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치의 율리아나
교황
교황, 노리치의 율리아나 ‘계시’ 650주년 기념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리치의 율리아나가 하느님께 받은 ‘계시’ 650주년을 기념하는 가톨릭 및 성공회 순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Francesca Merlo / 번역 김태식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12일 영국 노리치 대성당에 모여 노리치의 율리아나가 받은 ‘계시’ 650주년을 기념하는 전 세계 순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다양한 교회 일치 행사에 참여하는 순례자들에게 영적 친밀함을 전했다.
노리치의 율리아나는 1373년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일련의 환시 혹은 “계시”(shewings)를 받은 중세 잉글랜드의 은수자다. 그녀가 하느님께 받은 환시와 이에 대한 묵상을 기록한 책은 오늘날 『거룩한 사랑의 계시』(이하 『계시』)로 알려져 있으며, 여성이 영어로 남긴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간주된다.
영국 신비가 노리치의 율리아나의 중요성
교황은 메시지에서 “이 영국 신비가가 그리스도교 전통에 끼친 심오한 의미는 수세기에 걸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점점 더 인정받고 또 기념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실로 그녀의 모성적 영향력,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 심오한 신학적 통찰력은 하느님 사랑의 섭리에 대한 믿음과 궁핍한 형제자매에 대한 아낌없는 봉사로 표현되는 삶의 성덕이 그리스도인 제자로서의 삶은 물론 정의롭고 형제애적인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영원한 진리임을 시의적절하게 상기시켜 준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특히 영적조언과 격려를 구하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한 율리아나의 관대함을 강조했다.
교황은 “타인을 위해 자신의 편의를 기꺼이 희생하려는 이러한 마음가짐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과 외로움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데 특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사점
교황은 메시지 말미에 율리아나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의 메시지가 오늘날 세상에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녀가 남긴 『계시』를 통해 우리는 율리아나가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우리 가운데 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전쟁, 불의, 생태적 재앙, 영적 빈곤이라는 시급한 도전에 직면한 모든 이가 이 영원한 지혜의 말씀으로 위로와 힘을 얻길 기도한다”고 마무리했다.
끝으로 교황은 관례에 따라 기념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에게 강복을 보냈다.