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천은 해방 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간척한 30만평의 고성평야가 자리하는 공룡나라 경남땅 고성천이며
고성천은 경남 고성군 대가면 천황산 인근에서 발원해서 고성평야를 지나 당항포에서 바다에 합류하는 16km의 짧은 하천이다
고성천의 원발원지는 대가면 양화리 대곡산 동쪽 계곡인데, 천황산 인근에서 내려온 암전천(척정천)과 만나는 고성군 대평리까지 보다 약 2백미터 가량 짧다.
이른 아침에 첫 버스를 타고 경남 고성에 도착하고 택시로 들머리 천황산과 백운산 사이의 큰재에 도착한다.
낙남정맥 큰재에 남아있는 마지막 단풍이 반기고
준,희 선배님의 작은 산패가 낙남정맥 큰재임을 알리고
천천히 산길로 접어들어 심호흡 크게 하고 나면 천황산 인근의 570봉 전망대에 쉽게 도착한다.
전망대봉에서 본 멀리 고성의 최고봉인 벽방산이 보이고 그 옆으로 고성 앞바다인데 바다뒤로 보이는 산은 도산면의 봉화산인듯하다.
물론 가장 멀리 보이는 희미한 산은 통영의 미륵산일 것 같고
앞의 큰저수지는 내려가야 할 대가 저수지가 있고, 산줄기 하나 사이로 보이는 작은 저수지는 대곡산-천황산-봉화산에서 흘러드는 물을 모으는 양화저수지다.
좌측 멀리 사량도가 보이고
앞으로는 대곡산과 무량산 그 뒤로 날카롭게 보이는 산은 신라시대 때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셨고
화랑들이 수련했다는 무이산 문수암과 수태산 방향인데 무이산 자락에 문수암이 조그맣게 보인다
바로 앞은 백운산이고 그 뒤로 성지산 멀리 여항산과 서북산, 인성산, 광려산 방향으로 줄지어 서있다.
바위에 걸터앉아 귤 하나 까먹으며 있으니 찬바람은 불고 잠시 멍하니 조망 구경도 즐겼고
이제 고성천 최장 발원지를 찾아 계곡 아래로 훑어보고 잡목이 촘촘하게 막고선 좁은문?으로 내려간다.
하천길 200개 누적거리 1만 686km 진행
조망봉에서 낙남정맥 마루금 바로 옆에서 무작정 내려서면
짧은 잡목이 어서오라며 반긴다.
오늘은 잡목군과 서로 싸울 일이 없으니 잠시 돌아서서
내려온 곳으로
계곡이 형성되지만 물은 보이지 않고
마른 낙엽만 무성하게 땅 위로 내려앉아있다
임도를 건너
첫물이건만...
정맥길에 식수 부족할 때 보충해도 될 것 같다
아래로 흐르고
큰재 인근 계곡에서 많은 물이 계곡따라 흘러와
천황산 조망봉에서 내려온곳의 물과 만나는데
어디를 발원지로 삼아야 할지... 최장은 최장이니 산 정상이 아니겠나 생각해 본다
계곡에서 잡목을 헤집고 올라와 도로옆에 자리하는 천비룡사로 올라가 본다.
천비룡사
마지막 남은 단풍 사이로 멀리 거류산이 지척이고
힘겹게 올라가는 거북이의 모습이 언제나 그 자리인데 시지푸스 신화속에 등장하는 신을 속인 죄로 영원한 형벌을 받는 굴러 떨지는 돌을 다시 정상으로 굴려 올라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거류산 정상에는 고성 인근의 소가야가 신라를 방어하기 위해 돌로 쌓은 석성이 하나 있으며 축조 연대는 삼국시대라 전하는데
이후에 신라가 왜구를 방어하기 위함도 있었을 것이고...
10시 무렵이라 사시예불 시간이다.
조용히 대웅전 법당문을 열고 들어가니 스님 한분과 여(女) 보살 한분이 예불 준비를 하시고 계셨고
그 곁에 서서 부처님께 절을 하는 동안 스님께서는 염불을 하신다.
거류산과 벽방산이 보이고
거류산은 멀리서 보면 한 마리의 거북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형상이라
북쪽에서 보면 찾기 쉬운 산이다.
아울러 지리산 정상에 서서 멀리 보이는 산을 찾을때 진주의 장군대산과 월아산을 찾으면 인근의 다른 산들도 쉽게 찾을 수 있듯
좌측 멀리 구절과 거류산 그리고 고성땅 맹주 격인 벽방산
잠시 도로길을 이용하다가 삼나무 숲으로 들어와
산 위로 작은 절하나 있을 뿐인데
깨끗해야 할 물은 맑지 못하다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옹벽 사이로 흐르는 동안에도 깨끗하지 못하고
대가면 척정리 상류의 전원주택인듯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물이 원래 이렇게 흐린 지 여쭈어 보니
저 위에 절 때문이란다.
"작은 절에 스님과 여자 보살만 살고 계시는데 그곳 때문이 아니라고" 말씀드려 본다.
그리고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 살면 좋으시겠으나 여름에 뱀 때문에 힘들지 않냐 물어보니 뱀이 많이 나온다고 하신다
"공기 좋은 시골에 살려면 그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면 말씀 드리고
물은 아래로 흐르고
멀리 거류산 거북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고
앞에는 척정 저수지가 있다.
내려온 천왕산 줄기와 움푹한 곳은 큰재이며 그 넘어는 진주시 남강으로 흘러드는 영천강 수계이다
고성 대가면에서 큰재로 올라가는 길에 벚나무가 길가 양쪽으로 많이 있으니
봄날 벚꽃이 핀다면 드라이브 삼아 한번 가보시면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덧붙인다.
좌측은 낙남정맥길의 큰재에서 올라가면 만나는 백운산과 통영 -대전 간 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뒤로 성지산
성지산에서 흘러온 암전천과 큰재에서 척정천 흘러온 물이 만나는데 암전천이 조금 짧다
암전천
멀리 성지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통영-대전 간 고속도로가 보이는데
이곳은 금산천이 암전천과 만나는 곳이다.
척정천과 성지산에서 흘러온 암전천 그리고 금정산 자락의 금산천, 아래로 내려가면 만나게 될 대곡산에서 흘러온 고성천과
거리가 모두 비슷해 지도를 보며 수십 번 거리를 확인해야 하는데 머리가 아플 지경이고
암전리 마을 앞의 느티나무
정자가 보이는데 몇 해 전에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지은 것
그리고 멀리 일제 강점기 때 만든 대가 저수지가 보인다
대곡산과 천왕산 그리고 백운산
거류산과 백방산 방향
까마귀인가?
날아가는 자태를 보아하니 방정맞은 까마귀는 아닌듯하고
우아하게 나는 폼이 최소 독수리급이다.
날개를 펴고 창공을 여유롭게 날고 있으니 아래에서 보면 검은듯 하면서 검은색이 아닌 색이고
그저 날개만 펴고 있어도 허공에 떠있는 것 같은 모습
날갯짓 한 번에 세상 끝까지 날아갈 기세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거류산
무량산과 대곡산 그리고 천왕산 방향
정맥길이 쭉 이어지고 대곡산에서 흘러온 고성천이 암전천과 만나는 곳
하늘에는 독수리가 엄청 많이 날아다닌다.
하천옆으로 고성 하수 종말 처리장이 보이고
멀리 벽방산에서 흘러온 용산천이 고성천에 흘러드는 곳에서
멀리 창원의 산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장군산과 구절산 그리고 거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
한때는 장군의 바다였으나 1960년대 무렵 벽산 김정실 선생께서 지역의 유지분들과 함께 간척한 고성군 고성읍, 마암면, 거류면의 간척지 땅 30만 평 약 100 정보(1 정보: 3천 평 :15마지기)로 인해 바다뿐이던 곳에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었고
평야를 중심으로 동쪽에는 거류산과 남쪽에는 벽방산, 서쪽에는 천황산 북쪽에는 금정산이 들녘을 감싼다.
이름난 각각의 산 그 외각으로 다시 깨끗한 바다가 포근하게 펼쳐지니 전국에서 산과 들판 그리고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은 고성이 유일하다 하겠으며 추수가 끝난 텅 빈 들판 멀리 우측에 정맥길에 만날 수 있는 무량산과 철마산이 겨우 고개를 내민다.
서산대사께서 잠시 거처했다는 사두사와 도력이 뛰어났던 구절대사가 마을에 닥친 재난을 막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구절산과
돌 거북의 거류산이 보이는 자리에 서서 자연은 늘 빈자리를 채운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빼곡하게 보이는 갈대밭 너머로 고성에서 구절, 거류, 벽방으로 이어지는 산들은 조망이 아주 빼어나고, 하늘 맑고 좋은 날씨라면 사천의 와룡산과 멀리 지리산까지 조망이 되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고성의 조망 좋은 산들 연계해서 걸어 보시면 아주 좋을듯하다.
하천의 폭은 점차 넓어졌고 고성천과 당동만이 만나는 이곳은 국가 습지 보호구역으로 경남 최대의 규모의 34ha 규모의 갈대밭 길게 자리한다
깊고 넓은 강은 물소리도 조용하기만 하고,여름이라면 개개비의 울음소리를 비롯한 700종의 생물이 다양하게 살아가는 소리가 지천으로 울려겠지만 지금은 쓸쓸한 계절이라 세상 조용하기만 하다
예전 간척하기 전에 고성천(川)이 바다로 흘러들기까지 지금처럼 갈대가 많이 없었겠으나,자연은 변한다고 했던가 60년대 거산 방조제가 만들어지고 하천의 유속이 없어지면서 퇴적층이 쌓여 지금은 갈대가 무성하게 자란 것 같다.
생각보다 참 괜찮은 하천길이라 생각이 들며 가끔 인근에서 농사를 짓거나 공장에서 일하시는 외국인들이 한가롭게 낚시를 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으나 뭐가 잡히는지 ... 잠시나마 사랑하는 고향을 잊고 힐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양식장에 사용하는 빨갛게 질린 플라스틱 부표
우리나라 전국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부표는 대략 5천5백만 개 정도인데
그중에 하얀 스티로폼은 2천4백만 개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2백만 명이 안되니 부표 하나씩 가져도 3백만 개가 남는 숫자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며 환경오염 문제가 큰 하얀 스티로폼 부표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긴 하나
플라스틱도 언젠가는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데
미세 플라스틱은 일주일에 카드 한 장 정도, 한 달에 칫솔 하나 분량을 먹는다고 하니 배 부르게는 먹지 말았으면 좋겠다
고성군 하이면 상족암에 있어야 할 바위들이 이곳에도 보이는데
예전에 간척하기 전에는 바다를 가까이 두고 있어서 볼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이런 퇴적암이 저렇게 두껍게 쌓이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고
흙이 단단한 돌이 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했을지 쳐다보고 또 쳐다보게 만든다
마암면 삼락리에서
구절과 거류 그리고 벽방으로
물이 지나온 길과 국가로부터 보호받는 갈대가 무성하게 자란다.
구절산과 간사지(干沙地) 500미터 가량의 방조제=간척지의 비표준어
바닷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옛 수문이 있는 다리와 1988년도에 새로운 다리를 서로 연결하여 만든 간사지 방조제
안쪽은 갈대 천국이고
바깥쪽은 통영시 광도면의 안정 국가 산업단지의 공업 용수로 사용하는 마동호 담수호가 자리한다.
간척으로 인해 호수가 되어버린 간사지 마동호
간사지 방조제 입구에는 벽산 김정실 선생의 공덕비가 서 있는데
1952년 3억 6천만 원으로 착공하여 60년 12월에 완공하였고
쓸모없이 버려진 갯벌을 간척하여 경지면적 100 정보 년간 3천석의 쌀을 생산하는 기름진 옥토가 되었다는 내용의 글이 쓰여있다.
마동호( 고성군 마암면과 동해면 이름에서 따온 마동호) 당항포와 구절산이 보이고
이곳은 한때 장군의 바다였으나 지금은 바다가 아닌 담수호로 자리 잡았다
겨울인데 너무 포근한 날씨 적당한 땀은 언제나 정답이며 잠시 넓은 평야와 갈대 습지를 걸었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고성에서 배둔으로 나가 집으로 향한다.
올해가 가기전에 마쳐야 할 하천이 있다면 창원 123 종주길에 만나는 하천 진동천과 삼호천이 남아있다
첫댓글 이제 겨울 입니다 언제나 안전한 걸음 하시고 새해에는 걸음 걸음 건강하고 안전한 한해되십시요
새해에 긴 걸음 다녀올까 하며 지도를 보며 길을 외우고 있습니다.
길 위에서 길을 묻게 되는 순간이 다가오네요
올한해 많은 도움 감사드립니다.
하천길 드디어 200개...후기가 올라왔네요.
고성천... 남해안 걸음할때 보았던 거류산이며
방장님 덕분에 우리나라 한바퀴를 돌아
익숙한 지명들도 산이름도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올 한해가 이제 얼마남지 않았네요.
한해도 고생 많으셨구요.
건강 늘 잘 챙기시기를요.
내년 언젠가 260개...300개 하천 후기도 만나려나...^^
어제 서해에서 만난 바닷물빛도 성난 미숫가루 같았는데...
더러워질 게 없었을 것 같은 고성천이
왜 탁했을런지... 의아하네요.
넵 200개 마쳤구요
내년에는 다른 뭔가를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 답은 언제나 글쎄요 입니다.
글 감사 드리고 내년에도 건승 하시기 바라옵니다.
일주일에 카드 하나 한달에 칫솔 한개의 플라스틱을 먹는다는 것이 쇼킹합니다.
발원지를 찾으시다 만나는 사람들 보게되는 건물들 마을들이 다 추억일 듯 합니다~
알게 모르게 먹는 미세 플라스틱 어쩔수 없는 현실이죠
생수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있으니 ...그렇다고 안 마실수도 없고
글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산만 걷기에도 벅찬데
강까지 걸으시니 주변 지리에 대해서는
박사가 되는게 당연할것 같습니다....ㅎ
200개의 하천을 걸으심을 축하드리고
남은 길이 얼마나될지 모르겠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무탈한 걸음 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산으로 가며 부족한 부분을 찾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백두대간 졸업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길 위에서 길을 묻게 되는 순간이라니..
왠지 멋진 말 같아서.. 한번 더 곱씹어 봅니다..ㅋ
제 길은 늘 조금 아쉽고.. 미련과 후회가 남는데..
다가올 25년 새해에 걸음하신다는 방장님의 그 길위에선.. 그게 뭐든간에.. 물음에 대한 답을 꼭 얻으시길 응원드리고..
아무쪼록..
나가실때 모습 그대로..
하나도 변치말고 돌아오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