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의 7대 질병
미국의 어떤 교수가 영국의 유명한 역사가요 문명비평가인 아놀드 토인비에게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하고 물었을 때, 아놀드 토인비는 즉석에서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인도의 뛰어난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라고 생각합니다. 간디의 이름은 원래 모한다스 카람챤드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다. 그런데 왜 마하트마 간디라고 하는가. 인도의 위대한 시인 타고르가 간디의 생일날 간디를 예찬하고 칭송하는 축시(祝詩)를 간디에게 보내면서 ‘마하트마 간디’ 라고 썼다. 그 후 모두 마하트마 간디라고 부르게 되었다.
마하트마(mahatma)라는 말은 산스크리트말로 “위대한 영혼(靈魂)”이란 뜻이다. 마하(maha)는 ‘위대한’ 이란 뜻이요, 아트만(atman)은 영혼이란 뜻이다. 간디는 전세계가 높이 우러러 보는 위대한 영혼이다. 그는 20세기의 최대의 인물이요, 최고의 양심이다. 타고르는 간디보다 8년 년상이다. 타고르와 간디는 인도가 낳은 2대 인물이다. 간디와 타고르는 인도의 쌍벽이요, 인도의 가장 큰 자랑이요, 가장 빛나는 보배다. 나는 1993년 겨울에 인도에 갔을 때 간디의 무덤과 생가와 수도원(修道院)에 가보았고, 타고르의 집과 그가 세운 유명한 대학을 방문하였다. 타고르와 간디는 내가 20대의 대학생 시절부터 애독하고 가장 깊은 사상적 영향을 많이 받은 사상가(思想家)다.
간디는 현대문명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일곱가지의 질병을 지적했다. 나는 대학에서 실존주의(實存主義) 철학을 강의할 때 20세기의 뛰어난 철학자인 야스퍼스와 하이데커와 슈바이처의 현대문명 비판의 글을 읽어보았지만, 간디의 비판이 가장 예리하고 가장 핵심을 찔렀다고 생각했다.
간디에 의하면 현대문명은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의 중대한 질병에 걸렸다. 이 질병을 치료해야만 건전한 문명이 될 수 있다. 이 질병을 치료 못하면 현대문명은 불안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면 현대문명의 7대질병이란 무엇이냐.
첫째는 원칙(原則)이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요
둘째는 도덕(道德)이 없는 상업(commerce without morality)이요
셋째는 인격(人格)이 없는 교육(education without personality)이요
넷째는 인간성(人間性)이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이요
다섯째는 근로(勤勞)가 없는 재산(wealth without labor)이요
여섯째는 양심(良心)이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이요
일곱째는 희생(犧牲)이 없는 신앙(worship without sacrifice)이다.
참으로 간결명쾌하게 20세기의 세계문명의 일곱 가지 질병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간디의 깊은 통찰력과 예리한 혜안(慧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세계의 어느 사상가보다도 가장 넓고 가장 깊게 가장 정확하게 현대문명의 중대한 병리를 파헤쳤다.
그러면 이 7대질병의 치료책이 무엇이냐. 대답은 간명하다.
without(없다)를 with(있다)로 바꾸면 된다.
원칙(原則)없는 정치를 원칙이 있는 정치로,
도덕(道德)이 없는 상업을 도덕이 있는 상업으로,
인격(人格)이 없는 교육을 인격이 있는 교육으로,
인간성(人間性)이 없는 과학을 인간성이 있는 과학으로,
근로(勤勞)가 없는 재산을 근로가 수반하는 재산으로,
양심(良心)이 없는 쾌락을 양심이 있는 쾌락으로,
희생(犧牲)이 없는 신앙을 희생이 따르는 신앙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7대질병에 걸리면 개인이건, 가정이건 회사건, 국가건 조만간에 몰락하고 쇠망한다. 이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간디의 7대질병론(七大病患論)을 하나씩 검토하기로 한다.
첫째, 철학(哲學) 없는 정치(政治)입니다. Politics without principle
철학이 무엇입니까? '지식을 사랑한다.' '지혜를 탐구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인생이나 세계의 궁극적 근본원리를 추구하는
모든 학문의 근본이 되는 학문을 철학이라 하는 것이죠.
인생이 가치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생관, 세계관이 필요한 것처럼,
철학도 역시 인생이 인생답게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학문입니다.
이런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정치를 한다면
그야말로 정치모리배가 아니고 무엇 인가요!
둘째, 도덕(道德) 없는 경제(經濟)입니다. Commerce without morality
도덕이란 무엇입니까?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인간의 이름에 합당한 행동기준, 선(善), 덕(德), 의무, 윤리 같은 것입니다.
법을 지키지 않을 때 사회의 혼란이 오듯이
인간이 도덕을 지키지 않을 때 자기모순과 갈등이 일어나고
사회도 큰 무질서 그리고 가치관의 상실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사람들이 그 지켜야할 도리를 무시하고 저마다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돈 버는 데에만 집착하면 과연 이 나라의 경제는 어찌 될까요?
그러니까 군수 자리 공천을 받는데
6억이면 떨어지고 7억은 되어야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그 들인 밑천을 뽑기 위해서 물불 안 가리고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닐 런지요!
셋째, 노동(勞動) 없는 부(富)입니다. Wealth without work
일하지 않으면 굶어야 합니다. 일하지 않고 먹겠다는 것은 도적의 심보입니다.
요즘 소말리아에서 자행되는 해적질과 같습니다.
회사는 망하던 말든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노조들,
무노동 무임금을 외치지만 아직 제가 과문해서인지
불법파업한 사람들에게 임금을 안 주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없이 받는 부는 나라의 혼란만 부추기는 나쁜 행태입니다.
넷째, 인격(人格) 없는 교육(敎育)입니다. Knowledge without character
요즘 교육이 잘못되어 나라를 망친다는 교육망국의 소리가 들립니다.
선생은 많은데 스승님은 없어서 일어나는 결과가 아닌지요?
선생과 스승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선생은 다만 지식만 가르치는 사람이요,
스승님은 제자들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분들입니다.
인격을 갖추지 못한 교육 기술자들이 가르치는 나라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예전에 우리 학창 시절에는 호랑이 훈육선생임이 계셨습니다.
그렇게 엄하고 무서우신 분이 매를 때리시더라도 제자들을 사랑하는 사랑의 매였기에
우리는 스승님에 대한 원망이 없었습니다.
다섯째, 인간성(人間性) 없는 과학(科學)입니다. Science without humanity
과학이란 인간의 필요에 응해서 발달한 학문입니다.
그런데 그 과학이 인간을 배제하고 발전한다면 아마 그 말로가 끔찍할 지도 모릅니다.
인간성이란 인간의 본질로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하는 것을 말 합니다.
과학과 도학(道學)이 병진(竝進)해야 인간과 과학이 고루 발전 하는 것입니다.
인간성이 결여된 현대의 물질문명의 발달은 인간상실, 인간소외 현상을 부채질 할 뿐입니다.
여섯째, 윤리(倫理) 없는 쾌락(快樂)입니다. Pleasure without conscience
윤리(倫理)란 만물의 영장으로서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그 도리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본분입니다.
그런데 그 도리를 외면하고 말초신경을 부추겨 마구잡이로 인생을 즐긴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새 부처님 소태산(少太山) 성존(聖尊)께서는
아무리 부부일지라도 남색(濫色)은 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쾌락을 좇아 몸을 함부로 굴리는 슬픈 군상의 말로를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일곱째, 헌신(獻身) 없는 종교(宗敎)입니다. Worship without sacrifice
헌신 없는 종교는 사교집단(邪敎集團)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윤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런 종교는 교리가 고도로 발달하여 국민적, 또는 세계적 규모의 윤리성을 갖춘 종교를 말합니다.
인간 윤리의 기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이끌어가는 세계적 종교로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원불교는 역사는 일천해도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가 되어있어
다른 기성거대종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정신의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종교 중의 하나입니다.
종교는 모름지기 헌신과 희생, 봉사가 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사회에 해악(害惡)이 될 뿐입니다.
첫댓글 without(없다)를 with(있다)로 바꾸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