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의 망막은 카메라에 빗대면 필름에 해당한다. 눈으로 들어온 빛이 초점을 맺는 부위다. 신경조직인 망막에 맺힌 시각 정보는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망막 관련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은 안과 수술 중에서 어렵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의 대형 병원에서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이안과는 부산·울산·경남지역 의원급 안과로서는 처음으로 최근 망막 수술 1천 사례 실적을 달성해 지역 의료계 시선을 끌었다. 이안과 김대윤 원장의 도움말로 망막 수술이 필요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이물질 보이면 망막 질환 의심
눈의 망막이 찢어지거나(망막열공) 떨어지면(망막박리) 갑자기 시야가 훼손된다. 눈앞에 이물질 같은 게 보이다가 눈앞 한쪽에 커튼이 내려진 것처럼 가려 보인다. 이 경우 서둘러 망막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눈 외부에서 들어온 빛의 초점이 맺히는 망막 중심지점인 황반부에 막이 생기는 질환을 황반전막이라 한다. 이때도 망막 앞 막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 계속 방치하면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게 된다. 사물의 크기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눈 속에 출혈이 있거나 혼탁 현상이 나타나도 망막 치료가 필요하다. 눈 속에 빛이 지나가는 공간인 유리체강에 출혈이 생기는 유리체출혈, 유리체강이 혼탁해지는 유리체혼탁 환자는 마치 눈이 검은 물체로 가려진 것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김대윤 원장은 "유리체출혈은 주로 당뇨병의 눈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이 있거나 망막 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노인 인구 증가로 당뇨병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망막 질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등으로 인해 수정체나 인공수정체가 눈 속으로 탈구되는 경우에도 망막 수술이 필요하다.
○ 국소마취로 간단히 수술
망막 수술은 고난도 안과 수술로 꼽힌다. 특히 예전에는 눈의 흰자위(공막)를 덮고 있는 얇은 막인 결막과 공막을 크게 절개하고 유리체를 절제하는 침을 눈 속에 삽입해 수술을 진행해 수술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만큼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도 높아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합병증이 오는 비율도 비교적 높고 환자가 정상 상태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기법 발전으로 수술이 상대적으로 간단해졌다.
김 원장은 "망막 수술기법과 수술장비의 급속한 발전으로 지금은 결막을 열지 않고 보통 주삿바늘과 같거나 더 가는 유리체 절제 침을 이용해 수술하고 봉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눈 주위 국소마취로 수술을 시행하며 환자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수술기법은 결막 훼손이 거의 없어 통증이 아주 적고 합병증도 드물다. 국소마취로 진행돼 수술을 위해 따로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 이안과는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눈 주위 마취로 수술 1천 사례를 모두 시행하는 데 성공했다.
망막 관련 질환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면 환자는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이안과 최봉준 원장은 "고령화로 인해 각종 안과 질환, 당뇨병 등으로 망막 수술이 필요한 노인 인구가 늘고 있지만 주로 대형 병원 위주로 망막 수술이 활발히 이뤄져 환자들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지역 망막 질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신속한 진단과 즉각적인 수술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