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전에 써놓은 여행기이므로 지금 실정과는 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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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7/30) - 장가계 -
아침 06:30에 기상하여 식사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약 50분간 장가계 입구로 이동 했다.
가다 보니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비경(秘境)이라는 장가계 입구 들어가는 도로가 비포장이 많아 먼지가
많이 날렸다.
길옆에 있는 나무 수종은 가시 없는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고 플라타나스, 메타세퀘이어가 간간이 있었다.
가는 길에 농촌집이 군데 군데 있었는데 중국 영화에서 본, 흙벽돌 또는 붉은 벽돌로 지었고
지붕이 견실해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장가계 입구에 접어 들면서부터는 산세가 달랐다.
금강산이 1만2천 봉우리라고 하지만 장가계는 10만 8천 봉우리라고 한다.
조선족 현지 가이드 말이 중국사람 앞에서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텔레콤 자랑은 해도,
금강산이나 경주 불국사 자랑을 하지 말라고 했다.
금강산이나 경주 불국사 보다는 더 수준 높은 관광지가 중국에 있다는 뜻이다.
100m도 넘게 수직으로 선 기암기석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백장협을 지나 장가계로 들어갔다.
장가계 국립공원 안에서는 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곳곳에 서 있는 수백m의 수직 기암기석들은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신비스런 경관이었다.
그런 기암 기석 봉우리가 마치 수많은 학이 군무를 추듯 현란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한 가지 좀 의아한 것은 계곡에 물이 별로 없었고 물이 흐르는 곳에도 한국의 계곡수처럼 그리 맑지 않고
약간 흐린 물이었다. 중국에는 물에 석회질이 많이 섞여 있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추측만 할 뿐이다.
셔틀버스를 타러 이동하는 곳곳에 “한국돈 바꾸어요” 하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엔 뭔 소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돈 1000원 짜리 지폐를 다발로 갖고 다니면서 한국돈 1만원권
지폐와 바꿔 주는 환전상이었다.
내가 우스개로 만원짜리 1장을 줄테니 1000원짜리 11장 달라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한다.
오전에 장가계 산행 관광을 하고 오후에는 원가개(袁家界)로 넘어 갔다.
원가계는 원씨들이 많이 사는 곳이어서 그렇게 부르는데, 행정구역상 장가계市가 광역 개념이고
원가계는 장가계의 일부 지역을 지칭한다고 한다. 하지만 관광을 할 때는 원가계 지역은 원가계로,
원가계가 아닌 지역은 장가계로 부른다고 하는데 관광비중은 원가계가 약 70% 차지한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약 10분간 천자산(天子山)으로 올라가서 원가계를 돌아 나왔는데 산행관광로는
오르막 내리막 길은 없고 대부분이 평탄한 길이었다.
원가계, 깍아 지른 수직(200m - 300m) 기암기석과 그 틈새에 자리잡고 있는 이름 모를 나무와 풀들이 한폭의
장엄한 동양화를 그리고 있었다. 깍아 지른 수직암 밑을 내려 보니 현기증이 났다.
그곳은 무릉도원의 선계(仙界)가 아니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환상적인 경관이었고,
보지 않고는 사람의 머리로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선경(仙境) 이었다.
산행 도중 비가 뿌렸다. 아내는 우산을 쓰고, 나와 큰딸애는 매점에서 1회용 우의 2개를 1,000원에 사서 하나
씩 입었다. 깍아 지른 수직암 위에 난간을 해 놓았는데 난간 높이가 내 허리에도 못 미치는 것을 보니
채 1m도 안되나 보다. 비에 젖어 바닥이 미끄러워 난간 가까이 가기가 공포스러웠다.
사진을 찍었지만 날씨가 흐려서 제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원가계 산행을 마치고는 내려오는 길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 하강하여 내려왔다.
산중에 326m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 이용하고 있었는데 편하기는 했지만 참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
다.
원가계를 내려와서 냇가에서 발 담그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이곳 물은 그래도 비교적 맑았다.
냇물 위쪽을 바라보니 한쪽에서는 중국인 한사람이 비누질해서 머리를 감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인 한사람 이 생선을 잔뜩 가져다 놓고 비늘을 벗기고 생선 배를 따서 헹구고 있었다.
발 담그기가 망서려 졌지만 머리 감는 쪽을 선택해 발을 담그고 한참 쉬었다.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물은 예로부터 산자수명(山紫水明)의 산수가 아닌가. 장가계 원가계가 아름답고 기기묘
묘하다고 하나 아열대 지방이어서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의 단풍과 겨울 눈 내리는 은세계의 모습이 없
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명산은 산도 아름답지만 계곡에 흐르는 물이 맑고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장가계 원가
계는 계곡물이 맑지도 않고 흐르는 물도 별로 없이 기암 기석의 그 몸매만 뛰어 난 곳이었다. 하여, 장가계 원
가계의 자태가 뛰어나다 하나 나는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우리 나라의 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내가 산과 백년가약을 맺고 살아야 한다면 망서림 없이 한국의 산을 선택하리라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에 진주 쇼핑점에 들렸다. 큰딸애는 진주 팔찌 2개 (25,000원), 아내는 진주 열쇠고리 6개 (10,000
원), 나는 담자색 비취로 만든 묵주(14,000원)를 구입했다. 중국 장가계에서 묵주(천주교에서 로사리오 기도할
때 쓰이는 것으로, 염주같은 둥근 알을 수십개 연결하여 꿰맨 것)를 살 줄이야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가이드가 맥주 2병과 중국 술(白酒) 큰병 1병을 갖다 주었다.
호텔로 오는 버스 안에서 여행비와는 별도로 가이드 봉사료(팁)로 1인당 40불씩 지불했는데 이에 대한 보답으
로 한턱 내나 보다. 우리 테이블 남자 3명이 그걸 모두 마시다 보니 발동이 걸려서 호텔 밖으로 2차 나갔다.
마을의 노천 술집이었는데 작은 술 3병과 양고기 꼬치구이 2접시를 내왔다.
고기를 몇 점 먹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30분쯤 지나자 또 꼬치구이 한 접시 가져 와서는 술값으로 모두 3만원
(230위안) 내란다. 나중에 내온 한 접시는 돌려보내고 흥정하여 연장자인 내가 한화 2만원을 지불했다.
호텔 주변 마을은 산속이어서 한여름철이지만 시원하고 쾌적했다.
이곳은 주변에 민가가 20~30호쯤 있는 시골마을이었다.
시간이 밤 10시쯤 밖에 되지 않아 술이 취해 알딸딸한 김에 마을 일대를 구경하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밤늦은 시각 술에 취해 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아서 참고
숙소로 돌아왔다.
중국 관광지에서는 중국말 못해도, 한국 돈만 갖고 있어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상인들이나 공항(천진, 장가계) 직원들이 왠만한 말은 모두 한국말로 해 주었고 한국돈도 모두 통용되었다.
참 편했다. 구미인(歐美人)들이 한국에 와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영어간판도 없고 해서
어려움에 처할 때 얼마나 짜증날까 생각해 본다.
한국은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피곤한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 국제화, 우리나라의 국제화는 짧게 보면
외국인들을 위한 것이지만 결국은 그게 우리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이번 여행에서 깨닫게 되었다.
첫댓글 재밋게 읽고 있습니다. 하회를 기다립니다.
즐감헸습니다..계속 좋은글 기대합니다
재밋게 쓴 여행기 즐감하였습니다
여행기를 아주 세세하게 잘 기록을 하셨네요. 중국 관광객을 위해서많이 투자하고 달러를 벌려고 최선을 다하지요. 비교적 물가는 비싸요. 음식값이 2만원 비싼겁니다.처음에 흥정을 하고 시키셨어야 합니다.물소 큰놈 한마리에 한국돈 10만원 달라고 하드군요. 한마리 잡으면 한 80명은 배불리 먹을 것입니다.그래도 참 재미있는 수려한 경치 구경하시고 오셔서 오래 남을 추억일 것입니다.제가 중국여행을 다시 가시게 된다면 이곳을 추천 하겠어요. 운남성.스린과 .따리를 추천합니다.재미있게 읽고 갑니다.오늘도 복된 하루 되세요~!
멋진 중국 여행 하셨네요~~잠가계는 실로 중국에 이름있는 유람구 지요 ~~ 멋진 여행기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시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