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루시아 왕궁에 있던 Andros왕은 초조하기만 하였다.
부왕이 돌아가신지 1년... 저물어가는 제국을 살리기에는 국왕은 유약하기만 했다.
북방에서는 말을 달리는 이민족들이 남하해오고 카파도키아의 모든 도시들은 이미 파괴되고 점령된지 오래다.
안티오크에서 이집트의 수만대군을 힘겹게 막아내던 부왕은 부하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고 이제 왕위를 남겨받은 국왕은 셀루시아에서 마지막 항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고뇌하던 국왕의 궁정으로 급보다 날아왔다. 북방의 이민족이 수만의 군대를 대리고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왕은 항시 대기중인 자신의 친위대를 이끌고 출전하였다.
파르티아의 왕은 셀루시드제국의 저물어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 자신이 점령하려는 셀루시아는 셀루시드의 마지막 남은 보루요 유일한 대도시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기회에 셀루시드 제국을 영원히 역사에서 지워버릴 작정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제국의 체취가 남아있는 셀루시드제국... 그 군대를 완전히 박살내려면 약간의 작전이 필요하다는 정도는 알고있는 파르티아 왕이었다.
Andros가 휘하의 군대를 이끌고 사막지대로 진입하였다. 멀리 파르티아의 궁기병들이 일으키는 흙먼지를 보았다. 자신은 중안의 팔랑크스부대를 지휘하고 자신의 동생은 좌익의 기병대, 자신의 삼촌은 30마리의 코끼리를 맡겼다. 셀루시아에서 길들여진 코끼리들은 셀루시드의 마지막 영광의 빛을 보여주듯 화려한 갑옷으로 치장되었다. 그러나 그 화려함은 그저 슬픔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파르티아왕은 주력부대인 궁기병을 모두 중앙에 투입하여 쇄도하는 적에게 화살소나기를 퍼부었다. 한편 가장 강력한 부대인 카탁프락트들을 자신의 친위대장에게 맡겨 전장을 우회하여 적 팔랑크스의 후방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리고 보병대는 궁기병을 보호하는 희생양의 역할을 하게 하였다. 끊임없이 생산되는 군사력에는 부족함이 없던 파르티아였다.
쇄도하는 화살소나기에도 고도로 훈련된 팔랑크스 보병들은 잘 견뎌냈다. 오히려 코앞까지 다가온 적의 창의 밀집숲에 파르티아의 궁기병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때 셀루시드 우익에 있던 코끼리가 쇄도했다. 궁기병들은 혼비백산 하며 사방으로 도망갔으며 그 앞에 포진해있던 파르티아의 잡색보병은 셀루시드의 창에 모두 희생되었다. Andros는 승리의 희열을 느끼며 계속 진군했다. 그러나 자신을 덮는 어둠의 그림자를 보지못했다.
파르티아왕은 패배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정도로 처참히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모두 의도된 것이었다. 그는 웃으면서 후방으로 달려갔다.
어느덧 사막지대를 지나 고지대로 접어들어갔다. 양쪽의 산맥이 점점 높아져 갔다. 코끼리들은 처음보는 환경에 두려움을 느꼈으며 그것은 셀루시드 전체 분위기로 퍼져갔다.
점점 좁아지는 산맥사이의 통로... 셀루시드왕은 불안함을 느꼈다. 그때였다. 앞쪽에서 적의 보병대가 돌진해왔다. 셀루시드의 팔랑크스들은 용감히 맞섰다. 좁은 골목길에서 셀루시드의 팔랑크스에 덤벼드는 파르티아의 보병대... 적은 전멸할듯이 보였다. 셀루시드는 앞으로 쇄도해 갔다. Andros도 어느덧 불안감을 떨치고 승리감을 맞보며 돌진해갔다. 그러나 양쪽 산에서 파르티아의 궁기병들이 모습을 드러냈을때 파르티아왕의 교활한 속임수가 드러났다.
정예 셀루시드 군대도 양쪽에서 퍼붓는 화살에 우왕좌왕하는 상황속에서는 하나 둘 씩 죽어나갔다. 거기에 마지막 일격을 가하듯 후방에서 파르티아의 카탁프락트들이 돌진해왔다. 파르티아의 친위대장이 이끄는 철기병들은 마치 물을 가르듯이 셀루시드 병사들을 살육했다.
Andros왕은 살든 죽든 전방을 돌파해야 함을 알았다. 모든 기병들은 자신의 휘하로 삼은 뒤 후방은 동생에게 일임하고 전방을 돌파했다. 유약한 셀루시드왕의 의외의 적극적 모습에 파르티아 보병대는 순간 당혹하였고 결국 패주로 이어졌다. 그들을 쫓아가던 셀루시드의 기병대를 맞이한것은 계곡의 끝에서 포진을 마친 파르티아의 대군이었다.
화살이 비오듯이 쏟아지며 격전이 시작되었다. 화살비를 뚫으며 기병대는 화살편대로 적의 중심을 향대 달려갔고 그들의 용맹함에 당혹한 파르티아의 왕은 전군을 돌진시켰다. 파르티아 대군의 공격은 무시무시했다. 그러나 셀루시드 기병들은 하나둘 죽어가면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드디어 포위망의 일부가 뚫린뒤 몇명의 기병들이 뛰쳐나왔다.
Andros왕은 살아남기 힘들다는것을 알았다. 그는 같이 빠져나온 몇명의 기병들과 함께 파르티아왕에게 돌진했다. 당혹해 하는 적의 왕에게 그는 칼을 꽃았다.... 눈물을 흘리는 Andros왕... 그를 뒤에서 따라온 두 기병이 찔렀다....그리고 그들도 스스로를 찔렀다.
셀루시드의 마지막왕...그는 그렇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