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에세이 [울산광역매일]크레이터 레이크 여행을 권하며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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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광역 에세이> 크레이터 레이크 여행을 권하며

 백두산 천지와 비교되는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는 내가 살고 있는 미국 오레곤주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다. 그 이름이 말해주듯이 백두산 천지와 같이 화산폭발에 의해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만들어진 칼데라 호수이다.


 오래전 이곳에 `마자마`라는 산이 있었는 높이가 1만2천피트(약 3천657.6m)에 달했다고 한다. 거대한 화산폭발로 산봉우리가 다 날아가고 그 자리에 이런 호수가 생겨난 것이다. 


 이 마자마산 화산폭발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말해주는 기록이 워싱턴주에 있는 세인트 헬렌즈 마운트의 화산폭발에 대해 서술한 비문에 나타나 있다. 헬렌즈의 화산폭발은 한국에서 광주사태가 일어났던 바로 그날, 1980년 5월18일, 같은 날에 발생했는데 이 화산폭발로 산의 상층부 절반이 날아갔다. 그때 날아간 흙의 양은 미국 서부 5만7천㎢ 면적에 달하는 약 5억4천만톤이었다고 한다. 이 양은 2.9㎢ 정도 되는 여의도 전체를 650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대한민국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의 높이가 555m이니 이 건물을 덮고도 약 100m가량 더 덮는다는 뜻이다. 얼마나 엄청났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화산폭발에 대해 기록한 비문에 이렇게 적혀 있다. `헬렌즈산의 화산폭발로 날아간 흙의 양이 차 스푼으로 한 술이라면 마즈마 산의 화산폭발로 날아간 흙의 양은 1갤런이고 옐로우 스톤의 화산폭발로 날아간 흙의 양은 1드럼통(One drum)이다` 옐로우 스톤의 화산폭발은 그야말로 초대형 폭발이었고 마자마의 화산폭발도 헬렌즈 화산폭발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 폭발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마자마 산의 거대한 화산폭발로 생긴 호수를 백두산 천지와 비교하면 해발 고도는 비슷하고, 지름은 10km로 천지의 약 2배, 면적은 5배 이상으로 훨씬 더 크다. 그 넓이도 대단하지만 최고 수심이 600m에 달하는, 북미대륙에서 제일 깊은 호수이자 짙은 코발트색을 띠고 있는 신비로움이 가득 찬 호수이다. 흔히 `짙은 청색(Great Deep Blue)`으로 표현하는 이 호수의 물색 깔은 무척 푸르다. 처음 보는 사람은 물 색깔이 너무 파래서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올 것이다. 


 호수의 동쪽에 공원에서 가장 높은 해발 2천721m의 스콧 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전체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무엇보다 관광의 하이라이트이자 핵심은 호수 북쪽 클리트우드 코브에서 호숫가까지 내려가는 트레일을 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유료 셔틀보트나 유람선을 타고 위저드 섬에 상륙해 하이킹을 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여행은 힐링이고 치유이다. 때로는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기도 한다. 몸이 고단하고 마음이 황야처럼 황폐해졌다면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 보라. 여행은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는 소낙비 같은 것, 그것이 여행이다. 꼭 멀리 떠나지 않아도 좋다.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는 지금 한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이런 힐링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여러분도 이런 힐링을 통해서 늘 건강하고 즐겁게 사시기를 바란다.


 아직 시간이 있고 기회가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여행계획을 한 번 세워보는 건 어떨까? 다음에 차차 하겠다고 미루지 말라. 차차라는 길은 영원이라는 마을로 인도한다. 다음으로 미루다가 영원히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변명 없는 인생을 살고 후회 없이 여행하라. 일은 당신의 주머니를 채우겠지만 여행은 당신의 영혼을 살찌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