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찢기는 엄청난 고통 느꼈다”…낚싯줄 삼킨 새끼 푸른바다거북 결국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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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입력 2024. 2. 8. 22:12수정 2024. 2. 8. 22:15
제주에서 낚싯줄에 의해 몸통이 관통된 새끼 푸른바다거북이가 구조 사흘 만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거북이의 기도에는 동전 크기만 한 낚싯바늘이 걸려있었고 내장에선 1m 넘는 낚싯줄이 발견되었다. 사람이 사용하다가 폐기한 어구가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8일 KBS에 따르면 부검결과 새끼 푸른바다거북이의 기도에서 동전 크기만 한 바늘이 걸려 있었고, 115cm에 이르는 낚싯줄이 내장으로 연결돼 항문으로 빠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 거북의 식도에는 뾰족한 돌기가 한 방향으로 나 있다. 이로 인해 식도로 넘어온 것을 뱉거나 토하기 어려운 구조다.
홍원희 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의사는 “낚싯줄이 항문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내장이 서로 꼬이고 혈관이 막히면서 내장 대부분에서 괴사가 진행된 것 같다”며 “일부 부위는 찢어지는 장 파열도 있었다”고 설명하였다. 새끼 거북은 내장이 찢기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생을 마감한 것이다.
제주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낚싯줄을 삼킨 푸른바다거북이의 생전 모습. [사진 = KBS 보도화면]
한편 제주대 돌고래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 바다 기준 구조가 필요한 상태에서 발견된 바다거북은 100마리가 넘는다. 이 가운데 아쿠아플라넷으로 이송돼 치료받은 바다거북은 약 10마리다. 대부분 낚싯줄과 그물에 걸려 다친 상태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구조대에게 발견되지 않거나 수중에서 폐사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해양생물이 목숨을 잃고 있을 것”이라며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어구도 제대로 수습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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