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482)
제13장 투옥 16회
“또 그런 소리 하네요. 기분 잡치게... 복수를 각오했으니 계속 복수를 하면 되잖아요. 탄로가 안 난다니까 그러시네. 만약 탄로가 나면 같이 도망을 치자구요”
“뭐? 도망을 쳐?”
“예, 어디 멀리로 도망을 가서 같이 살면 되잖아요”
“허허허...”
그만 내왕이는 웃음을 터뜨린다.
“마님, 마님은 아직 세상을 잘 모르시는군요”
무의식중에 내왕이는 하인으로 돌아간다.
“마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난 이제 마님이 아니라구요. 당신의 여자란 말이에요. 여보, 어서 당신이라고 불러 봐요. 예?”
“좋아, 당신은 아직 세상을 잘 모른다니까. 가난이라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지겨운 것인지 모른다 그거야. 이 대궐 같은 집의 마님으로 호의호식하고 있으니...”
“마님은 무슨 놈의 마님... 말이 좋아 마님이지, 난 부엌데기에 불과하다구요. 서문경이가 나를 거들떠봐야 마님이지. 안 그래요?”
“그래도 어쨌든 넷째 마님으로 호의호식하고 있잖아”
“호의호식만 하면 뭘 해요? 몸뚱이는 만날 굶주리는데...”
“허허허... 진짜로 배를 좀 굶주려 봐야 세상맛을 안다구. 배가 너무 불러서 그런 소리가 입에서 나온다 그거야”
“좌우간 나는 배만 불러서는 못산다구요. 그러니까 여보, 날 언제까지나 사랑해 줘요. 예? 날 버리지 말아요. 당신이 날 버리면 난 죽어버릴 거야”
손설아는 내왕이의 가슴패기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간절한 어조로 말한다.
“뭐, 죽어버려?”
“예, 정말이라구요”
“허허허... 역시 순진하셔”
단 한 번의 정사를 가지고서 벌써 이렇게 손설아 마님이 자기에게 매달리듯이 달라붙다니 뜻밖이어서, 내왕이는 얼떨떨하기도 하면서 한편우습기도 하다. 그저 독수공방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자기를 유혹한 줄 알았는데, 이건 진짜 사랑을 호소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보”
“응”
“오늘 밤은 우리 자지 않기로 해요. 어때요?”
“안자고 밤새도록 뭘 하게?”
“몰라서 물으세요?”
“계속 복수를 하라 그건가?”
“물론이죠. 호호호...”
웃고 나서 손설아는
“아니, 인제 복수가 아니라구요. 복수는 아까 한 번으로 끝났고, 이제부터는 우리 둘이의 진짜 사랑이란 말이에요”
이렇게 말한다.
다음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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