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든 시간 잘 견뎌줘 고마워요”…주민들, ‘우한 교민’ 환송 ▷ 우한 교민 173명 15일 진천 국가 인재원서 퇴소…모두 건강 진천 주민 300여명 교민 환송…“잘 가세요, 건강하세요” 주민 꽃 흔들며 건강 기원, 펼침막·손팻말로 환송 교민들, 붙임쪽지 등으로 진천 주민 등에 감사의 뜻본, 'Netizen Photo News' 는 가입 필요없이 손님께서도 연결에 넣어두고 날마다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있음 '한국 네티즌본부'
◇ 코로나19 감염증(코로나 19)을 피해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국가 인재원)에서 보름 동안 격리 생활을 해 온 교민 173명이 15일 오전 모두 퇴소했다. 진천·음성 주민 300여명이 손을 흔들며 배웅했고, 거리엔 환송 펼침막이 나부꼈다.
○··· 교민들은 이날 아침을 먹고, 간단한 보건·검역 절차 등을 마친 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 9대에 나눠 타고 국가 인재원을 빠져나갔다. 일부 교민들은 버스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들은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5개 권역 거점 터미널 등으로 이동한 뒤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156명, 1일 11명, 2일 6명 등 단계적으로 국가 인재원에 수용돼 격리 생활을 해왔다.
◇ <△ 사진:>충북 진천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격리 생활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퇴소하는 중국 우한 교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등이 국가 인재원을 찾아 교민들을 배웅했다. 진천·음성군은 이들에게 천연 비누, 들기름 등을 선물했다. 정 총리는 구내방송을 통해 “2주일 동안 답답하고 불편했겠지만 정부 방침에 잘 협조해 줘 고맙다. 생거진천이란 말처럼 좋은 땅, 후덕한 인심의 고장 진천에서 보낸 시간이 의미 있었기를 바란다. 건강에 유의하고 일상의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충북지사는 “충북에서 지낸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진천 이웃인 음성 주민 등이 15일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서 퇴소하는 우한 교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손팻말을 보이고 있다.
○··· 국가 인재원 앞엔 진천·음성 주민 등 300여명이 교민들을 환송했다. 이들은 교민이 탄 버스가 지나가자 손을 흔들며 “건강하세요”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꽃을 흔들기도 했으며, 박수를 치며 이들의 귀가를 축하했다. 진천 주민 박지민(57)씨는 “엄마, 누나, 언니의 마음으로 교민들이 잘 지내기를 기원했는데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퇴소하게 돼 축하하려고 나왔다”며 “어디에 가든 우리 모두 한 국민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튤립을 흔든 임은화(46)씨는 “두렵고, 외롭고, 힘든 보름을 잘 견뎌줘 고맙다”며 “앞으론 건강하게 꽃길만 걷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 진천 이웃인 음성군 공무원과 주민 등은 ‘교민 여러분 꽃길만 걸으세요’, ‘건강한 퇴소를 축하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등 손팻말을 흔들며 교민을 환송했다. 음성 맹동 주민 김춘빈(57)씨는 “교민들이 들어올 때 환영하지 못해 조금 미안했다
○··· . 교민이 미워서가 아니라 정부 때문이었다.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다음에 관광객으로 생거진천에 꼭 들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 인재원에서 퇴소한 박아무개씨는 “혼자 밥 먹는 게 외롭고 힘들었는데 가족과 같이 밥을 먹고 싶다. 따뜻하게 맞아준 정부, 진천 주민과 시민 등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과 시민 사이의 소통 창구가 된 붙임쪽지 게시판. 중국 우한 교민들은 붙임쪽지로 감사의 뜻(위)을 보였으며, 시민들도 붙임쪽지를 통해 건강 등을 기원했다.
◇ 진천 덕산 주민들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하고 있다.
○··· 잠복기(14일) 격리 생활을 마쳤지만 교민과 주민 접촉을 제한한 터라 붙임쪽지(포스트잇)가 이별의 정을 나누는 창구가 됐다. 교민들은 ‘부족한 것 없이 세심하게 돌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등의 내용을 남겼다. 교민 생활 관리를 해 온 박종현 행정안전부 안전소통담당관은 “교민과 일일이 말은 못했지만 포스트잇 등으로 고맙다는 뜻을 전해왔다. 2주일 동안 생활을 잘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 기쁘고, 고맙다”고 밝혔다.
◇ 지진천 주민 등이 15일 중국 우한 교민 퇴소를 축하는 붙임쪽지 글을 쓰고 있다.
○··· 진천 등의 주민들은 국가 인재원 앞 재난대책본부 게시판에 ‘다음에 다시 만나요’, ‘교민 여러분 사랑해요. 우리는 대한민국’, ‘생거진천에 꼭 놀러 오세요’ 등 붙임쪽지 100여장을 붙였다. 두 아이와 함께 나온 진천 주민 이효정(42)씨는 “안에 어린아이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모두 건강하게 나가게 돼 기쁘다”며 “아이와 함께 건강을 기원하는 박수를 쳐 주려고 나왔다”고 했다.
◇ 국가 인재원 앞 100여m 거리에는 ‘퇴소를 축하합니다’, ‘진천을 기억해 주세요’ 등 환송 펼침막이 이어졌다. < 사진:> 국가공무원 앞길에 게시된 중국 우한 교민 건강 기원 펼침막.
○··· 진천 주민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정부의 임시 수용 시설 결정에 항의하는 뜻으로 교민 입소 반대 집회·농성을 이어가다 교민 입소 2시간여를 앞두고 농성을 풀고, 교민을 맞았다. 이후 교민과 경찰·공무원 등 근무 인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충북도는 진천 주민과 후원 물품 기부자, 현장 근무자 등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으며, 우한 교민 수용 과정과 이어진 봉사·기부 행렬 등을 담은 수기집을 만들기로 했다.
△ 사진: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15일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 충북도와 진천군 등은 교민이 퇴소와 함께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 지사와 정 총리 등은 교민 환송 뒤 진천 중앙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 19 여파로 졸업식 등 행사가 취소되면서 지역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방역 조처를 철저히 한 뒤 문화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진천/글·사진 오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