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적자(追跡者)-06
그것은 마크 중간에 ‘private agency’라는그린 칼라의 문구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아크샤 형사가 먼저 손을 내밀어 받아서는 내 증명서의 내용을 수첩에 적는 것을 우리는 바라보았다. 그는 근 5 분 동안 무엇인가를 적어 넣었다. 그리고 그는 선글라스를 위 포켓에서 꺼내 쓰고 난 후 나를 보며 물었다.
“피해자의 이름을 아십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말을 함으로써 그들은 계속 추궁할 것이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온 조경순이 대신 대답하였다.
“그 할머니 이름은 엘리자벳이라고 해요. 그외는 이웃이라는 것 밖에는 더 이상 알지 못해요.”
그는 수첩에 적었다. 이미 전화 정보에 다 있을 텐데도 그는 수첩에 적었다.
“K302CSIS 가 라이센스 번호맞습니까?”
그는 내게 다시 물었다. 릭 경감은 그런 아크샤를 보고 있었고. 나는 그 대답에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긍정한다는 의미였다. 그는 나에게서 더 특별한 것들을 물을 것이 없음을 느끼고 라이센스가 부착된 지갑을 돌려주었다.
“당신은 쏜힐에 사는데 왜 이곳에 왔습니까?”
사건 현장으로 돌아서서 가던 아크샤가 고개를 돌려 내게 물었다. 이런 형태의 질문은 콜롬보 반장이 텔레비전에서 많이 써먹던 장면이었다. 그는 나에게 의외의 질문을 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릭 경감이 준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머니에 넣으며 간단히 대답해 주었다.
“가끔 에드먼드의 집에 놀러 왔을 때 반기며 인사해 주던 엘리자벳이 보이지 않아 이상히 여겨 Ms. Cho 와 함께 가서 대문을 열어서 본 거실은 당신이 조경순으로 부터 조사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긴급한 응급처치뿐 이었습니다.”
“그 점은 잘하신 걸로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 부근에는 더 이상 접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제임스!”
아크샤는 마지막 말을 협박성이 깃든 강한 어조로 나에게 말하였다. 그는 내가 어떤 일을 조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OPP 형사였다. 170 센티 정도의 딱 벌어진 어깨를 가진 건장하고 유연한 몸매였다. 허나 실제로는 동작이 둔해 보였고, 그 때문에 그렇게 현명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때 조끼 윗주머니에 넣어 둔 휴대폰에서 벨이 울렸다.
나는 그 망할 놈의 휴대폰 소리에 깜짝 놀라곤 한다. 캐나다에 도착하고, 두 달 후에 구입한 삼성 위로 플립을 들어 올리는 검은색이다. 이제는 십 혹은 이십불 붙여서 줘야 겨우 버릴 수 있을까 한 변화의 타임을 잊은 유물 같은 것이다. 그러나 나의 캐나다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는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 잘 되고 있는데 뭘…
5.
“제임스? 나 잉거스터일세.”
흥분한 굵직한 목소리였다.
“예. 접니다. 제임스.”
“들을 준비는 되었는가? 놀라운 발견을 한 것 같군.”
“예. 준비되었습니다.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코리아에서 온 박인서 라고는 없네. 그러나 In-Hae, Park 이라고는 있었네. 여자야. 1943 년에 미국 시카고에서 입국하였는데, 그 후 기록은 하나도 없어. 본인 스스로가 관계되는 정부기관과 접촉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어떤 신청서나 질문서 등을 제출하였다면 지금의 컴퓨터 기록에서 찾아볼 수가 있을 텐데 없는 걸로 봐서는 정부기관과 접촉이 없었다는 것일세. 사망기록도 없고.”
박인혜. 그리고 박인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신문 조각에서 발견된 이름과 주소를 쓴 사람은 과연 누구인지를 밝혀내야 할 것이었다. 그래야만 아기 마미의 어머니가 밝혀 질 것이고, 이런 형태로 사체 유기를 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놀라운 발견이라는 것은 뭔가요?”
“아~ 그것은 박인혜에 대한 것은 아니고, 과거 1940 년에서 1950 년 사이 캐나다에 입국한 코리언을 찾기 위하여 최근에 의뢰한 사람이 있었네.”
놀랄만한 정보였다. 애드와 나 말고 또 다른 사람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나라에서 온 사람을 찾다니. 그것도 지금에서야.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나는 격정으로 뛰는 가슴을 진정하며 물었다.
“아크샤 스코노프. OPP 형사일세. 그 이름 혹시 들어봤는가?”
그는 엘리자벳의 집에서 만난 경찰 아닌가. 그가 왜? 그가 어떻게 엘리자벳과 어린 마미와 관계가 있을거라 생각을 하였을까.
“조금 전까지는 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만, 지금 옆에 있습니다. 조사하는 이유는 없습니까?”
“왜, 그가 그곳에 있는가? 당신이 그와 어떤 대화를 하였는가?”
그는 숨 쉴 틈 없이 물었다. 그는 놀라고 있었다.
“예. 그는 이곳에 있으며, 저에 대해 신분 확인을 하였습니다. 별 문제는 없습니다.”
“이유는 기록에 없지만, 당신의 말을 빌리자면 뭔가 냄새가 풍기는군. 그가 당신에게 접근하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하면, 나에게 알려 주길 바라네. 그 다음은 발리듀에 스탁톤에 관한 정보일세. 이것은 전화로 알려 주기는 곤란하니 시간 나는 대로 이리와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겠네. 나도 이 일에 조금 흥미가 생기니 제임스 자네를 만날 수 있길 바라네. 발리듀에 스탁톤은 러시아의 정보기관이었던 구 KGB 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듀발리에 홀스와 동일 인물 임을 알았네. 현재 그는 사망하였으며 그 외 별다른 기록은 없었네. 이 점이 내가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점일세. 빠른 시일 내 자네를 만날 수 있길 바라네.”
그는 말이 없었다. 9cm 혹은 11cm. 그렇게 재고 있었다.
“아. 잠깐, 그에게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의 본명은 사르지에 홀스이며 그 역시 홀스 스탁톤이라는 가명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네. 이제는 자네가 뛰어야 할 것이야.”
특별한 정보를 글 읽듯 전해주고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전화는 끊어졌다. 사고현장이 원만히 수습되자 기다렸듯이 에드가 조경순이 앉아있는 거실로 나를 끌었다.
“제임스. 이 마미의 건이 생각보다 복잡해지고 위험스럽다는 생각이 드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비밀이 이 집에 혹은 마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에드먼드 강이 커피잔을 들며 나에게 물었다. 조경순은 역시 테이블 위의 찻잔을 들며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에드는 상기된 얼굴로 나로부터 대답을 듣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의 도시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토론토에 살고 있으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고, 다만, 아이들이나 가족 누구든 혼자 외출은 자제하여야 할 것이네. 야간 외출도 역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하고… “
내 말을 듣고 있던 조경순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제임스. 왜 엘리자벳이 그런 끔찍한 일을 당했을까요? 뭐 집히는 것이 있어요? 우리 집과 아니면 마미와 관계 되었을까요?”
그녀는 눈물이 고인 젖은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빨갛고 작은 입을 오물거려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소파 등받이에 기대었다. 그녀는 소설을 쓴다고 하였는데, 등받이에 기대어서 분명 무슨 상상을 하고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제임스. 나는 그런 위험에 굴하지 않겠네. 그러나 가능한 한 조속히 이 일이 수긍할 정도로 밝혀지길 바라네. 나는 개인적인 일이 있어 내일 한국에 갔다가 이틀 후 돌아 올 거네. 물론 그때 시간을 내어 그 주소의 과거를 찾아 볼 생각이네. 내가 어떤 것이라도 찾았다면 바로 전화로나 이메일로 자네에게 알려 주겠네. 부탁할 것은 좀 더 자주 아니면 자네가 괜찮다면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 집에 기거했으면 하네. 한국에 있을 동안 나도 안심할 수 있게.”
그날 밤, 큰 아들 1 번을 불러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는 장정이었다. 나보다 2cm 정도가 더 큰 188cm에 몸무게가 96kg 이었다. 남자였고. 행동이나 생활은 따로 였지만, 이렇게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었다. 파트타임 군 생활로 부터 얻어 쌓아 온 그가 가진 다양한 내공도 진정성이 충분하다 할 것이다. 각 개체로서는 따로였지만, 부자로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 함께 할 수있었다. 서로가 떨어져 무엇을 하든 그 점은 서로 믿고 있었다.
그날 오후. 나는 랩탑 컴퓨터와 작은가방을 차에 싣고 에드가 급히 만든 빽 야드에 있는 작은 창고를 개조한 임시 거처로 옮겼다. 에드는 급조했다고 했지만, 실내 구조를 살펴보니 이미 창고나 한 두 사람이 살도록 지어졌던 집을 방치하여 두었다 어제 오늘 사이에 건물을 대충 정리하고 수리한 후 잔디 깎는 기계와 제설기계를 넣어 놓았다. 그게 다였다. 서쪽으로 난 작은 유리창으로는 엘리자벳의 뒷 정원이 조금 보였다. 조리대가 있었던 그곳 유리창 바로 아래 책상을 갖다 놓았다. 북쪽 벽에는 각종 공구를 벽에 가지런히 걸어 놓았고, 그 밑에는 50 센티 넓이 정도의 작업대를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설치해 놓았다. 공구가 떨어져 직접 다칠 일은 없어 보였다. 공구가 걸려있지 않은 좌측 코너 벽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문이 작업대에 가려져 있었다. 발로 아래쪽을 힘주어 밀어 보았다. 쉽게 열렸다. 안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니 화장실 겸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으나 사용한 지 오래되었고 여기까지는 손을 볼 시간이 없어서인지 방치해 두어 퀴퀴한 냄새가 났다. 불을 끄고 다시 문을 닫았다. 에드는 1 인용 침대를 오른쪽 벽에 바짝 붙여 놓았다. 나는 침대가 한쪽벽에 붙어있는 걸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침대를 중간쯤으로 옮겼다. 자리를 잡기 위해 침대를 들고 놓았다 하는 중에 침대 머리 쪽 바닥에서 울림이 느껴졌다. 침대를 옮기고 나니 며칠은 지낼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에드가 떠난 그 다음 날 밤. 한국에 있는 쎄지로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녀의 오빠가 수원시 경찰청 정보과 책임과장이었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박인혜 그리고 박인서 두 사람에 대한 모든 자료를 어떻게 해서든 찾아 입수하여 지체하지 말고 보내라고.
에드가 한국으로 떠난 후 나는 다시 에드의 집 지하실로 내려갔다. 계단은 어두운 불빛에 의하여 진홍색으로 변한 카펫이 깔려있었다. 옅게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흙냄새가 스치듯 코를 스쳐 지나갔다. 계단 밑에는 키보다 더 큰 둥근 원형의 비상용 물통이 있고 그 옆으로 냉 ∙난방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마도 최근 이사를 하기 바로 전에 설치한 듯 새것으로 보였다. 바닥도 같은 색깔의 카펫이 깔려있었다. 계단 옆 벽에 붙은 스위치를 켜자 천장에 달린 2 개의 백열등이 환하게 내부를 비추었다. 맞은 편 벽에는 중고가 된 철재 진열장이 붙어 있고 그 칸 칸에는 컨비니언스에 두고 팔 재고 물품들이 가지런히 잘 정리되어 올려져 있었다. 그 옆 다른 한쪽의 벽에는 텔레비전 모니터가 달려 있고 앞에 마이크 두 개를 올려놓은 채 놓여있는 노래반주기는 모니터를 볼 수 있게 벽을 바라보며 있었으며 그 앞 중간 쯤에 두 개의 쇼파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켠 벽쪽에는 전기 가열기를 두었다.특히 이상하거나 여느 한인들의 집들과 달라 보이는 곳은 없었다. 정리가 비교적 잘 되어 있었다. 나는 한바퀴 돌며 현재 놓여진 상태를 천천히 기억해 두려고 애썼다.
벽 가장자리의 카펫을 들어 올려 보았다. 바닥은 물기가 스며 오르지 못하게 검정색 콜타르를 발랐으며 그 콜타르는 사방 벽의 바닥에서 위로 20 센티까지 칠해져 있었다.
나는 스위스 아미 브랜드가 새겨진 나이프를 꺼내 강하고 긴 칼날을 펴서 각진 구석의 벽 아래 콜타르를 찔러 보았다. 아마도 홀스 스탁톤이 이 집을 좀 더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하여 바닥 습기방지용 콜타르를 다시 칠했을 것이다. 1.5 센티까지 부드럽게 들어 갔으며 곧 딱딱한 바닥이 느껴졌다. 칼끝을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인 후 빼내어 칼끝을 보니 마른 황갈색 흙이 묻어 있었다. 흙 바닥을 다진 후 바로 콜타르를 칠했었다. 그것은 이 집 바닥이 습기에 접해있지 않았으며 초기에 집을 지은 후 재 공사나 변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은 바닥 공간을 아이들이 깡충 뛰듯 뛰며 돌아다녔다. 지은 지 오래된 집을 리노베이션하다 지하에서 유물이나 특별한 것들을 발견한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미를 낳은 어머니를 찾아보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려는 이유가 더 컸기 때문이다.
“제임스! 여기서 뭐 하고 계세요?”
조경순이 계단을 내려오며 물었다.
“아! 잘 오셨습니다. 몇 가지 여쭤봐도 괜찮겠지요?”
이곳 캐나다 특히 온타리오에 제대로 살아가기 위하여는 몇 가지 삶의 수칙을 만들어 지켜야 한다.
무엇을 봐도 함부로 말하지 말며, 들어도 아무에게나 전하지 말며, 함부로 아무에게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지말며 유부녀든 혼자된 여자이든 여성과 가능한 한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좁은 한인사회에서는 자칫 어긴 그 작은 것들이 태산이 되어 다시 돌아 올 수가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무게로…
조경순과는 이 사건 전에 겨우 몇 번 만났다. 함께 모여야 할 특별한 일도 없었고 자주 방문할 이유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아니면 이렇게 둘이 호젓한 지하실에 있어야 할 기회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