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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부서(孤雛腐鼠)
외로운 병아리와 썩은 쥐라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사람이나 이제까지 중용하던 사람을 쉽게 버림을 비유하는 말이다.
孤 : 외로울 고(子/5)
雛 : 병아리 추(隹/10)
腐 : 썩을 부(肉/8)
鼠 : 쥐 서(鼠/0)
출전 : 후한서(後漢書) 卷23 두융열전(竇融列傳)
후한(後漢)의 숙종(肅宗)이 두헌(竇憲)을 가리켜서 "외로운 병아리나 썩은 쥐와 같다(加孤雛腐鼠)"라고 한 말에서 유래하여, 미천하여 말할 것이 못되는 사람이나 물건, 또는 지금까지 중용한 사람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을 비유한다.
두융(竇融)은 후한 부풍(扶風) 평릉(平陵) 사람으로 자는 주공(周公)이다. 신망(新莽) 말에 일찍이 왕광(王匡)을 따라 녹림(綠林)과 적미(赤眉)를 진압하고 파수장군(波水將軍)에 올랐다.
왕망이 15년 만에 망하자 경시(更始)의 대사마 조맹(趙萌)에게 항복하여 중용되었다. 경시가 망하자 유현(劉玄)에게 귀순하여 장액속국도위(張掖屬國都尉)가 되었다. 유현이 패하자 주천태수(酒泉太守) 양통(梁統) 등이 추천하여 하서(河西) 오군(五郡)의 대장군사(大將軍事)를 관할했다.
광무제(光武帝)가 즉위하자 마침내 결단을 내려 귀순하고, 양주목(凉州牧)과 기주목(冀州牧)이 되고, 외효(隗囂)를 격파해 안풍후(安豊侯)에 봉해졌다.
건무(建武) 12년(36) 대사공(大司空)과 장작대장(將作大匠)에 이르렀다. 위위(衛尉)의 일을 집행하면서도 성격이 겸허하여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고, 많은 후손들이 고관에 오르는 등 번영했다. 시호는 대(戴)다.
성호사서(城狐社鼠)란 성곽에 숨어든 여우나 사직단에 숨어 사는 쥐를 가리킨다. 성곽에 숨은 여우를 꺼내려고 물을 채워 넣다가는 성이 무너질 수 있고, 사직단 후미진 곳에 숨어든 쥐를 잡기 위해 연기를 피우려고 불을 피웠다가 자칫 사직단에 불이 날 수도 있다.
유향의 '설원'에는 맹상군(孟嘗君) 식객 한 사람이 맹상군과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맹상군이 그를 제나라 임금에게 천거했으나 임금은 3년 동안 그를 쓰지 않았다. 이에 식객이 맹상군 탓을 하며 제대로 천거를 안 해서 자기가 중용되지 못했다니까 맹상군은 식객 자신의 무능을 탓했다.
이에 식객은 성호사서를 끌어들여 이렇게 말한다. "여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없앴으면 하는 동물이고 쥐는 누구나 태워 죽였으면 하는 놈입니다. 그러나 저는 곡식신을 모신 사당의 여우와 토지신을 모신 사당의 쥐가 쫓겨났거나 타 죽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가 의탁한 곳이 그를 살려준 것 아니겠습니까?"
이에 맹상군은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실제로 간사한 자는 스스로 날뛰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 인정을 받은 다음이라야 발호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맹상군보다는 식객이 사안의 본질을 찔렀다.
김某 광복회장은 그간 행적만으로도 독립운동가 단체 근처에도 갈 만한 인물이 못 된다. 여기서 그의 어두운 과거 행적은 거론치 않는다. 문제는 누가 이런 인물에게 다른 곳도 아니고 광복회 수장을 맡겼는가 하는 점이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진 인사권자였다면 그는 일찌감치 고추부서(孤雛腐鼠)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고추부서란 외톨이 병아리나 썩은 쥐를 가리키는데 한때는 총애를 받다가 내버려진 보잘것없는 사람이란 뜻이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보훈처도 횡령 의혹을 감사한다니 결과를 지켜보면 되겠다. 물론 땅에 떨어진 광복회 명예는 이와 별개로 회복되어야 한다.
(용례)
태종 9년 기축(1409) 6월 8일(기유)
○ 대사헌 유양 등이 민무구 형제의 죄를 청하는 상소문
사헌부 대사헌 유양(柳亮) 등이 민무구(閔無咎), 민무질(閔無疾)의 죄를 청하였다. 상소는 이러하였다. "신 등이 그윽이 보건대, 고금(古今)의 인주(人主)가 훈친(勳親)을 보전하고자 한 것은 그 공(功)이 사직(社稷)에 있어서 감히 잊지 못하고, 은의(恩誼)가 골육(骨肉)에 관계되어 박대(薄待)할 수 없음을 생각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죄가 종사(宗社)에 관계되고, 의(義)가 골육(骨肉)을 끊게 되면, 공(功)이 죄를 속(贖)할 수 없고, 사은(私恩)이 공의(公義)를 덮을 수 없습니다. 엎드려 보건대, 민무구, 민무질은 특별히 인친(姻親)인 까닭으로 인하여 훈맹(勳盟)의 열(列)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일찍이 사직에서 힘입은 바도 없으며, 또 천륜(天倫)의 중한 것도 없습니다. 하물며 이제 사직을 넘어뜨리려고 꾀하다가 맹재(盟載; 맹서)에서 이름이 삭제되었고, 종지(宗支)를 약화시키려고 꾀하다가 스스로 그 속적(屬籍)을 끊었으니, 은의(恩義)가 이미 끊어져서 실로 종사(宗社)와 생민(生民)의 죄인입니다. 전하께서 옛정을 생각하여 그 생명을 보전하려고 하시어, 악(惡)의 뿌리가 제거되지 아니하여, 사직을 무너뜨리고 위태롭게 하는 일이 잇달아 일어나니, 온 나라 신민(臣民)이 마음속으로 분개하고 결망(缺望)합니다. 신 등이 전일에 그 죄를 거듭 청하였으나, 성상의 윤허를 얻지 못하여 통분(痛憤)함이 갑절이나 더합니다. 그윽이 생각건대, 전하께서는 태상왕(太上王)의 왕업(王業)의 어려움을 이어받아 종사(宗社) 안위(安危)의 중대한 책임을 맡으셨으니, 이러한 죄인을 버리는 것은 고추부서(孤雛腐鼠)를 버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훈친(勳親)을 보호하는 작은 은혜로써 종사(宗社)와 후사(後嗣)의 대계를 잊지 마시고, 한결같이 신 등의 아뢰는 바와 같이 시행하여, 악의 근본을 뽑아 없애고 돋아나는 싹을 영원히 끊어 없애어, 후손에게 편안함을 주고 신민의 바라는 마음을 위로하소서."
6월 11일 사헌부에서 민무구(閔無咎), 민무질(閔無疾)의 죄를 청하는 상소하기를,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악을 없애는 데는 근본에 힘쓰라'고 하였으니 악을 없애는 자는 반드시 그 근본을 끊은 뒤에라야 지당(支黨)이 잠잠해지고 위험한 계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 민무구, 민무질 등 불충(不忠)한 사람들이 성상의 자애(慈愛)를 잘못 입어 목숨을 도둑질하여 구차스럽게 살고 있고 그 당여(黨與)의 무리가 얽히고 붙어서 위태로운 형세가 잇달아 싹틉니다. 전하께서는 그래도 고추부서(孤雛腐鼠)처럼 차마 버리지를 못하고 국가의 큰 좀 두(蠧)를 살찌게 기르시니 신 등은 깊이 전하를 위하여 애석해 합니다. 그 악함을 베도록 청하였으나 성상의 윤허를 얻지 못하고 계속하여 봉장(封章)을 올렸으나 역시 윤허를 얻지 못하니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6월 13일 간원(諫院)의 상소(上疏)는, "이지성(李之誠)은 악을 편들고 간신에게 붙어서 감히 난언(亂言)을 하였으니 그 음흉한 꾀와 숨겨진 계책은 진실로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멀리 흐르는 물도 반드시 그 근원이 있고, 크게 타오르는 불도 반드시 그 불씨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을 쉬울 때에 도모하고 큰 것을 작을 때에 방비하는 것이 고금의 정치하는 요도(要道)입니다. 민무구(閔無咎), 민무질(閔無疾)이 법망(法網)을 벗어나 죄를 면하자 이지성이 난언(亂言)을 하였고 이지성이 남몰래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한성으로 와서 벼슬을 얻으려는 간사한 꾀가 이루어졌으니 이 것은 이미 밝은 증거입니다. 지금 또 이지성을 법대로 처치하지 아니하면 어찌 감히 후일의 환(患)을 보장하겠습니까? 비록 나중에 후회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습니까? 또, 춘추(春秋)의 법에 난신(亂臣)을 베고 적자(賊子)를 쳐서 반드시 그 당류(黨類)를 끊어 없앴습니다. 이지성은 완악하고 용렬하고 미미한 소인(小人)인지라 국가에 척촌(尺寸)의 공효(功效)도 없사오니 그를 버리기란 고추부서(孤雛腐鼠) 같은 것입니다. 전하께서 무엇 때문에 이 사람을 아끼시어 정부 대신과 대간의 청을 오래도록 어기시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1453년 11월 26일 좌사간 성삼문(成三問) 등이 상소하기를, "역당(逆黨)으로서 죄를 받은 자가 죄명(罪名)이 본래 무거운데도 죽지 않은 자가 있고, 죄명이 아주 가벼운데도 몸은 먼저 죽은 자가 있으니 모든 백성이 이를 들으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외방은 더욱 심하여 가는 곳마다 흉흉(洶洶)하니 신 등은 적이 걱정이 됩니다. 무릇 때에는 완급(緩急)이 있고, 일에는 경법(經法)과 권도(權道)인 경권(經權)이 있어 각각 합당한 바가 있으니 하나만을 고집하면 안됩니다. 만약 정난(靖難)의 초(初)와 같다면 원흉(元兇)의 전제(剪除)는 비유컨대 범을 잡는 것과 같아서 급하지 않을 수 없으니 비록 짐승을 공격하거나 새를 쏘듯 하더라도 가합니다. 지금 그 지당(支黨)으로서 외방에 안치(安置)된 자는 고추부서(孤雛腐鼠)와 같을 뿐 아니오니 마땅히 천천히 고신(拷訊)을 가하여 그 사유(事由)를 끝까지 힐문(詰問)해서 시사(市肆)에서 형(刑)을 집행하되, 그 죽음을 짐짓 늦추어 많은 사람에게 명시(明示)하고 또 죄명을 중외(中外)에 반시(頒示)하여서 합니다. 그리고 이미 교형(絞刑)에 처한 사람의 죄상(罪狀)도 아울러 포고(布告)하여서 난적(亂賊)이 두려워할 줄 알게 하고 인심이 스스로 안정되게 해야 합니다"하였다.
1455년 3월 17일 대사헌(大司憲) 최항(崔恒), 좌사간 대부(左司諫大夫) 신전(愼詮) 등이 상소(上疏)하기를, "국정(國政)에 간여할 수 없는데 감히 간여하고 조정(朝廷)을 가벼이 볼 수가 없는데 감히 경멸(輕蔑)한 여러 환관(宦官)들을 다만 고신(告身)만을 거두고 향리(鄕里)에 안처(安處)하였는데, 죄인의 괴수(魁首)는 다만 전리(田里)로 내치고 고신(告身)도 거두어 빼앗지 않으시니 이 것이 무슨 이름의 형벌이 되겠습니까? 간궤(姦軌)의 정상이 나타났는데도 그 것을 작게 징계할 수 있겠습니까?죄악을 알고도 징계하지 않는다면 구차스레 죄를 면하여서 악(惡)을 날로 쌓을 것이니 알지 못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며, 죄악을 징계하면서도 엄하게 하지 않는다면 원망이 더하여 난(亂)이 더욱 심해질 것이니 또 징계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입니다. 관작(官爵)을 이미 삭탈(削奪)하였고 내쫓은 곳은 이미 멀어서 고추부서(孤雛腐鼠)가 다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을 것 같지만 여러 사악(邪惡)한 무리가 앙앙(怏怏)하면서 고향의 군(郡)에 흩어져 있으니 몰래 교활한 계책을 통하여 안팎에서 서로 선동하고 입술이나 혀를 거침없이 놀려서 비방한다면 또 어찌 후일(後日)의 환(患)이 되지 않을지 알겠습니까?" 하였다.
1517년 10월 10일 수원 부사(水原 府使) 이성언(李誠彦)이 상소하기를, "이행(李荇)을 물리쳤다는 말을 들으니 통탄을 견딜 수 없습니다.대간에서 나라를 그르친다는 명목으로 논한다면 조정의 대신과 의논하여야 하고 그 것을 살펴서 친히 그가 참으로 어진지 어질지 않은지를 본 뒤에야 진퇴하는 것이 옳은데, 한 번 말하여 곧 그 벼슬을 갈고 두 번 말하여 그 자급(資級)까지 낮추어 그 사람이 간사한지 바른지를 가리지 않고서 마치 고추부서(孤雛腐鼠)처럼 버렸습니다. 이행에게 나라를 그르친 사실이 있으면 그 죄로 죄주는 것이 옳고 만약에 그런 사실이 없다면 그 사실을 밝혀서 전하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환히 아시도록 해야 옳습니다. 나타나지 않은 모호한 일로 남의 잘못을 만들어도 온 조정이 입을 다물고 잠자코 있어서 국가에서 사람을 쓰고 버리는 것이 잘못되게 하고 어진 사람이 뜻밖에 악명을 입게 하는 것이 어찌 조정의 행복이 되겠으며 어찌 사직(社稷)의 행복이 되겠습니까?" 하였다.
○ 중종실록 권제30, 5장 뒤쪽~6장 앞쪽, 중종 12년 10월 10일(임자)
水原府使李誠彦上疏 略曰…臺諫若論以小過 則以例不相容 遞之 猶或可也 擧誤國之名而論之 則當與朝廷大臣議之 而當察之 親見其賢否之實 然後進退之可也 一言而卽遞其職 再言而並降其資 不辨其人之邪正 而棄之如孤雛腐鼠焉…
수원부사 이성언이 상소하였는데, 대략은, “…대간이 작은 잘못으로 논하였다면 으레 서로 용납되지 않으므로 체직한다는 것은 오히려 가하겠으나, 나라를 그르친다는 명목으로 논한다면 조정의 대신과 의논하여야 하고, 그것을 살펴서 친히 그가 참으로 어진지 어질지 않은지를 본 뒤에 진퇴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한 번 말하여 곧 그 벼슬을 갈고 두 번 말하여 그 자급까지 낮추어, 그 사람이 간사한지 바른지를 가리지 않고서 마치 고추부서(孤雛腐鼠)처럼 버렸습니다.…” 하였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뜻으로 도움이 없이 고립된 상태 또는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쓸쓸한 심경을 이르는 말을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후원이 없는 외로운 군대가 힘에 벅찬 적군과 맞서 온힘을 다하여 싸움 또는 홀로 여럿을 상대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고군분투(孤軍奮鬪), 서릿발이 심한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으로 충신 또는 국화를 일컫는 말을 오상고절(傲霜孤節),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란 뜻으로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군고학(鷄群孤鶴) 등에 쓰인다.
▶️ 雛(병아리 추)는 형성문자로 雏(추)는 통자(通字), 雏(추)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芻(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雛(추)는 ①병아리 ②새의 새끼 ③아이 ④최초 ⑤어리다 ⑥갓나다(갓 태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아리 같은 아이라는 뜻으로 풋내기를 추아(雛兒), 새끼 범 또는 그와 같이 만든 형상을 추호(雛虎), 어린 손자를 추손(雛孫), 나이 어린 승려를 추승(雛僧), 꾀꼬리의 새끼를 추앵(雛鶯), 봉의 새끼라는 뜻으로 훌륭하게 뛰어난 자제를 추봉(雛鳳), 봉황의 새끼로 지략이 뛰어난 젊은이를 봉추(鳳雛), 광대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남을 욕으로 이르는 말을 창추(倡雛), 오랑캐의 새끼라는 뜻으로 오랑캐를 얕잡아 이르는 말을 호추(胡雛), 역적의 새끼라는 뜻으로 역적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역추(逆雛), 병아리를 계추(鷄雛), 어린 가금을 유추(幼雛), 알에서 깐 새끼를 키움 또는 그 새끼를 육추(育雛), 종이 낳은 어린아이를 업신여기어 이르던 말을 노추(奴雛), 제비 새끼를 연추(燕雛), 어린 가금을 기르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우리를 일컫는 말을 유추사(幼雛舍), 병아리를 기르는 방을 일컫는 말을 육추실(育雛室), 병아리를 따로 기르는 곳을 일컫는 말을 육추장(育雛場), 암수를 가린 병아리를 일컫는 말을 감별추(鑑別雛), 새벽에 보통 닭보다 좀 일찍이 우는 닭을 일컫는 말을 사경추(四更雛), 외로운 병아리와 썩은 쥐라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것이나 중용되던 인물이 헌 짚신처럼 버림받는 것을 이르는 말을 고추부서(孤雛腐鼠), 누운 용과 봉황의 새끼를 일컫는 말을 와룡봉추(臥龍鳳雛), 엎드린 용과 봉황의 새끼를 일컫는 말을 복룡봉추(伏龍鳳雛) 등에 쓰인다.
▶️ 腐(썩을 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고기 육(肉=月; 고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府(부)로 이루어져 고기가 썩는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腐자는 '썩다'나 '상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腐자는 府(관청 부)자와 肉(고기 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腐자는 고기가 썩거나 상한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肉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그러나 腐자는 단순히 고기가 상한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 정직해야 할 관료들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도 '부패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腐자에 쓰인 府자는 '관청'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래서 府자는 발음역할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랏일을 하는 관료들의 부정을 뜻하려 했던 것으로도 보인다. 府자에는 '주다'는 뜻의 付(줄 부)자까지 있으니 더욱 문자조합의 의도가 엿보인다. 그래서 腐(부)는 ①썩다 ②썩히다 ③나쁜 냄새가 나다 ④마음을 상하다 ⑤궁형(宮刑: 음부를 제거하는 형벌) ⑥개똥벌레(반딧불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썩을 후(朽)이다. 용례로는 썩어서 벌레 먹은 것처럼 삭음을 부식(腐蝕), 썩어서 무너짐을 부괴(腐壞), 근심 걱정으로 마음을 썩임 또는 무엇을 생각해 내느라고 몹시 애를 씀을 부심(腐心), 썩어 문드러짐을 부란(腐爛), 쓸모 없이 낡아 빠진 말을 부담(腐談), 남자는 음낭을 까버리고 여자는 음부를 도려내거나 감옥에 가두어 두던 형벌을 부형(腐刑), 약물을 써서 유리나 쇠붙이 따위에 새기는 일을 부각(腐刻), 골수염이나 골막염으로 뼈가 썩는 일 또는 그러한 뼈를 부골(腐骨), 썩은 나무를 부목(腐木), 식물이 생물의 썩은 몸이나 배설물을 양분으로 섭취하여 생활하는 일을 부생(腐生), 흙 속의 유기물이 썩음을 부식(腐植), 썩은 먹이를 먹는 것을 부식(腐食), 짐승의 썩은 고기를 부육(腐肉), 썩어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를 부취(腐臭), 썩어서 깨어짐을 부파(腐破), 썩은 우물을 부정(腐井), 생각이 낡아 완고하고 쓸모 없는 선비를 부유(腐儒), 썩은 쥐라는 뜻으로 비천한 물건이나 사람을 부서(腐鼠), 케케묵음으로 새롭지 못함을 진부(陳腐), 썩는 것을 막음을 방부(防腐), 콩으로 만든 음식의 하나로 두부(豆腐), 두부를 얇게 썰어 기름에 튀긴 식품을 유부(油腐), 완고하고 진부함을 완부(頑腐), 창자를 썩히는 약이라는 뜻으로 맛 좋은 음식물과 술을 이르는 말을 부장지약(腐腸之藥),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이다는 뜻으로 대단히 분하게 여기고 마음을 썩임을 일컫는 말을 절치부심(切齒腐心),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초목과 함께 썩어 없어진다는 뜻으로 해야 할 일을 못 하거나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죽음을 이르는 말을 초목동부(草木同腐),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뜻으로 남을 의심한 뒤에 그를 두고 하는 비방이나 소문을 듣고 믿게 됨을 이르는 말을 물부충생(物腐蟲生), 낡은 것을 바꾸어 새 것으로 만듦을 일컫는 말을 환부작신(換腐作新) 등에 쓰인다.
▶️ 鼠(쥐 서)는 ❶상형문자로 쥐의 이와 몸을 본 뜬 모양이다. ❷상형문자로 鼠자는 '쥐'나 '좀도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鼠자의 갑골문을 보면 쥐의 주둥이 주위에 흩어진 낱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을 갉아먹고 있는 쥐를 표현한 것이다. 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곡식을 훔쳐 먹고 살던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鼠자에는 '좀도둑'이나 '간신배'와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鼠자는 금문으로 넘어오면서 모양이 크게 변형되었는데, 쥐의 앞니는 臼(절구 구)자로 바뀌었고 꼬리와 발은 생략되었다. 鼠자는 쥐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鼢(두더지 분)자나 鼬(족제비 유)자처럼 설치류와 관련된 동물을 뜻하게 된다. 그래서 鼠(쥐)는 ①쥐(쥣과의 포유 동물) ②좀도둑 ③병(病)의 이름, 임파선(淋巴腺) 결핵(結核) ④간신(奸臣)의 비유 ⑤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쥐며느리를 서고(鼠姑), 족제비를 서랑(鼠狼), 쥐의 족속 또는 몹시 교활하고 잔일에 약게 구는 사람을 서족(鼠族), 좀도둑으로 자질구레한 물건을 훔치는 도둑을 서도(鼠盜), 목에 결핵성 림프선염이 생겨 곪아 뚫린 구멍에서 늘 고름이 나는 병을 서루(鼠瘻), 갈매나무를 서리(鼠李), 소인배들을 서배(鼠輩), 쥐의 털과 같은 빛깔 곧 짙은 잿빛을 서색(鼠色), 곡식을 쥐가 먹어서 나는 축을 서축(鼠縮), 쥐가 쏠아서 결딴냄을 서파(鼠破), 쥐의 가죽을 서피(鼠皮), 두 다리의 사이를 서혜(鼠蹊), 쥐의 쓸개라는 뜻으로 담력이 약한 것을 얕잡아 이르는 말을 서담(鼠膽), 들쥐를 야서(野鼠), 캥거루를 대서(袋鼠), 박쥐를 비서(飛鼠), 사향쥐를 사서(麝鼠), 토끼를 토서(兔鼠), 두더지를 토서(土鼠), 다람쥐를 산서(山鼠), 날다람쥐를 청서(靑鼠), 족제비를 낭서(狼鼠), 족제비를 황서(黃鼠), 흰쥐를 백서(白鼠), 땅강아지를 석서(石鼠), 두더짓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분서(鼢鼠), 다람쥐과에 딸린 작은 동물을 석서(鼫鼠), 들쥐과에 딸린 포유 동물을 수서(水鼠), 쥐의 간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매우 쓸모없고 하찮은 것을 이르는 말을 서간충비(鼠肝蟲臂), 쥐나 개처럼 가만히 물건을 훔친다는 뜻으로 좀도둑을 이르는 말을 서절구투(鼠竊狗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