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풍 증장은 법화종도의 화합과 탁마 계기제주불교신문이 불기 2558년 갑오년 새해를 맞이해 도내 종단 대표 스님을 모시고 도내 불자들에게 혜안을 전하는 지면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호에는 제주불교연합회 부회장이자 법화종 제주교구 종무원장이신 관행 스님을 모시고 갑오년에 펼쳐나갈 방향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8월 종단 스님들의 만장일치로 제15대 제주교구 종무원장으로 합의 추대 되셨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제주불교연합회의, 법화종단 연탄배달 등)
△관행 스님=제가 수행자로서 35년이란 세월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매서운 경책으로 수행자의 정진력을 드높이게 해주신 3분의 큰 스승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 크신 은혜는 뼈를 가루 내고 몸뚱이를 다 부수어도 갚지 못할 것입니다.
혜관 대종사 큰스님은 어린 나이에 저를 불법으로 이끌어 출가의 인연을 맺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송광사 초대방장이신 구산 스님은 제가 4년 여 동안 송광사 강원에서 스님을 시봉하면서 익힌 수행력을 바탕으로 표 안내고 정진하면서 욕심 버리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 중노릇(?)의 먹물이 든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한국불교에 한 획을 그으신 법정 스님은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 송강사 강원에서 가르침을 전해 들으며 출가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법정 스님은 출가자에게 냉철한 시각을 잃지 말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중벼슬은 닭벼슬만도 못하다’는 말씀을 줄곧 하셨는데 주지 등을 맡으면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거절하셨던 분입니다.
저 역시 감투에 연연하기 보다는 종무원장이란 직함도 제주지역 제주교구 법화종단의 관행처럼 여겨져 온 선․후배간의 예우 차원에서 원장직을 수락하게 됐습니다. 다만 종단의 수장이 된 만큼 주어진 여건에 맞게 제 역량 껏 소임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법화종단이 도내에서 26여개 사찰의 작은 종단이지만 쉬운 것은 없다고 봅니다. 우선 개성이 강한 스님들의 의견을 조율, 승가의 화합을 통해 법화종단을 원만하게 운영해 나가는 게 제게 맡겨진 소임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내면적으로는 일반종도나 종무원장이 다르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승가의 화합을 통해 법화종단 원만 운영매주 일요일 참선, 수행자 본래면목 찾아한편 제주불교연합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연합회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진정 불자들과 도민들에게 신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1월 초 조계종․태고종 신년하례법회에 참석하면서 느낀 점은 각 종단 대표에 대해서는 예우 차원에서 초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같은 작은 실천만이 제주불교연합회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종도에서 종단의 수장이 되어 연말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올 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연탄 한 장 배달해 드렸습니다. 매년 종단차원에서 연탄을 배달하는 것은 도내에서 법화종단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단 내 스님과 신행단체들의 참된 복을 지으면 인연을 맺는 이 같은 선행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이 우리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부처님들입니다.
▲앞으로 종단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계시는 사업과 수행이 있으시다면?(매주 일요일 대원정사에서의 참선 등도)
△관행 스님=동안거 결제 동안 매주 일요일 철야정진으로 도내 법화종단 스님들이 참선을 통해 본래면목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국의 선원에선 동안거 결제동안 용맹정진은 수행자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기 위한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입니다. 수행자의 첫 목적은 상구보리(上求菩提) 즉, 수행자는 부처님의 진리를 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행자의 생명력입니다. 이는 자부심이라기보다 수행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제주도의 주변 환경 상 대중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습니다. 도내 대부분 사찰에서 혼자 스님이 사는 독살이(?) 경우가 대부분이라 종단 스님들이 함께 참선을 하며 수행하는 것은 수행자로서 나태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물론 무명초를 깎던 그 시절의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또한 참선을 통해 옛 승풍을 증장함으로써 법화종도가 하나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종단에서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법화종단의 어른이신 보각 스님이 주석한 대원정사를 시작으로 애월읍 애월리 광명사, 한경면 판포리 통천사, 고산리 천안사 등 도내 20여개 법화종단 사찰을 순회하며 법화경을 수지 독송, 수행을 점검하고 승풍 진작을 위해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매월 둘째주 금요일 종단 스님들이 모여 수행을 지속했고, 갑오년 올해부터는 재가불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 스님 못지않은 용맹정진에 나서는 재가불자들에게 찌든 번뇌를 잊고 자신과 싸우며 참 ‘나’ 찾는 시간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매년 하안거마다 종도 스님들이 모여 2박 3일 일정으로 수련회를 개최했으나 몇 해 동안 열지 못했는데 올해는 수련회도 꼭 개최할 예정입니다.
▲법화종단 내에는 법화불음봉사단을 비롯해 제주법화불교대학, 제주법화불교대학 총동문회 등 법화종단을 지탱하는 뿌리와 같다고 보여집니다. 종단 신행단체와의 유기적 관계를 이끌어갈 방향은?
△관행 스님=법화불음봉사단은 종단 산하이긴 하나 종단차원에서 관여하기보다는 자율적인 운영이 잘되고 있고, 종단은 봉사단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밑받침하고 있습니다.
법화불음창단의 계기도 종단 신도들이 내부적 결속을 다져 종단의 대외적인 위상을 높이고자 출범했습니다. 20여년이란 세월 속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종단이 신행단체의 간섭은 오히려 자율성을 해칠 뿐으로 스스로 뿌리를 굳건히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종무원은 노력할 것입니다.
제주법화불교대학의 경우 타 불교대학에 비해 후발주자로서 아직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동문회 역시 출범이 며 해 되지 않은 만큼 시간이 해결해 주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제주법화불교대학의 강사진이나 타 불교대학에 비해 타 종단의 강사진 등 강의 내용이 참신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공부하는 분위기도 가장 좋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또한 총동문회의 경우 지난해 10월 제주시 용담동 주민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소외된 이웃들에게 자비행을 펴기 시작하는 등 불교대학에서 배운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 나가고 있습니다.
법화종 사찰순회법회, 재가불자에 문호개방철저한 자기소임으로 자신 마음등불 밝히길▲불기 2558년 갑오년의 해를 맞아 도내 불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관행 스님=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에 휘말려 승속을 막론하고 해가 오감에 상관없이 이익에만 취하고 있습니다.
저는 법화종단 신년하례법회에서 ‘스스로 등불을 켜서 법의 등불을 밝히고, 법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갑오년에는 모든 불자들이 모두 본래 부처님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자기 자리에서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합니다. 참선 등 수행을 통해 수행자의 본분을 찾아가듯이 자기 소임을 철저히 하는 것이 자신의 마음의 등불을 밝히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은 자기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법은 뿌리이자 근본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때와 장소에 따라 변합니다. 그 사람의 모습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지와 이파리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지만 뿌리만큼은 변함이 없듯이 갑오년은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