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산업현장의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또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그대로 방치됨으로써 땅과 자원이 함께 낭비되는 것이다. 폐전선도 그 중 하나다.
- 폐전선에서 구리 회수하는 자원리사이클 기술
재활용 가능한 산업 쓰레기 중 폐전선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폐전선은 그 종류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의 비선, 통신케이블 외에 IV, EV류의 전력케이블과 PVC선 동축 케이블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중 한국전력에서 나오는 폐전선만도 연간 2천t이 넘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불법 소각돼 대기 및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고 버려지는 것도 많은 이 전선들의 주요 소재는 구리다.
구리는 인류 최초의 금속이자 지금까지 일상생활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금속으로 철,
알루미늄을 잇는 3대 금속이다. 때문에 전선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자원도 아끼고 환경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에 과학기술부 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에서는 지난 10년간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폐기물을 자원으로 환원할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용화해 산업현장에 보급하는 데 노력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폐전선에서 구리와 같은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폐전선
재활용 기술이다.
폐전선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선의 구리 부분과 전선피복을 분리하는 게 급선무다. 분리에는 폐전선 탈피기,
작업철분리기, 폐전선 절단기 등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는 폐전선 유화기술이 있다.
폐전선 유화기술의 선두주자인 (주)탑코리아는 폐전선을 PER플랜트에 투입하여 열분해 과정을 거치면 폐전선의 피복은
열분해 과정을 통해 유화(분해)되며 머리카락처럼 가는 구리 전선은 슬러지(잔해물) 배출구를 통해 배출된다.
일반적인 PER 플랜트 과정에서는 폐전선과 더불어 폐어구(로프) 등은 연소를 할 경우 재활용 가능한 금속 물질을 산화시켜 재활용할 수 없으나 탑코리아 PER 플랜트는 저온 열분해하여 처리하므로 구리와 같은 금속 물질은 산화되지 않고 성상그대로 재배출하여 재활용 가능하다.
폐전선을 재활용해 구리선으로 만드는 동(銅)제련과 관련된 폐기물 리사이클 업체들도 있다. 나투라금속이 바로 그 업체로 최근 폐전선 재활용으로 충북 음성에 있는 공장에서 월 평균 1500t의 구리선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나투라금속 관계자는 “전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태여서 수익성이 높다”며 “생산된 제품 전량을 중소 전선회사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전선 재활용 기술의 핵심은 저온열분해
폐전선을 구리와 수지(PVC 등)로 분리하는 기술의 핵심은 열분해 기술이다. 열분해 기술은 일반 소각방식으로 폐전선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열분해를 통해 폐전선을 처리하고 부가적으로 생성되는 구리 및 합성연료유를 회수하는 대표적 에너지 회수 기술이다. 폐전선의 열분해 공정을 거쳐 구리를 회수하고 쉽게 오일로 분해될 뿐 아니라 오일의 유용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아주 고가의 유효자원을 회수할 수 있다.
특히 저온열분해의 경우 폐전선 열분해를 위한 최적 온도를 결정하기 위하여 350, 450, 550℃에서 열분해를 실행하여
700℃까지 TG/DTA를 실행, 온도상승률은 분당 5℃로 했더니 PVC의 염화수소제거를 위한 최적 온도 범위가 PE나 PP보다 낮은 영역인 280~350℃를 나타냈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 폐전선에서 95% 이상의 구리금속과 발열량이 8027kcal/kg인
합성연료유를 회수할 수 있었다.
또 폐전선에서 수지와 금속구리를 화학적으로 분리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은 수지를 용해할 수 있는 용제를 폐전선과 함께 용해반응조에 투입하여 용해한 후 이를 분리조에 공급하여 피복수지용액과 구리선을 분리하는 방법이 있다.
이 분리방법에서 폐전선의 피복수지를 용해하는데 필요한 용제는 수용성을 선택한다. 용해된 용액을 투입하는 2중
재킷으로 된 분리조 내에는 해당용제의 기화점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는 온수를 저장시키고 또 용해된 수지용액은 고압펌프와 노즐을 통해 온수 속으로 미세하게 분사시킴으로써 용제가 물과 결합 후 기화되도록 하는 공정이 있다.
또한 용제가 기화되어 이동한 후 분리조에 남아 있는 페이스트 상의 수지는 필터링하여 수지와 물을 분리하고 수지는 성분에 따라 구분하여 공기와 같이 압출분리하고 펠릿으로 성형하는 공정으로 이뤄진다. 이것이 바로 폐전선으로부터 수지와
금속구리의 화학적 분리방법이다.
- 폐전선 플랜트에서 열분해 과정을 통해 배출된 구리 슬러지
- 전선피복재도 리사이클링
폐전선을 재활용하는 것에는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것 이외에 전선의 피복재를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선피복재는 PVC와 PE 소재가 가장 많은데, 이 모두가 재생 가능하다. 특히 PVC 소재는 리사이클링을 거쳐 다시 전선 피복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국내 최대의 전선 업체 LS전선은 최근 세계 최초로 재활용이 가능하며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고내열 전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장영실상을 수상한 LS전선의 ‘자동차용 친환경 고내열 전선’에 사용한 고내열 열수축 튜브는 플라스틱
사용 재료의 단일화를 통해 자동차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이는 기존 고내열 전선과 달리 자동차 범퍼, 내외장재, 전선 등과 동일한 재료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기 때문으로
자동차 폐기 시에도 공정 단순화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용 전선의 친환경 기준이 강화되는 흐름에 맞춘 결과로 개발 제품은
재활용이 불가능하거나 소각 시 유해물질을 발생시키는 기존 고내열 전선을 대체할 수 있으며, 기계적 재활용이 가능해
자동차 재활용률을 75%에서 95%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또 연료 절감이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이어서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이 외에 전선피복을 바닥재로 재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전선피복의 재활용은 폐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폐전선 피복을 잘게
분쇄시킨 고무칩을 혼합하여 형성된 하단 지지층으로 바닥재를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폐전선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지극히 일부에 한하고 있으며, 한전을 비롯해 각 지자체,
케이블TV 및 각종 통신선 등 현재 발생되는 폐전선의 총량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전뿐 아니라
케이블 TV 업체, 각 지자체들이 나서 폐전선 처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폐전선의 구리 회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