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Planet Pixar
How the pixel-packing upstart became an animation superpower and left Disney in the dust
By Austin Bunn
2000년 브래드 버드(Brad Bird)가 픽사에 들어갔을 때, 버드는 픽사 최초로 외부 영입 감독이었다. 당시 그는 애니메이션 천국이라는 픽사의 명성에 다소 냉소적이었다. 그렇다고 그를 탓할 수는 없다. 별난 가족 힐(King of the Hill)이나 심슨 가족으로 이미 업계의 전설이었던 버드는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아이언 자이언트(Iron Giant)가 실패하자 워너 브로스 사에 이력이 나 있었다. "계속 일하고 있는 와중에, 애니메이션부를 폐지하고 있었어요. 워너에 있을 때는 매 주마다 상사들이 사라지더군요. 영화를 내놓았을 때, 우린 포스터도 못 가졌었어요!" 그래서 그는 픽사에 오자마자 비디오 카메라로 프론트에서부터 자기 사무실의 전경까지 모두를 담아 두었다. 픽사가 또 사라지지나 않을까 해서 뭔가 남겨 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버드는 우리들이나 마찬가지로 픽사모가 되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리고 한껏 고양된 자세로 그는 자신을 "온실 대기에 침투한 첫 번째 바이러스"라 칭하였다. 그의 첫 픽사 데뷔작, "The Incredibles"는 스판덱스 옷을 걸치고 나면, 모두 수퍼히어로가 되는 가족에 관한 액션 코메디이며 올해 후반에 개봉 예정으로 있다. 또한 이 영화는 픽사 최초로 인간 주인공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즉 수염이나 호흡, 관리하기 어려운 머리카락, 휘날리는 옷자락을 걸친 인간을 다룬다는 말이다. 하지만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상의 달인이 픽사 아니겠는가. 렌더링 코드로 만든 인간은 픽사에서 '일상'이다.
버드는 여전히 이것 저것 묻는다. "제가 워낙 모르다보니 픽사 기둥이 흔들릴 지경이에요." 그는 캘리포니아 Emeryville에 있는 16 에이커 짜리 픽사 잔디밭 의자에 앉아 있었다. "CG에서 제일 어려운 일 스무 가지를 뽑아오면 전 그 두 배를 시키게 됩니다. 머리카락이라면, 물에 젖은 머리, 폭발, 인간, 인간의 옷, 바람에 흔들리는 인간의 옷 등등이죠. 제가 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수십조원에 십 년은 걸릴 거라는 말도 들었죠. 다행히 해 보라는 그룹이 따로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Pixar Animation Studios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1995년, 세계 최초의 100% CG 극화였던 토이스토리에서부터, 지난해의 니모를 찾아서까지, 픽사는 다섯 편의 영화를 모두 히트시켜서 2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로써 픽사는 세계에서 제일 성공한 필름 스튜디오가 되었다. 전 NBC 방송국 사장이자 CG 애니메이션??회사, Vanguard의 사장인 닐 브라운(Neil Braun)의 말이다. "픽사 앞에서는 모자라도 벗어야 합니다." 영화 역사상 이정도로 경제적 성공을 거둔 제작사는 딱 한 군데 있었다. 바로 미국 어린이들의 꿈, Disney Animation Studios.
픽사가 아직 새로운 디즈니가 되지는 않았다. 비-디즈니형 디즈니랄까, 픽사는 스승을 가르치는 제자가 되어가고 있다. 픽사의 재능있는 애니메이터들 대부분은 디즈니를 열광하며 Burbank의 스케치 테이블에 앉아 디즈니의 정수를 베끼면서 자라났다. 픽사의 스토리 개발 과정 또한 미키가 만들어진 곳에서 바로 나온다. (픽사만의 용어도 있다. 이를테면 사우나실은 감독이 개별 애니메이션을 평하는 곳이며, 플러싱은 이미 작업중인 이야기 구조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더 많이 쌓아 올리는 작업을 뜻한다.) 디즈니와 픽사 공히 기술 개척자들이다. 디즈니는 코메디와 감동이 섞인 2D 셀 애니메이션을 개척하였고, 픽사는 디지탈 효과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마술의 왕국을 만들어 주었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이제 어두워지고 있다. 4월에 나온 디즈니의 홈 온더 레인지(Home on the Range)는 디즈니의 마지막 2D 제작영화이다. 드림웍스와 같은 경쟁사들은 현재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3D를 재훈련시키는 중이다. 미래의 방향은 곧 픽사의 디지날 애니메이션에 있는 셈이다.
지난날, 디즈니가 그랬듯, 픽사도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토이스토리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와 같은 수작들을 만들어냈다. 다른 영화 업계들이 재탕, 삼탕에 몰두하는 반면(Mystic River, Starsky & Hutch, The Passion of the Christ도 마찬가지다), 픽사는 정말 독특하다. 20세기 폭스사의 Ica Ages와 내년의 Robots의 감독인 크리스 ??지(Chris Wedge)의 말이다. "완전히 오리지날 아이디어로 만들어지잖아요. 정말 픽사는 위대합니다. 아이디어 뿐만이 아니에요.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관계도 다 픽사가 만들어냅니다. 사실 그게 진짜 어려운 부분인데요."
토이스토리 이래로, 디즈니와 픽사의 운명은 서로 엇갈려 왔다. 픽사는 영화를 만들고, 디즈니는 그 영화를 배급하며, 제작에 공동 투자하고 이윤을 나눈다. 그런데 올 1월, 픽사와 디즈니가 계약을 위해 만났을 때, 역시나 대담한 스티브 잡스는 계약자를 바꾸기로 결정내렸다. 그는 조지 루카스가 20세기 폭스사와 스타워즈 제작을 위해 벌인 협상처럼 하기를 원하고 있다. 픽사가 자기 영화에 대해 100% 투자(약 8천만 달러 정도이다)를 하고 이윤을 전부 가져간다. 다만 디즈니에 대해서는 배급 비용만을 준다는 식인데, 역시나 디즈니는 거부하였다. 현재 픽사 영화 하나당 디즈니는 약 2억 달러 정도를 번다. 하지만 잡스의 제안대로 바뀐다면 디즈니는 그 반도 못 벌어들이게 된다.
이제 픽사와 디즈니의 계약서에는 11월 첫 번째 주로 예정되어 있는 The Incredibles와 2005년 휴가 시즌에 나오는 Cars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를테면 픽사는 니모처럼 낭떠러지에 떨어져서 홀로 혼잡한 대양을 헤치고 나아가야 한다. 올해만 하더라도 100% CG/디지탈 영화가 네 편이나 나온다. 드림웍스에서는 슈렉2와 Shark Tale, 워너브로스에서는 Polar Express, 그리고 The Incredibles이다. 분명 픽사의 위치가 우월하긴 하다. 픽사는 거의 통제 불가능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문화 뿐만이 아니다. CG 애니메이션의 핵심 원리를 개발하는 컴퓨터 과학자들과, 부인할 수 없는 잡스의 아우라도 있다. 잡스는 일 주일에 한 번 픽사에 나타나지만, 급료도 안 받는다.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디즈니의 밤비(Bambi)도 박스오피스에서는 실망적이었다. Vanguard의 브라운의 말이다. "누구도, 아니 어느 회사도 영원할 수는 없죠."
계속해서 블록버스터를 만들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계속 어려워진다. 랜디 넬슨(Randy Nelson)은 이렇게 말했다. "항상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죠. 팀으로서 어떻게 예술을 만들 수 있겠느냐?" 그는 1997년 픽사에 들어갔다. 픽사 사장인 에드 캣멀(Ed Catmull)은 그를 고용한 지 3일 후에 메모를 건넸다. 61년 전 월트 디즈니가 동료에게 건네준 메모였다. 바로 젊은 애니메이터들을 훈련시키라는 것. 현재 넬슨은 픽사 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픽사 대학이라 불리는 이곳은 스탭진들에게 4~16주동안 조각에서 즉흥 코메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가르친다.
한 번은 화창한 봄날 점심 때였다. 스무 명의 직원이 회사 2층, 픽사 대학교의 격납고 비슷한 곳에서 열린 드로잉 교실에 모였다. 여기 모인 직원들 대부분은 평생 연필로 뭘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조명 기술가들이나 프로그래머, 중역진(캣멀도 있었다)이었다. 캣멀은 그리기를 잘 못해서 컴퓨터학 PhD를 딴 사람이었다.
현재 캐릭터 디자인 교실을 이끌고 있으며, 니모를 찾아서에서 아트 디렉터였던 겸손한 리키 니어바(Ricky Nierva)가 외쳤다. "준비 되었나요? 백지에다가 낙서를 해 보세요. 그 다음에 그 종이를 왼쪽 사람에게 넘겨 줍니다." 그것 뿐이 아니었다. "그러면 이제 받은 낙서에서 영상을 만들어 보세요. 주제는, 이빨을 뽑는 치과 의사입니다." 처음에는 낙서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바로 픽사다. 점심 시간(두 시간)동안 직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여서 서로의 미숙한 솜씨를 드러낸다. 어떠한 거리의 도붓장수와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심지어 시나리오작가도 캐리커쳐를 그릴 수 있는 이 곳이야말로 픽사다. 따라서, 옆에 앉은 사람의 낙서에서 치과 의사를 찾는 일도 결국 정말로 쉬워진다.
이 수업은 재능을 뽐내는 크리에이티브 작업장(이 단어는 CEO 스티브 잡스가 질색하는 단어다)이 아니다. 이들이야말로 넬슨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다. 사람들을 같이 일하게 하여, 공개적으로 예술을 만드는 일이다. 넬슨의 설명이다. "실패도 존중해야 합니다. 실패한 단지 성공을 감싸고 도는 부정적인 공간일 뿐이에요" 그는 일러스트를 벽에 붙여놓고 대부분 "재미있군요."나 "이럴 수가!"를 연발했다. (캣멀의 스케치는 단호하게 "멋져요."였다.) 그런 다음에 그가 지적하기 시작한다. "이 그림에서는 치과 의사로 안 보이는데요." 판단은 이렇다. 어떤 예술은 다른 예술보다 강하다. 그리고 그 예술을 같이 만들어 보면, 그리고 정말 잘 해 보면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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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멀의 말이다. "그동안 계속, 스토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 왔었죠. 그런데 이제 보니 다른 스튜디오도 다 똑같은 소리를 하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들은 스토리가 중요해라고 말하면서 쓰레기를 만들더군요. 말이 다가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은 무엇을 진짜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우선적으로 할 일은 당신을 위협하는 재능을 갖춘 이들을 고용하는 일이다. 브래드 버드처럼 말이다. 픽사에는 감독 기근이 없다. 토이스토리와 토이스토리2, 벅스라이브, Cars의 존 래스터(John Lasseter)와 니모를 찾아서의 앤드류 스탠튼(Andrew Stanton), 몬스터 주식회사의 피트 독터(Pete Docter), 니모를 찾아서와 몬스터 주식회사의 리 운크리치(Lee Unkrich), 단편인 Geri's Game과 Cars 이후 첫 번째 비-디즈니 프로젝트를 맡은 잔 핀카바(Jan Pinkava)이 버드 외에도 버티고 있다. 버드의 아이언 자이언트는 셀 애니메이션과 CG가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었고, 픽사에서는 심슨 가족의 첫 번째 시즌만큼이나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심슨 가족에서도 버드가 실무 컨설턴트로 참여했었다.
버드는 지난 경력을 자랑스러워 한다. 11 살 때 그는 짧은 스톱-모션 필름을 시작했었다. 그는 테이프와 신문을 이용하여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었었다. 덕택에 그는 4년 후 디즈니에 스카웃되었고, 뛰어나기도 뛰어나지만 악명도 높은 디즈니의 전설적인 "9명의 노인" 중 하나인, 밀트 칼(Milt Kahl)에게서 사사받았다. 밀트 칼은 밤비에서부터 101마리 달마시안 등 모든 디즈니 만화 책임자였다. 버드의 말이다. "칸은 제 영웅이었죠. 말론 브란도에게서 수업을 받는 배우의 기분같았습니다."
Funnyworld에서 마이크 배리어(Mike Barrier)의 말이다. "그런데 월트가 죽고나서 디즈니 영화들을 보면, 일류 요리사가 핫도그나 굽는 격이랄까요." 디즈니 장학생으로 그는 CalArts로 가서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그곳에서 래스터(스탠튼과 독터도 같은 학교 후배이다)를 만난다. 졸업을 하고 나자 그는 이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디즈니로 돌아가서 "정말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갖고 아름다운 완벽 애니메이션"을 할 것인가, 아니면 "위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좀 설명을 덧붙인 다음 한국에 하청을 넣어서 재빠르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을 할 것인가였다. 그는 후자를 택하였다. 급박한 텔레비전 제작 일정은 비비 꼬인 워너 브로스 일정에는 이상적인 훈련이었다. 그리고 워너 브로스는 그에게 아이언 자이언트를 맡긴다. "애니메이션용으로 만들어진 스토리 아웃라인 12 페이지 짜리를 9달만에 끝내야 했어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짧은 기간이죠."
버드가 처음 픽사와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이미 픽사의 토이스토리와 벅스라이프는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어느 헐리우드 제작사라도 그랬을 거에요. 다 이해했죠. 돈을 좀 찍은 다음, 코카인으로 채운 리무진을 타고 신나게 달리자. 그렇죠." 그런데 오히려 픽사가 그에게 되려 접근해왔다. 픽사에서는 그의 영향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잡스와 래스터, 캣멀이 버드에게 와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자기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이, 자족감이라는 거에요. 외부 인사를 모셔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제가 영입이 됐습니다. 분위기 좀 망쳐 달라고 영입이 된 거죠. 분위기 망쳤다고 해고된 적은 꽤 있지만, 분위기 망쳐달라고 취직이 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혜상이 우주를 가르며 한 행성과 충돌하면? 충격으로 인해 대기와 물, 산, 결국은 인생이 바뀌게 된다. 이 20 초 짜리 디지탈 특수 효과는 22년이 지난 지금도 경이롭다. 영화적인 특수 효과도 수명이 짧기로 악명 높다. 타이타닉의 어스름한 선체나 매이트릭스의 와이어 액션처럼 말이다. 하지만 Star Trek II: The Wrath of Khan의 Genesis Effect 20초를 보면, 결론은 하나 밖에 없다. 바로 픽사의 탄생이다.
80년대 초 당시 Genesis Effect 뒤에 있던 컴퓨터 그래픽부는 조지 루카스 영화 제국의 그저 그런 자산이었지만, 역사 탓일까? 캣멀과 기술자 팀이 만든 픽사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캣멀의 말이다. "스타 트렉 극장판에 세 번 더 쓰였습니다. 루카스필름 측에서는 이 그래픽부가 준비가 된 후에 좀 보태줄까 생각했던 모양인데, 보태주다뇨. 우리가 보태줄 상대를 바꿔 버렸죠."
야망때문에 캣멀은 자리를 거의 박차고 나섰다. 디지탈 효과 시장은 여전히 고가였고, 시장성이 입증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조지 루카스는 디지탈 효과에 냉담했고, 캣멀은 구매자를 찾아 다녔다. 마침내 그는 캘리포니아 Woodside에 있던 스티브 잡스의 맨션에서 잡스와 함께 컴퓨터 특수 효과로 만드는 영화 제작사를 만들자고 제의 하였다. 그러나 당시 애플 이사진의 반란에 직면했던 잡스는 아니오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캣멀은 제너럴 모터스와 필립스 전자를 돌아다니면서 그토록 아끼던 그래픽부를 MRI 스캔 작업을 하는 회사로 바꿀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86년, Siggraph의 컨퍼런스에서 캣멀은 잡스와 부딪힌다. 이 때에서야 잡스는 그러자고 동의하였고, 천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잡스는 캣멀의 열정에 저항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캣멀의 말이다. "스티브가 남에게 설득당한다? 대부분은 이해를 못하시겠죠. 그는 매우 충성스러운 사람입니다. 사실 그의 인생에서 그가 만든 회사는 딱 두 개 뿐이에요. 그는 열정에 대해 아주 커다란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에게서 본 것이죠."
그 때 이후로, 픽사는 오스카 상을 17 차례 받고, 특허를 42 건 취득하였다. 캣멀 자신도 텍스쳐 매핑과 Z-buffer, Catmull-Rom spline을 발명하였다.
그런데 캣멀의 진짜 천재성은 아무래도 인재 발굴이 아닐까. 1980년 당시 보잉사의 엔지니어였던 로렌 카펜터(Loren Carpenter)는 Siggraph에서 Vol Libre라는 2 분짜리 영상을 선보였다. 이 영상은 프랙탈로 산을 보여 주면서 확대시킬 경우에도 리얼한 디테일을 유지하였다. 이 때는 Flight Simulator가 나오기 훨씬 전이었고, 청중들은 박수로 화답하였다. 캣멀은 바로 그를 고용하였다. (카펜터는 현재 픽사의 수석 과학자이다.) 현재 픽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부 부사장인 로브 쿠크(Rob Cook)는 포토리얼리스틱 이미지에서 반영을 어떻게 계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뛰어난 논문으로 캣멀의 주목을 받았다. Cornell의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부 부장인 도날드 그린버그(Donald Greenberg)의 말이다. "렌더링이나 표면 반사, 구부러진 표면에 대해서 보면 픽사가 최고의 인재들을 고용했습니다. 예전에 제 박사 과정 제자 다섯 명이 지금 픽사에 있어요."
2001년에 캣멀과 카펜터, 쿠크는 빛과 반사광, 그림자, 볼륨, 모션으로 CG 애니메이션 필름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렌더맨으로 오스카 기술상을 받았다. 렌더맨은 엔진 중의 엔진으로서 디지탈 애니메이션에서 대부분의 계산을 하는 핵심이다. 모델링과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마야가 표준 소프트웨어가 되긴 하였지만, 렌더맨은 지난 10여 년 간 반지의 제왕에서부터 매이트릭스, 스파이더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영화의 f/x 장면에 쓰인 중요한 소프트웨어이다. 니모를 찾아서의 한 프레임(1+1/4초)은 픽사의 프로세서 2000 개 렌더팜의 분산 환경 안에서 10시간에 걸쳐서 렌더링을 벌여서 만든다. 픽사 렌더맨 제품 개발부 부장 다나 바탈리(Dana Batali)의 말이다.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도 제각기 형태가 있고 물에 잔영을 일으키죠. 그러면 태양광도 계속 흔들리게 됩니다. 정말 어려운 장면들이죠." 싱글 라이센스 값이 3500 달러인 렌더맨은 f/x 시장을 위한 하이-엔드 소프트웨어이다. 한 때 픽사에서는 소프트웨어 메이커가 되려는 야망도 가졌지만 1997년 잡스가 소비자용 소프트웨어부를 없앴다. 픽사의 2003년도 소프트웨어 수익은 1210만 달러였다. 바탈리의 고백이다. "물론 자랑스러워할만한 수익은 아니죠. 하지만 우리가 무슨 어도비도 아니고요."
픽사의 모든 영화들은 포토리얼리즘을 추구해왔다. 벅스라이프에 나오는 풀의 투명도나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오는 설리의 털, 토이스토리2에 나오는 먼지,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해저에 비치는 빛, The Incredibles에 나오는 아버지의 5시 그림자를 보라. 하지만 그럼에도 픽사는 자사가 기술로 영화를 만든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니모를 찾아서의 감독이었던 앤드류 스탠튼의 말이다. "한 번도 이런 질문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매번 뭐가 덜 됐지? 바닷물? 좋아, 그걸 해 보자는 식의 기술적인 부문 말입니다. 대신 스토리 측면에서는 그런 질문을 던지죠." Ice Age의 감독인 ??지도 픽사가 시나리오와 캐릭터를 먼저 구상한다고 칭찬하였다. "처음에는 '이야! 어떻게 저걸 다 만들었지!'라고 외치다가, 5 분 후에는 '뭐야? 어떻게 저것밖에 안돼?'라고 외치죠. 하지만 그와 동시에 점심에는 뭘 먹지라고 고민합니다."
스토리와 관련되어 큰 문제가 닥칠 때라면, 픽사는 디즈니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디즈니는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애니메이션 제작 공정을 개발하였다. 디즈니는 스토리보드에 있는 내러티브로 시작한 다음, 타이밍을 잡기 위해 스케치의 조합을 틈틈이 편집한 스토리 릴(reel)로 자른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애니메이션의 성경이랄 수 있는 The Illusion of Life에서 디즈니의 아홉 노인에 속하는 프랑크 존슨(Frank Johnson)과 올리 토마스(Ollie Thomas)가 한 말이다. "언젠가는 애니메이션이 분당 90피트로 나올 것이다. 그 속도를 더 빨리 낼 수록 더 낫다."
스토리 릴이 완벽해지면, 그 다음에는 사운드트랙이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은 전문 배우를 쓰기보다는 "일반인(scratch)" 목소리를 사용하였다. (픽사는 가끔 자사 직원을 기용한다. 아티스트이자 작자인 보브 피터슨(Bob Peterson)은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Roz 역할이었고, 니모를 찾아서에서 Mr. Ray 역할이었다.) 디즈니의 일정에 따르면, 사전 제작 기간이 2 년이다. 그 후에 완전 제작(모델링과 애니메이션, 렌더링)에 다시 2 년이 소요된다.
픽사의 영화에는 별도의 엔딩이나 삭제 씬이 없다. (물론 만든 사람 명단이 올라갈 때 나왔던 NG 씬들은 의도적으로 만든 씬이었다.) 애니메이터들은 필요한 장면만 만든다. 그 때문에 그렇게도 풍부한 배경과 내용이 넘친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니모를 찾아서의 공동 감독이었던 리 운크리치의 말이다. "스토리 릴에서 90%는 마치게 됩니다. 한 번 안 되게 되면, 되돌릴 수 없거든요." 스토리릴이 끝나고 나면 이제는 플러싱 뿐이다. 마치 몬스터 주식회사의 Wazowski 아파트에 나오는 시리얼박스에 덧붙여진 선명한 상표처럼 말이다. 픽사는 이 초기 편집 작업을 매우 신중하게 한다. 이 초기 스토리 릴 상태로 어린이들에게 먼저 보여지기도 한다. 테스트용으로서 말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려고 애니메이션 처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The Incredibles의 스토리 릴 공정은 아주 길었다. 지난 겨울에 이미 애니메이션 대부분은 종료된 상태였고, 현재는 시각 효과팀에서 빛/그림자 효과 작업을 벌이고 있다. 픽사 영화로서는 이것이 마지막 작업이다. 하지만 어떤 효과는 성모송이나 바쳐야 할 때도 있다. 버드의 말이다. "이 장면에서는 완전히 심해에 빠져 있었어요." The Incredibles의 딸은 긴 머리카락을 갖고 있고, 이 머리카락은 얼굴 앞을 덮는다. 인간의 머리카락은 그래픽 처리하기 어렵기로 악명 높아서, 결국은 문어 다리처럼 나오기 일쑤다.(워너브로스 Game Over를 보시라.) "6개월 전 쯤에 의문을 가졌죠. 딸 머리를 짧게 할 수 없을까?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어요. 그게 그녀가 가진 캐릭터의 일부였기 때문이죠. 머리를 짧게 자르면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말동안에 기적이 일어났어요. 아름다운 머리칼이 나온 것이죠." 렌더링의 신이라도 납시었을까? "정말 픽사는 천재였습니다. 고백 성사라도 봐야겠어요. 계속 위기를 벗어나고 있으니까요."
원래 토이스토리2는 60 분짜리 비디오 계획물이었다. 그런데 디즈니에게 보내기 딱 8 개월 전, 래스터 감독의 기분은 매우 언짢았다. 시나리오 작자였던 스탠튼의 말이다. "벅스라이프 때문에 우리 모두 마음이 다른 곳에 있었죠. 그런데 어느 영화든지 간에 그런 슬럼프 시기가 있어요. 단지 토이스토리2의 문제는 시기도 늦었고, 슬럼프도 최악이었다는 데에 있었죠. 그들은 영화를 취소하고, 완전히 새로운 애니메이션 레이아웃과 디지탈 모델과 대화를 채택하였다. 캣멀의 말이다. "독한 마음이었죠. 다만 토이스토리2는 픽사를 새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결코 생각의 굴레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결정내렸어요. 쓰레기를 만들었군. 이제는 훌륭한 영화를 만들자. 두 종류의 영화는 우리 문화 상 맞지 않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는 계속 훌륭한 작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1999년 11월에 선보인 토이스토리2는 전편보다 1억 2천만 달러를 더 많이 벌어들였다.
계산해 보자. : 픽사 영화를 빼고, 1998년 이래 나온 CG 영화를 보자. 래스터의 벅스라이프 컨셉을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가 베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Antz(Antz가 나온 지, 한 달 뒤에 벅스라이프가 나왔고 벅스라이프는 Antz 수익의 두 배를 벌어들였다.)와 윌리암 스타이그(William Steig)의 책을 기반으로 만든 슈렉이 있다. 슈렉의 수입은 Ica Age만큼 수익이 안 좋았다. 파이널 판타지도 있다. 하지만 캣멀에 따르면, 파이널 판타지는 "최악의" 모션-캡쳐 필름이었다. 1억 3700만 달러를 들여서 만든 이 영화의 수입은 미국에서 3200만 달러였다. 1/4 이상이다.
이제 픽사에서 디즈니를 빼 보자. 그렇게 쉽지는 않다. 래스터와 버드는 모두 디즈니의 마술 왕국 출신이고, 현재 모든 픽사의 영화 제작을 관장하고 있는 사라 맥아더(Sarah McArthur) 또한 라이온킹의 실무 제작자였다. (스탠튼만은 우연히도 디즈니로부터 세 번이나 퇴짜를 받은 인물이다. 그의 말이다. "디즈니만은 도저히 못 들어갔었어요.") 전세계적으로 다 알고 있는 디즈니의 지명도 덕택에 픽사의 오늘이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헐리우드에 진짜 브랜드는 딱 두 가지다. 바로 디즈니와 스필버그.) 게다가 디즈니의 배급망은 픽사 성공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잡스와 디즈니 CEO, 마이클 아이즈너(Michael Eisner)가 계약 갱신에 결국 실패한다면, 픽사는 새로운 배급 협력사를 찾아야 한다. (워너브로스와 20세기 폭스가 벌써부터 흥미를 보이고 나섰다.) 디즈니는 지금 내기를 걸고 있다. 내년에 디즈니는 2차 세계 대전 동안 영국의 Homing Pogeon Service의 영웅이 된 한 외로운 비둘기에 대한 애니메이션, Valiant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 슈렉, 슈렉2)와 닐 브라운이며, 이 영화 제작이 디즈니와 이들의 첫 데이트만은 아니다. 이들은 픽사와 경쟁을 벌일 더 저렴하고 더 빠르고 독립적인 디지탈 애니메이션을 이끌려 하고 있다. Valiant에 더해서 브라운의 Vanguard 스튜디오는 벌써 다른 두 편의 CG 애니메이션 영화를 개발하고 있다. 그것도 통상적인 픽사 영화 제작 비용의 절반 비용과 절반 일정에 말이다. (Valiant의 예산은 3500만 달러로 잡혀 있다.)
물론 픽사는 더 비싸고 더 느리다. 버드의 말이다. "픽사 사람들은 캐릭터를 좋아해요. 이 영화를 잘 알고 있죠. 캐릭터들은 살아있거든요. 이들을 상품이나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버리면, 그건 캐릭터에 대한 배신입니다."
픽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장면은 픽사의 모든 영화에 거의 모두 들어가 있다. 바로 영화 말미의 액션 장면에서다. 토이스토리에서는 Buzz Lightyear를 구하기 위해 Frankentoys가 질주하며, 벅스라이프의 개미 식민지는 서커스 곤충들 덕택에 베짱이에 맞선다. 니모를 찾아서의 어항 속 물고기들은 모두 함께 재치를 부린다. 주제는 바로 픽사를 구하자이다. 모두가 서로를 도와 탈출한다는 이야기다. 팀이 만드는 예술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버드의 말이다. "감독들은 서로 같이 일하지, 톤이나 스타일을 맡겨 버리지는 않죠. 칼을 갈아도 모두가 도와주는 격입니다."
이제 늦었다. 버드는 다시 Mr. Incredible로 돌아가야 한다. 휘날리는 옷자락 문제로 사우나실로 들어가서 해결해야 한다. 잠깐. 버드는 자기가 픽사에 있는 이유가 픽사의 뛰어난 기술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제가 픽사에 간다고 전했더니 친구들은 3D 업체에 제가 팔려간다고 생각들 하더군요. 말해 주었죠. 난 말이지. 픽사에 컴퓨터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니야. 제일 중요한 걸 픽사가 지켜주고 키워주기 때문에 가는 거라고. 바로 나의 이야기야."
Austin Bunn (www.austinbunn.com) is a freelance writer based in New York.
첫댓글 좆쿠나
사실 나도 3분의 1 읽다가 눈이 꼬여서 못읽었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