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좋은 날
이렇게 좋은 날
기쁜 마음으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모닝커피 한잔 보내 주련다.
그대의 하루가 즐거우라고...
이렇게 좋은 날
고마운 마음으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초록 잎사귀 하나 보내 주련다.
그대의 하루가
순조롭게 풀려가라고...
이렇게 좋은 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예쁜 꽃 한 송이 실려보내 주련다.
그대의 하루가 향기로우라고...
이렇게 좋은 날
그리운 마음으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뭉게구름 하나 보내 주련다.
그대의 하루가 여유로우라고...
이렇게 좋은 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초콜릿 하나 보내주련다.
그대의 하루가 달콤하라고...
그렇게 그대의 하루가 무조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에서-
당신 때문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vQJXOxuruk
비 몇방울 떨어지더니
구름 벗겨진다
아이구야
지독히 오기 싫나?
오늘 아침엔 집사람이 파크볼 치러 가자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 일기쓰고 톡을 보냈다
왜 난 하나의 의무처럼 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어제 피곤하고 술 마셨으니 늦잠을 자도 되련만 다음 일을 위해 일찍 일어나 버린다
집사람은 그러니까 당신이 건강하다는데 때론 잘 모르겠다
젊을적 교직 생활하던 때가 생각난다
난 출근을 빨리 했었다
내가 제 시간에 출근하지 않는 날은 결근날
일찍 출근하여 그 날에 할 일을 미리 다 해버린다
텅빈 교실에서 아이들 등교하는 시간까지 집중해 사무 처리하면 그날 하루 즐길 시간이 널널
일찍 출근하여 사무를 처리해 버렸기에 제 시간에 퇴근할 수 있었고 지인들과 술을 즐겼다
술을 마시고 싶기에 그 시간을 확보하려 가장 노력했던것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술마시는 시간을 줄여 좀더 다른 일을 했더라면 내 생활이 크게 바뀌었을 법도 하다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인지 모르겠다
비가 한두방울
이정도의 비는 맞고 일을 해도 되겠다
솔밭 양파 캔 자리에 가서 고랑 하나를 괭이로 파고 쇠갈퀴로 긁어주니 집사람이 들깨씨를 뿌린다
모종이 자라면 양파 켄 두둑에 옮기면 되겠단다
어제 심은 서리태 콩 위에 망을 덮어 주었다
아침일찍부터 새들이 날아 와 콩을 주워 먹고 있다
망을 덮어 놓아야 더 이상 주워 먹지 못하겠지
이제 6시가 좀 넘었다
얼른 파크볼 치러 가자고
파크장에 가니 비가 개었다
오늘은 괘 많은 팀이 나와 치고 있다
우리도 첫 홀부터
오늘부턴 신중에 신중을 기해 치기로
펑펑 치지 않고 힘조절에 신경을 썼다
어? 오비가 나지 않는다
그래 이렇게 치는 건데...
아뿔사
7홀에서 그만 힘이 들어가며 자세도 흐트러져 밖으로
항상 같은 자세와 힘을 유지한다는게 어렵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 하리라
그래도 오늘은 비교적 오비를 내지 않고 볼도 홀근처로 잘 보냈다
조금만 더 힘조절에 대해 머릿속으로 그리면 수만 있으면 괜찮을 것도 같다는 생각
난 뭐든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그려야 그대로 좀 흉내 낼 수가 있다
이왕 시작한거니까 못친다는 말은 듣지 않아야겠지
어느 파크팀인지 월례회를 한다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우린 그만
좀더 치고 싶었지만 기다리며 치기가 어렵겠다
집사람 물리치료도 받아야하고
장성병원에 가서 집사람은 물리치료
난 차에서 톡을 읽으며 시간을 때웠다
지인들이 재미있는 글을 많이 보내준다
특히 광고 책방에 올라오는 역사이야기나 열국지 불경 대물 삼한지등 읽을거리가 많다
그걸 다 읽다 보면 한시간은 훌쩍
매일 좋은 글을 한편씩 읽는게 두뇌건강엔 좋을 것 같다
동생 전화
집에 왔는데 어디 가셨냐고
물리치료 받으러 병원에 왔다니 노래를 유에스비에 담아 놔두고 간단다
오기 전에 전화나 해보지
매제가 매실을 땄으면 한다기에 많진 않지만 그렇게 하라 했다
치료받고 집에 오니 어느새 10시
늦은 아침 한술
아산아짐집에서 얻어 온 열무로 쌈을 하니 맛있다
저번에 손질한 기러길 백숙하기 위해 약초를 삶았다
황칠 옷나무 삼백초 칡순 더덕잎 당귀잎을 넣고 푹 끓였다
이 물로 백숙을 해야겠다
황칠나무 두그루가 죽어 간다
잘 크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죽어 버릴까?
이제 두그루만 살아 있다
저 나무들만이라도 살아 나야 내가 약으로 쓸 수 있을 건데...
집사람이 대밭에 들어가 보잔다
저번에 왕죽순을 끊은 뒤론 며칠 동안 들어가지 보지 않았다
집사람과 같이 대밭으로
와 죽순들이 몰라보게 커 버렸다
그 중에 작은 죽순을 끊어 보니 너무 많다
대밭에 앉아 껍질을 벗겨 포대에 담았는데 한포대 가득
매일 대밭에 들어가 죽순을 꺾었으면 올해 꽤나 많이 꺾었겠다
뒷밭에 호랑이 넝쿨콩을 심었다
지주를 해주면 잘 자랄 것같다
집사람은 고사리도 한주먹 꺾었다
지금도 고사리 밭에 고사리가 제법 난다
2.3일에 두어주먹은 꺾을 수 있을 것같다
동생 전화
유에스비 꽂아 봤냐고
아직 꽂지 못했다니 차에 꽂아 보라며 단호박을 택배로 보냈다고
아이구 뭣하러 보냈냐니
맛있어 형제들에게 한상자씩 보냈단다
작년에도 보내주어 잘 먹었는데..
마음씀이 참으로 고맙다
이게 바로 형제의 정이리라
유에스비를 차에 꽂아 보니 음악이 잘 나온다
이도 고맙다
전총무 전화
3시 넘어 바둑휴게실에 나오겠다고
그럼 나도 시간 맞추어 나갈테니 한 수 두자고
집사람은 아산아짐과 목욕을 다녀 오겠다며 나간다
난 집사람 올 동안 죽순 삶고 백숙을 만들어 놓아야겠다
먼저 죽순을 삶았다
죽순이 한 솥가득
물을 두바케스나 부었다
꽤 불을 오래 때야 할 듯
죽순 삶으며 기러기 백숙
약초물에 대추 밤 마늘 인삼 울금 녹두 구기자 찹쌀을 넣고 백숙을 만들었다
백숙은 센불에 2-30분 끓인 뒤 약한 불로 10여분 끓여 뜸들이면 맛있게 익는다
종원형님 전화
바둑두러 안나오냐고
지금은 할 일이 있어 좀 있다가 나가겠다고
죽순을 삶는데 죽순이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끓어 오르길래 뜸을 들였다
죽순이 좀 센 것 같아 푹 익히는게 좋겠다
압력솥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여러 가지를 넣었더니 서로 어우러져 잡내가 없는 것같다
죽순 삶고 나서 그 물에 고사리를 데쳤다
고사리 넣고 물이 끓어 올라 한번 뒤집어 꺼냈다
너무 오래 삶으면 고사리가 죽되어 먹을 수가 없다
닭한마리가 죽어가는 소리를 지른다
뭐지
산짐승이라도 내려왔나?
부리나케 쫓아가 보니 아뿔사 산짐승 덫에 오골계 한 마리가 걸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다리뼈가 상했는지 피가 질질 흐른다
잡으려는 산짐승은 잡히지 않고 애먼 닭만 잡게 생겼다
녀석이 덫을 단 채 도망가려 한다
그래서 저번에 덫하나가 없어졌나 보다
닭도 덫을 달고 도망가는데 산짐승은 아예 가볍게 갈 수 있겠지
닭을 잡아 덫을 풀어주니 절뚝거리며 닭장으로 도망간다
지켜본 뒤 다리를 못 쓸 것 같으면 처리해 버려야겠다
집사람이 왔다
집사람에게 뒷처리 맡기고 난 얼른 샤워한 뒤 바둑휴게실로
마침 종원형님도 들어오신다
예전엔 두점을 놓으셨는데 요즘 김회장에게 선으로 둔다며 선으로
종원형님은 전투형 바둑
그러면서도 수를 빨리 읽고 빨리 둔다
바둑두는 스타일이 나와 비슷한 것같다
포석단계에서부터 씌워 잡으러 들어 바로 전투
내가 살짝 비켜 두어야하는데 맞받아쳐 버렸다
나보다 한점 아래 수라 맞받아쳐도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
그런데 막상 부딪히니 그게 아니다
이래서 김회장이 쩔쩔 맺나보다
첫판은 탐색전이라 생각하고 크게 승부를 걸지 않고 집으로 이기려했다
그러다보니 무리수가 나오질 않아 잘못 둔 수 없이 마무리하여 집으로 이겼다
다시 한판
이판도 앞선 판과 비슷하게 포석을 짜다가 한수 비틀었다
흑이 침착하게 잘 받아넘겨 비튼 수가 무용지물 되면서 오히려 내 돌이 몰렸다
종원형님은 바둑을 나보다 더 빨리 두는데도 수를 정확히 본다
그 점은 참 배울만하다
돌의 공방에서 끊자고 붙인 수를 생각지도 않고 가볍게 처리해버려 백돌이 둘로 끊기면서 두 개 다 곤마
두 곤마 중 하나가 잡히게 되었다
세상에 완벽하게 이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흑이 끊자고 둔 수를 있지 않고 덜컥 단수 쳐버려 사단이 벌어졌다
이래서 바둑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거지
곤마가 잡히니 집으로 워낙 열세
흑의 약점을 몇 번 건드려 보았지만 단단히 지켜 버리니 시빗거리가 없어 투석
결승전을 하잔다
포석을 좀 바꾸었다
흑은 여전히 앞전 포석으로
나와 끊는 수를 보고 처음부터 끊고 싸움
중앙으로 나간 흑의 곤마를 노리고 있는데도 흑이 백진으로 뛰어들어 온다
이 틈을 이용해 훅이 안에서 조그맣게 살도록 내어주면서 중앙을 두텁게 쌓았다
백의 중앙이 두텁게 쌓인 뒤에야 흑의 중앙 곤마가 위험하다는 걸 깨닫고 포위한 백의 근거를 없애려 들면서 수상전으로 이끌려 한다
백은 이미 살 수 있는 수읽기가 끝나 있어 미련없이 몰아 부쳐 결국 세곤마를 모두 잡아 버리니 투석
이 판은 내 수읽기가 정확했다
세판을 두었는데 불과 한시간 10여분
보통 다른 분들과 바둑 두면 한판의 바둑이 한시간 이상 걸리는데 형님과 난 워낙 빨리 두기에 세판을 두어 버렸다
넘 빨리 두는 건 좋은 수를 찾지 못하는데...
전총무도 나와서 장사장과 한수
바둑이 끝나길래 들어가겠다고
수담나누고 주담 나눌 사람이 없다
집에 오는데 상희아빠가 고추줄을 치고 있다
오늘밤 바람불고 천둥 번개 친다니 미리 대비하는 것같다
우리도 고추줄을 묶어 주는게 좋겠다
아직 여섯시가 못되었는데도 어둑
비오려고 구름이 몰려드니 어둠이 빨리 내리나 보다
고추줄 묶으러 내려간다니 집사람도 돕겠다며 같이
고추끈 뭉타리를 가방에 넣고 줄을 빼가면서 지주에 묶으면 된다
고추대가 크게 자랐다
크기 고르다
올핸 고추가 괜찮게 되려나?
지금은 고추줄을 s자로 묶지 않아도 된다
일자로 고추줄을 치고 사이사이를 양말 목끈으로 묶어주면 쉽다
5두둑을 묶고 나니 고관절이 넘 아프다
허리숙여 일해서 그런가 보다
연못가 언덕에 서리태콩을 심자는데 힘들어 안되겠며 내일 하자고
내일은 시간내어 꼭 심어야겠다
닭들을 가두어 두었다
덫에 걸렸다 풀려난 오골계가 절뚝거리면서 무리들과 어울린다
저 녀석 살 수 있을까?
기러기 고기를 꺼내와 배란다에서 막걸리 한잔
집사람은 완두콩 넣어 찰밥도 했다
백숙도 맛있지만 묵은지 지짐에 먹는 찰밥도 맛있다
기러기 고기가 잘 익었다
둘이서 한 마리를 거의 뜯었다
난 여기에 막걸리까지
안주 좋으니 술도 맛있다
내일아침 일찍 파크볼 치러 가잔다
그래 자주 쳐보아야 실력이 늘겠지
시간 나는 대로 생각해가며 열심히 쳐야겠다
새벽에 내리던 비가 그쳤다
먼지도 가시지 않게 살짝만 뿌렸다
님이여!
이렇게 좋은 날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오늘도 마냥 행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