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2. 9 주일예배설교
진리를 구하는 한 사람(예레미야 5:1)
서론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오해가 있다. 그것은 ‘선민사상’과 ‘시온사상’이다. ‘선민사상’이란 유대인인 자신들만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민족이라는 사상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자신들만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참으로 큰 오해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시온사상’이란 시온산에 터를 두고 있는 자신들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사상이다. 왜 유대인들은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예루살렘에 위치해 있고, 그 예루살렘이 시온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즉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을 소유하고 있고, 그 성전에서 예배하는 자신들과 하나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자신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생각은 어떠할까? 하나님은 온 우주만물을 만드신 창조주이시며, 그 우주만물을 위대하신 능력으로 질서 가운데 다스리시는 만왕의 왕이시다. 따라서 사실 하나님은 어느 곳에 갇혀계시는 분이 아니시며 인간이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런 분이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사랑하시기에 몸소 성전이라는 공간을 통해 만나주시는 것이다. 인간이 거룩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성전에서 기도하면 그곳에서 만나주시고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주신다. 우리 인간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소원을 들어주신다. 한 마디로 '성전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권적으로 은혜를 베푸시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혹시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를 쥐어짜기 위해 성전을 아무리 크게 만들고 화려하게 장식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께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한 예로 인간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데는 무관심한 채, 화려한 성전을 만들고 그곳에서 때마다 성대한 제사를 드린다 할지라도 거기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것을 망각한 채 형식적인 종교생활을 지속한다면 심지어 하나님은 그 성전까지도 파괴하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역사 가운데 이러한 일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유대인들에게 실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우리는 이러한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하나님을 올바로 섬기므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참으로 기뻐하시며 즐거이 복을 내려주시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론
오늘 본문을 보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깨뜨리고 우상숭배와 지속적인 불의를 행하므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맞게 될 유다 백성들을 향해 안타까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예레미야 5:1 “너희는 예루살렘 거리로 빨리 달리며 그 넓은 거리에서 찾아보고 알라 너희가 만일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내가 이 성읍을 용서하리라”
이 구절을 보면 우리는 불의를 행하고 진리를 저버린 유다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들을 사랑으로 용서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의 넓은 거리를 구석구석 다니면서 정의를 행하고 진리를 구하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찾아내면 예루살렘 성읍을 용서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진리(히: 에무나=신실함)를 구하는 것’은 ‘언약적인 신실함을 따라 사는 것’을 의미한다. 언약의 주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어디서나 그의 언약적인 신실함을 따라 그의 백성에게 행하신다(5:3 “주의 눈이 진리를 찾지 아니하시나이까?”). 즉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언약의 복과 저주를 내리실 때 그의 언약적인 신실함을 따라 행하신다.
그러나 예레미야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유다 백성 가운데 정의를 행하고, 언약적인 신실함을 따라 사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순종하지 않는 그의 백성을 향하여 “교훈을 받지 아니하는 민족이라 진실(에무나)이 없어져 너희 입에서 끊어졌다.”고 말씀하셨다(7:28). 하나님의 백성에 대해 “그들이 이 땅에서 강성하나 진실하지 아니하고 악에서 악으로 진행하며 또 나를 알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9:3).
특히 예레미야 5장 마지막 절(31절)에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고,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너희가 어찌하려느냐?”고 반문하셨다. 이것은 유다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결코 피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소돔과 고모라 성은 의인 10명이 없어서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일은 지금 유다가 소돔과 고모라 성보다 더 패역한 상태에 있다. 예루살렘에 하나님을 경외하므로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언약적 신실함을 행하는 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하나님께서 용서해주시겠다고 말씀하고 있지만 그런 자가 아예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유다는 하나님의 심판을 결코 피할 수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유다의 모습은 수천 년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의 모습이요, 나의 모습은 아닐런지?
결론
여러분! 세상은 점점 악해져 가고 있다. 세상에 속한 교회가 빛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세상을 밝혀야 하는데, 세상의 영향 아래 세속화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다 그러는데 뭐. 나만 특별히 거룩하게 살면 뭐해?”가 아니라 “다 그럴지라도나만은 거룩하게 살아야지.”라는 각오로 살아가기 바란다.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므로 정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한 사람이 되고, 하나님께서 애타게 찾으시는 의롭고 신실한 자로 살아가기 바란다. 그래서 여러분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아닌 하나님의 용서와 자비가 온 땅에 충만하게 임하기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