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전에 써놓은 여행기이므로 지금 실정과는 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
넷째날(7/31) - 장가계 2일차 -
아침 식사후 다시 장가계로 이동하여 산중 인공호수인 보봉호(寶峰湖)에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니 계단 길옆으로 아름다운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면서 고소(苦笑)를 금치
못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암기석과 나무와 풀을 다른 나라에 갖다 놓으면 중국제라고 홀대를 받을게 아닌가.
나무와 풀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 구획해 놓은 국경에 따라 차별 받고 하니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중국제 홀대 내용에 대해서는 중국동포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세계적 이미지가 그래서 솔직히 표현
했다.
보봉호는 둘레가 약 2.5 km로 경관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물은 녹조 현상이 좀 있어 맑지 않았다.
어느 곳에 이르니 호수변에 지붕이 있는 배를 세워두고는 배위에서 젊은 남녀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중국노래였는데 음정이 좋고 곡조가 아름다워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배를 타고 약 10여분간 유람한 후 산 밑으로 내려왔다.
산밑 매점에서 아이스케이크를 사기위해 매점 여종업원에게 물어 보았더니 3개에 한국돈 1,000원 이라고
한다. 잔돈이 없어 만원 짜리 1장을 지불했는데 중국 여종업원이 거스름 돈을 7,000원만 거슬러 주었다.
내가 9개 줘야 하는데 왜 7개만 주냐고 손짓으로 항의를 하니까 한참 우물쭈물하더니 마지못해 2,000원을 더
내놓는다.
며칠간 중국 관광을 하면서 느낀 것은 관광지의 상인들은 틈만 나면 바가지를 씌우려 한다는 점이다.
중국상인 탓하기 전에 못 살던 시절 우리나라 상인들도 아마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바가지는 일단 쓰게 되면 돈 액수는 차치하더라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므로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알아 본 다음 물건을 사야했다.
아이스케이크는 물에다 색료와 사카린을 넣고 얼린 것 같았다.
장가계를 내려와서 점심식사를 한 후 실크 쇼핑점에 들렸다. 실크로 짠 옷과 스카프, 양털이불 등이 있었다.
물건의 품질이 괜찮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 것 같았다. 아내가 실크 스카프 1개 (24,000원)를 구입했다.
이어 용왕동굴로 이동해서 동굴 관광을 했다. 동굴 입구가 동네 가운데에 있어서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는데
들어 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종유석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동굴내 공간은 엄청났다.
용왕동굴의 길이는 약 30km에 달하고 동굴의 높이는 평균 50m, 폭은 평균 80m라고 한다. 동굴내 공간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 - 미궁의 사원’의 히말라야 동굴속의 종교의식 치르는 동굴 속의 사원을 방불케 했다.
또한 동굴 속은 한여름 무더위를 말끔히 가셔 줄 정도로 서늘하고 시원했다.
동굴을 나와 발 맛사지 하러 갔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팁은 3,000원만 주라고 했다.
발 맛사지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였는데 남자 손님은 여자가, 여자 손님은 남자가 맛사지를 해 주었다.
마사지는 손님이 안락의자에 앉아 있으면 먼저 약제를 넣은 더운 물을 갖다가 무릅 아래 부분의 다리를 골고
루 물로 문질러 맛사지를 했다. 물 맛사지 하면서 나는 혹시 물에 불려 때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샤워는 한국에서나 중국에서나 매일 빠짐없이 하지만 비누로 대충 문질러서 땀만 닦아 내는 정도이다
보니 때수건으로 닦지 않아 때가 나올 수도 있었다.
맛사지는 발 부분 뿐 아니라 허벅지까지 맛사지 해주는데 내게는 체구가 작은, 딸 같은 여자애가 힘겹게 맛사
지하고 있어서 영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남들은 “어이 시원해” 하며 소리 내곤 했지만 나는 마사지 여자가 기운
이 약해 시원한 것은 거의 못 느꼈다. 맛사지 요금이 미화 25불에 팁 3,000원까지 합하면 적은 금액이 아니었
지만 맛사지는 기대 이하였다.
발맛사지 후 가이드가 이런 말을 했다. 나이어린 소년소녀들에게 발맛사지 받는 것이 미안해서 발맛사지를 안
받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은 그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발맛사지 받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라면서.
발 맛사지를 받은 후 전신 맛사지는 1인당 10,000원을 내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농담으로 아내에게 예쁜 여자
에게 전신 맛사지를 받고 오겠다고 하니까 아내 표정이 심상치 않아 즉시 취소했다.
발 맛사지를 끝낸 후 장가계 시내에 있는 대형슈퍼에 들렸다.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진시황이 마셨다는 중국
술 (88위안, 한화 11440원) 1병과 과일 말린 것 4봉지(38위안, 한화4930원)를 샀는데 슈퍼에서는 정찰제를 실
시하고 있어서 바가지 부담은 없었다. 중국술은 귀국해서 보니 술이 새서 포장이 다 젖어 있었고, 과일 말린
것도 위생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괜히 샀다는 후회를 했다.
저녁 식사를 한 다음 21:30 천진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장가계 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의 탑승대기실 매점에서 보니 어제 우리가 진주 쇼핑점에서 구입했던 진주팔찌(2개 25,000원)와 진주 열
쇠고리 (6개 10,000원)와 똑 같은 것을 진주팔찌는 6개에 11,000원, 진주 열쇠고리는 13개에 10,000원에 팔고
있었다. 우리 가족을 비롯해서 구입했던 사람 모두가 황당했지만 어쩔 수 없어 웃고 말았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기위해 비행기 트랩에 까지 갔는데 왠일인지 비행기 문 앞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밤이었지만 무더위가 대단했다. 무더위를 무릅쓰고 활주로 트랩에서 20분 쯤 기다렸는데 비행기가 고
장이니 되돌아 가라고 했다.
대기실로 돌아 와서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2시간 30분쯤 기다렸다) 24:30경 운항이 취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짐은 모두 비행기 화물칸 안에 둔채 01:00 넘어서 항공사에서 제공해 주는 숙소로 이동했다. 본래 일
정은 천진에서 1박을 한 후 천진 남시식품가에서 중국 먹거리를 사먹고 남시식품가 일대를 관광하기로 했는데
가장 기대했던 관광코스가 빠지게 되었다.
항공사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호텔이 아니고 중국 무경접대소(武警接待所) 였는데(무경:무장경
찰), 한국식으로 말하면 ‘전투경찰 장가계 휴양소’쯤 되는 곳이었다.
밤이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음산했다. 문밖으로 일절 나오지 말라는 가이드의 당부가 있은 데다 우리 가족이
배정받은 객실은 일행과 떨어진 외진 방이어서 더욱 기분이 찝찝했다.
방안에 들어서니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렇게 곰팡이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 보니 상당기간 비워 놓았
던 방인가 보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어느 정도 시켰는데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에어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잠이 들었다.
첫댓글 재밋게 일고 있습니다. 하회를 기다립니다.
꾸준히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제가 중국 동포들 자존심 상하게 할 의도는 추호도 없고, 당시 느껴서 써놓은 그대로 올렸습니다. 혹시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런걸 그렇다 하는데 자존심 상할일 없죠. 언어가 통하는 우리들도 얼리울때가 많은데요. 하회를 기다립니다.
님의 글을 쭈욱 읽어봣는데 한가지 궁금한건 중국여행시 일인당 얼마만큼한 여행비를 지불하셧는지요? 여행코스에도 여러개 가격 등급이 있다고생각하는데 ....중국이나 한국이나 한마디로 가격에 해당되는 서비스가 따르는것이 아닌가고 생각됩니다 . 전 여행비를 적게 지불할경우엔 여행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하지않는 경향이 많아요. 티켓외엔 전부 자유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많아요. 적은 여행비에 높은 서비스 그건 상상도못할 사유이기때문이지요. 여행회사 역시 이익을 얻기위해 서비스를 하는것이니말입니다. 중국말로 一分钱一份货
중국여행기 2..에 언급했는데 공식여행비는 4박5일에 한화899,000원 (당시환율로 6915위안)이고, 별도로 가이드팁이 1인당 미화 40달러, 비자발급비가 얼마 있었습니다. 당시 여행비 기준으로는 보통수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적지않는 여행비를 지불하고 응당한 서비스를 향수하지못한 수호천사님이 중국여행에서 조금은 섭섭하였겟네요. 아마도 한국에서의 님이 선택한 여행회사에서 제정된 여행코스와 한국여행회사와 엄무관련이 있는 중국여행사의 서비스면에서 차이가 있었나보네요. 섭섭함을 동반한 여행에서 한가지 배우고갑니다 . 여행할경우 여행회사를 신중히 선택해야할것을 .....그리고 전 린색한 깍쟁이돼서 팁이란걸 줘본 경력이없어요. 가이드는 여행회사에서 로임을 받고 엄무안의 활동을 하기에 내가 줘야할 임무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 이후부터 팁도 조금씩 줘야겟네요
<팁>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면 중국에선 노래방, 술집아가씨들한테 찔러주는 돈으로 이해하는 현상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중국말로는 쑈페이 입니다 . 님의 팁댓글에서 새로운 한국팁문화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군요
동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재밋게 엮은글 즐감하였습니다
여행기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