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악화 막는 게 최선, ‘침묵의 장기’ 콩팥
증상 악화 막는 게 최선 |
‘침묵의 장기’ 콩팥 |
감수.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
https://www.snubh.org/service/info/com/view.do?BNO=484&Board_ID=B004&RNUM=3
콩팥(신장)은 아랫배 뒤쪽, 척추 양 옆에 위치한 장기로 콩의 모양, 팥의 색깔과 비슷해서 콩팥이라고 부릅니다.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우리 몸의 정수기 역할을 하는 콩팥은 양쪽을 합쳐 약 200만개의 필터가 하루에 180L 가량의 혈액을 걸러냅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의 감소, 혹은 혈뇨나 단백뇨와 같이 콩팥 손상의 증거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으로, 콩팥 기능이 소실되면 생명이 위독해 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콩팥이 서서히 망가지는 병, 만성콩팥병
콩팥은 우리 몸에서 세 가지 기능을 합니다. 첫째는 대사산물 및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배설 기능’이고, 둘째는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산염기 등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항상성 기능’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혈압 유지, 빈혈 교정,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하는 ‘내분비 기능’입니다. 콩팥이 망가지면 이 세 가지 기능이 함께 떨어집니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아 소변으로 빠져야 할 독성물질이 몸에 남아 요독 증상*이 생기고,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이 조절되지 않으면 부종, 부정맥이 발생합니다. 또한 내분비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고혈압, 빈혈, 그리고 혈관이 뼈처럼 딱딱해지는 혈관석회화가 진행될 수 있고, 심하게는 심부전,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습니다.
*요독 증상의 경우는 두통, 어지러움, 호흡곤란, 식욕저하, 구역감, 저린감,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콩팥의 기능이 15% 밖에 남지 않아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콩팥은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40세를 기점으로 매년 그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정기적으로 콩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콩팥 기능은 간단한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국가 건강검진인 단백뇨 검사, 혈청 크레아티닌 및 추정 사구체 여과율 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투석을 제 때 받지 않다간 요독 증상으로 목숨 위협
만성콩팥병은 1단계에서 5단계까지 있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초기에는 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콩팥병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일차적으로 치료하고, 중기에는 빈혈, 뼈대사질환 등 만성콩팥병이 야기하는 합병증을 함께 치료합니다. 콩팥 기능이 거의 남아있지 않는 말기 상태에 이르면, 콩팥기능을 대신 해주는 치료인 신대체요법, 즉 투석과 이식이 필요합니다.
요독으로 인한 정신혼동 및 의식저하, 요독성 심낭염, 대사성산증, 고칼륨혈증, 조절되지 않는 가려움증 등 위험 증상이 나타나면 투석을 시작해야 합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사구체여과율이 너무 떨어지는 경우에는 투석 시작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투석은 체내 노폐물을 체외로 제거해 주는 방법으로, 이식을 받지 않은 한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하루 4시간씩 주 3회 시행합니다. 투석막을 이용해서 혈액 내 노페물을 제거하는데, 하루 60리터 가량 혈액을 걸러주기 때문에, 정상 콩팥기능을 모두 대체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혈관에 굵은 주사 바늘을 매번 꽂아야 하기 때문에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혈관 접근 수술을 미리 받아야 합니다.
반면 복막투석은 자신의 복막(복강 내 위ㆍ간ㆍ대장ㆍ소장ㆍ비장 등을 덮고 있는 비닐처럼 얇은 막)을 이용해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복막투석 도관을 복강에 미리 삽입하고 이를 통해 2리터의 투석액을 복강에 주입합니다. 6시간마다 새 투석액으로 교환하기 때문에 하루 4번, 총 8L 의 투석액을 교환하여 노폐물을 제거합니다. 혈액투석처럼 큰 기계나 장치가 필요없는 것이 장점이고, 투석하기가 비교적 쉬워 환자 스스로 할 수 있고 병원은 1~2달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면 됩니다. 따라서 복막투석은 주 3회 병원에 가기 힘들거나 출장ㆍ여행을 자주 가는 환자들이 주로 사용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투석을 진행할지는 본인의 생활방식과 의료진의 권고를 종합해 판단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 악화로 투석을 시작한 경우, 투석은 평생 유지해야 합니다. 콩팥 이식을 받은 경우,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서 평생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평생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준비해 두지 않으면, 요독증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증상이 발생해 응급투석 같은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응급투석은 출혈이나 감염의 위험과 사망율 증가의 위험을 수반한 치료이기 때문에 미리 투석이나 이식에 대한 준비를 잘 해서 피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따라서 요독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신장전문의와 교육 및 상담을 하면서 본인의 질병 상태를 잘 이해하고 적합한 시기에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을 관리하는 방법은?
만성콩팥병은 치료한다고 해서 완전히 없어지는 병은 아니므로, 병을 잘 다스리고 관리해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탈수와 고혈압, 감염, 요로폐쇄, 콩팥에 유해한 약제 (일부 항생제 및 소염진통제, CT 조영제 등) 등을 조심해야 합니다. 더불어 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투석을 시작했다면 식단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트륨과 칼륨, 인산, 수분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소금을 하루 5g 미만으로 섭취하는 저염식단을 유지하고 채소와 과일, 육류, 가공품은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자제하고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콩팥병, 이렇게 관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