분의 모든 마음 고통도 사라지게 하는 이인 어머니와 아드님의 만남을 보는 것으로 인해서 얻은 기쁨이 어떻게나 큰지 제 마음 고통도 사라졌고, 제 안에는 마음 고통 대신 평화가 자리잡았습니다. 제가 하느님께 청했던 세 가지 기적 가운데 두 가지는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성모님이 다시 살아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게 평화가 돌아온 것을 느낍니다. 저는 두 분이 영광 중에서 다시 결합하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제 고민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느님, 이것을 위해 감사합니다. 그리고 대단히 거룩하더라도 역시 인간인 존재에게 있어서도, 최후의 심판과 육신의 부활 후, 죽을 때에 하늘로 올라간 영과 육신이 다시 합쳐져 하나가 된 다음 성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를 볼 수 있게 해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저는 항상 선생님의 모든 말씀을 굳게 믿었기 때문에 제가 믿기 위해서 볼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수백, 수천 년 뒤에 먼지가 되었던 육체가 다시 산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저는 그리스도께서만 하느님이신 당신의 능력으로 다시 살아나셨을 뿐 아니라, 그분의 어머니도 돌아가신지 - 그런 죽음도 죽음이라고 할 수 있다면-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셔서 그 영혼과 육신이 다시 결합하신 몸으로 하늘에 올라가 당신 아들 곁에 자리 잡으셨다고 가장 높은 것을 걸어 맹세하면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여러분은 모두 세상 마칠 때에 육신이 부활하는 것과 영혼과 육신의 영원한 생명을, 성인들에게는 지극히 행복하고 회개하지 않은 죄인들에게는 끔찍한, 영원한 생명을 믿으시오. 예수님과 성모님이 거룩하게 사신 것과 같이 믿고 거룩하게 살아서 그분들과 같은 운명을 누리도록 하시오. 나는 그분들의 육체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이것을 여러분에게 증언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영원한 새 세상에서 영혼과 육신으로 태양이신 예수님과 모든 별 중에서 가장 큰 별이신 성모님 곁에 있을 수 있게 의인으로 사시오' 하고. 하느님, 다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머니에게서 남은 것을 거두겠습니다. 어머니 옷에서 떨어진 꽃들, 침대에 남아 있는 올리브 나뭇잎들을 거두어 보관하겠습니다. 모든 것이 소용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헛되이 기다렸던 제 형제들을 돕고 위로 하는 데는 모든 것이 소용 될 것입니다. 조만간 그들을 다시 만날 것입니다…."
그는 떨어지면서 흩어진 꽃잎들도 주워 모아서 옷주름에 담아 가지고 방으로 다시 들어간다. 그 때에 그는 지붕이 뚫어진 것을 더 주의 깊게 자세히 보며 외친다! "또 다른 기적!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의 기적 중에 또 다른 기묘한 조화! 하느님이신 예수님은 당신 자신의 힘으로 부활하셔서 당신의 뜻만으로 무덤의 돌을 쓰러뜨리셨고, 당신의 능력만으로 하늘에 올라 가셨다. 당신 자신의 힘으로 지극히 거룩하시지만 사람의 딸이신 마리아는 천사들의 도움으로 하늘에 들어 올려지는 길이 열렸고, 역시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 하늘에 올라 가셨다. 그리스도의 경우에는 그 분이 이 땅에 계시는 동안에 영이 돌아와 육체에 생명을 주었다. 그것은 당신 원수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당신의 모든 신자들의 믿음을 굳게 하기 위해 그렇게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성모님의 경우에는 그분의 지극히 거룩한 육체가 벌써 천당 문턱에 가 있을 때에 그분의 영이 돌아왔다. 그분에게는 다른 것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의 완전한 능력!…"
요한은 이제는 침대에 남아 있는 꽃과 잎들을 어떤 천에 모으고, 밖에서 모아온 꽃과 잎들도 거기에 넣고서 모두를 궤의 뚜껑 위에 올려놓는다. 그런 다음 궤를 열고 성모님의 작은 쿠션과 침대의 담요를 그 안에 넣는다. 그리고 부엌으로 내려와 성모님이 쓰시던 다른 물건들, 즉 물레가락과 토리개와 그릇들을 모아서 다른 물건들과 같이 넣는다. 그는 궤를 닫고 의자에 앉으며 외친다.
"이제는 내 일도 다 끝났다! 이제는 나도 하느님의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곳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다. 가자! 선생님이 나더러 사람들에게 주라고 하시면서 주신 하느님의 말씀을 뿌리러 가자. 사랑을 가르치러. 사람들이 사랑과 그 힘을 믿도록 그것을 가르치러 가자.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셨는지를 그들에게 알려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제사와 성사와 의식을 알려야 한다. 그것을 통해 세상 마칠 때까지 우리가 성체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할 수 있고, 그분이 하라고 명하신 대로 의식과 제사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완전한 사랑의 모든 선물을 알려야 한다! 우리가 그분을 믿었고 지금도 믿고 있는 것과 같이 사람들도 그분을 믿도록 사랑을 사랑하게 해야한다. 주님을 위하여 추수가 풍성하고 고기가 많이 잡히도록 사랑의 씨를 뿌려야 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얻어 낸다. 성모님은 사도들의 무리 가운데에서 베드로를 성급한 사람으로, 안드레아를 온화한 사람으로, 알패오의 아들들을 고상한 태도와 더불어 성덕과 지혜를 가진 사람으로… 규정하신 것처럼 나를 사랑하는 사람, 더할나위 없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증오 자체였던 가리옷 사람과 정반대되는 사람으로 옳게 규정하셨는데, 그런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말씀 가운데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사람인 내가 이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해야 할 선생님과 그분의 어머니를 모시고 있지 않게 되었으니, 여러 민족들에게 사랑을 퍼뜨리러 가겠다. 사랑이 내 무기요 내 교리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사랑을 가지고 마귀와 이교(異敎)를 이기고 많은 영혼을 얻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해서 이 세상에서 완전한 사랑이셨던 예수와 마리아를 계승하겠다."
37.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의 승천과 별세에 대한 고찰과 설명
Ⅰ. "내가 죽었었느냐? 영의 고상한 부분이 육체와 갈라지는 것을 죽음이라고 부르려고 한다면 죽었었다. 그러나 죽음이란 말로 육체에 생명을 주던 영혼이 육체와 갈라지는 것을, 영혼으로 생명을 받지 못하게 된 물질의 부패를 가리키고, 우선 무덤의 음산한 성격과 이 모든 것 중에서 죽음의 고통을 가리킨다면, 나는 죽지 않았었다.
내가 어떻게 죽었느냐, 아니 그보다도 어떻게 땅에서 하늘로, 우선 죽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그 다음에는 죽을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건너갔더냐? 죄의 흠을 알지 못한 여인으로서는 마땅히 그랬어야 할 것과 같이 말이다.
그날 저녁 안식일의 휴식이 벌써 시작되었었고, 나는 요한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예수와 예수의 일에 대해서. 저녁은 더없이 고요하였다. 안식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일하는 소리가 도무지 들리지 않았고, 시간이 늦어 사람과 새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집 둘레에 있는 올리브 나무들만이 저녁바람에 살랑 거렸고, 날아다니는 천사들이 외따른 작은 집의 벽을 스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예수와 아버지와 하늘나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사랑과 사랑의 나라에 대해 말하는 것은 활활 타는 불로 타오르는 것이고, 영을 해방해서 신비스럽게 날아 올라가라고 물질의 끈을 태워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불이 하느님께서 인간들을 당신을 섬기라고 이 세상에 보존해 두시기 위해서 정해 놓으신 한계 안에 있으면, 사람이 살고 불타면서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생명이 다하지 않고 생명의 완성을 얻어 낼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 한계를 치우시고, 하느님의 불이 마음대로 뚫고 들어가 영을 아무런 제한없이 그에게로 끌어들이게 내버려 두시면, 그 때에는 영도 제한 없이 사랑에 응해서 물질과 갈라져 사랑이 끌고 청하는 곳으로 날아간다. 그러면 귀양살이가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날 저녁 내 영의 억제할 수 없는 열정과 한없는 활기에 어떤 아늑한 무기력과 물질에서,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멀어진다는 신비로운 감정이 겹쳐졌다. 지성은 한층 더 생생하게 추리하며 하느님의 광휘 속으로 빠져들어 갔는데 말이다. 내 외아들의 뜻에 따라 내 양자가 된 때부터 내 모든 행동을 다정스럽게 조심성 있게 보아 온 요한은 침대에서 쉬라고 조용히 권하고 기도를 하면서 나를 지켰다.
내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동정 사도 요한이 속삭이는 말이었다. 그것은 내게는 요람 곁에서 부르는 어머니의 자장가와 같았다. 그 말들이 내 영의 말할 수 없이 숭고한 마지막 탈혼을 배웅해 주었다. 그 말들은 내 영을 하늘까지 배웅해 주었다.
이 감미로운 신비의 유일한 목격자인 요한은 내 옷과 베일을 바꾸지 않고, 내 몸을 씻지도 않고 향유를 바르지도 않고 내 흰 겉옷으로 싸서 혼자서 정돈했다. 요한의 영은, 성신강림에서 내 승천에 이르는 이 주기의 둘째 삽화에 있는 그의 말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내 육체가 부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벌써 알고 있었고, 사도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일러 주었다. 순결하고 다정하고 하느님의 신비와 멀리 있는 동료들에 대해 조심성 있는 요한은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하느님의 다른 종들도 나를 다시 보고, 이렇게 봄으로써 그들의 임무에서 오는 고생과 위기와 도움을 얻도록 그들을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동료들이 올 것을 확신하는 것처럼 기다렸다.
그러나 하느님의 명령은 달랐다. 그 명령은 언제나 그런 것처럼 사랑받는 제자에게는 좋은 것이었고, 모든 믿는 이에게는 언제나 그런 것과 같이 올바른 것이었다. 사랑받는 사도에게는 하느님께서 눈꺼풀을 무겁게 하셔서 잠으로 인해서 내 육체를 빼앗아 가는 것을 보는 지극한 고통을 당하지 않게 하셨다. 또 믿는 이들에게는 또 한가지 진리를 주셨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육신의 부활과 의인들에게 주시는 영원하고 복된 생명의 보상을 믿게 하시려는 것이었고, 신약의 가장 강력하고 가장 기분 좋은 진리인 내 원죄 없는 잉태와 동정녀로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 내 모성을 믿게 하시려는 것이었고, 육체의 의욕으로 태어나지 않고 하느님과의 혼례로, 그리고 내 태중에 넣어진 하느님의 씨에서 태어난 참 하느님이요 참 사람인 내 아들의 천주성과 인성을 믿게 하시려는 것이었고, 끝으로 하늘에는 의인과 죄인 모두에 대하여 염려하는 사랑으로 두근거리고, 모두를 복된 고향에서 영원히 데리고 있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어머니인 내 마음이 있다는 것을 믿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천사들이 나를 작은 집에서 데리고 나왔을 때 내 영이 벌써 내게 돌아와 있었느냐? 아니다. 내영은 이 땅에 다시 내려오지 않게 되어 있었다. 하느님의 옥좌 앞에서 흠숭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과 귀양살이의 곳, 하나이시요 세 위이신 내 주님과 갈라져 있게 하는 때와 장소가 영원히 버려졌을 때, 내 영은 내 영 가운데로 돌아와 찬란하게 빛나며 육체를 잠에서 끌어냈다. 그러므로 내가 육신과 영혼으로 하늘에 올라간 것은 예수의 경우와 같이 나 자신의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천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렇게 한 것이다. 나는 그 불가해 하고 신비로운 잠에서 깨어나 일어났고, 마침내 내 육체는 영광스럽게 된 육체들의 완전을 얻었었기 때문에 날아갔다. 그리고 나는 사랑했다. 나는 다시 만난 내 아들을 사랑했고, 하나이시오 세 위이신 내 주님을 사랑했다. 영원히 사는 모든 인간의 운명이 그런 것과 같이 나는 주님을 사랑했다.
Ⅱ. 그의 최후가 왔을 때, 내 어머니 마리아는 모든 향기를 발산한 다음에 별 아래에서 몸을 구부리고 꽃받침을 닫는 기진맥진한 백합꽃처럼 침대에 누워 하느님에 대한 마지막이고 차분한 명상에 잠기려고 둘레에 있는 모든 것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감으셨다.
마리아의 수호천사는 하느님의 명령이 정한 시간에 절박한 탈혼이 그 영을 육체에서 분리시키고 땅에서 영원히 분리시키기를 초조히 기다리며 그 쉬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그때 벌써 하늘에서는 하느님의 다정스럽고 매력있는 명령이 내려오고 있었다.
한편 이 세상의 천사인 요한도 이 신비로운 휴식을 들여다보며 떠나려는 어머니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는 속되고 호기심 많은 눈을 피해서 죽음을 초월하여 그렇게도 아름답고 조용하게 주무시는 하느님의 티없는 정배요 어머니로 그대로 계시도록 또 지켰다.
토마가 마리아의 유골 항아리를 다시 열었더니 꽃밖에 없더라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전설이다. 어떤 무덤에도 마리아의 시체가 들어 있지 않았었다. 인간적인 의미로는 마리아의 시체가 결코 없었다. 그것은 마리아가 생명을 가진 누구나가 죽는 것같이 돌아가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다만 하느님의 명령으로 영과 갈라졌을 뿐이었고, 당신을 앞서 간 영과 더불어 그의 지극히 거룩하신 육체가 다시 결합한 것이다. 황홀이 끝나면, 즉 영이 정상상태로 돌아오면 탈혼도 끝나는 일반적인 법칙과는 반대로 이 경우에는 마리아의 육체가 죽음의 침대에 오래 머물러 있은 후에 영에게 돌아온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다. 나는 내 능력 말고 다른 도움 없이 무덤에서 나왔다. 마리아는 나에게로 하느님께로 하늘로 소름끼치고 음산한 부패가 있는 무덤을 거치지 않고 왔다. 그것은 하느님의 가장 눈부신 기적의 하나였다. 에녹과 엘리야가 주님께 소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없어져서 하느님만이 아시고 하늘에 사는 주민들만이 아는 어떤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을 생각하면 사실은 유일한 기적은 아니다. 그들은 의인들이기는 하였다. 그러나 성덕이 하느님께만 떨어지는 내 어머니와 비교하면 그래도 아무 것도 아닌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의 시체와 무덤의 유물은 없다. 마리아는 무덤을 거치지 않았고, 그의 유체는 하늘로 올려졌기 때문이다.
Ⅲ. "내 아들을 잉태한 것은 황홀한 일이었고, 아들을 낳은 것은 더 황홀한 것이었으며, 내가 세상에서 하늘로 건너가는 것은 황홀한 가운데에서 가장 황홀한 것이었다. 수난 동안만 아무런 황홀도 내 혹독한 고통을 참아 견딜 수 있게 하지 못했다.
내가 거기서 하늘로 올라간 집도 예수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라자로의 수많은 선심 중의 하나였다. 예수가 승천한 곳 가까이에 있는 게쎄마니 동산의 작은집이었다. 그 집의 흔적을 찾으려고 해도 소용없다. 로모인들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파괴될 때에 그 집도 황폐하게 되었고, 그 잔해도 세월이 흐르는 동안 흩어져 버렸다.
Ⅳ. "내 아들의 탄생이 내게는 하나의 탈혼이었고, 그 시간에 내가 붙잡혀 들어간 하느님 안에서의 황홀에서 내 아기를 품에 안고 나 자신과 이 땅에 돌아온 것과 같은 모양으로, 부적당하게 내 죽음이라고 부르는 것도 하느님 안에서의 황홀이었다.
성신강림날 아침의 그 찬란한 빛 가운데에서 내가 받았던 약속을 믿고, 나는 사랑이 나를 그 안으로 빼앗아 가려고 마지막으로 오는 순간이 가까워진 것이 나를 항상 불사르고 있던 사랑의 불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었다.
내 쪽에서는 나이 먹어 갈수록 영원한 사랑 속에 혼합되기를 바라는 소원이 내 안에서 더 커지고 있었다. 내게 그런 소망을 품게 하는 것은 내 아들과 다시 결합하기를 갈망하는 내가 하느님의 옥좌 아래에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영험(靈驗)이 있는 사람으로 있을 때에야 비로소 그 어느 때보다도 그들을 감정을 가지고 내 영혼의 온 힘을 기울여 하늘을 향해 부르짖곤 했다. '주 예수, 오세요! 영원한 사랑, 오세요!' 하고
내게는 목이 타는 꽃에 내리는 이슬과 같은 성체가 내게 생명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성체가 내 마음의 억제할 수 없는 불안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제는 거룩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하느님인 내 아들을 받아, 마치 내 동정녀의 몸 안에 그를 가졌던 것과 같이 내 안에 지니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게 되었다. 나 자신 전체가 하나이시오 세 위이신 하느님을 원했다. 그러나 이루 말할 수 없는 신앙의 신비를 감추려고 내 예수가 택한 베일 속에 가려진 분으로가 아니라. 하늘 한가운데에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미래에도 계실 그대로의 하느님 뵙기를 원했다.
나는 더 이상 다른 것을 바라는 것이 없게 되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산 마지막 시기에는 새로 태어난 교회를 보호할 욕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느님을 차지하면 내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확신으로 인해서 하느님을 차지하고자 하는 갈망 속에 모든 것이 사라졌었다.
그리스도인들아, 이 전적인 사랑에 도달하여라. 이 세상의 것은 모두 가치를 잃는다. 오직 하느님만을 쳐다보아라. 욕망의 가난(욕망이 적은 것)이 헤아릴 수 없는 재물인데 너희들이 이것으로 부유하게 되면, 하느님께서는 너희들의 영위로 몸을 구부리시고 우선 가르치고, 그 다음에는 사로잡으신다. 그러면 너희들은 그분과 더불어 성부, 성자, 성령께로 올라가 그분들을 알고, 영원히 행복하게 그분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너희 형제들을 위해 그분들의 은총의 재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형제들과 함께 있지 않을 때만큼 그들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때는 결코 없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하느님의 빛과 결합한 빛이 되어야 한다.
영원한 빛의 접근은 내가 생각하던 대로였다. 내 영적인 눈에 열려진 하늘에서 내려와 내 영혼을 거두어 가려고 다가오는 찬란한 빛과 목소리에 눌려 모든 것이 빛과 빛깔, 목소리와 존재를 잃었다. 그 시간에 내가 내 아들의 도움도 받아 몹시 기뻐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다정스러운 내 예수는 사랑이, 즉 영원하신 삼위일체의 셋째 위이신 성령께서 내게 내 생애의 세 번째 입맞춤을 하셨을 때 성부와 함께 있었다. 이 입맞춤은 지극히 강력하게 신성한 것이어서 내 영혼은 정신을 잃고 그것을 쳐다보며, 마치 백합꽃의 꽃받침에 있는 이슬 한방울이 태양에 빨려 들어가듯이 그 입맞춤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래서 나는 내 영과 호산나 소리와 더불어 내가 항상 흠숭한 삼위의 발 아래로 올라갔다. 그런 다음 불빛깔 거미발에 물린 진주처럼 내가 하늘에 태어나는 영원한 날 나를 보좌하려고 온 천사들의 무리에서 처음에는 도움을 받고, 그 다음에는 그들의 앞장을 서서, 내 예수가 하늘 문턱에서부터 기다리고, 또 세상에 있을 때의 내 의인 남편과 우리 민족의 왕들과 족장들, 그리고 최초의 성인들과 순교자들이 문지방에서 기다리는 가운데 끝없는 기쁨의 나라로 들어갔다. 하느님의 보잘 것 없는 종으로서 수많은 고통과 모욕을 겪은 다음 모후로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문은 나를 차지하는 기쁨, 그 모후를 가지는 기쁨을 간직한 채 닫혔다. 모든 사람의 육체 중에서 오직 내 육체만이 마지막 날의 부활과 최후의 심판이 있기 전에 영광스럽게 되었다."
Ⅴ. "내 겸손한 마음으로는 나를 위하여 하늘에 그다지도 많은 영광이 마련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내 생각에는 하느님을 모셨기 때문에 거룩하게 된 내 인간 육체가 부패를 겪지 않으리라는 확신 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하느님이 생명이시고, 또 하느님께서 어떤 피조물에 당신 자신을 넘치도록 가득 채우시면, 그 행동이 죽음의 부패를 막는 향유같기 때문이다.
나는 티 없는 채로남아 있고, 순결하고 생산력이 있는 포옹으로 하느님과 결합했을 뿐만 아니라, 내 태중에 숨어서 인간의 육체로 당신을 감싸는 데 골몰하고 계신 천주성의 발로가 내 지극히 깊은 은밀한 곳까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인자하신 영원한 분께서 당신 여종에게 내 아들의 손의 접촉을 내 지체에 다시 느끼고, 그의 포옹과 입맞춤을 다시 받고, 내 귀로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내 눈으로 그의 얼굴을 보는 기쁨을 마련하셨으리라는 것은, 그런 일이 내게 주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고, 바라지도 않았었다. 이 지복(至福)이 내 영에 주어지는 것만으로는 내게는 충분했고, 그것으로 벌써 내 자아(自我)는 지극히 행복이 가득 찼을 것이다.
그러나 창조주이신 그분에 의해 지상낙원에서 죽지 않고 천상낙원, 즉 영원한 나라로 건너가도록 운명지워진 사람에 대해서 창조하실 때 처음 가지셨던 당신 생각을 입증하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티없는 내가 이 세상의 생명이 끝나자마자 육신과 영혼을 가지고 하늘에 올라가기를 원하신 것이다.
나는 하느님께서 사람에 대해 생각하시고 원하시는 것을 말하는 증언이다. 그것은 잘못을 모르는 죄없는 생활을 하고 나서 어떤 사람이 집의 문지방을 넘어 궁궐에 들어가는 것처럼 이 세상의 생명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조용히 건너가는 것이었다. 사람은 하느님께서 그에게 주신 그의 자아의 완전을, 하느님의 생각으로는 하느님과 은총에 충실한 채로 있는 모든 인간이 가지게 되어 있는 육체와 영의 전적인 완전으로 더 증가시키면서, 물질적인 육체와 영적인 영혼으로 이루어진 그의 전체를 가지고 땅에서 하늘로 건너갔을 것이다, 이 완전을 사람은 하늘에 있으면서 그것을 가득 채우는 충만한 빛, 하늘을 비추는 영원한 태양이신 하느님에게서 오는 충만한 빛 속에서 달성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육신과 영혼으로 하늘의 영광 속에 올라간 나를 성조들과 예언자들과 성인들 앞에, 천사들과 순교자들 앞에 세워 놓으시고 말씀하셨다.
'여기 창조주의 완전한 작품이 있다. 여기 내가 사람들의 모든 자식들 중에서 가장 참되게 나를 닮은 모습으로 창조한 것이 있으니, 하느님이 창조한 것 중에서 걸작품이며 우주는 경이(驚異)이다. 우주는 오직 한 존재 안에, 하느님과 같이 영원하고, 하느님과 같이 영적이고 지적이고 자유롭고 거룩한 영 안에는 하느님다운 것을 지니고, 육체 중에서 가장 거룩하고 가장 죄없는 육체 안에는 물질적인 피조물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며, 이 앞에서는 우주의 삼계(三界)에 있는 모든 다른 생물이 몸을 굽혀야 한다. 여기 사람에 대한 내 사랑의 증거가 있으니, 나는 사람에게 완전한 인체와 내 나라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복된 운명을 주고자 하였다. 여기 사람에 대한 내 용서의 증거가 있으니, 나는 삼위일체의 사랑의 의지로 사람에게 그의 신분을 회복하고 내 눈앞에서 다시 만들어지도록 허락하였다. 이 사람은 신비로운 시금석(試金石)이고, 사람을 하느님과 결합시키는 고리이며, 시간을 최초의 시기로 다시 돌려놓아 하느님인 나의 눈에 내가 창조한 그대로의 하와를 바라보는 기쁨을 주고, 이제는 내 말씀의 어머니가 되고 가장 큰 용서의 순교자가 되었기 때문에 한층 더 아름답고 더 거룩하게 된 하와를 바라보는 기쁨을 주는 여인이다. 아주 작은 흠조차도 묻지 않은 티없는 그의 마음을 위하여 나는 하늘의 보고(寶庫)를 열고, 교만한 생각을 가진 적이 없는 그의 머리를 위하여 내 광채로 면류관을 만들어, 이 여인이 내게 가장 거룩한 여인이기 때문에 그 머리에 면류관을 씌워 너희들의 모후를 만든다.'
하늘에는 눈물이 없다. 그러나 영들이 울 수 있었더라면 감격으로 인하여 흐르는 액체인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터이지만, 하느님의 이 말씀이 있은 다음 눈물 대신 빛들의 반짝임이 있었고, 찬란한 빛들이 더욱 찬란한 빛으로 변했고, 사랑의 불꽃의 뜨거운 기운이 더 뜨거운 불로 변했으며,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영원히 복된 여종을 찬미하기 위한 천상 화음의 능가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있었다. 이 소리에는 내 아들의 목소리도 합쳐져 있었다."
Ⅵ. "진짜 죽음에 의한 영혼과 육신의 분리와 정관(靜觀)하는 탈혼이나 황홀에 의하여 영이 육체와 육체에 생명을 주는 영혼과의 일시적으로 분리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영혼과 육신의 분리는 진짜 죽음을 가져오는데, 탈혼적 정관, 즉 영이 감각과 물질의 울타리 밖으로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죽음을 가져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은 영혼이 육체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거나 분리되지 않고, 정관의 불 속에 잠기는 그의 가장 훌륭한 부분으로만 떠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살아있는 한 죄로 인하여 죽은 영혼을 가지고 있든가 의덕으로써 산 영혼을 가지고 있든가 한다. 그러나 하느님을 크게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참된 관조(觀照)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육체와 결합하여 있는 한 그 존재를 보존하는 - 그리고 이 특성은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똑같은 것이다 - 영혼이 그 자체 안에 더 훌륭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영혼의 더 훌륭한 부분이란 영혼의 영혼 또는 영의 영을 말하는 것인데, 의인들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매우 강하지만, 하다못해 냉담으로나 소죄만으로라도 하느님과 그분의 계율을 사랑하지 않게 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약해진다. 그래서 인간이 도달한 완전의 정도에 따라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하느님과 그분의 영원한 진리들을 관조하고 알 수 있는 능력을 인간에게서 빼앗는다.
인간이 하느님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그리고 그의 모든 힘과 모든 능력을 다하여 하느님을 섬기면 섬길수록 그의 영의 가장 훌륭한 부분이 영원한 진리들을 알고 관조하고 통달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많아진다.
이성적인 영혼을 가진 사람은 하나의 공간인데, 이것을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으로 채우신다. 마리아는 그리스도 다음으로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거룩하기 때문에 하느님과 그분의 은총과 사랑과 자비가 가득 찬 공간이었으며,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들 위에 영원토록 넘쳐흐르게 되었다.
마리아는 사랑의 물결 속에 잠겨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하늘에서 사랑의 큰 바다가 되고 모든 사람의 한결 같은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그의 사랑의 물결을 그에게 충실한 자식들에게도 탕자들에게도 넘쳐 흐르게 한다."
========================================================================================================================================
38. 작품을 끝내며
예수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작은 요한에게 삽화와 말을 명확히 해주고 받아쓰게 한 이유는 이 희생자이고 사랑하는 영혼에게 내게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해 주는 기쁨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중심은 가르치고 싸우는 교회(지상의 교회)에 대한 내 사랑과 영혼들이 완덕을 향하여 올라가는 것을 돕고자 하는 갈망이다. 나를 아는 것은 올라가는데 도움이 된다. 내 말은 생명이다.
주요한 이유들을 말하겠다.
1. 1947년 1월 18일에 받아쓰라고 불러 줄 때에 내가 말해준 이유들을 작은 요한은 여기에 전부 써놓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것은 너희들이 멸망할 참인데, 나는 너희들을 구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선물로 주는 가장 심각한 이유는 내 대리자 비오 10세에 의하여 단죄된 현대주의(modernisme)가 타락하여 점점 더 해로운 사상들이 생겨나게 하는 이 시대에, 내 대리자로 대표되는 거룩한 교회가 아래 사실들을 부인하는 자들을 논박하기 위한 더 많은 수단을 가지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부인하는 것은 이런 점들이다.
(중략)
2. 사제들과 평신도들 사이에 복음서와 그리스도에게 관계되는 모든 것에 대한 강한 사랑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어머니에 대한 새롭게 된 사랑이다. .........................................
3. 영적인 선생들과 영혼의 지도자들에게 내 주위에서 살았던 여러 가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세계와 그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내가 사용했던 여러 가지 방식을 연구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임무를 돕는 것.
사실 모든 사람에게 오직 한 가지 방법만을 쓰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자발적으로 완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의인을 끄는 방법이 다르고, 믿기는 하지만 죄인인 사람에게 써야 할 방법이 다르고, 이교도에게 써야 할 방법이 다르다. 너희들의 선생이 이교도라고 판단하는 것과 같이 너희들이 어떤 사람들을 이교도라고 판단하게 된다면 , 이교도가 너희들 가운데 얼마든지 있다. 참 하느님을 권력과 힘의 우상이나 황금이나 음란이나 그들의 지식의 교만이라는 우상으로 바꾼 불쌍한 사람들이 이교도이다. 또 현대판 개종자들, 즉 그리스도의 사상은 받아들이면서도 분리된 교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나라에 속해 있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써야 할 방법도 다르다. 아무도 업신여겨서는 안 되고, 그 어느 다른 양들보다도 이 길 잃은 양들을 업신여겨서는 안된다. 그들을 사랑하고 오직 하나인 양의 우리로 다시 데려오도록 힘써 목자 예수의 소원이 채워지게 하여라.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복음서에는 예수께서 로마인들이나 그리스인들과 접촉을 가지셨다는 것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 복음서에 나타나지 않거나 복음사가들이 그들의 깨뜨릴 수 없는 히브리인의 정신상태 때문에 그들이 찬성하지 않던 삽화들에 대하여 드리웠던 침묵의 두꺼운 장막 뒤에 겨우 비쳐보이는 사실이 얼마나 많으냐! 너희들은 내가 한 일을 다 안다고 생각하느냐?
(중략)
마리아에게 대한 예수의 사랑을 너무 다정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예수 안에는 하느님이 계셨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를 대신하여 고통으로 당신께 갚는 여인인 마리아를 사랑하시는 데에서 위안을 받으셨다고. 인류를 대신하여 고통으로 갚는 것은 하느님께서 피조물에게 돌아오셔서 그것을 자랑으로 삼으실 수 있게 하고, 하느님의 나라에 주민들을 마련해 드리는 방법이다. 끝으로 어떤 사랑이든지 질서를 어길 때, 즉 하느님의 뜻과 지켜야 할 의무를 어길 때에, 또 그 때에만 죄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하겠다.
(중략)
또 이 저서는 어떤 복잡한 일련의 상황의 어둠으로 덮여 밝은 복음서의 그림에 어두운 부분을 만들어놓는 것 같은 점들과 급격한 변화 같아서 이 삽화에서 저 삽화로 건너가면서 이해하기 어렵게만 되는 점들을 명확히 해주는 것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략)
5. 복잡하고 오래 계속된 내 수난을 정확히 알리는 것. (중략)
6. 내 말의 힘과 내 말을 받는 사람이 착한 뜻을 가진 사람들의 무리에 속하느냐 또는 결코 올바르지 않은 관능적인 뜻을 가진 사람들의 무리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사도들과 유다, 이것이 상반되는 두 가지 본보기이다. (중략)
나는 흔히 내 지식의 향기를 잃은 그들의 지식을 뽐내는 선생들을 꼼짝 못하게 하기 위하여 거친 재료들을 가지고 그것들을 육성하고자 하였고, 갖가지 빈 그릇에 완전을 가득 채워서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다는 것, 돌로 아브라함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을 만들어내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을 가지고 선생을 만들어 내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였다.
7. 끝으로 유다의 수수께끼를 너희들에게 알게 하는 것이다. (중략)
사실 복음서의 저자이신 성령만이 하느님의 자녀들의 영혼 안에 그것을 다시 일깨우고 해설하고 보충하시는 분이시기도 하다.
(중략)
또, 만일 너희들이 계시는 마지막 사도와 더불어 마감되었고, 그 사도가 묵시록에서 ‘누구든지 여기에 무엇을 덧붙이면 하느님께서 그 사람을 벌하실 때에 이 책에 기록된 재난도 덧붙여서 주실 것입니다.’(22:18)하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이제는 덧붙일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또 이 말은 요한의 묵시록이 마지막 끝마무리가 되는 계시 전체에 대해서 이해될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면, 이 작품으로 계시에 덧붙인 것이 아무 것도 없고, 다만 자연적인 원인과 초자연적인 뜻으로 인하여 생긴 빈틈들을 메웠다고 말하겠다. 또 마치 모자이크에 그 완전한 아름다움을 돌려주기 위하여 손상되었거나 빠져나간 돌들을 다시 끼워서 모자이크를 보수하는 사람이 하는 것과 같이 내가 내 숭고한 사랑의 그림을 복구하고 싶다면, 그리고 이것을 인류가 어둠과 공포의 구렁으로 뛰어드는 이 세기에 하려고 지금까지 보류했었다면, 내게 이렇게 못하게 막을 수가 있겠느냐?
하늘의 빛과 목소리와 권유에 대하여 정신이 하도 흐려지고 귀머거리가 되고 약해진 너희들이 혹 이런 것이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정말이지 너희들은 너희들이 가지고 있지마는 이제는 너희 구세주를 ‘보는’데에 충분하지 못하게 된 빛에 새로운 빛을 보태주는 데 대하여 나를 찬미해야 할 것이다. 길과 진리와 생명을 보고 너희들 안에 내 시대의 의인들이 받았던 그 정신적인 충격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이 지식을 통해서 너희들의 정신 안에 너희들 구해줄 사랑을 새롭게 하기에 이르기 위해서 말이다. 이것은 완덕으로 올라 가는 일일 터이니까.
(중략)
특히 자기들은 지옥의 길을 가고 있지 않고 계명을 잘 지킨다고 생각하고, 복잡하게 얽힌 피상적인 계율 준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깎아지른 듯 가파른 용맹의 길로는 한 걸음도 감히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샘솟는 물이 필요하다. 그것은 이 작품을 읽음으로써 이들이 처음에 가졌던 자극을 다시 얻어 그 수구(守旧)에서 벗어나 영웅적인 길을 시작하기 위해서이다.
(중략)
그래서 나는 너희들에게 또 이렇게 말한다. ‘집어라. 이 책을 집어라. 그리고 봉하지 말고(묵시22:10) 읽어라. 그리고 그 때가 가까웠으니(묵시22:10)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게 하여라. 그리고 거룩한 사람은 더 거룩하게 되게 하여라.’ (묵시22:11)
(후략)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원제 : Il Poema dell' Uomo-Dio)
2004/05/17 오후 6:36 | 소 개
이 책은 예수님께서 마리아 발또르따를 통해 2천년전 예수님의 생애를 직접 계시와 환시로 받아 쓰게 한책입니다.
1947년 비오12세 교황의 조언에 따르면,
"해석은 일체 독자가 해야 할것이다" "읽는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라고 교황은 덧 붙이셨읍니다.
-이책의 후반부에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들을 천상의 혼인잔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하여 나를 너희들에게 주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너희가 활기를 잃고 시름시름하지 않기 위하여, 너희가 세상이라는 함정과 가시덤불과 뱀이 가득 찬 이 사막에서 고생을 이기고 난 다음 어린양의 혼인잔치, 즉 하느님의 큰 잔치를 위하여 꾸민 옷을 입고, 너희들 안에 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길 속으로 지나가도 손상을 입지 않고 뱀을 밟고 독약을 마셔도 죽지 않게 되기 위하여는 너희에게 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에게 또 이렇게 말한다. '집어라 이 책을 집어라. 그리고 봉하지 말고 읽어라. 그리고 그 때가 가까웠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게 하여라. 그리고 거룩한 사람은 더 거룩하기 되게 하여라. 이 책에서 내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그들을 지키기 위하여 나의 이 가까이 옴이 이루어지기를 '주 예수여 오소서!' 하고 사랑의 부르짖음으로 청하는 모든 사람에게 너희들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있기를 바란다."
-주께서 1975년에 몬시놀 옷타비오 미켈리니에게 나타나셔서 쓰게 하신 책인 '아들들아 용기를 내어
라"에서도 이책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제물이 된 영혼인 마리아 발또르타로 하여금 내 말을 받아쓰게 하여 놀라운 저서가 되도록 하였다. 이 작품의 저자는 물론 나 예수이다. 그러나 네가 알다시피 사탄이 길길이 뛰며 분통을 터뜨렸던 것이다. 단지 읽기만 할 것이 아니라 연구하고 묵상한다면 수많은 영혼들이 엄청난 선익을 얻게 되련마는! 그만큼 이 책은 진실하고 견실한 영적 양식의 원천이다. 그러나 이는 새로워진 교회 안에서라야 큰 성공을 거두리라고 되어 있는 책이다. 현재는 사람들이 숱하게 발간되는 거만한 신학자들의 쓰레기 같은 책이나 잡지를 더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추천의 말씀 >
"이 글에는 성서에 반대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저서는 성서에 대한 훌륭한 보충이어서 성서의 뜻을 더 잘 이해하는 데 이바지합니다. 주님의 말씀에도 예수님의 정신에 어떤 모양으로든 어긋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 예부성성 장관 알퐁소 까린치 대주교
"나는 (타자기로 찍은 원고로) 마리아 발또르따가 쓴 책을 상당히 많이 읽었다..... 성서 주해가로서 내게 관한 한 내가 검사한 (책의) 부분에서 아무 오류도 찾아 내지 못하였다."
- 교황직속 성서연구소 소장, 검사성성 고문, 예수회 아고스띠노 베이 추기경
"나는 마리아 발또르따의 글에 있는 마리아학이 내게는 하나의 실제적인 발견이었다고 순수하게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어떤 다른 글도, 내가 읽고 연구한 모든 글의 총체조차도 하느님의 걸작이신 마리아에 대하여 소박함과 동시에 숭고하고, 이처럼 분명하고, 이처럼 생생하며, 이처럼 완전하고, 이처럼 빛나고 또 이처럼 매혹적인 인상을 내게 줄 수가 없었습니다..... 마리아에 대하여 쓴 다른 그 많은 책에서 내가 읽은 것은 창백한 얼굴과 같이 생각됩니다."
- 검사성성 고문, 교황직속 신학대학 '마리아늄' 교수, 저명한 마리아학자 가브리엘 M. 로스끼니 신부
"나는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 열 권을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로 읽었다. 나는 이것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한다. 나는 70세 노인이다. 그런데 내 일생동안 읽은 책 중에서 이 책이 내 영적 생활에 가장 많은 이익을 준 책이다."
- 국제 '푸른 군대' 공동 창시자 죤 하퍼트
"성하께서 밀라노의 대주교이실 때 '하느님이시요 사람이신 그리스도의 시'중에서 하나를 읽으셨는데, 그 책을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를 내게 말씀하시면서 저서 전질을 교구 신학교 도서관에 비치하라고 나를 보내셨습니다."
- 교황 바오로 6세 비서 바스꽐레 마르끼 주교
"이 책은 수많은 영성 서적 중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좋은 책 중의 하나다. 이 책은 성당에 다니지 않게 된 많은 사람에게 훌륭한 영신의 양식을 제공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가톨릭 신앙을 다시 발견할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영적 책임을 맡은 여러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였다."
- 카메룬 콩삼바의 알베르 동모 주교
"저자는 초자연적인 능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서는..... 이처럼 방대한 양의 자료를 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 라테란의 교황직속 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검사성성 고문 우고 라딴지 주교
"나는 1979년에 처음으로 마르아 발또르따의 저서와 접촉을 하였다.... 나는 이 책이 엄청나게 큰 감명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 이 방대한 저서를 총명한 정신으로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의 저자가 하느님의 성령임을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 수바 피지의 전직 대주교이며, 롱 아일랜드 프로비덴스의 죠지 H. 피어스 S.m. 주교
"내가 출판한 모든 책 중에서 마리아 발또르따의 저서가 내 생활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고, 내게 가장 큰 만족을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수많은 독자들이 내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회개를 말하고, 하느님과 교회로 돌아온 것을 말하고, 혹은 덜 열심이던 그들이 이제부터는 완덕의 길로 예수님을 바짝 따르기로 약속한 사람들로 변했습니다.."
- 일본 돈 보스꼬사 사장 페데리꼬 바르바로 신부
"나는 구약과 신약성서에 있지 않은 적어도 예닐곱 군데 도시의 이름을 마리아 발또르따의 저서에서 발견하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이 도시명들은 몇몇 전문가들에게만, 그것도 성서가 아닌 원전(原典)을 통하여 알려진 것이다...... 그런데 즉 그녀가 그 도시명들을 알 수 있겠는가?"
- 예루살렘 프랑스 성서 및 고고학 학교 드레퓌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