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간다
김인희
무서리 내린 아침
가로수 은행나무
속절없이 옷을 벗는다
봄내 여름내
든든하게 지켜주던 자목련
무장해제 서두르고
강가에 서서
그리움에 몸부림치는 갈대
하오 내내 데칼코마니를 만든다
떠나는 가을
하염없이 울고 있는 소녀
별 하나 내려와 속삭인다
울지 마
겨울이 오는 거야
※ 詩作 노트
아침 출근 길에 무서리 내린 대지를 봅니다.
가로수 은행나무 가지마다 노란 잎들이 한 잎 두잎 시나브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뚝뚝 속절없이 일제히 떨어뜨리는 모습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사무실 창가에 우뚝 버티고 서 있는 자목련 나무
봄에는 자주색 꽃으로 여름에는 싱그러운 잎으로
마치 저를 지켜주는 보초병이라고 여겼는데 하염없이 이별을 준비합니다.
강가에서 서로 몸을 기대는 갈대들은 강물에 모습을 비추면서 전율합니다.
떠나는 가을, 시절인연이 서러워 글썽이는 시인이 있습니다.
첫댓글
<떠나는 가을
하염없이 울고 있는 소녀>
저 소녀 누가 달래줄 것인가?
별이!
시인다운 댓글이십니다.
선생님 시심 안에 소년이 있습니다.
맑은 눈동자를 가진 밝은 마음을 가진
순수한 소년이 있습니다. 참으로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