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y in God
안법 학교 사랑이 하늘같이 높으셨던 조세형 동문회장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어제(11/14일) 돌아가셨는데, 오늘 오전에 이기영 회장님에게 연락받고, 강충환 회장님과 이봉우 회장님과 함께 조문 다녀왔습니다. 학교 사랑이 지극하셨기에, 평소와는 달리 빈소에서 2시간 머물다 왔습니다. 빈소에 가기 전에 교장실에 가서 「안법 100년사」에서 조세형 회장님의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놀라웠던 것은, 안법고 1회 졸업생이셨던 회장님은 안법중·고 총동문회 초대 회장을 20년(1967년-1987년) 역임하셨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오랫동안 동문회 총회장님을 역임하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20년 동안이나 하신 것은 몰랐었습니다.
학교장으로서는 동문회장의 도움이 참으로 필요합니다. 학교 기념식이나 행사 때, 함께 하면서, 크고 작은 지원도 해주고, 동문회의 도움을 직간접으로 연결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십니다. 그 일을 20년간 하셨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세형 총동문회 회장님은 안법 초등학교를 나오시고, 안법 중학교와 안법고등학교를 나오셔서, 서울대 조소학과를 졸업한 다음, 안법학교 미술 선생님을 4-5년 역임하셨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법총동문회를 20년 동안 이끌어 오셨으니, 조세형 회장님은 안법으로 똘똘 뭉쳐진 분으로서 안법 사랑이 하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조세형 회장님은 안법학교 미술 선생님을 하시다가, 아버지의 유업인 한약방(韓藥房) 맡아 오랫동안 운영해오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약방을 운영하시며, 가난한 이들과 어린아이에게 필요한 한약재의 비용은 받지 않으셨으며, 청렴하고 근검 절약 하셨다고 막내 따님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조세형 회장님의 사모님도 학교 선생님이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회장님과 뜻이 잘 맞아 학교 지원과 사랑을 함께 하셨다고 따님들이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딸들과 손주들도 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회장님 맏아들은 우수한 성적으로 안법학교를 나와 한의대에 들어가, 할아버지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고자 애쓰다가 37세의 나이로 별안간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회장님은 마음의 큰 상처 속에 사시기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제까지 약재료를 구입하러 오시는 분들을 만나 도움도 주고, 찾아오는 후배들과 바둑도 두어가며, 92세까지 나름 건강하게 사시다가, 하느님 나라로 가셨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안법학교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크시어, 학교 선생님들, 안법 선후배들, 동문들과 친교와 사랑, 안법학교에 대한 자랑이 엄청났다고 자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안법 학교를 나오지 않은 아들과 딸들도, 아버지 조세형 회장님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빈소임에도 불구하고, 신나게 안법학교에 대한 사연과 학교 선생님들, 주요 인사들에 관해 신나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 가운데는 신원식 교장 신부님, 류진선 교장 신부님에 관한 이야기... 신부님들과 수석 찾으러 다니시던 이야기, 학교 발전을 위해 논의하시고 고민하셨던 이야기, 류진선 교장 신부님으로부터 용돈 받던 이야기, 박정남 선생님과 이병권 선생님과 윤황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정석훈 선생님과 조태희 선생님과 이윤희 선생님과 박정남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역대 신부님들과 선생님들과 동문들에 관한 이야기,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라도 동문회나 학교 행사에 휠체어를 타고라도 오셨던 이야기 등.. 아들과 딸들이 과거 이야기를 현재화 하여 신나고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빈소에 찾아오는 손님이 뜸하면, 오셔서 또 이야기해주시고, 또 이야기해주며, 조세형 아버지의 안법 사랑을 끊임없이 꺼내주셨습니다. 거기에 오랜 지인이며 매일 바둑을 두며 옥신각신 우정을 쌓앟던 청류재 수목문학관 김유신 시인의 이야기과, 한약방 바로 옆집에 어르신의 이야기, 오고 가는 이들의 가득 담긴 사연과 인상은 그 맛을 더 했습니다. 또 다른 안법 역사를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것도 상주들인 아들과 딸들과 그 사위들이... 이렇게 안법 사랑이 컸었으니, 안법학교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가히 짐작이 가리라 여겨집니다.
현재 학교 현관 안을 들어서면 첫 번째로 볼 수 있는 것이 ‘베스트 안법인’ 명부를 써 놓은 오벨리스크 형태의 대리석이 있습니다. 그곳 맨 위에 ‘조 세 형’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안법학교 역사와 동문회 자료, 장학회에 관한 내용에 조세형의 이름이 이곳저곳에 들어 있습니다. 조세형 회장님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고 싶은 동문들과 학교 교육가족의 마음이라 여겨집니다. 회장님은 하늘나라에 가셔도 안법 학교와 동문, 안법의 고마운 분들을 위하여 축복하며, 큰일을 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서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도 그런데 유가족은 얼마나 그러겠습니까? 가족들에게 위로와 평화가 가득하기를 바라며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조세형 회장님께서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며,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에도 미사드렸는데, 내일도 모레도 미사 안에서 기억하렵니다. 기도 안에서 조세형 회장님과 영적으로 함께 만나면 좋겠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